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세계 2위’ 넘보는 중국 군사력…비장의 무기는 무엇?

입력 2019.10.0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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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력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서던 10년 전, 중국 사회과학원은 중국의 군사력이 미국에 이어서 2위로 평가됐다고 발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중국 내부에서도 "질적이 아닌 양적 평가"라고 물러섰는데, 이 평가를 한 중국 국방대학 장자오중 교수가 밝힌 사유가 기억에 남는다.

(질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해군에는 1만 톤급 이상 전투함정이 없어서 세계 8위 정도고, 공군에는 스텔스 전투기가 없어서 세계 7위 정도다."

그로부터 10년 뒤, 중국은 질적으로도 명실상부하게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권(러시아가 아직은 2위라는 평가가 많지만) 군사력에 근접하고 있다.


■ 미국 사정권 대륙간 탄도미사일 '둥펑-41'

'신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580개 무기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끈 건 최초 공개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둥펑-41'이다. 길이 16.5m, 직경 2.8m, 사거리 최대 1만 5천 킬로미터이며 핵탄두 10개를 탑재할 수 있다. 워싱턴DC 등 미국 대부분 지역이 '둥펑-41'의 사정권에 들어간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의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핵탄두 보유수에서 미국은 6450발, 중국은 280발로 격차가 아직 크다. 그러나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공개한 지금, 핵탄두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미 항모전단을 목표로 삼는 항공모함 킬러 '둥펑-17' 초음속미사일도 등장했다.


■ 괌까지 비행할 수 있는 무인 정찰기 DR-8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더불어 미국과의 군비 경쟁에서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게 무인 드론이다. 열병식에는 우젠(DR)-8 초음속 무인 정찰기로 추정되는 드론이 등장했다. 미국령 괌까지 정찰할 수 있는 비행거리를 보유하고 있다.

드론은 레이더에 잘 잡히지도 않고,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시설 공격 사례처럼 언제든지 폭격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비대칭 전력'이다. 물론 미 해군 항공모함에도 위협적인 존재다. 이날 행진에 나선 드론 3개 중대는 DR-8 외에도 공격형 스텔스 드론 리젠 등 4가지 서로 다른 드론을 선보였다.


■ 스텔스 전투기 젠(J)-20

이날 베이징 상공에는 스텔기 전투기 젠-20도 등장했다. 미군에서 절취한 기밀정보를 바탕으로 개발됐다고 한다. 미군의 F-35에 대응하는 전투기지만, 실제 전투능력은 미지수다. 엔진 성능 등에서 미군기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렇지만, 약체로 지적됐던 중국 공군의 위상이 크게 올라가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1949년 10월 1일 마오쩌둥이 보는 앞에서 처음 펼쳐진 열병식에서 중국은 보유했던 16대의 프로펠러 전투기를 전부 투입했다. 공군기 숫자가 부족해 저우언라이 총리 지시로 2차례 돌아가며 편대 비행을 했었던 70년 전에 비춰보면 격세지감이다.

이날 젠-20 외에도 훙-6N 장거리 전략폭격기도 첫선을 보이는 등 160대의 군용기들은 베이징 하늘을 빈틈없이 꽉 채우는 듯했다.

공군 출신인 이샤오광 상장이 이번 열병식의 총지휘를 맡은 점도 인민해방군의 무게 중심이 육군에서 공군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 "항공모함을 찍어낸다"...중국 해군의 물량 공세

1만 톤급 전투함정이 하나도 없다던 10년 전과 가장 달라진 게 중국 해군이다. 중국은 이미 러시아 함정을 개조한 항공모함 '랴오닝'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첫 국산 항모인 001A함의 실전 배치도 임박했다. 중국은 15년 내로 최소 5척의 항모를 운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서운 건 중국의 경이적인 물량공세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지난해 2월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중국해군은 2015년에서 2017년까지 37만 4천200톤의 함정을 건조했다. 같은 기간 미 해군이 건조한 함정이 18만 1천300톤이다. 2배가량 많은 함정을 건조하고 있고, 이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세계 2위 국방예산 10년 투자의 결실

BBC에 따르면 중국은 2019년 현재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약 1,682억 달러(우리 돈 약 201조 원)의 국방비를 투입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매년 최소 10%씩 상승한 수치이다.

