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제 살인으로 덜미…‘화성 사건’ 의심은?

입력 2019.09.23 (06:24) 수정 2019.09.2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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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가 30여 년 만에 특정되면서, 그간의 행적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25년 전 덜미를 잡은 청주 처제 살인 사건 땐 왜 화성 사건을 규명하는 수사로 이어지지 못했을까요.

진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25년 전 청주에서 처제를 살해해 붙잡힌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 이 모 씨는 잔혹한 범행 수법에, 고향이 경기도 화성이라는 점까지 더해져, 당시에도 화성 사건과의 연관성을 의심받았습니다.

심지어 처제 살인 사건의 증거물을 확보하기 위해 청주 경찰이 화성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이 씨는 화성 사건의 경찰과도 대면했지만 추가 수사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혈액형 등 당시 경찰이 염두했던 화성 범인의 단서에 이 씨가 부합하지 않은 데다, 청주 사건의 증거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김시근/당시 '청주 사건' 담당 형사 : "(혈흔이) 흩날려 퍼진 흔적이 하나도 없는 거야. 완전범죄하려고. 그렇게 하다 보니까 48시간이 넘은 거야, 그 조사하는 게... 그때는 자백밖에 없잖아."]

이 씨는 처제 살인 사건의 체포 시한인 48시간이 임박해서야 범행의 일부를 자백했을 뿐, 이후 적극적인 방어 논리로 수사를 흔들었습니다.

어머니에게 범행 현장인 집 안을 태워달라고 부탁해 혹시 모를 증거물을 없애려 했고, 재판에 이르러선 경찰의 고문으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발을 뺐습니다.

이후 DNA 분석으로 명백하게 확인된 성폭행 사실만 인정할 뿐, 직접적인 증거가 없던 살인은 부인하고 나서면서, 수사기관은 이를 입증할 증거 확보에 매달려야 했습니다.

결국 성폭행은 계획한 반면, 살인은 우발적이었다는 대법원 판단을 이끌어내면서 모두 다섯 번의 재판으로 애초 선고됐던 사형은 면했고 무기징역으로 감형에 성공했습니다.

[김시근/당시 '청주 사건' 담당 형사 : "판결 과정에서 좀 더 세밀하게 들어갔었으면... 우발적인 범행이 뭐냐고, 계획적인거야. 수면제 그렇게 먹였지. 완전범죄를 꿈꾸다가."]

눈앞에서 덜미가 잡힌 사건도 용의주도하게 빠져나간 이 씨.

30여 년 만에 새롭게 확보된 증거로 자신을 향한 화성 연쇄살인 사건에 어떻게 응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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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제 살인으로 덜미…‘화성 사건’ 의심은?
    • 입력 2019-09-23 06:30:08
    • 수정2019-09-23 08: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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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가 30여 년 만에 특정되면서, 그간의 행적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25년 전 덜미를 잡은 청주 처제 살인 사건 땐 왜 화성 사건을 규명하는 수사로 이어지지 못했을까요.

진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25년 전 청주에서 처제를 살해해 붙잡힌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 이 모 씨는 잔혹한 범행 수법에, 고향이 경기도 화성이라는 점까지 더해져, 당시에도 화성 사건과의 연관성을 의심받았습니다.

심지어 처제 살인 사건의 증거물을 확보하기 위해 청주 경찰이 화성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이 씨는 화성 사건의 경찰과도 대면했지만 추가 수사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혈액형 등 당시 경찰이 염두했던 화성 범인의 단서에 이 씨가 부합하지 않은 데다, 청주 사건의 증거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김시근/당시 '청주 사건' 담당 형사 : "(혈흔이) 흩날려 퍼진 흔적이 하나도 없는 거야. 완전범죄하려고. 그렇게 하다 보니까 48시간이 넘은 거야, 그 조사하는 게... 그때는 자백밖에 없잖아."]

이 씨는 처제 살인 사건의 체포 시한인 48시간이 임박해서야 범행의 일부를 자백했을 뿐, 이후 적극적인 방어 논리로 수사를 흔들었습니다.

어머니에게 범행 현장인 집 안을 태워달라고 부탁해 혹시 모를 증거물을 없애려 했고, 재판에 이르러선 경찰의 고문으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발을 뺐습니다.

이후 DNA 분석으로 명백하게 확인된 성폭행 사실만 인정할 뿐, 직접적인 증거가 없던 살인은 부인하고 나서면서, 수사기관은 이를 입증할 증거 확보에 매달려야 했습니다.

결국 성폭행은 계획한 반면, 살인은 우발적이었다는 대법원 판단을 이끌어내면서 모두 다섯 번의 재판으로 애초 선고됐던 사형은 면했고 무기징역으로 감형에 성공했습니다.

[김시근/당시 '청주 사건' 담당 형사 : "판결 과정에서 좀 더 세밀하게 들어갔었으면... 우발적인 범행이 뭐냐고, 계획적인거야. 수면제 그렇게 먹였지. 완전범죄를 꿈꾸다가."]

눈앞에서 덜미가 잡힌 사건도 용의주도하게 빠져나간 이 씨.

30여 년 만에 새롭게 확보된 증거로 자신을 향한 화성 연쇄살인 사건에 어떻게 응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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