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부채 비상…한국기업은 괜찮나?

입력 2019.09.18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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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금리는 떨어지고 있고, 세계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금리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일수록 각국들은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하려고 한다. 저금리로 기업과 정부, 가계 부담이 줄어들기는 하지만 늘어나는 부채가 문제다.

국제금융협회에 따르면 3월 기준으로 금융위기 전과 비교해 지금까지 전 세계의 정부와 기업, 가계의 빚은 거의 50% 올라 246.6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기준으로 가계빚은 GDP 대비 59.8%, 비금융기업 부채는 GDP 대비 91.4%, 국가부채는 87.2%, 금융사 부채는 80%에 이른다.

특히 세계 30대 이머징 국가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3월 기준으로 216.4%를 기록해 1년 전 같은 기간 212.4%보다 더 올랐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채비율이 크게 오른 것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특히 가장 큰 부분은 비금융기업으로 이머징국가의 부채위험은 주로 중국 기업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총부채가 급증했는데, 부채 급증의 제1 요인은 바로 기업부채였다.

■ 중국 부채 급증…GDP 대비 총부채 255.7%, 기업부채 164.1%

중국의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255.7%로 이 가운데 같은 기간 가장 크게 부채가 급증한 분야가 바로 기업부채이다. 2008년 96.3%였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2017년 기준 160.3%로, 가계부채나 정부부채 증가율에 비교해 가장 크게 올랐다. 2018년 1분기 기준으로 기업부채 비율은 164.1%까지 올랐다.

특히 부동산 버블을 이끌었던 부동산 기업들은 심각한 부채 위험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더해 중국 정부가 상당수 중국기업들의 숨겨진 부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서 통계에 잡히지 않은 기업부채까지 합하면 그 규모는 훨씬 크다는 분석이다. 부채비율이 높은 상태에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 당연히 빚을 감당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게 된다.


국제금융협회 소냐 기브스 선임디렉터는 "자본시장에 대한 제한없는 접근이 수십년간 큰 변화를 불러왔다. 단지 기업만이 아니라 정부의 우발채무에 관련해서도 변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해당 국가들의 경제가 불황으로 돌아서면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기업들이 지불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부채의 증가는 세계 경제가 침체로 빠져드는 데에서 벗어나게 도와줬지만, 각국 금융정책당국에겐 향후 금리를 올리는 데 부담이 되는 큰 빚을 남겼다. 통상 경제상황이 나빠지면 소비자는 소비를 줄이고, 기업은 연구투자나 설비투자를 줄인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가계와 기업에서 돈을 쓰도록 해야 하는데 이 같은 부채는 결국 가계와 기업이 돈을 쓰는 것을 두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 국제금융협회 "국제적으로 부채 심각하다"

국제금융협회 소냐 기브스 국제자본시장 선임디렉터는 "국제적으로 부채가 심각하게 높은 수준이다"라면서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조정할 때 부채비율을 고려해야 한다. 훨씬 더 폭넓은 경제 분야에 충격이 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영국이나 캐나다, 호주의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상 뒤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타격을 받자 금리인상 기조를 철회해왔다.

영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기준금리를 연 0.75%로 유지하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2년여간 기준금리를 5차례 인상했다가 지난해 10월부터 연 1.75%로 금리를 동결하고 있고, 호주 중앙은행도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로 동결중이다.

영국중앙은행 마크 카니 총재는 지난 2월 한 연설에서 "세계는 정교하게 깨지기 쉬운 평행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부채부담의 지속가능성은 낮게 유지되는 금리에 달려 있고, 국제 무역이 보호무역이 아닌 개방무역 상태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다시 말해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미국이나 중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거나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서게 되면 각국 정부나 가계, 기업들이 가진 부채가 일종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 한국 기업들은 괜찮을까?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한국은행 조사 결과 우리나라 기업들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자본확충 등에 힘입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75.3%로 2017년말 76.7%보다 떨어졌다. 또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는 과다 부채 기업의 비중도 2018년 말 11.3%로 1년 전 12.6%보다 줄어들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의 부채비율은 전년 말과 같은 수준인 56.2%, 대기업의 부채비율은 1년 전 77.7%에서 76.3%로 하락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17년까지 중국이 무려 64%p나 GDP 대비 기업부채비율이 급증했고, 신흥국들도 평균 48.4%p 증가했지만 우리나라는 독일 등 선진국 평균 증가율 4.0%p보다 훨씬 낮은 -0.3%p로 위기 이후에도 기업부채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왔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 기업들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평균 396.3%, 많게는 2,000%로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대출자금 회수에 대응하지 못하고 무너졌었다. 위기 이후 우리나라 기업들은 부채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 어느 정도 방어선을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부채위험은 없는 걸까? 이어지는 기사에서 우리나라의 다른 부채위험을 알아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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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기업부채 비상…한국기업은 괜찮나?
    • 입력 2019-09-18 07:06:01
    취재K
세계적으로 금리는 떨어지고 있고, 세계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금리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일수록 각국들은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하려고 한다. 저금리로 기업과 정부, 가계 부담이 줄어들기는 하지만 늘어나는 부채가 문제다.

