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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여심야심] 아무도 몰랐던 전격 삭발…황교안의 ‘삭발 정치’
입력 2019.09.16 (20:40) 여심야심
[여심야심] 아무도 몰랐던 전격 삭발…황교안의 ‘삭발 정치’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국회에서 들려온 소식, 또다시 '삭발'이었습니다. 이번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주자입니다. 보수 야당 지도부가 단식 투쟁을 벌인 적은 있어도 삭발까지 감행하는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황 대표가 꺼내 든 승부수입니다.

오늘(16일) 오후 청와대 앞에 모습을 드러낸 황교안 대표. 빨간 의자에 앉아 거침없이 머리를 밀었습니다. 표정 변화는 없었습니다. 삭발이 진행되는 동안 애국가가 흘러나왔습니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과 당직자, 지지자들이 현장에 나타나 황 대표의 삭발을 지켜봤습니다.

삭발을 마친 황 대표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권에 항거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저의 뜻과 의지를 삭발로 다짐하고자 왔다"며 "대한민국과 자유 민주주의, 국민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16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삭발하고 있다.16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삭발하고 있다.

아무도 몰랐던 황교안의 삭발 결정

황 대표의 삭발 소식은 소리소문없이 당일에서야 알려졌습니다. 오늘(16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릴 때까지만 해도 주변 의원들과 당직자들도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황 대표는 비공개회의 말미 "오늘 오후 5시에 광화문 앞에서 삭발을 진행하려 합니다."라며 삭발 결정을 밝혔다고 합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며 삭발 장소는 청와대 앞으로 바뀌었습니다.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추석 연휴 '1인 시위' 나선 황 대표, 민심은 삭발?

황 대표가 전격적으로 삭발을 결심한 이유는 뭘까요?

삭발의 표면적인 이유는 '야당의 결기'입니다. 그동안 당 안팎에선 조국 청문회 일정 합의 등을 비롯해 지도부의 원내·외 투쟁 전략에 대한 비판들이 나왔는데 '당 대표 삭발'이라는 상징적인 조치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의도라는 겁니다.

한국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황 대표에 대한 삭발 요구가 당원들 사이에서 꽤 많았다"며 "야당 대표로서 강경 투쟁 모습을 보여달라는 당원들 요구에 대표가 고민 끝에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15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서울역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서고 있다.15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서울역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서고 있다.

장외 투쟁에도 오르지 않은 지지율'삭발 카드' 배경?

이 이유 말고, 다른 배경을 꼽는 의견도 있습니다.

야당 대표로서 특별히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부득이 '삭발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겁니다. 한국당의 한 초선 의원은 "조국을 임명한 정부에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삭발하는 것"이라며 "황 대표가 당과 의논하지 않고 스스로 고심한 끝에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생각만큼 오르지 않는 당 지지도도 한몫했을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추석 연휴 기간 KBS가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일과 11일 사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정당별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33.7%, 자유한국당이 22.7%였습니다.

4주 전과 비교해 민주당은 4.8% 포인트 떨어졌고, 한국당은 3.1% 포인트 올랐습니다. 조국 장관 임명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과반이란 점을 생각해 본다면, 한국당이 이 반대 여론을 한껏 흡수하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가능합니다. 이런 이유로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의 전략 부재를 문제 삼는 의견도 상당수였습니다.

황 대표 시작으로 한국당 '릴레이 삭발'…세 결집 도움될까?

황 대표의 삭발 소식에 당 안팎에서는 삭발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의원들과 당원들의 '릴레이 삭발'이 계속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릴레이 삭발'의 시기와 규모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황 대표의 삭발을 바라보는 당내 시선과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한 3선 의원은 "황 대표의 삭발은 (투쟁의) 진전을 하기 위해 시기상 적절하다고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 삭발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통해 '반(反) 조국 투쟁'에 힘을 싣고자 꺼내 든 '적절한 카드'라는 겁니다.

반면 '강경 일변도' 이미지를 강화함으로써, 중도층과 오히려 더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다만 이런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지는 않습니다.

