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고객을 속인걸까, 운이 나빴던 걸까?

입력 2019.09.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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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나빴다고요?

위례신도시지점 당시 부지점장은 "이렇게 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라고 했습니다. 부지점장만 그런 말을 한 건 아니었습니다. 이 사태 취재 과정에서 접촉한 금융권 종사자들 상당수가 비슷한 취지의 생각을 털어놨습니다. 이 비슷한 상품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데, 유독 우리은행이 "운이 나빴다"는 겁니다. "일부러 위험한 상품을 만든 게 아니고, 다른 은행 사정도 비슷"하단 것이죠. 과연 우리은행은 운이 나빴던 걸까요?


정말 고수익 상품입니까?

상품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들었건 아니건, 위험을 알았건 아니 건, 피해자들이 분명히 이해했던 것이 하나 있긴 합니다. 정기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은 상품이라는 사실입니다. 정기예금보다 낫다, 그래서 가입한 거죠.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계약서엔 이렇게 돼 있습니다.


당연히 시장수익률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의 수익이 기대되어야 할 겁니다. 실제 판매된 상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KBS가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계약서상의 조건이 아래와 같습니다.


숫자는 3~5% 정도이지만 눈여겨보아야 할 지점은 6개월이라는 계약 기간입니다. 수익률은 연 단위로 표시했지만, 계약 기간이 6개월이기 때문에 실제 기대수익률은 그 절반에 그칩니다. 1.85~2.5% 정도의 수익에 그치는 것이죠. 1억 원을 투자했을 때, 185만 원에서 250만 원 정도를 벌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여기서 각종 수수료와 세금(15.4%)을 제해야 합니다. 간단한 계산입니다.

간단한 계산을 한 번 더 하겠습니다. 기회비용을 빼고 위험 감수의 대가를 확인해보기 위해서입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3월 중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1.95%입니다. (3월을 보는 이유는 바로 이때가 이 독일펀드를 처음 팔기 시작한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이 통계는 은행(제1금융권)이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을 때 지급하는 이자의 평균적 수준을 보여줍니다. 가장 안정적인 종류의 투자처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 수준이겠죠. 이 1.95%는 기회비용이 됩니다. 수익에서 이 기회비용을 뺀 만큼이 고객이 위험을 부담한 대가가 됩니다.


기회비용을 뺀 위험 감수의 대가는 1억에 90~150만 원

계산을 해보니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이라는 위험을 감수한 대가는 90만 원~150만 원 정도가 됩니다. 저는 사실 계산 뒤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오늘 날짜로 손실이 확정된 한 피해자는 실제로 60%의 손해를 봤습니다. 김민철 기자의 리포트에서 소개했던([연관 기사] “우리은행만 믿고 맡겼는데”…목숨같은 내 돈, 어디로 사라졌나요?) 가사도우미 분의 이야기입니다. 6천만 원을 실제로, 손해 봤습니다. 1억 원 원금 전체를 잃을지도 모르는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고 얻을 수 있었던 추가 수익이 불과 90만 원에서 150만 원인 겁니다.

충분한 설명을 들었다면 누가 가입했을까?

사실 우리은행이 왜 이런 상품을 만들었는지 잘 이해가 안 됩니다. 상품 판매 과정에서 거치게 되는 프로세스를 생각하면 더 그렇습니다. 독일 국채 파생상품 펀드는 특히 우리은행만 판매한 상품입니다. 내부에서 상품 심사를 했을 겁니다. 상품 개발실이나 분석부 같은 곳에서 상품 적절성과 이점, 출시 가능 여부를 판단합니다. 감수해야 하는 위험과 비교하면 수익이 현저히 적은 이런 상품은 판매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고객에게 은행 예·적금 이율과 이 상품의 실제 수익률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고 소개했다고 가정해보면, 그때도 이 상품을 선택할 고객이 있었을까요? 불과 90만 원에서 150만 원에 불과한 이익을 '시장 수익률을 훨씬 넘어서는 높은 수준의 투자수익'이라거나 '기대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왜 그랬을까? 이유는 수수료 뿐...우리은행은 1억에 120만 원 수익 확보

우리은행은 왜 이런 상품을 만들고 또 팔았을까요?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나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같은 금융시민단체에서는 '수수료'라고 짧게 답합니다. 앞서 선취수수료(돈을 받자마자 뗍니다, 운용 전에 떼는 거죠)가 1% 안팎이란 점을 확인했습니다. 자금 운용 뒤에는 0.2% 안팎을 더 뗍니다. 적어 보이지만 6개월 운용하기 때문에 연 단위로 환산하면 2.4% 안팎입니다. 평균 연 2.4% 수익을 은행은 가져갑니다. 고객 원금은 100% 손실이 나더라도 은행은 1억마다 또박또박 120만 원 안팎을 가져갑니다.

