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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청원]② ‘정치개혁’ 뜨겁지만, ‘인권·성평등’ 큰 울림
입력 2019.09.15 (07:02) 수정 2019.09.16 (07:50) 데이터룸
[국민청원]② ‘정치개혁’ 뜨겁지만, ‘인권·성평등’ 큰 울림
“조국 후보자의 임명을 반드시 해주십시오”
“조국 전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임용을 반대합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의 임명장을 받았지만, “임명 찬성”과 “임명 반대”를 주장한 국민 청원은 아직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찬성과 반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서로 다른 주장의 맞대결 청원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 ‘청원’이라는 본질보다는 여론 대결에 사용되며 정치적 도구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KBS 디지털뉴스 데이터저널리즘 팀은 국민청원 2주년을 맞아 누적된 청원 43만 7천여 건을 전수 분석했습니다. 지난 2년간 국민청원이 남긴 의미와 한계를 짚어봅니다.

# 응답률 0.03%… 청원 43만 건 중 112건 답변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 청와대가 국민의 곁으로 성큼 다가온 순간이었습니다.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선언한 청와대의 파격에 국민들은 크게 호응했습니다.

개인의 억울한 사연부터 각종 이슈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청와대로 모였고, 2년간 쌓인 청원의 숫자는 43만 7,304건에 이릅니다(8월 31일 기준). 월평균 1만 7,000여 건의 청원이 청와대의 문을 두드린 겁니다.



각 청원에 쌓인 청원동의(이하 추천)를 모두 합치면 8,590만 1,972명에 이릅니다. 중복을 고려하더라도 우리나라 총인구수를 훌쩍 뛰어넘는 큰 숫자입니다.

그렇다면 20만 명이라는 민심이 모아져, 청와대가 응답을 해야 했던 청원은 얼마나 될까. 청와대가 대답한 청원은 단 112건입니다. (8월 31일 기준) 43만 7천여 건 중 112건, 0.03%의 확률입니다.

# 정치개혁 목소리 컸지만, 인권/성 평등 큰 울림.

국민은 국민청원 게시판을 어떻게 사용했을까요. 청원은 정치개혁, 보건복지, 안전환경 등 총 17개 분야로 구분됩니다. (이 분류는 청원자가 글을 올리며 선택하는 것으로 실제 내용과 구분이 정확하지 않다는 한계는 있습니다)

청원의 수가 가장 많은 건 정치개혁 분야입니다. 총 70,436건이 정치개혁 분야로, 전체 청원 중 16.1%에 달합니다. 국민들은 ‘정치개혁’ 청원을 통해 정당 해산 요구, 국회의원 연봉 인상 반대, 공수처 신설 등 사회 이슈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목소리가 컸다고 많은 동의를 받은 건 아니었습니다. 가장 많은 추천이 모인 곳은 ‘인권/성 평등’ 분야입니다. 3만 9천여 개의 청원에서 총 1,662만 8,436명의 추천을 받았습니다.

정치개혁 분야 청원이 7만여 개에 달하지만, 누적추천 수가 1,197만인 것과 비교할 때, 인권/성 평등 분야의 청원은 더 큰 울림을 남겼습니다.

추천 수 상위 100개 기준으로 보면, 그중 24건이 인권/성 평등 분야의 청원으로 가장 많습니다. 특히, 홍대 몰카 사건으로 불거진 불법촬영 편파수사 논란, 이수역 폭행사건, 웹하드 카르텔 특별 수사 요구 등 젠더 이슈가 많은 추천을 받았습니다.

# 개편 후 달라진 건? 정치개혁 쏠림 두드러져

청와대 국민청원은 앞서 1번 기사에서 언급했듯이 1차례 개편을 했습니다. 초기 운영과정에서 불거졌던 문제를 보완한 것인데, 사전동의 제도를 도입한 것이 핵심입니다. 개편 5달,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개편 후 노출되는 청원 건수는 줄었지만, 월평균 추천 수 합계는 증가했습니다. 반복 게재 및 도배 등 허수를 제거한 만큼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들이 집중 효과를 누렸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두드러진 현상은 정치개혁 분야의 쏠림 현상이 커진 겁니다. 개편 전 ‘인권/성 평등’ 분야의 추천 수가 가장 많았으나, 개편 후에는 ‘정치개혁’ 분야로 집중됐습니다.