황 대표의 삭발에 다른 정당에선 구시대적이다, 정치를 희화화한다, 신체를 담보로 하는 투쟁은 약자의 방법이다 같은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황 대표의 '삭발 정치',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 [여심야심] 아무도 몰랐던 전격 삭발…황교안의 ‘삭발 정치’
    • 입력 2019.09.16 (20:40)
    여심야심
[여심야심] 아무도 몰랐던 전격 삭발…황교안의 ‘삭발 정치’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국회에서 들려온 소식, 또다시 '삭발'이었습니다. 이번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주자입니다. 보수 야당 지도부가 단식 투쟁을 벌인 적은 있어도 삭발까지 감행하는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황 대표가 꺼내 든 승부수입니다.

오늘(16일) 오후 청와대 앞에 모습을 드러낸 황교안 대표. 빨간 의자에 앉아 거침없이 머리를 밀었습니다. 표정 변화는 없었습니다. 삭발이 진행되는 동안 애국가가 흘러나왔습니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과 당직자, 지지자들이 현장에 나타나 황 대표의 삭발을 지켜봤습니다.

삭발을 마친 황 대표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권에 항거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저의 뜻과 의지를 삭발로 다짐하고자 왔다"며 "대한민국과 자유 민주주의, 국민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16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삭발하고 있다.16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삭발하고 있다.

아무도 몰랐던 황교안의 삭발 결정

황 대표의 삭발 소식은 소리소문없이 당일에서야 알려졌습니다. 오늘(16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릴 때까지만 해도 주변 의원들과 당직자들도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황 대표는 비공개회의 말미 "오늘 오후 5시에 광화문 앞에서 삭발을 진행하려 합니다."라며 삭발 결정을 밝혔다고 합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며 삭발 장소는 청와대 앞으로 바뀌었습니다.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추석 연휴 '1인 시위' 나선 황 대표, 민심은 삭발?

황 대표가 전격적으로 삭발을 결심한 이유는 뭘까요?

삭발의 표면적인 이유는 '야당의 결기'입니다. 그동안 당 안팎에선 조국 청문회 일정 합의 등을 비롯해 지도부의 원내·외 투쟁 전략에 대한 비판들이 나왔는데 '당 대표 삭발'이라는 상징적인 조치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의도라는 겁니다.

한국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황 대표에 대한 삭발 요구가 당원들 사이에서 꽤 많았다"며 "야당 대표로서 강경 투쟁 모습을 보여달라는 당원들 요구에 대표가 고민 끝에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15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서울역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서고 있다.15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서울역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서고 있다.

장외 투쟁에도 오르지 않은 지지율'삭발 카드' 배경?

이 이유 말고, 다른 배경을 꼽는 의견도 있습니다.

야당 대표로서 특별히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부득이 '삭발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겁니다. 한국당의 한 초선 의원은 "조국을 임명한 정부에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삭발하는 것"이라며 "황 대표가 당과 의논하지 않고 스스로 고심한 끝에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생각만큼 오르지 않는 당 지지도도 한몫했을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추석 연휴 기간 KBS가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일과 11일 사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정당별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33.7%, 자유한국당이 22.7%였습니다.

4주 전과 비교해 민주당은 4.8% 포인트 떨어졌고, 한국당은 3.1% 포인트 올랐습니다. 조국 장관 임명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과반이란 점을 생각해 본다면, 한국당이 이 반대 여론을 한껏 흡수하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가능합니다. 이런 이유로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의 전략 부재를 문제 삼는 의견도 상당수였습니다.

황 대표 시작으로 한국당 '릴레이 삭발'…세 결집 도움될까?

황 대표의 삭발 소식에 당 안팎에서는 삭발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의원들과 당원들의 '릴레이 삭발'이 계속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릴레이 삭발'의 시기와 규모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황 대표의 삭발을 바라보는 당내 시선과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한 3선 의원은 "황 대표의 삭발은 (투쟁의) 진전을 하기 위해 시기상 적절하다고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 삭발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통해 '반(反) 조국 투쟁'에 힘을 싣고자 꺼내 든 '적절한 카드'라는 겁니다.

반면 '강경 일변도' 이미지를 강화함으로써, 중도층과 오히려 더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다만 이런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지는 않습니다.

황 대표의 삭발에 다른 정당에선 구시대적이다, 정치를 희화화한다, 신체를 담보로 하는 투쟁은 약자의 방법이다 같은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황 대표의 '삭발 정치',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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