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북핵 유엔 외교 시동…미국 진용 ‘정비’

입력 2019.09.21 (07:50) 수정 2019.09.2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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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북미 실무협상 재개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체제보장과 제재해제라는 협상 의제까지 제시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보좌관을 교체하고, 또 새로운 방법이라는 표현까지 거론하면서 북미 대화 분위기가 급진전되는 분위기입니다.

우리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며 성공적인 북미 실무협상은 물론, 그 온기가 경색된 남북관계를 녹이는 촉매제가 되길 기대하고 있는데요.

청와대가 세 번째 파도라고 표현했듯이 북미 협상이 중대 국면에 들어선 건 분명해 보입니다. 이슈앤 한반도,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다자 외교의 꽃으로 불리는 유엔 총회가 뉴욕에서 개막됐습니다.

핵 문제와 사우디 석유 시설 피격 등 올해 역시 논의될 국제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유엔 사무총장 : "유엔 총회는 민감하고 주요한 이슈들을 진전시키기 위해 전 세계가 함께 모이는 유일무이하고 필수적인 자리입니다."]

유엔 총회의 하이라이트는 각국 정상들이 대거 참가하는 일반토의. 취임 이후 3년 연속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도 기조연설을 갖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당부할 예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연설대에 오르는데, 북미 실무협상 재개 분위기 속에 내놓을 대북 메시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2018년 유엔총회 연설 : "나는 김정은 위원장의 용기와 그리고 그가 취한 조치에 대해 비록 해야 할 많은 일이 남아있지만 감사하고자 합니다. 제재는 비핵화가 일어날 때까지 유지될 것입니다."]

유엔 무대에서 펼쳐질 양자 외교전도 주목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홉 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비핵화와 후속 조치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전망입니다.

[6월 30일/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 : "영변의 핵 단지가 진정성 있게 완전하게 폐기가 된다면 그것은 되돌릴 수 없는 실질적인 비핵화의 입구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고 그때 국제사회는 제재에 대한 완화를 논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 조치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 달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남북 철도연결이나 경협 사업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할지 관심입니다.

[9월 16일/수석·보좌관 회의 : "그 역할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한반도 평화 정착과 평화경제로 공동 번영의 미래를 당당하게 이뤄나갈 것입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북미 대화 재개 흐름과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당초 이번 유엔총회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참석이 유력했지만, 북미 대화 재개 움직임이 문 대통령의 방미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요. 연내 비핵화 협상의 진전된 결실을 얻어야 하는 북미 양측의 움직임도 점차 빨라지는 모습입니다.

이달 하순 미국과 협상을 재개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그로부터 일주일 만에 북한이 또다시 협상에 기대감을 표명했습니다.

외무성 미국 담당국장 담화를 통해섭니다.

미국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실무협상이 좋은 만남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협상 의제도 제시했습니다.

제도 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이 제거될 때 비핵화 논의도 할 수 있다면서 체제 안전 보장과 제재 해제를 동시에 의제로 꺼내든 겁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실 외무성 미국 담당국장의 그 표현만으로는 실무협상의 어떤 낙관도 비관도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북미 간에 뉴욕 채널이나 이런 물밑대화 채널을 통해서 실무협상에서 어느 수준까지 논의할 것인가에 대한 공감대가 얼마나 좁혀졌느냐 여기에 따라서 드러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러한 북한의 반응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선희 제1부상의 실무협상 제의에 화답하며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내비친 가운데 나왔습니다.

최근 대북 강경파인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경질된 점도 북한을 고무시킨 것으로 분석됩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볼턴이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은 매우 큰 잘못을 한 것입니다. 그것은 좋은 언급이 아니었습니다."]