중국과 함께 세계 2위를 다투는 러시아는 약 3분의 1수준인 631억 달러를 쓰고 있다. 중국의 국방 예산 가운데 33%인 561억 달러는 무기 조달과 방어 연구 개발에 투자된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많은 예산이 쓰이고 있다는 주장도 등장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이 이 문제를 언급했다.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은 중국이 공표되지 않은 국방예산 등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요구된다며 국제사회도 이 문제를 계속 이야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실제로 더 많은 군사비를 투입하고 있을 거라고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BBC를 비롯한 서방 언론들은 여전히 중국의 무기들이 질적으로 뒤처지며 미국을 따라잡기엔 아직도 수십 년의 세월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 중국은 이 군사력을 어디에 쓸 것인가?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에 대해 중국 군사력의 가장 강력한 부분을 과시하는 동시에 동북아 주변국에 대한 위협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먼저 위협을 느끼고 있는 곳은 타이완일 것이다. 특히 열병식에 등장한 무기 가운데 육군의 'Type 15 전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Type 15' 전차의 이른바 스펙은 1960년대 전차 수준이다. 105㎜ 주포에 무게도 35톤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이 무기를 열병식에 배치한 이유가 바로 타이완 상륙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국내적으로는 티베트의 고지대에 보병과 함께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 힘으로 만들어가는 '팍스(PAX) 차이나'

이날 열병식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중국 인민과 중화민족의 전진을 막을 어떤 세력도 있을 수 없다"는 650자 분량의 연설을 했다. '위대한'이라는 단어가 6회, '평화'는 5회 언급됐다.

'평화'라는 단어가 두 번 인용한 문구를 다시 보면 "평화통일과 일국양제 방침에 따라 홍콩과 마카오의 번영을 유지하고, 양안 관계를 평화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는 내용이다. 입으로는 평화를 외쳤지만, 실제로는 중화민족의 단합을 저해하는 분열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며 힘을 과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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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돋보기] ‘세계 2위’ 넘보는 중국 군사력…비장의 무기는 무엇?
    • 입력 2019-10-02 14: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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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력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서던 10년 전, 중국 사회과학원은 중국의 군사력이 미국에 이어서 2위로 평가됐다고 발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중국 내부에서도 "질적이 아닌 양적 평가"라고 물러섰는데, 이 평가를 한 중국 국방대학 장자오중 교수가 밝힌 사유가 기억에 남는다.

(질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해군에는 1만 톤급 이상 전투함정이 없어서 세계 8위 정도고, 공군에는 스텔스 전투기가 없어서 세계 7위 정도다."

그로부터 10년 뒤, 중국은 질적으로도 명실상부하게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권(러시아가 아직은 2위라는 평가가 많지만) 군사력에 근접하고 있다.


■ 미국 사정권 대륙간 탄도미사일 '둥펑-41'

'신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580개 무기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끈 건 최초 공개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둥펑-41'이다. 길이 16.5m, 직경 2.8m, 사거리 최대 1만 5천 킬로미터이며 핵탄두 10개를 탑재할 수 있다. 워싱턴DC 등 미국 대부분 지역이 '둥펑-41'의 사정권에 들어간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의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핵탄두 보유수에서 미국은 6450발, 중국은 280발로 격차가 아직 크다. 그러나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공개한 지금, 핵탄두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미 항모전단을 목표로 삼는 항공모함 킬러 '둥펑-17' 초음속미사일도 등장했다.


■ 괌까지 비행할 수 있는 무인 정찰기 DR-8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더불어 미국과의 군비 경쟁에서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게 무인 드론이다. 열병식에는 우젠(DR)-8 초음속 무인 정찰기로 추정되는 드론이 등장했다. 미국령 괌까지 정찰할 수 있는 비행거리를 보유하고 있다.

드론은 레이더에 잘 잡히지도 않고,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시설 공격 사례처럼 언제든지 폭격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비대칭 전력'이다. 물론 미 해군 항공모함에도 위협적인 존재다. 이날 행진에 나선 드론 3개 중대는 DR-8 외에도 공격형 스텔스 드론 리젠 등 4가지 서로 다른 드론을 선보였다.


