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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친일파들 안장된 현충원, 보도 후 1년
입력 2019.09.14 (08:00) 취재K
① 친일파들 안장된 현충원, 보도 후 1년
3.1운동 99주년이던 지난해 8월, KBS는 ‘김구 암살 배후와 김구 어머니가 함께 안장?'을 보도했습니다. 김구 선생 암살 배후로 지목돼 민족 반역자로 꼽히는 김창룡의 묘가 김구 선생의 어머니와 그 맏아들의 묘와 7백여 미터 떨어진 곳에 안장돼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도 국가유공자 자격으로 현충원에 안장된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서울 현충원에 7명, 대전 현충원에 4명이 안장돼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국립묘지의 존재 목적을 ‘그 충의(忠義)와 위훈(偉勳)의 정신을 기리며 선양(宣揚)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본받을만한 이들을 기리기 위해 존재한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정부 공식 기준으로도 친일 인사 11명이 국립현충원에 묻혀있습니다. 민간연구소인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기준으로는 서울 현충원에 37명, 대전 현충원에 28명 등 모두 65명이나 됩니다.


올들어 지난 현충일에는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이 “반민족 행위자의 묘를 이장하라”며 김창룡과 김석범 등 친일 인사 묘에 오물을 뿌리는 소동도 있었습니다. 이 일로 시민단체 회원들은 아직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반민족 행위자의 현충원 안장 문제는 앞으로 계속 불거지면 불거졌지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현재 살아있는 육군 대장 출신의 전 합참의장 백선엽 장군도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 인사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백씨의 국립묘지 안장을 놓고 또 한 번 큰 논란이 예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추석을 앞두고 취재진은 국립 현충원을 찾아가 봤습니다.

대전 현충원에는 여전히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발표 기준 4명의 친일 인사의 묘가 있습니다. '김석범, 백홍석, 송석하, 신현준'이 그들입니다. 이들은 만주국 간도특설대나 일본군에서 군인으로 복무했습니다. 만주국은 일제가 만주 지역에 세운 괴뢰국입니다. 또 간도특설대란 1938년부터 일제 패망 때까지 간도 지역에 있던 부대였습니다. 모두 108차례에 걸쳐 항일 단체와 민간인 172명을 죽인 악명 높은 부대입니다. 이들은 항일 무장 단체를 공격하는 등 친일의 대가로 표창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광복 뒤에는 육군에 들어가 군 복무를 하면서 '또다시' 훈장을 받고 현충원에 묻혔습니다. 신현준은 초대 해병대 사령관이기도 합니다.

백낙준, 신응균,김백일의 묘, 김홍준 부부 위패백낙준, 신응균,김백일의 묘, 김홍준 부부 위패

서울 현충원에도 7명의 친일 인사가 안장돼 있습니다. 그 이름은 '김백일, 김홍준, 신응균, 신태영, 이응준, 이종찬 그리고 백낙준'입니다. 앞에 6명은 간도특설대나 일본군에 복무했습니다. 그리고 1945년 이후에는 군에서 복무해 '국가 유공자' 신분이 됐습니다. 신응균 경우는 '한국 포병의 아버지'라는 칭호도 얻었고, 이응준은 초대 육군참모총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종교인 출신 백낙준은 친일 기독단체에서 활동하다 광복 뒤 행정부와 입법부에서 활동해 국가 유공자 묘역에 안장됐습니다. 그는 연희전문대학(연세대학교)의 초대 총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한 올해도 친일 인사와 독립 유공자 모두 국립 현충원에 안장된 이상한 상황은 여전했습니다. 겉모습으로는 친일 인사인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서울 현충원에서 만난 베트남 참전 용사인 장인의 묘를 찾아왔다는 60살 정상복 씨는 “기준이 없을 때는 몰라도 이제 알려졌다면 바로 정리를 해야지 매국적 행위를 한 사람들이 같이 있다는 건 보훈의 의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몰랐을 땐 몰라도 굉장히 기분 나쁘다며 보훈 자격이 없는 이는 이장이 맞다고 본다.”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친일인사:이종찬, 이응준, 신태영 묘친일인사:이종찬, 이응준, 신태영 묘