리비아는 2003년 당시 지도자였던 카다피가 모든 대량살상무기의 포기 의사를 밝히고 비핵화를 이행했지만, 2011년 반정부 시위로 권좌에서 물러난 뒤 반군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았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은 그동안 리비아 모델을 선 무장해제, 후 정권붕괴로 해석하며 극도의 반감을 보여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리비아 모델 비판은 미국 내 강경파가 주장하는 일괄타결식 해법 대신,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를 일정 부분 수용할 의사가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돼 주목됩니다.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트럼프 대통령이 봐도 상당히 현실성이 없는 그러한 옵션을 가지고 모델을 가지고 북한과 협상을 한다는 거 그거는 본인이 봐도 말이 안 된다는 거니까 결국 리비아 모델을 폐기했다는 제가 보기에는 협상 자체를 위해서는 올바른 판단이라고 보는데 그러면 북미 간에 뭔가 실무협상이 정말 순탄하게 이루어지고 뭔가 딜이 이루어지고 정말 새로운 정상 간의 합의점, 정상회담이 이루어지는 거라고 아직까지 지금 단계에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얘기인 거죠."]

비핵화 협상 분위기를 조성했으니 이제 대화의 장에 나오라는 미국과, 협상에 나설 순 있다면서도 조건을 붙이고 있는 북한.

통일부 당국자는 북미 실무협상에서 비핵화의 범위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며 미국이 어느 정도의 상응 조치를 내놓는가에 따라 결과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북한이 비핵화 상응 조치로 바라는 것은 결국 안전보장이며, 이 과정에서 북미 양측의 협의 못지않게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북미가 수교해서 예를 들어서 평양에 성조기가 나부끼고 또 워싱턴에 인공기가 펄럭이는 이런 상황을 아마도 북한은 머릿속에 그리고 있을 겁니다. 그것이 정치적인 측면에서 뿐만이 아니고요.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평양에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빌딩이 올라간다거나 이렇게 해서 북한이 미국과 어떤 대등한 위치에서 국제적인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다고 하는 것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그런 계산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발병과 관련해 북한에 방역 협력 의사를 거듭 제안했지만, 북측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발병 지역인 파주와 연천 모두 북한과 연결된 강과 하천이 있는 만큼 신속한 방역 협력이 필요하지만, 묵묵부답인 겁니다.

[우희종/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 "한반도는 질병 발생이나 방역에 있어서 하나의 커다란 체제입니다. 분리될 수 없기 때문에 한반도 차원의 대응이 너무 절실한 것이죠."]

지난 19일, 평양 공동선언이 1주년을 맞았지만 냉랭한 남북 관계에 돼지 열병 악재까지 겹치면서 기념행사는 대폭 축소됐습니다.

정부는 북미 협상과 별도로 남북 관계를 풀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과 한미 정상회담, 그리고 다음 달 예정된 월드컵 평양 경기를 계기로 남북 교류의 물꼬를 다시 틀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으로 오브라이언 인질 문제 담당 특사를 지명했습니다.

미국의 실무협상을 이끄는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의 국무부 부장관 기용설까지 나오면서, 향후 북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 여드레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새 보좌관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 전반을 조율할 오브라이언 신임 보좌관은 첫 일성으로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했습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 "전 세계적인 도전 과제로부터 미국인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힘에 기반한 평화' 정책을 펼쳐 나갈 것입니다."]

변호사 출신인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협상 중재 전문가로 지난해 7월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인질 귀국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폼페이오 사단으로 미국 언론들은 오브라이언이 국무부, 국방부 동료들과 강한 유대를 갖고 있어 무자비한 볼턴과는 대비된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북한 관련 업무에는 별다른 경험이 없어 대북 문제에는 폼페이오 장관과 호흡을 맞춰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차기 국무부 부장관으로 지명될 수 있다는 현지언론 보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의 지지를 받아온 오브라이언 특사가 새 안보보좌관에 임명된 데 이어, 비건 대표까지 국무부 부장관으로 승급될 경우 폼페이오 장관의 행정부 내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볼턴이 나갔는데 그렇다고 해서 폼페이오가 정말 협상파냐 그건 아니라는 거예요. 그리고 새로 들어온 국가안보보좌관 오브라이언도 실제 네오콘 정부에서 당시 조지 부시 정부 안에서 볼턴 보좌관과 함께 일을 했던 사람이에요. 북한 측에서 보면 트럼프 대통령도 부인했던 그런 리비아식 해법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대북 정책에 있어 상당히 입장이 바뀐다든지 수월해지는 거는 결코 아니다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북미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연이어 한미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면서 북미, 한미가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는 선순환 구조가 재가동되는 모양샙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토대로 북미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고 비핵화 이행 계획의 밑그림을 잡아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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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북핵 유엔 외교 시동…미국 진용 ‘정비’
    • 입력 2019-09-21 09:46:03
    • 수정2019-09-21 10: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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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북미 실무협상 재개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체제보장과 제재해제라는 협상 의제까지 제시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보좌관을 교체하고, 또 새로운 방법이라는 표현까지 거론하면서 북미 대화 분위기가 급진전되는 분위기입니다.

