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강아지 구충제 임의복용? 부작용 우려 주치의 상의해야”

입력 2019.09.25 (15:52) 수정 2019.09.3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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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사례는 한 환자의 경험에 불과...그 약으로 인한 건지 인과관계 확인 어려워
- 강아지나 염소의 기생충을 치료하는 약...사람에게는 승인된 바 없어
- 이 약으로 암 치료? 전혀 가능하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어
- 펜벤다졸은 동물의 경우에 한해 종양을 억제할 수 있다는 효과 보고되고 있어
- 그러나 사람을 대상으로는 효능, 효과와 안전성 확인된 바 없어
- 46세 환자 이 약 복용 뒤 간효소수치 10배 증가한 간 독성 사례 보고 돼
- 부작용은 동물의 경우 설사, 구토, 알레르기 반응 일부 보고 되기도
- 말기암 환자의 심정 충분히 이해...그러나 근거 확립되지 않아 권장할 수 없어
- 자의로 복용하면 부작용 우려 돼...담당 주치의와 꼭 상의해야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9월 25일(수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명승권 교수(국립암센터)


▷ 오태훈 :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강아지 구충제를 먹고 폐암을 치료했다, 이런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구충제가 최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하는데, 말기암 환자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구충제 복용을 시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강아지 전용 구충제가 암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인지, 궁금하기도 한데 여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명승권 : 안녕하십니까? 명승권입니다.

▷ 오태훈 : 지금 화제가 되고 있고 논란도 되고 있다고 하는데 강아지 구충제 관련된 영상은 혹시 교수님께서 보셨는지요?

▶ 명승권 : 네, 봤습니다.

▷ 오태훈 : 어떤 느낌 드셨어요?

▶ 명승권 : 그건 기본적으로 한 환자의 경험 그리고 사례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특징적인 한 환자의 사례로 보인다?

▶ 명승권 : 네, 그래서 누가 뭘 먹고 나았다고 할 때 그것이 과연 그것을 먹어서 좋아진 건지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렵거든요. 한 사례나 몇 가지 사례만 갖고는.

▷ 오태훈 : 하나씩 좀 여쭤보겠습니다. 치료제로 쓰였다고 하는 강아지 전용 구충제는 어떤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는 겁니까?

▶ 명승권 : 일단 이게 강아지 구충제, 말 그대로 강아지에게 발생하는 기생충 있지 않습니까? 그 기생충을 치료하는 치료제입니다, 구충제라고 하죠. 그 기생충을 치료하는 약제가 인간에게는 예를 들어 알벤다졸, 메벤다졸 이런 성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이것과 비슷한 화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 약물입니다, 펜벤다졸 역시. 하지만 펜벤다졸은 사람에게서 승인된 바는 없고요. 주로 강아지나 염소에게 구충제로 승인이 된 약품입니다.

▷ 오태훈 : 한데 강아지 구충제를 먹고 일부겠습니다만 암을 치료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이게 가능할 수도 있습니까, 그러면?

▶ 명승권 : 그것을 전혀 가능하지 않다고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실제 펜벤다졸이라는 구충제는 최근 한 10여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실험실 연구나 동물 실험을 통해서 종양을 억제할 수 있는 효과가 보고가 되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제가 말씀 드린 것은 바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일상실험이 아니고 실험실 연구 즉, 세포나 미생물 혹은 생물학적 분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실 연구라든가 아니면 쥐를 대상으로 하는 동물 실험에서는 현재 보고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펜벤다졸이 아직까지 암환자를 대상으로 해서 즉, 사람을 대상으로 해서 그 효능, 효과와 안전성은 아직까지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 오태훈 : 강아지 구충제를 복용하고 암을 치료했다, 이런 이야기와 관련해서 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누고 있는데요. 그 강아지 구충제는 동물 전용 실험, 임상실험을 통해서 판매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명승권 : 일단은 임상이라는 말은 환자,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는 의미니까 동물에게서는 그냥 동물 실험을 통해서 구충제의 효능과 안전성은 어느 정도 입증된 약입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그러면 강아지 구충제를 사람이 복용할 경우에 부작용은 없습니까, 혹시?

▶ 명승권 : 일단 제가 말씀 드렸던 대로 펜벤다졸이라는 강아지 구충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일상실험이 현재까지 발표된 게 없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대상으로 구충제로서 승인된 바도 없어서 사람에게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는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는데요. 그런데 2017년도에 미국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보고가 있습니다. 그 보고에 따르면 46세 여자 환자가 강아지 구충제, 염소 구충제로 사용되는 같은 성분의 펜벤다졸을 고용량을 복용한 이후에 몇 주 있다가 황달이 생기고 피부가 벗겨지는 증상이 있어서 병원을 방문했는데 빌리루빈이라고 해서 황달 수치가 높고 그다음에 간효소수치가 정상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간 독성 사례가 보고된 바는 있습니다.