국제금융협회에 따르면 3월 기준으로 금융위기 전과 비교해 지금까지 전 세계의 정부와 기업, 가계의 빚은 거의 50% 올라 246.6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기준으로 가계빚은 GDP 대비 59.8%, 비금융기업 부채는 GDP 대비 91.4%, 국가부채는 87.2%, 금융사 부채는 80%에 이른다.

특히 세계 30대 이머징 국가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3월 기준으로 216.4%를 기록해 1년 전 같은 기간 212.4%보다 더 올랐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채비율이 크게 오른 것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특히 가장 큰 부분은 비금융기업으로 이머징국가의 부채위험은 주로 중국 기업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총부채가 급증했는데, 부채 급증의 제1 요인은 바로 기업부채였다.

■ 중국 부채 급증…GDP 대비 총부채 255.7%, 기업부채 164.1%

중국의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255.7%로 이 가운데 같은 기간 가장 크게 부채가 급증한 분야가 바로 기업부채이다. 2008년 96.3%였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2017년 기준 160.3%로, 가계부채나 정부부채 증가율에 비교해 가장 크게 올랐다. 2018년 1분기 기준으로 기업부채 비율은 164.1%까지 올랐다.

특히 부동산 버블을 이끌었던 부동산 기업들은 심각한 부채 위험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더해 중국 정부가 상당수 중국기업들의 숨겨진 부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서 통계에 잡히지 않은 기업부채까지 합하면 그 규모는 훨씬 크다는 분석이다. 부채비율이 높은 상태에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 당연히 빚을 감당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게 된다.


국제금융협회 소냐 기브스 선임디렉터는 "자본시장에 대한 제한없는 접근이 수십년간 큰 변화를 불러왔다. 단지 기업만이 아니라 정부의 우발채무에 관련해서도 변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해당 국가들의 경제가 불황으로 돌아서면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기업들이 지불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부채의 증가는 세계 경제가 침체로 빠져드는 데에서 벗어나게 도와줬지만, 각국 금융정책당국에겐 향후 금리를 올리는 데 부담이 되는 큰 빚을 남겼다. 통상 경제상황이 나빠지면 소비자는 소비를 줄이고, 기업은 연구투자나 설비투자를 줄인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가계와 기업에서 돈을 쓰도록 해야 하는데 이 같은 부채는 결국 가계와 기업이 돈을 쓰는 것을 두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 국제금융협회 "국제적으로 부채 심각하다"

국제금융협회 소냐 기브스 국제자본시장 선임디렉터는 "국제적으로 부채가 심각하게 높은 수준이다"라면서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조정할 때 부채비율을 고려해야 한다. 훨씬 더 폭넓은 경제 분야에 충격이 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영국이나 캐나다, 호주의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상 뒤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타격을 받자 금리인상 기조를 철회해왔다.

영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기준금리를 연 0.75%로 유지하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2년여간 기준금리를 5차례 인상했다가 지난해 10월부터 연 1.75%로 금리를 동결하고 있고, 호주 중앙은행도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로 동결중이다.

영국중앙은행 마크 카니 총재는 지난 2월 한 연설에서 "세계는 정교하게 깨지기 쉬운 평행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부채부담의 지속가능성은 낮게 유지되는 금리에 달려 있고, 국제 무역이 보호무역이 아닌 개방무역 상태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다시 말해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미국이나 중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거나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서게 되면 각국 정부나 가계, 기업들이 가진 부채가 일종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 한국 기업들은 괜찮을까?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한국은행 조사 결과 우리나라 기업들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자본확충 등에 힘입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75.3%로 2017년말 76.7%보다 떨어졌다. 또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는 과다 부채 기업의 비중도 2018년 말 11.3%로 1년 전 12.6%보다 줄어들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의 부채비율은 전년 말과 같은 수준인 56.2%, 대기업의 부채비율은 1년 전 77.7%에서 76.3%로 하락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17년까지 중국이 무려 64%p나 GDP 대비 기업부채비율이 급증했고, 신흥국들도 평균 48.4%p 증가했지만 우리나라는 독일 등 선진국 평균 증가율 4.0%p보다 훨씬 낮은 -0.3%p로 위기 이후에도 기업부채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왔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 기업들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평균 396.3%, 많게는 2,000%로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대출자금 회수에 대응하지 못하고 무너졌었다. 위기 이후 우리나라 기업들은 부채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 어느 정도 방어선을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부채위험은 없는 걸까? 이어지는 기사에서 우리나라의 다른 부채위험을 알아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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