우리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며 성공적인 북미 실무협상은 물론, 그 온기가 경색된 남북관계를 녹이는 촉매제가 되길 기대하고 있는데요.

청와대가 세 번째 파도라고 표현했듯이 북미 협상이 중대 국면에 들어선 건 분명해 보입니다. 이슈앤 한반도,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다자 외교의 꽃으로 불리는 유엔 총회가 뉴욕에서 개막됐습니다.

핵 문제와 사우디 석유 시설 피격 등 올해 역시 논의될 국제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유엔 사무총장 : "유엔 총회는 민감하고 주요한 이슈들을 진전시키기 위해 전 세계가 함께 모이는 유일무이하고 필수적인 자리입니다."]

유엔 총회의 하이라이트는 각국 정상들이 대거 참가하는 일반토의. 취임 이후 3년 연속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도 기조연설을 갖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당부할 예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연설대에 오르는데, 북미 실무협상 재개 분위기 속에 내놓을 대북 메시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2018년 유엔총회 연설 : "나는 김정은 위원장의 용기와 그리고 그가 취한 조치에 대해 비록 해야 할 많은 일이 남아있지만 감사하고자 합니다. 제재는 비핵화가 일어날 때까지 유지될 것입니다."]

유엔 무대에서 펼쳐질 양자 외교전도 주목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홉 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비핵화와 후속 조치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전망입니다.

[6월 30일/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 : "영변의 핵 단지가 진정성 있게 완전하게 폐기가 된다면 그것은 되돌릴 수 없는 실질적인 비핵화의 입구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고 그때 국제사회는 제재에 대한 완화를 논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 조치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 달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남북 철도연결이나 경협 사업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할지 관심입니다.

[9월 16일/수석·보좌관 회의 : "그 역할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한반도 평화 정착과 평화경제로 공동 번영의 미래를 당당하게 이뤄나갈 것입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북미 대화 재개 흐름과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당초 이번 유엔총회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참석이 유력했지만, 북미 대화 재개 움직임이 문 대통령의 방미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요. 연내 비핵화 협상의 진전된 결실을 얻어야 하는 북미 양측의 움직임도 점차 빨라지는 모습입니다.

이달 하순 미국과 협상을 재개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그로부터 일주일 만에 북한이 또다시 협상에 기대감을 표명했습니다.

외무성 미국 담당국장 담화를 통해섭니다.

미국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실무협상이 좋은 만남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협상 의제도 제시했습니다.

제도 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이 제거될 때 비핵화 논의도 할 수 있다면서 체제 안전 보장과 제재 해제를 동시에 의제로 꺼내든 겁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실 외무성 미국 담당국장의 그 표현만으로는 실무협상의 어떤 낙관도 비관도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북미 간에 뉴욕 채널이나 이런 물밑대화 채널을 통해서 실무협상에서 어느 수준까지 논의할 것인가에 대한 공감대가 얼마나 좁혀졌느냐 여기에 따라서 드러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러한 북한의 반응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선희 제1부상의 실무협상 제의에 화답하며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내비친 가운데 나왔습니다.

최근 대북 강경파인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경질된 점도 북한을 고무시킨 것으로 분석됩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볼턴이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은 매우 큰 잘못을 한 것입니다. 그것은 좋은 언급이 아니었습니다."]