▷ 오태훈 : 그건 저희가 사례로 이해하면 될까요?

▶ 명승권 : 그렇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대상으로는 아직 충분한 연구가 안 되어 있어서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는 사실 잘 모릅니다. 하지만 동물, 특히 개나 염소 등 여러 가지 동물에 있어서 동물 실험에 나온 부작용들을 보면 기본적으로는 그렇게 부작용이 큰 것은 없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대개 붉은변 즉, 설사라든가 구토, 알레르기 반응이 일부 보고는 되고 있는데 독성은 일반적으로 좀 낮은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추론할 수 있는 게 우리가 사용하는 사람에게 사용하는 알벤다졸, 메벤다졸 같은 구충제도 펜벤다졸과 구조가 비슷한데 이것도 부작용이 아주 크지 않아서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서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구충제가 되겠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이 폐암을 치료했다는 사연에 대해서 상당히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은데, 발기부전 치료제라고 하는 비아그라 있지 않습니까? 이게 원래는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됐는데 다른 것이 증상이 나왔기 때문에 이렇게 바뀐 것처럼 혹시나 강아지 구충제로 약을 제조했지만 이게 종양 치료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궁금증도 있거든요.

▶ 명승권 :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실제 비아그라는 고혈압이나 협심증을 치료할 목적으로 임상실험하는 도중에 고혈압이나 협심증에 대한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은데 오히려 발기부전 치료 효과가 관찰돼서 나중에 정식 임상실험을 통해서 발기부전 치료제로 승인된 사례가 있고요. 그다음에 탈모치료제로 미녹시딜이라는 약도 있습니다. 머리 빠지는 약 치료제도 원래는 고혈압약으로 쓰이고 있었지만 발모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현재 그 약도 그냥 승인하는 것은 아니고요. 임상실험을 통해서 효능과 안전성 그리고 약의 용량, 안전한 용량을 다 확인한 이후에 승인되어서 사용되고 있는 약이죠. 그런데 참고로 강아지 구충제 펜벤다졸과 거의 비슷한 계열의 약물 중에 현재 인간에게 항암제로 승인된 약이 한 종류가 있어요. 펜벤다졸이랑 구조가 비슷한데요. 이 약은 현재 백혈병 그다음에 다발성골수종으로 2008년도에 승인돼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번에 펜벤다졸 같은 경우는 약의 용량이 60대 미국 폐암 환자분이 복용한 양이 굉장히 적은 양이더라고요, 보니까. 그러니까 강아지 한 4kg 내외 정도 되는 강아지에게 쓰는 용량 정도를 매일 한 팩씩 3일 먹고 4일 쉬고 이렇게 했는데요. 과연 그 정도 용량으로 그러니까 한 10분의 1 미만인데 그것으로 먹는 약으로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는 거죠. 그런 사례가 사실 이 환자분뿐만 아니라 이를테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개똥쑥 그다음에 차가버섯, 영지버섯 이런 것들이 암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많은 사람들에게 보고되고 그것을 먹고 완치됐다고 하는 보고가 많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경험과 사례들조차도 실제 실험실 연구나 동물 연구가 꽤 많이 있고요. 하지만 사람을 통한 임상실험은 일부 있었는데 그 효과가 명확히 현재까지 규명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결론적으로 강아지 구충제 같은 경우도 아주 대단하거나 독특하다고 보기 어려워요. 왜냐하면 실제 그것을 먹고 좋아진 건지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거든요. 하지만 말기암 환자 같은 경우에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런 사례가 있으면 당연히 의존할 수밖에 없죠.

▷ 오태훈 : 그러니까 내가 거의 삶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 이거라도 한번 해보겠다는 그런 간절한 마음이 있을 것 같아요.

▶ 명승권 : 그렇죠. 저도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요. 그런데 그런 논리로 따지면 강아지 구충제뿐만 아니고 지금 암에 효과가 있다고 소문이 나 있는 민간요법들 있죠? 별의별 것을 다 먹을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을 우리 의사나 의학자 입장에서는 그 근거가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권장할 수 없는 상태거든요. 그것과 같은 이유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용을 원하시는 분들은 사실 이게 사람에게서는 승인이 안 된 부분이라서 좀 어려운 부분이긴 한데 자의로 복용했다가 또 다른 부작용, 우리가 예기치 않았던 부작용이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담당 주치의와 꼭 상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명승권 : 감사합니다.

