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다녀온 뒤 시름시름…‘법적으로 답하겠다’는 병원

입력 2019.09.14 (21:23) 수정 2019.09.14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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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반려동물 '천만 시대'라고 하죠.

그만큼 반려동물 키우시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동물병원도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병원에 다녀온 뒤 반려동물이 낫기는 커녕 상태가 더 악화되거나 ​심지어 죽기까지 한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아무리 억울해도 속수무책인 경우가 다반사라고 합니다.

허효진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른쪽 눈이 왼쪽 눈에 비해 옆으로 튀어나왔습니다.

박 모 씨의 반려견이 세상을 떠나기 한 달 전 모습입니다.

지난해 9월, 잇몸 염증 때문에 동물병원을 찾았다가 발치 수술까지 받아야 했고 이후 염증은 우측 볼로 퍼져 눈까지 앗아갔습니다.

[박OO/반려동물 의료사고 피해자 : "퇴원을 했고 3일 후부터는 눈이 안 보이기 시작하고 벽에 부딪히기 시작하더라고요. 아프지 않으려고 (병원에) 데려간 건데 더 아프게 70일을 살다가 가버린 거예요."]

박 씨는 수술 과정에서 반려견의 턱이 부러졌고 동의 없이 스무 개의 발치가 이뤄졌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수의사는 염증 때문에 발치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고, 전체 발치 가능성도 미리 고지했다며 오히려 책임을 보호자에게 돌렸습니다.

[A 동물 병원 수의사/음성변조 : "염증을 계속 치료 받으러 매일 오시라고 했는데 이 분이 안 오셨어요. 치주 안쪽에 있는 질환인데 그렇게 치료 받아서는 치료가 안되거든요."]

이 모 씨는 지난해 4월, 키우던 사막다람쥐가 호흡이 불규칙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함께 키우던 다른 다람쥐와 같이 병원에 입원시킨 뒤 상태가 호전됐다는 말에 퇴원을 시켰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상태는 더 나빠졌고 멀쩡했던 다람쥐까지 두 마리 모두 퇴원 이틀 뒤 숨졌습니다.

[이OO/반려동물 의료사고 피해자 : "한 시간, 두 시간 집에 와서 있으니까 숨을 못 쉬는 증세가 나타나는 거예요. 집에 와서 밥도 안먹고..."]

수의사는 쥐가 너무 작아서 병명이나 사망 원인은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씨의 항의에 처음에 사과하던 수의사도 진료기록을 달라는 말에 태도를 바꿨습니다.

[B 동물 병원 수의사/음성변조 : "악의적으로 처음부터 저한테 (인터넷에) 정말 많은 글을 썼어요. 그분한테 (진료기록을) 주면 이게 분명 제가 잘못 안하고도 잘못했다고 말을 만들어 내니까..."]

가족인 반려동물의 죽음에도 보호자들은 병명이 뭔지, 제대로 된 조치를 받았는지 어느 것 하나 납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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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병원 다녀온 뒤 시름시름…‘법적으로 답하겠다’는 병원
    • 입력 2019-09-14 21:26:04
    • 수정2019-09-14 22:43:43
    뉴스 9
[앵커]

요즘 반려동물 '천만 시대'라고 하죠.

그만큼 반려동물 키우시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동물병원도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병원에 다녀온 뒤 반려동물이 낫기는 커녕 상태가 더 악화되거나 ​심지어 죽기까지 한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아무리 억울해도 속수무책인 경우가 다반사라고 합니다.

허효진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른쪽 눈이 왼쪽 눈에 비해 옆으로 튀어나왔습니다.

박 모 씨의 반려견이 세상을 떠나기 한 달 전 모습입니다.

지난해 9월, 잇몸 염증 때문에 동물병원을 찾았다가 발치 수술까지 받아야 했고 이후 염증은 우측 볼로 퍼져 눈까지 앗아갔습니다.

[박OO/반려동물 의료사고 피해자 : "퇴원을 했고 3일 후부터는 눈이 안 보이기 시작하고 벽에 부딪히기 시작하더라고요. 아프지 않으려고 (병원에) 데려간 건데 더 아프게 70일을 살다가 가버린 거예요."]

박 씨는 수술 과정에서 반려견의 턱이 부러졌고 동의 없이 스무 개의 발치가 이뤄졌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수의사는 염증 때문에 발치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고, 전체 발치 가능성도 미리 고지했다며 오히려 책임을 보호자에게 돌렸습니다.

[A 동물 병원 수의사/음성변조 : "염증을 계속 치료 받으러 매일 오시라고 했는데 이 분이 안 오셨어요. 치주 안쪽에 있는 질환인데 그렇게 치료 받아서는 치료가 안되거든요."]

이 모 씨는 지난해 4월, 키우던 사막다람쥐가 호흡이 불규칙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함께 키우던 다른 다람쥐와 같이 병원에 입원시킨 뒤 상태가 호전됐다는 말에 퇴원을 시켰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상태는 더 나빠졌고 멀쩡했던 다람쥐까지 두 마리 모두 퇴원 이틀 뒤 숨졌습니다.

[이OO/반려동물 의료사고 피해자 : "한 시간, 두 시간 집에 와서 있으니까 숨을 못 쉬는 증세가 나타나는 거예요. 집에 와서 밥도 안먹고..."]

수의사는 쥐가 너무 작아서 병명이나 사망 원인은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씨의 항의에 처음에 사과하던 수의사도 진료기록을 달라는 말에 태도를 바꿨습니다.

[B 동물 병원 수의사/음성변조 : "악의적으로 처음부터 저한테 (인터넷에) 정말 많은 글을 썼어요. 그분한테 (진료기록을) 주면 이게 분명 제가 잘못 안하고도 잘못했다고 말을 만들어 내니까..."]

가족인 반려동물의 죽음에도 보호자들은 병명이 뭔지, 제대로 된 조치를 받았는지 어느 것 하나 납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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