여기서 우리은행의 실적 강조 경영의 그림자를 확인합니다. 내년 2월 연임을 앞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최근 펀드 수수료 같은 비이자 수익을 강조하며 성과주의 경영 전략을 펼쳐왔습니다. 실제, 우리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1조 1,790억 원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비이자 수익은 은행권에서 가장 많았습니다. 독일 국채 파생상품을 팔았던 바로 그 시기의 실적입니다.


하지만 KIKO, 동양사태.... 피해구제는 쉽지 않습니다

키코 사태의 경우 대법원은 은행의 불완전판매 혐의만 인정해 30% 안팎의 배상판결을 내렸습니다. 위험성은 계약서에 나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계약서에 사인한 이상 고객이 책임을 완전히 면하기는 어렵습니다. 그걸 설명을 잘 못 했거나 고객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게 만든 정도라면 불완전 판매에 그칩니다.

불완전판매는 고객의 책임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므로 고객이 손실을 부담해야 하는 겁니다. 부도 직전의 동양그룹이 회사채를 계열 금융사를 통해 팔았다가 금융사는 문을 닫고 고객은 재산을 잃었던 동양종금 사태 당시에도 피해자들은 피해 금액의 40% 정도를 배상받았을 뿐입니다.

고객이 피해를 완전히 구제받으려면 LIG의 사기 CP(기업어음) 발행 때처럼 '사기성'이 인정돼야 합니다. 당시 LIG그룹은 처음에는 피해자들에게 “회사채는 원래 기업이 지급 못 하면 원금회수 못 하는 것”이라며 나 몰라라 했습니다. “피해액 일부를 대가로 민·형사 간 합의, 개인 금융정보제공동의서, 구속된 LIG 일가의 석방탄원서를 내야 한다”며, 재판 안 도와주면 일부 변제도 못 받는다는 으름장을 놨죠.

하지만 그룹 총수가 1심 재판 뒤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되자 태도를 바꿨습니다. 사기죄가 인정되어 형사처벌 대상이 되자 모든 투자자에게 피해 보상을 해주겠다고 태도를 바꾼 겁니다. 당시 피해보상 규모는 천억 원이 넘었습니다.

당시 사기가 인정된 결정적 근거는 투자자를 속이려는 의도를 명백히 보여주는 LIG 내부 문서 한 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게 문서 같은 명백한 증거로 '손실이 예상되는데도 투자자를 속이려는 의도'가 명백히 입증돼야 사기 혐의로 인한 형사상 처벌이 되고, 피해 구제의 가능성이 커지는 겁니다.

김앤장 상대로 싸워야 하는 피해자들... 재판 자체도 쉽지 않아

게다가 상대는 막강한 변호인을 선임합니다. 키코 당시 피해자들은 법정에서 국내 최대의 로펌 '김앤장'과 싸워야 했습니다. 동양 사태 당시에는 동양 그룹 계열사들이 김앤장 등 국내 대형 로펌 5곳을 모두 변호인으로 선임했습니다. 이번 DLS 사태 역시 상대는 '김앤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금력을 갖추고 최고의 변호인을 선임한 이들과 싸워야 하는 겁니다.

사모펀드라서 겪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만기도 금리도 손해 구간도 제각각입니다. 조건이 제각각입니다. 최대 49명까지만 가입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그렇습니다. 피해 규모는 본인이 아니면 추산도 안 되고 계산도 안 됩니다. 일부는 피해가 이미 발생했지만, 대부분은 아직 피해가 현실화하지는 않았습니다. 금감원이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기도 쉽지 않고, 검사 과정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첫 피해 확정에 이어 앞으로 석 달 정도, 계속해서 피해자가 발생할 겁니다. 가시화될 피해를 생각하면서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우리은행 사태는 운이 없어서 발생한 것일까요, 아니면 수익에 눈이 멀었던 걸까요? 곤경에 처한 건 우리은행일까요? 은행을 믿은 고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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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은행은 고객을 속인걸까, 운이 나빴던 걸까?
    • 입력 2019-09-19 07:00:27
    취재K
운이 나빴다고요?