리비아는 2003년 당시 지도자였던 카다피가 모든 대량살상무기의 포기 의사를 밝히고 비핵화를 이행했지만, 2011년 반정부 시위로 권좌에서 물러난 뒤 반군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았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은 그동안 리비아 모델을 선 무장해제, 후 정권붕괴로 해석하며 극도의 반감을 보여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리비아 모델 비판은 미국 내 강경파가 주장하는 일괄타결식 해법 대신,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를 일정 부분 수용할 의사가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돼 주목됩니다.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트럼프 대통령이 봐도 상당히 현실성이 없는 그러한 옵션을 가지고 모델을 가지고 북한과 협상을 한다는 거 그거는 본인이 봐도 말이 안 된다는 거니까 결국 리비아 모델을 폐기했다는 제가 보기에는 협상 자체를 위해서는 올바른 판단이라고 보는데 그러면 북미 간에 뭔가 실무협상이 정말 순탄하게 이루어지고 뭔가 딜이 이루어지고 정말 새로운 정상 간의 합의점, 정상회담이 이루어지는 거라고 아직까지 지금 단계에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얘기인 거죠."]

비핵화 협상 분위기를 조성했으니 이제 대화의 장에 나오라는 미국과, 협상에 나설 순 있다면서도 조건을 붙이고 있는 북한.

통일부 당국자는 북미 실무협상에서 비핵화의 범위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며 미국이 어느 정도의 상응 조치를 내놓는가에 따라 결과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북한이 비핵화 상응 조치로 바라는 것은 결국 안전보장이며, 이 과정에서 북미 양측의 협의 못지않게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북미가 수교해서 예를 들어서 평양에 성조기가 나부끼고 또 워싱턴에 인공기가 펄럭이는 이런 상황을 아마도 북한은 머릿속에 그리고 있을 겁니다. 그것이 정치적인 측면에서 뿐만이 아니고요.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평양에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빌딩이 올라간다거나 이렇게 해서 북한이 미국과 어떤 대등한 위치에서 국제적인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다고 하는 것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그런 계산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발병과 관련해 북한에 방역 협력 의사를 거듭 제안했지만, 북측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발병 지역인 파주와 연천 모두 북한과 연결된 강과 하천이 있는 만큼 신속한 방역 협력이 필요하지만, 묵묵부답인 겁니다.

[우희종/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 "한반도는 질병 발생이나 방역에 있어서 하나의 커다란 체제입니다. 분리될 수 없기 때문에 한반도 차원의 대응이 너무 절실한 것이죠."]

지난 19일, 평양 공동선언이 1주년을 맞았지만 냉랭한 남북 관계에 돼지 열병 악재까지 겹치면서 기념행사는 대폭 축소됐습니다.

정부는 북미 협상과 별도로 남북 관계를 풀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과 한미 정상회담, 그리고 다음 달 예정된 월드컵 평양 경기를 계기로 남북 교류의 물꼬를 다시 틀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으로 오브라이언 인질 문제 담당 특사를 지명했습니다.

미국의 실무협상을 이끄는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의 국무부 부장관 기용설까지 나오면서, 향후 북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 여드레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새 보좌관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 전반을 조율할 오브라이언 신임 보좌관은 첫 일성으로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했습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 "전 세계적인 도전 과제로부터 미국인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힘에 기반한 평화' 정책을 펼쳐 나갈 것입니다."]

변호사 출신인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협상 중재 전문가로 지난해 7월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인질 귀국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폼페이오 사단으로 미국 언론들은 오브라이언이 국무부, 국방부 동료들과 강한 유대를 갖고 있어 무자비한 볼턴과는 대비된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북한 관련 업무에는 별다른 경험이 없어 대북 문제에는 폼페이오 장관과 호흡을 맞춰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차기 국무부 부장관으로 지명될 수 있다는 현지언론 보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의 지지를 받아온 오브라이언 특사가 새 안보보좌관에 임명된 데 이어, 비건 대표까지 국무부 부장관으로 승급될 경우 폼페이오 장관의 행정부 내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볼턴이 나갔는데 그렇다고 해서 폼페이오가 정말 협상파냐 그건 아니라는 거예요. 그리고 새로 들어온 국가안보보좌관 오브라이언도 실제 네오콘 정부에서 당시 조지 부시 정부 안에서 볼턴 보좌관과 함께 일을 했던 사람이에요. 북한 측에서 보면 트럼프 대통령도 부인했던 그런 리비아식 해법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대북 정책에 있어 상당히 입장이 바뀐다든지 수월해지는 거는 결코 아니다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북미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연이어 한미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면서 북미, 한미가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는 선순환 구조가 재가동되는 모양샙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토대로 북미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고 비핵화 이행 계획의 밑그림을 잡아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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