■ 스텔스 전투기 젠(J)-20

이날 베이징 상공에는 스텔기 전투기 젠-20도 등장했다. 미군에서 절취한 기밀정보를 바탕으로 개발됐다고 한다. 미군의 F-35에 대응하는 전투기지만, 실제 전투능력은 미지수다. 엔진 성능 등에서 미군기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렇지만, 약체로 지적됐던 중국 공군의 위상이 크게 올라가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1949년 10월 1일 마오쩌둥이 보는 앞에서 처음 펼쳐진 열병식에서 중국은 보유했던 16대의 프로펠러 전투기를 전부 투입했다. 공군기 숫자가 부족해 저우언라이 총리 지시로 2차례 돌아가며 편대 비행을 했었던 70년 전에 비춰보면 격세지감이다.

이날 젠-20 외에도 훙-6N 장거리 전략폭격기도 첫선을 보이는 등 160대의 군용기들은 베이징 하늘을 빈틈없이 꽉 채우는 듯했다.

공군 출신인 이샤오광 상장이 이번 열병식의 총지휘를 맡은 점도 인민해방군의 무게 중심이 육군에서 공군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 "항공모함을 찍어낸다"...중국 해군의 물량 공세

1만 톤급 전투함정이 하나도 없다던 10년 전과 가장 달라진 게 중국 해군이다. 중국은 이미 러시아 함정을 개조한 항공모함 '랴오닝'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첫 국산 항모인 001A함의 실전 배치도 임박했다. 중국은 15년 내로 최소 5척의 항모를 운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서운 건 중국의 경이적인 물량공세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지난해 2월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중국해군은 2015년에서 2017년까지 37만 4천200톤의 함정을 건조했다. 같은 기간 미 해군이 건조한 함정이 18만 1천300톤이다. 2배가량 많은 함정을 건조하고 있고, 이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세계 2위 국방예산 10년 투자의 결실

BBC에 따르면 중국은 2019년 현재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약 1,682억 달러(우리 돈 약 201조 원)의 국방비를 투입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매년 최소 10%씩 상승한 수치이다.

중국과 함께 세계 2위를 다투는 러시아는 약 3분의 1수준인 631억 달러를 쓰고 있다. 중국의 국방 예산 가운데 33%인 561억 달러는 무기 조달과 방어 연구 개발에 투자된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많은 예산이 쓰이고 있다는 주장도 등장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이 이 문제를 언급했다.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은 중국이 공표되지 않은 국방예산 등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요구된다며 국제사회도 이 문제를 계속 이야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실제로 더 많은 군사비를 투입하고 있을 거라고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BBC를 비롯한 서방 언론들은 여전히 중국의 무기들이 질적으로 뒤처지며 미국을 따라잡기엔 아직도 수십 년의 세월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 중국은 이 군사력을 어디에 쓸 것인가?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에 대해 중국 군사력의 가장 강력한 부분을 과시하는 동시에 동북아 주변국에 대한 위협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먼저 위협을 느끼고 있는 곳은 타이완일 것이다. 특히 열병식에 등장한 무기 가운데 육군의 'Type 15 전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Type 15' 전차의 이른바 스펙은 1960년대 전차 수준이다. 105㎜ 주포에 무게도 35톤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이 무기를 열병식에 배치한 이유가 바로 타이완 상륙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국내적으로는 티베트의 고지대에 보병과 함께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 힘으로 만들어가는 '팍스(PAX) 차이나'

이날 열병식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중국 인민과 중화민족의 전진을 막을 어떤 세력도 있을 수 없다"는 650자 분량의 연설을 했다. '위대한'이라는 단어가 6회, '평화'는 5회 언급됐다.

'평화'라는 단어가 두 번 인용한 문구를 다시 보면 "평화통일과 일국양제 방침에 따라 홍콩과 마카오의 번영을 유지하고, 양안 관계를 평화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는 내용이다. 입으로는 평화를 외쳤지만, 실제로는 중화민족의 단합을 저해하는 분열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며 힘을 과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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