위례신도시지점 당시 부지점장은 "이렇게 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라고 했습니다. 부지점장만 그런 말을 한 건 아니었습니다. 이 사태 취재 과정에서 접촉한 금융권 종사자들 상당수가 비슷한 취지의 생각을 털어놨습니다. 이 비슷한 상품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데, 유독 우리은행이 "운이 나빴다"는 겁니다. "일부러 위험한 상품을 만든 게 아니고, 다른 은행 사정도 비슷"하단 것이죠. 과연 우리은행은 운이 나빴던 걸까요?


정말 고수익 상품입니까?

상품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들었건 아니건, 위험을 알았건 아니 건, 피해자들이 분명히 이해했던 것이 하나 있긴 합니다. 정기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은 상품이라는 사실입니다. 정기예금보다 낫다, 그래서 가입한 거죠.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계약서엔 이렇게 돼 있습니다.


당연히 시장수익률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의 수익이 기대되어야 할 겁니다. 실제 판매된 상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KBS가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계약서상의 조건이 아래와 같습니다.


숫자는 3~5% 정도이지만 눈여겨보아야 할 지점은 6개월이라는 계약 기간입니다. 수익률은 연 단위로 표시했지만, 계약 기간이 6개월이기 때문에 실제 기대수익률은 그 절반에 그칩니다. 1.85~2.5% 정도의 수익에 그치는 것이죠. 1억 원을 투자했을 때, 185만 원에서 250만 원 정도를 벌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여기서 각종 수수료와 세금(15.4%)을 제해야 합니다. 간단한 계산입니다.

간단한 계산을 한 번 더 하겠습니다. 기회비용을 빼고 위험 감수의 대가를 확인해보기 위해서입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3월 중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1.95%입니다. (3월을 보는 이유는 바로 이때가 이 독일펀드를 처음 팔기 시작한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이 통계는 은행(제1금융권)이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을 때 지급하는 이자의 평균적 수준을 보여줍니다. 가장 안정적인 종류의 투자처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 수준이겠죠. 이 1.95%는 기회비용이 됩니다. 수익에서 이 기회비용을 뺀 만큼이 고객이 위험을 부담한 대가가 됩니다.


기회비용을 뺀 위험 감수의 대가는 1억에 90~150만 원

계산을 해보니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이라는 위험을 감수한 대가는 90만 원~150만 원 정도가 됩니다. 저는 사실 계산 뒤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오늘 날짜로 손실이 확정된 한 피해자는 실제로 60%의 손해를 봤습니다. 김민철 기자의 리포트에서 소개했던([연관 기사] “우리은행만 믿고 맡겼는데”…목숨같은 내 돈, 어디로 사라졌나요?) 가사도우미 분의 이야기입니다. 6천만 원을 실제로, 손해 봤습니다. 1억 원 원금 전체를 잃을지도 모르는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고 얻을 수 있었던 추가 수익이 불과 90만 원에서 150만 원인 겁니다.

충분한 설명을 들었다면 누가 가입했을까?

사실 우리은행이 왜 이런 상품을 만들었는지 잘 이해가 안 됩니다. 상품 판매 과정에서 거치게 되는 프로세스를 생각하면 더 그렇습니다. 독일 국채 파생상품 펀드는 특히 우리은행만 판매한 상품입니다. 내부에서 상품 심사를 했을 겁니다. 상품 개발실이나 분석부 같은 곳에서 상품 적절성과 이점, 출시 가능 여부를 판단합니다. 감수해야 하는 위험과 비교하면 수익이 현저히 적은 이런 상품은 판매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고객에게 은행 예·적금 이율과 이 상품의 실제 수익률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고 소개했다고 가정해보면, 그때도 이 상품을 선택할 고객이 있었을까요? 불과 90만 원에서 150만 원에 불과한 이익을 '시장 수익률을 훨씬 넘어서는 높은 수준의 투자수익'이라거나 '기대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왜 그랬을까? 이유는 수수료 뿐...우리은행은 1억에 120만 원 수익 확보

우리은행은 왜 이런 상품을 만들고 또 팔았을까요?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나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같은 금융시민단체에서는 '수수료'라고 짧게 답합니다. 앞서 선취수수료(돈을 받자마자 뗍니다, 운용 전에 떼는 거죠)가 1% 안팎이란 점을 확인했습니다. 자금 운용 뒤에는 0.2% 안팎을 더 뗍니다. 적어 보이지만 6개월 운용하기 때문에 연 단위로 환산하면 2.4% 안팎입니다. 평균 연 2.4% 수익을 은행은 가져갑니다. 고객 원금은 100% 손실이 나더라도 은행은 1억마다 또박또박 120만 원 안팎을 가져갑니다.