▷ 오태훈 : 국립암센터의 명승권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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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태훈의 시사본부] “강아지 구충제 임의복용? 부작용 우려 주치의 상의해야”
    • 입력 2019-09-25 15:52:19
    • 수정2019-09-30 16:10:42
    최영일의 시사본부
- 이번 사례는 한 환자의 경험에 불과...그 약으로 인한 건지 인과관계 확인 어려워
- 강아지나 염소의 기생충을 치료하는 약...사람에게는 승인된 바 없어
- 이 약으로 암 치료? 전혀 가능하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어
- 펜벤다졸은 동물의 경우에 한해 종양을 억제할 수 있다는 효과 보고되고 있어
- 그러나 사람을 대상으로는 효능, 효과와 안전성 확인된 바 없어
- 46세 환자 이 약 복용 뒤 간효소수치 10배 증가한 간 독성 사례 보고 돼
- 부작용은 동물의 경우 설사, 구토, 알레르기 반응 일부 보고 되기도
- 말기암 환자의 심정 충분히 이해...그러나 근거 확립되지 않아 권장할 수 없어
- 자의로 복용하면 부작용 우려 돼...담당 주치의와 꼭 상의해야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9월 25일(수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명승권 교수(국립암센터)


▷ 오태훈 :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강아지 구충제를 먹고 폐암을 치료했다, 이런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구충제가 최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하는데, 말기암 환자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구충제 복용을 시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강아지 전용 구충제가 암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인지, 궁금하기도 한데 여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명승권 : 안녕하십니까? 명승권입니다.

▷ 오태훈 : 지금 화제가 되고 있고 논란도 되고 있다고 하는데 강아지 구충제 관련된 영상은 혹시 교수님께서 보셨는지요?

▶ 명승권 : 네, 봤습니다.

▷ 오태훈 : 어떤 느낌 드셨어요?

▶ 명승권 : 그건 기본적으로 한 환자의 경험 그리고 사례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특징적인 한 환자의 사례로 보인다?

▶ 명승권 : 네, 그래서 누가 뭘 먹고 나았다고 할 때 그것이 과연 그것을 먹어서 좋아진 건지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렵거든요. 한 사례나 몇 가지 사례만 갖고는.

▷ 오태훈 : 하나씩 좀 여쭤보겠습니다. 치료제로 쓰였다고 하는 강아지 전용 구충제는 어떤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는 겁니까?

▶ 명승권 : 일단 이게 강아지 구충제, 말 그대로 강아지에게 발생하는 기생충 있지 않습니까? 그 기생충을 치료하는 치료제입니다, 구충제라고 하죠. 그 기생충을 치료하는 약제가 인간에게는 예를 들어 알벤다졸, 메벤다졸 이런 성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이것과 비슷한 화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 약물입니다, 펜벤다졸 역시. 하지만 펜벤다졸은 사람에게서 승인된 바는 없고요. 주로 강아지나 염소에게 구충제로 승인이 된 약품입니다.

▷ 오태훈 : 한데 강아지 구충제를 먹고 일부겠습니다만 암을 치료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이게 가능할 수도 있습니까, 그러면?

▶ 명승권 : 그것을 전혀 가능하지 않다고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실제 펜벤다졸이라는 구충제는 최근 한 10여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실험실 연구나 동물 실험을 통해서 종양을 억제할 수 있는 효과가 보고가 되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제가 말씀 드린 것은 바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일상실험이 아니고 실험실 연구 즉, 세포나 미생물 혹은 생물학적 분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실 연구라든가 아니면 쥐를 대상으로 하는 동물 실험에서는 현재 보고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펜벤다졸이 아직까지 암환자를 대상으로 해서 즉, 사람을 대상으로 해서 그 효능, 효과와 안전성은 아직까지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 오태훈 : 강아지 구충제를 복용하고 암을 치료했다, 이런 이야기와 관련해서 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누고 있는데요. 그 강아지 구충제는 동물 전용 실험, 임상실험을 통해서 판매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명승권 : 일단은 임상이라는 말은 환자,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는 의미니까 동물에게서는 그냥 동물 실험을 통해서 구충제의 효능과 안전성은 어느 정도 입증된 약입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그러면 강아지 구충제를 사람이 복용할 경우에 부작용은 없습니까, 혹시?

▶ 명승권 : 일단 제가 말씀 드렸던 대로 펜벤다졸이라는 강아지 구충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일상실험이 현재까지 발표된 게 없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대상으로 구충제로서 승인된 바도 없어서 사람에게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는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는데요. 그런데 2017년도에 미국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보고가 있습니다. 그 보고에 따르면 46세 여자 환자가 강아지 구충제, 염소 구충제로 사용되는 같은 성분의 펜벤다졸을 고용량을 복용한 이후에 몇 주 있다가 황달이 생기고 피부가 벗겨지는 증상이 있어서 병원을 방문했는데 빌리루빈이라고 해서 황달 수치가 높고 그다음에 간효소수치가 정상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간 독성 사례가 보고된 바는 있습니다.

