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ASF 소독약 대다수 효과 미검증…“효과도 모르고 살포중”

입력 2019.09.24 (21:10) 수정 2019.09.25 (08:3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과정에서 KBS가 취재한 핵심적인 문제점이 있습니다.

지금 정부 차원에서 돼지와 차량, 농가에 뿌리는 소독약 대다수가 효과가 검증이 안된 제품인 것으로 KBS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효과도 검증이 안된채 무작정 살포되고 있습니다.

천현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우리 속 돼지들에게 소독약을 뿌립니다.

양돈단지를 드나드는 차량과 농가도 모두 소독 대상입니다.

소독약품은 원액과 물을 일정비율로 희석해 사용합니다.

희석 비율이 잘못되면 소독 효과가 없거나 떨어집니다.

지난달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제 권장 약품으로 178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희석 비율이 검증된 정부 허가 제품은 3종뿐입니다.

나머지 175개 제품은 희석비율이 검증되지 않아 효과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희석 비율이 16배에서 1,280배로 적혀 있지만 이는 제약회사들이 정한 것들입니다.

결국, 정부가 권장 약품으로 발표만 했을 뿐 효과 인증은 하지 않은 것입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소독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유효성분이 포함된 제품에 한해서 178종을 선정했습니다."]

더욱이 돼지 분변 양에 따라 소독약을 뿌리는 시기에 따라 효과도 달라지는데 이 역시 검증은 없었습니다.

[이후장/경상대 수의과대학 교수 : "분변과 같은 유기물들이 많으면 소독력이 떨어지는 것은 확실합니다. 생각했던 만큼의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소독제들이 존재할 수 있겠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치단체마다 효과 인증 여부와 상관없이 178개 제품 가운데 알아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손호영/경남 양산시 동물복지팀장 : "특화된 소독약이 있겠지만 새로 적용이 됐다고 하는 제품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가 네덜란드 등 해외 검역기관에서 추가로 인정받은 제품은 8개에 불과합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소독약품들이 지금도 전국 돼지 농가에 살포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천현수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 ASF 소독약 대다수 효과 미검증…“효과도 모르고 살포중”
    • 입력 2019-09-24 21:13:05
    • 수정2019-09-25 08:33:05
    뉴스 9
[앵커]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과정에서 KBS가 취재한 핵심적인 문제점이 있습니다. 지금 정부 차원에서 돼지와 차량, 농가에 뿌리는 소독약 대다수가 효과가 검증이 안된 제품인 것으로 KBS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효과도 검증이 안된채 무작정 살포되고 있습니다. 천현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우리 속 돼지들에게 소독약을 뿌립니다. 양돈단지를 드나드는 차량과 농가도 모두 소독 대상입니다. 소독약품은 원액과 물을 일정비율로 희석해 사용합니다. 희석 비율이 잘못되면 소독 효과가 없거나 떨어집니다. 지난달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제 권장 약품으로 178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희석 비율이 검증된 정부 허가 제품은 3종뿐입니다. 나머지 175개 제품은 희석비율이 검증되지 않아 효과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희석 비율이 16배에서 1,280배로 적혀 있지만 이는 제약회사들이 정한 것들입니다. 결국, 정부가 권장 약품으로 발표만 했을 뿐 효과 인증은 하지 않은 것입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소독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유효성분이 포함된 제품에 한해서 178종을 선정했습니다."] 더욱이 돼지 분변 양에 따라 소독약을 뿌리는 시기에 따라 효과도 달라지는데 이 역시 검증은 없었습니다. [이후장/경상대 수의과대학 교수 : "분변과 같은 유기물들이 많으면 소독력이 떨어지는 것은 확실합니다. 생각했던 만큼의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소독제들이 존재할 수 있겠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치단체마다 효과 인증 여부와 상관없이 178개 제품 가운데 알아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손호영/경남 양산시 동물복지팀장 : "특화된 소독약이 있겠지만 새로 적용이 됐다고 하는 제품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가 네덜란드 등 해외 검역기관에서 추가로 인정받은 제품은 8개에 불과합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소독약품들이 지금도 전국 돼지 농가에 살포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천현수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