여기서 우리은행의 실적 강조 경영의 그림자를 확인합니다. 내년 2월 연임을 앞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최근 펀드 수수료 같은 비이자 수익을 강조하며 성과주의 경영 전략을 펼쳐왔습니다. 실제, 우리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1조 1,790억 원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비이자 수익은 은행권에서 가장 많았습니다. 독일 국채 파생상품을 팔았던 바로 그 시기의 실적입니다.


하지만 KIKO, 동양사태.... 피해구제는 쉽지 않습니다

키코 사태의 경우 대법원은 은행의 불완전판매 혐의만 인정해 30% 안팎의 배상판결을 내렸습니다. 위험성은 계약서에 나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계약서에 사인한 이상 고객이 책임을 완전히 면하기는 어렵습니다. 그걸 설명을 잘 못 했거나 고객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게 만든 정도라면 불완전 판매에 그칩니다.

불완전판매는 고객의 책임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므로 고객이 손실을 부담해야 하는 겁니다. 부도 직전의 동양그룹이 회사채를 계열 금융사를 통해 팔았다가 금융사는 문을 닫고 고객은 재산을 잃었던 동양종금 사태 당시에도 피해자들은 피해 금액의 40% 정도를 배상받았을 뿐입니다.

고객이 피해를 완전히 구제받으려면 LIG의 사기 CP(기업어음) 발행 때처럼 '사기성'이 인정돼야 합니다. 당시 LIG그룹은 처음에는 피해자들에게 “회사채는 원래 기업이 지급 못 하면 원금회수 못 하는 것”이라며 나 몰라라 했습니다. “피해액 일부를 대가로 민·형사 간 합의, 개인 금융정보제공동의서, 구속된 LIG 일가의 석방탄원서를 내야 한다”며, 재판 안 도와주면 일부 변제도 못 받는다는 으름장을 놨죠.

하지만 그룹 총수가 1심 재판 뒤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되자 태도를 바꿨습니다. 사기죄가 인정되어 형사처벌 대상이 되자 모든 투자자에게 피해 보상을 해주겠다고 태도를 바꾼 겁니다. 당시 피해보상 규모는 천억 원이 넘었습니다.

당시 사기가 인정된 결정적 근거는 투자자를 속이려는 의도를 명백히 보여주는 LIG 내부 문서 한 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게 문서 같은 명백한 증거로 '손실이 예상되는데도 투자자를 속이려는 의도'가 명백히 입증돼야 사기 혐의로 인한 형사상 처벌이 되고, 피해 구제의 가능성이 커지는 겁니다.

김앤장 상대로 싸워야 하는 피해자들... 재판 자체도 쉽지 않아

게다가 상대는 막강한 변호인을 선임합니다. 키코 당시 피해자들은 법정에서 국내 최대의 로펌 '김앤장'과 싸워야 했습니다. 동양 사태 당시에는 동양 그룹 계열사들이 김앤장 등 국내 대형 로펌 5곳을 모두 변호인으로 선임했습니다. 이번 DLS 사태 역시 상대는 '김앤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금력을 갖추고 최고의 변호인을 선임한 이들과 싸워야 하는 겁니다.

사모펀드라서 겪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만기도 금리도 손해 구간도 제각각입니다. 조건이 제각각입니다. 최대 49명까지만 가입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그렇습니다. 피해 규모는 본인이 아니면 추산도 안 되고 계산도 안 됩니다. 일부는 피해가 이미 발생했지만, 대부분은 아직 피해가 현실화하지는 않았습니다. 금감원이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기도 쉽지 않고, 검사 과정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첫 피해 확정에 이어 앞으로 석 달 정도, 계속해서 피해자가 발생할 겁니다. 가시화될 피해를 생각하면서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우리은행 사태는 운이 없어서 발생한 것일까요, 아니면 수익에 눈이 멀었던 걸까요? 곤경에 처한 건 우리은행일까요? 은행을 믿은 고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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