▷ 오태훈 : 그건 저희가 사례로 이해하면 될까요?

▶ 명승권 : 그렇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대상으로는 아직 충분한 연구가 안 되어 있어서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는 사실 잘 모릅니다. 하지만 동물, 특히 개나 염소 등 여러 가지 동물에 있어서 동물 실험에 나온 부작용들을 보면 기본적으로는 그렇게 부작용이 큰 것은 없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대개 붉은변 즉, 설사라든가 구토, 알레르기 반응이 일부 보고는 되고 있는데 독성은 일반적으로 좀 낮은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추론할 수 있는 게 우리가 사용하는 사람에게 사용하는 알벤다졸, 메벤다졸 같은 구충제도 펜벤다졸과 구조가 비슷한데 이것도 부작용이 아주 크지 않아서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서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구충제가 되겠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이 폐암을 치료했다는 사연에 대해서 상당히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은데, 발기부전 치료제라고 하는 비아그라 있지 않습니까? 이게 원래는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됐는데 다른 것이 증상이 나왔기 때문에 이렇게 바뀐 것처럼 혹시나 강아지 구충제로 약을 제조했지만 이게 종양 치료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궁금증도 있거든요.

▶ 명승권 :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실제 비아그라는 고혈압이나 협심증을 치료할 목적으로 임상실험하는 도중에 고혈압이나 협심증에 대한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은데 오히려 발기부전 치료 효과가 관찰돼서 나중에 정식 임상실험을 통해서 발기부전 치료제로 승인된 사례가 있고요. 그다음에 탈모치료제로 미녹시딜이라는 약도 있습니다. 머리 빠지는 약 치료제도 원래는 고혈압약으로 쓰이고 있었지만 발모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현재 그 약도 그냥 승인하는 것은 아니고요. 임상실험을 통해서 효능과 안전성 그리고 약의 용량, 안전한 용량을 다 확인한 이후에 승인되어서 사용되고 있는 약이죠. 그런데 참고로 강아지 구충제 펜벤다졸과 거의 비슷한 계열의 약물 중에 현재 인간에게 항암제로 승인된 약이 한 종류가 있어요. 펜벤다졸이랑 구조가 비슷한데요. 이 약은 현재 백혈병 그다음에 다발성골수종으로 2008년도에 승인돼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번에 펜벤다졸 같은 경우는 약의 용량이 60대 미국 폐암 환자분이 복용한 양이 굉장히 적은 양이더라고요, 보니까. 그러니까 강아지 한 4kg 내외 정도 되는 강아지에게 쓰는 용량 정도를 매일 한 팩씩 3일 먹고 4일 쉬고 이렇게 했는데요. 과연 그 정도 용량으로 그러니까 한 10분의 1 미만인데 그것으로 먹는 약으로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는 거죠. 그런 사례가 사실 이 환자분뿐만 아니라 이를테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개똥쑥 그다음에 차가버섯, 영지버섯 이런 것들이 암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많은 사람들에게 보고되고 그것을 먹고 완치됐다고 하는 보고가 많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경험과 사례들조차도 실제 실험실 연구나 동물 연구가 꽤 많이 있고요. 하지만 사람을 통한 임상실험은 일부 있었는데 그 효과가 명확히 현재까지 규명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결론적으로 강아지 구충제 같은 경우도 아주 대단하거나 독특하다고 보기 어려워요. 왜냐하면 실제 그것을 먹고 좋아진 건지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거든요. 하지만 말기암 환자 같은 경우에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런 사례가 있으면 당연히 의존할 수밖에 없죠.

▷ 오태훈 : 그러니까 내가 거의 삶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 이거라도 한번 해보겠다는 그런 간절한 마음이 있을 것 같아요.

▶ 명승권 : 그렇죠. 저도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요. 그런데 그런 논리로 따지면 강아지 구충제뿐만 아니고 지금 암에 효과가 있다고 소문이 나 있는 민간요법들 있죠? 별의별 것을 다 먹을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을 우리 의사나 의학자 입장에서는 그 근거가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권장할 수 없는 상태거든요. 그것과 같은 이유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용을 원하시는 분들은 사실 이게 사람에게서는 승인이 안 된 부분이라서 좀 어려운 부분이긴 한데 자의로 복용했다가 또 다른 부작용, 우리가 예기치 않았던 부작용이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담당 주치의와 꼭 상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명승권 : 감사합니다.

▷ 오태훈 : 국립암센터의 명승권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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