4월의 정당 해산 청원, 8월에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청원 등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찬성과 반대 청원이 이어졌습니다. 개편 후 20만 명의 이상의 동의를 받은 청원은 총 25건으로, 그중 24%(6건)가 ‘정치개혁’ 분야의 청원이었습니다.



청원 건수로 볼 때 개편 후 ‘교통/건축/국토’ 분야의 약진도 돋보입니다. 하지만 추천 구간별로 보면 전체 320건의 청원 중 75.6%(242건)가 제일 낮은 구간인 '추천 수 100명~999명'에 머물러 있습니다. 1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청원은 한 건도 없었습니다.

주로 주택조합장 비리 폭로나 지역구 민원 등의 내용입니다. 주변의 목소리를 모아 청원으로 올리지만, 이후 큰 조명은 받지 못한 채 청원이 종료된 겁니다.

‘국민의 목소리’에 응답하겠다는 청와대의 소통 철학. 그 대상이 큰 목소리에만 집중된 것은 두 돌을 맞은 국민청원의 한계로 남습니다. 이종혁 광운대 교수(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부)는 “현재의 국민청원은 정보의 공유와 토론이라는 과정이 생략된 채 단기간 여론을 집중할 수 있는 쟁점 위주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여러 성과에도 불구하고 소수 의견보다 다수 의견, 정치적 의제표출이 더 주목을 받는 구조는 한계”라고 지적했습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20만 명’이라는 바늘구멍을 뚫은 청원은 무엇인지, 또 청와대는 어떻게 답했는지 알아봅니다.

데이터 분석 : 정한진 팀장, 윤지희
데이터 시각화 : 임유나
  • [국민청원]② ‘정치개혁’ 뜨겁지만, ‘인권·성평등’ 큰 울림
    • 입력 2019.09.15 (07:02)
    • 수정 2019.09.16 (07:50)
    데이터룸
[국민청원]② ‘정치개혁’ 뜨겁지만, ‘인권·성평등’ 큰 울림
“조국 후보자의 임명을 반드시 해주십시오”
“조국 전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임용을 반대합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의 임명장을 받았지만, “임명 찬성”과 “임명 반대”를 주장한 국민 청원은 아직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찬성과 반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서로 다른 주장의 맞대결 청원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 ‘청원’이라는 본질보다는 여론 대결에 사용되며 정치적 도구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KBS 디지털뉴스 데이터저널리즘 팀은 국민청원 2주년을 맞아 누적된 청원 43만 7천여 건을 전수 분석했습니다. 지난 2년간 국민청원이 남긴 의미와 한계를 짚어봅니다.

# 응답률 0.03%… 청원 43만 건 중 112건 답변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 청와대가 국민의 곁으로 성큼 다가온 순간이었습니다.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선언한 청와대의 파격에 국민들은 크게 호응했습니다.

개인의 억울한 사연부터 각종 이슈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청와대로 모였고, 2년간 쌓인 청원의 숫자는 43만 7,304건에 이릅니다(8월 31일 기준). 월평균 1만 7,000여 건의 청원이 청와대의 문을 두드린 겁니다.



각 청원에 쌓인 청원동의(이하 추천)를 모두 합치면 8,590만 1,972명에 이릅니다. 중복을 고려하더라도 우리나라 총인구수를 훌쩍 뛰어넘는 큰 숫자입니다.

그렇다면 20만 명이라는 민심이 모아져, 청와대가 응답을 해야 했던 청원은 얼마나 될까. 청와대가 대답한 청원은 단 112건입니다. (8월 31일 기준) 43만 7천여 건 중 112건, 0.03%의 확률입니다.

