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생태학자를 놀라게 한 ‘도구’ 쓰는 돼지

입력 2019.10.08 (14:01) 수정 2019.10.0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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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사얀 워티 피그가 도구를 사용하는 모습 [출처:메러디스 루트 번스타인 유튜브(https://youtu.be/koXmR2pSp9Q)]

"나뭇잎을 몇 장 가져다 놓더니, 흙더미 여기저기로 옮겨 놓고 나서는, 코로 땅을 좀 팠어요. 그러더니 흙더미에 있던 10cm x 40cm 정도 크기의 편평한 나무껍질을 주둥이로 물어 올려 그걸 이용해 땅을 파기 시작했어요. 아주 힘차고 빠르게 흙을 파내서 옮기더라고요!"

보전 생태학자인 메러디스 루트 번스타인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연구팀과 더불어 관찰한 결과다. 관찰 대상은 프리실라라는 이름을 가진 멸종위기의 비사얀 워티 피그(Visayan warty pig) 암퇘지와 그 가족. 프랑스 파리 동물원에서 일어난 일이다.

7일(현지시간) CNN은 이 같은 '발견'을 영상과 함께 보도했다. 2019 '돼지의 해'에 때로는 인간을 구하는 실험용 동물로, 때로는 믿음직하고 사랑스러운 동물치료용으로, 그리고 종종 귀여운 '짤'로 웃음을 선사하는 돼지와 관련한 새로운 사실이 알려졌다며.

돼지는 대개 우둔한 동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도구'를 사용할 정도의 지능을 가진 몇 안 되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메러디스 루트 번스타인이 이끄는 프랑스 연구팀은 과학저널 '포유류 생물학' 최신호에 관련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손가락도 없고 코도 뭉툭하지만 돼지는 나뭇가지 등의 도구를 이용해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으로, 심지어 실험 결과를 더욱더 잘 확인하기 위해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작했는데도 '도구'를 쓰더라는 것이다.

이는 과학적으로 이제까지는 전혀 알려진 바 없던 사실로, 루트 번스타인은 "우리는 인간만이 주변 환경을 이용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수많은 다른 동물들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다만 도구를 이용해 땅을 파는 것이 돼지의 발굽이나 주둥이를 써서 땅을 파는 것보다 덜 효율적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그런데도 돼지들이 왜 '굳이' 도구를 쓰려고 하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내놓은 최선의 추측은 "재미있어서?"였다.

연구팀은 또 "효율이 떨어지게 보여도 도구를 이용해 땅을 파는 행위가 어쩌면 돼지의 신체적 약점을 보완해 보금자리를 만드는데 실제로 도움이 되는 행위일지도 모른다"면서 "단지 인간이 그 이유를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도 설명했다.

한편 프리실라 돼지 가족들에게서는 사람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듯, 돼지들끼리 필요한 행동을 서로 간에 보고 배우는 것으로도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도구'를 쓰는 돼지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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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생태학자를 놀라게 한 ‘도구’ 쓰는 돼지
    • 입력 2019-10-08 14:01:44
    • 수정2019-10-08 18: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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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사얀 워티 피그가 도구를 사용하는 모습 [출처:메러디스 루트 번스타인 유튜브(https://youtu.be/koXmR2pSp9Q)]

"나뭇잎을 몇 장 가져다 놓더니, 흙더미 여기저기로 옮겨 놓고 나서는, 코로 땅을 좀 팠어요. 그러더니 흙더미에 있던 10cm x 40cm 정도 크기의 편평한 나무껍질을 주둥이로 물어 올려 그걸 이용해 땅을 파기 시작했어요. 아주 힘차고 빠르게 흙을 파내서 옮기더라고요!"

보전 생태학자인 메러디스 루트 번스타인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연구팀과 더불어 관찰한 결과다. 관찰 대상은 프리실라라는 이름을 가진 멸종위기의 비사얀 워티 피그(Visayan warty pig) 암퇘지와 그 가족. 프랑스 파리 동물원에서 일어난 일이다.

7일(현지시간) CNN은 이 같은 '발견'을 영상과 함께 보도했다. 2019 '돼지의 해'에 때로는 인간을 구하는 실험용 동물로, 때로는 믿음직하고 사랑스러운 동물치료용으로, 그리고 종종 귀여운 '짤'로 웃음을 선사하는 돼지와 관련한 새로운 사실이 알려졌다며.

돼지는 대개 우둔한 동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도구'를 사용할 정도의 지능을 가진 몇 안 되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메러디스 루트 번스타인이 이끄는 프랑스 연구팀은 과학저널 '포유류 생물학' 최신호에 관련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손가락도 없고 코도 뭉툭하지만 돼지는 나뭇가지 등의 도구를 이용해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으로, 심지어 실험 결과를 더욱더 잘 확인하기 위해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작했는데도 '도구'를 쓰더라는 것이다.

이는 과학적으로 이제까지는 전혀 알려진 바 없던 사실로, 루트 번스타인은 "우리는 인간만이 주변 환경을 이용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수많은 다른 동물들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다만 도구를 이용해 땅을 파는 것이 돼지의 발굽이나 주둥이를 써서 땅을 파는 것보다 덜 효율적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그런데도 돼지들이 왜 '굳이' 도구를 쓰려고 하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내놓은 최선의 추측은 "재미있어서?"였다.

연구팀은 또 "효율이 떨어지게 보여도 도구를 이용해 땅을 파는 행위가 어쩌면 돼지의 신체적 약점을 보완해 보금자리를 만드는데 실제로 도움이 되는 행위일지도 모른다"면서 "단지 인간이 그 이유를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도 설명했다.

한편 프리실라 돼지 가족들에게서는 사람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듯, 돼지들끼리 필요한 행동을 서로 간에 보고 배우는 것으로도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도구'를 쓰는 돼지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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