민족문제연구소 기준으로 친일 인사로 분류된 조상의 묘소를 찾은 A 씨는 “나의 아버지가 일제 때 육사를 나와 일본국 소좌로 있었던 것은 맞다. 하지만 광복 뒤 국방 경비대부터 한국군에 참여했고 6·25 전쟁에도 참여했다.”고 말했습니다. 친일 인사 국립묘지 안장은 부적절하단 주장에 관해 묻자 “나라 없을 때는 어떻게 했는지 몰라도 나라 생긴 뒤에는 목숨 걸고 싸운 공을 인정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항변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원웅 광복회 회장은 “독립 유공훈장을 받은 나의 부모님과 (친일 인사가) 한 공간에 있어 함께 참배하는 거 같아서 참배할 때마다 괴롭다. 다음 현충일에는 합동 참배를 안 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간도특설대나 일본군에서 독립군이나 민간인을 학살한 이들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는 헌법 정신을 위배한 사람이니 국립묘지에 안장될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다음편에서는 ②물건너 간 친일인사 이장 법안…단죄문이 최선인가? 를 게재합니다.
  • ① 친일파들 안장된 현충원, 보도 후 1년
    • 입력 2019.09.14 (08:00)
    취재K
① 친일파들 안장된 현충원, 보도 후 1년
3.1운동 99주년이던 지난해 8월, KBS는 ‘김구 암살 배후와 김구 어머니가 함께 안장?'을 보도했습니다. 김구 선생 암살 배후로 지목돼 민족 반역자로 꼽히는 김창룡의 묘가 김구 선생의 어머니와 그 맏아들의 묘와 7백여 미터 떨어진 곳에 안장돼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도 국가유공자 자격으로 현충원에 안장된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서울 현충원에 7명, 대전 현충원에 4명이 안장돼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국립묘지의 존재 목적을 ‘그 충의(忠義)와 위훈(偉勳)의 정신을 기리며 선양(宣揚)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본받을만한 이들을 기리기 위해 존재한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정부 공식 기준으로도 친일 인사 11명이 국립현충원에 묻혀있습니다. 민간연구소인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기준으로는 서울 현충원에 37명, 대전 현충원에 28명 등 모두 65명이나 됩니다.


올들어 지난 현충일에는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이 “반민족 행위자의 묘를 이장하라”며 김창룡과 김석범 등 친일 인사 묘에 오물을 뿌리는 소동도 있었습니다. 이 일로 시민단체 회원들은 아직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반민족 행위자의 현충원 안장 문제는 앞으로 계속 불거지면 불거졌지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현재 살아있는 육군 대장 출신의 전 합참의장 백선엽 장군도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 인사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백씨의 국립묘지 안장을 놓고 또 한 번 큰 논란이 예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추석을 앞두고 취재진은 국립 현충원을 찾아가 봤습니다.

대전 현충원에는 여전히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발표 기준 4명의 친일 인사의 묘가 있습니다. '김석범, 백홍석, 송석하, 신현준'이 그들입니다. 이들은 만주국 간도특설대나 일본군에서 군인으로 복무했습니다. 만주국은 일제가 만주 지역에 세운 괴뢰국입니다. 또 간도특설대란 1938년부터 일제 패망 때까지 간도 지역에 있던 부대였습니다. 모두 108차례에 걸쳐 항일 단체와 민간인 172명을 죽인 악명 높은 부대입니다. 이들은 항일 무장 단체를 공격하는 등 친일의 대가로 표창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광복 뒤에는 육군에 들어가 군 복무를 하면서 '또다시' 훈장을 받고 현충원에 묻혔습니다. 신현준은 초대 해병대 사령관이기도 합니다.

백낙준, 신응균,김백일의 묘, 김홍준 부부 위패백낙준, 신응균,김백일의 묘, 김홍준 부부 위패

서울 현충원에도 7명의 친일 인사가 안장돼 있습니다. 그 이름은 '김백일, 김홍준, 신응균, 신태영, 이응준, 이종찬 그리고 백낙준'입니다. 앞에 6명은 간도특설대나 일본군에 복무했습니다. 그리고 1945년 이후에는 군에서 복무해 '국가 유공자' 신분이 됐습니다. 신응균 경우는 '한국 포병의 아버지'라는 칭호도 얻었고, 이응준은 초대 육군참모총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종교인 출신 백낙준은 친일 기독단체에서 활동하다 광복 뒤 행정부와 입법부에서 활동해 국가 유공자 묘역에 안장됐습니다. 그는 연희전문대학(연세대학교)의 초대 총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한 올해도 친일 인사와 독립 유공자 모두 국립 현충원에 안장된 이상한 상황은 여전했습니다. 겉모습으로는 친일 인사인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서울 현충원에서 만난 베트남 참전 용사인 장인의 묘를 찾아왔다는 60살 정상복 씨는 “기준이 없을 때는 몰라도 이제 알려졌다면 바로 정리를 해야지 매국적 행위를 한 사람들이 같이 있다는 건 보훈의 의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몰랐을 땐 몰라도 굉장히 기분 나쁘다며 보훈 자격이 없는 이는 이장이 맞다고 본다.”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친일인사:이종찬, 이응준, 신태영 묘친일인사:이종찬, 이응준, 신태영 묘

민족문제연구소 기준으로 친일 인사로 분류된 조상의 묘소를 찾은 A 씨는 “나의 아버지가 일제 때 육사를 나와 일본국 소좌로 있었던 것은 맞다. 하지만 광복 뒤 국방 경비대부터 한국군에 참여했고 6·25 전쟁에도 참여했다.”고 말했습니다. 친일 인사 국립묘지 안장은 부적절하단 주장에 관해 묻자 “나라 없을 때는 어떻게 했는지 몰라도 나라 생긴 뒤에는 목숨 걸고 싸운 공을 인정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항변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원웅 광복회 회장은 “독립 유공훈장을 받은 나의 부모님과 (친일 인사가) 한 공간에 있어 함께 참배하는 거 같아서 참배할 때마다 괴롭다. 다음 현충일에는 합동 참배를 안 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간도특설대나 일본군에서 독립군이나 민간인을 학살한 이들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는 헌법 정신을 위배한 사람이니 국립묘지에 안장될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다음편에서는 ②물건너 간 친일인사 이장 법안…단죄문이 최선인가? 를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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