# 정치개혁 목소리 컸지만, 인권/성 평등 큰 울림.

국민은 국민청원 게시판을 어떻게 사용했을까요. 청원은 정치개혁, 보건복지, 안전환경 등 총 17개 분야로 구분됩니다. (이 분류는 청원자가 글을 올리며 선택하는 것으로 실제 내용과 구분이 정확하지 않다는 한계는 있습니다)

청원의 수가 가장 많은 건 정치개혁 분야입니다. 총 70,436건이 정치개혁 분야로, 전체 청원 중 16.1%에 달합니다. 국민들은 ‘정치개혁’ 청원을 통해 정당 해산 요구, 국회의원 연봉 인상 반대, 공수처 신설 등 사회 이슈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목소리가 컸다고 많은 동의를 받은 건 아니었습니다. 가장 많은 추천이 모인 곳은 ‘인권/성 평등’ 분야입니다. 3만 9천여 개의 청원에서 총 1,662만 8,436명의 추천을 받았습니다.

정치개혁 분야 청원이 7만여 개에 달하지만, 누적추천 수가 1,197만인 것과 비교할 때, 인권/성 평등 분야의 청원은 더 큰 울림을 남겼습니다.

추천 수 상위 100개 기준으로 보면, 그중 24건이 인권/성 평등 분야의 청원으로 가장 많습니다. 특히, 홍대 몰카 사건으로 불거진 불법촬영 편파수사 논란, 이수역 폭행사건, 웹하드 카르텔 특별 수사 요구 등 젠더 이슈가 많은 추천을 받았습니다.

# 개편 후 달라진 건? 정치개혁 쏠림 두드러져

청와대 국민청원은 앞서 1번 기사에서 언급했듯이 1차례 개편을 했습니다. 초기 운영과정에서 불거졌던 문제를 보완한 것인데, 사전동의 제도를 도입한 것이 핵심입니다. 개편 5달,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개편 후 노출되는 청원 건수는 줄었지만, 월평균 추천 수 합계는 증가했습니다. 반복 게재 및 도배 등 허수를 제거한 만큼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들이 집중 효과를 누렸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두드러진 현상은 정치개혁 분야의 쏠림 현상이 커진 겁니다. 개편 전 ‘인권/성 평등’ 분야의 추천 수가 가장 많았으나, 개편 후에는 ‘정치개혁’ 분야로 집중됐습니다.

4월의 정당 해산 청원, 8월에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청원 등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찬성과 반대 청원이 이어졌습니다. 개편 후 20만 명의 이상의 동의를 받은 청원은 총 25건으로, 그중 24%(6건)가 ‘정치개혁’ 분야의 청원이었습니다.



청원 건수로 볼 때 개편 후 ‘교통/건축/국토’ 분야의 약진도 돋보입니다. 하지만 추천 구간별로 보면 전체 320건의 청원 중 75.6%(242건)가 제일 낮은 구간인 '추천 수 100명~999명'에 머물러 있습니다. 1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청원은 한 건도 없었습니다.

주로 주택조합장 비리 폭로나 지역구 민원 등의 내용입니다. 주변의 목소리를 모아 청원으로 올리지만, 이후 큰 조명은 받지 못한 채 청원이 종료된 겁니다.

‘국민의 목소리’에 응답하겠다는 청와대의 소통 철학. 그 대상이 큰 목소리에만 집중된 것은 두 돌을 맞은 국민청원의 한계로 남습니다. 이종혁 광운대 교수(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부)는 “현재의 국민청원은 정보의 공유와 토론이라는 과정이 생략된 채 단기간 여론을 집중할 수 있는 쟁점 위주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여러 성과에도 불구하고 소수 의견보다 다수 의견, 정치적 의제표출이 더 주목을 받는 구조는 한계”라고 지적했습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20만 명’이라는 바늘구멍을 뚫은 청원은 무엇인지, 또 청와대는 어떻게 답했는지 알아봅니다.

데이터 분석 : 정한진 팀장, 윤지희
데이터 시각화 : 임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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