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피아’ 실태 단독입수…113명 사립대 재취업해 53억 챙겨

입력 2019.10.02 (21:55) 수정 2019.10.02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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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 사립대의 재정 비리 규모가 지난 11년 간 4천억 원이 넘는다는 보도, 어제(1일) 전해드렸습니다.

교육부와 사립대의 끈끈한 유착 관계가 근절되지 않는 사학비리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죠.

확인해보니,​백 명이 넘는 교육부 퇴직자들이 현재 사립대 교직원으로 재직중이고, 지난해에만 50억 원이 넘은 돈을 급여로 받았습니다.

정연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극동대학교 부총장으로 재직 중인 A씨, 2012년 교육부 서기관에서 퇴직한 뒤 바로 다음날 이 학교 부총장으로 임용됐습니다.

역시 교육부 서기관 출신인 B씨도 2017년 교수로 임용됐고, 지금은 대외업무를 총괄하는 부총장을 맡고 있습니다.

부총장 2명이 모두 교육부 출신인 겁니다.

이처럼 현재 사립대에 재직중인 교육부 퇴직 공무원들은 전국 80여 학교에 걸쳐 모두 113명, 대부분 4급 이상의 고위 공무원이지만, 7급과 8급, 9급 기능직까지 다양한 직급의 퇴직자들이 사립대에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대학들이 지난해 이들에게 지급한 급여는 모두 53억여원으로, 수당 등을 포함하면 실제 액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교육부가 지난 11년 동안 사립대 감사를 통해 적발한 횡령이나 회계부정 등 위법, 부당행위는 4천 건이 넘지만, 관련된 비위 당사자의 90% 이상은 징계가 아닌 '경고'나 '주의'에 그쳤습니다.

교육부 국정감사에서도 퇴직후 사립대에 재취업한 이른바 '교피아'들이 사학비리 처벌에 장애가 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학비리가 만연해도 교육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이유가 바로 이 교피아들 때문 아닙니까?"]

[유은혜/교육부 장관 : "저희가 재취업이나 퇴직후의 취업과 관련해서는 기준을 강화하고 근절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학혁신위원회도 최근 발간한 백서에서, 교육부 퇴직 공무원들이 사립대학 내 중요 직위에서 일하는 방식으로 '유착'을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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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피아’ 실태 단독입수…113명 사립대 재취업해 53억 챙겨
    • 입력 2019-10-02 21:57:15
    • 수정2019-10-02 22:41:20
    뉴스 9
[앵커]

전국 사립대의 재정 비리 규모가 지난 11년 간 4천억 원이 넘는다는 보도, 어제(1일) 전해드렸습니다.

교육부와 사립대의 끈끈한 유착 관계가 근절되지 않는 사학비리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죠.

확인해보니,​백 명이 넘는 교육부 퇴직자들이 현재 사립대 교직원으로 재직중이고, 지난해에만 50억 원이 넘은 돈을 급여로 받았습니다.

정연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극동대학교 부총장으로 재직 중인 A씨, 2012년 교육부 서기관에서 퇴직한 뒤 바로 다음날 이 학교 부총장으로 임용됐습니다.

역시 교육부 서기관 출신인 B씨도 2017년 교수로 임용됐고, 지금은 대외업무를 총괄하는 부총장을 맡고 있습니다.

부총장 2명이 모두 교육부 출신인 겁니다.

이처럼 현재 사립대에 재직중인 교육부 퇴직 공무원들은 전국 80여 학교에 걸쳐 모두 113명, 대부분 4급 이상의 고위 공무원이지만, 7급과 8급, 9급 기능직까지 다양한 직급의 퇴직자들이 사립대에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대학들이 지난해 이들에게 지급한 급여는 모두 53억여원으로, 수당 등을 포함하면 실제 액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교육부가 지난 11년 동안 사립대 감사를 통해 적발한 횡령이나 회계부정 등 위법, 부당행위는 4천 건이 넘지만, 관련된 비위 당사자의 90% 이상은 징계가 아닌 '경고'나 '주의'에 그쳤습니다.

교육부 국정감사에서도 퇴직후 사립대에 재취업한 이른바 '교피아'들이 사학비리 처벌에 장애가 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학비리가 만연해도 교육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이유가 바로 이 교피아들 때문 아닙니까?"]

[유은혜/교육부 장관 : "저희가 재취업이나 퇴직후의 취업과 관련해서는 기준을 강화하고 근절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학혁신위원회도 최근 발간한 백서에서, 교육부 퇴직 공무원들이 사립대학 내 중요 직위에서 일하는 방식으로 '유착'을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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