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돈 불려주겠다”며 친구 가정 파탄 낸 그녀의 정체는?

입력 2019.10.08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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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죄로 1년을 복역하고 2016년 출소한 30대 송 모 씨.

사채에 쫓기다 다시 범죄의 늪에 빠집니다.

범행대상은 학부모 모임에서 만난 A 씨.

함께 아이를 키우는 처지였던 터라 어렵지 않게 가까워집니다.

시일이 어느 정도 지났을 무렵, 송 씨는 그녀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냅니다.

"아는 어린이집 원장님이 돈을 알아봐 달라고 하는데 300만 원을 빌려주면 이자로 30만 원을 주겠다고 하더라"라며 돈 벌 기회를 제안한 겁니다.

적은 투자금과 높은 이자율에 솔깃해진 A 씨는 돈을 건넵니다.

이런 일이 점차 늘어났고 결국 9개월에 걸쳐 7억 원이 넘는 금액이 오갑니다.

돈을 돌려받지 못한 A 씨가 송 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합니다.

그런데 되려 송 씨가 A 씨를 협박죄로 고소합니다. 맞불을 놓은 겁니다.

돈도 사람도 잃고, 괴로운 소송전에 휘말리게 된 A 씨.

결국, 재판이 끝나기도 전에 유명을 달리하게 됩니다. 배우자의 사업도 어려움을 겪고 멀쩡한 가정이 순식간에 풍비박산 났습니다.

송 씨의 이 같은 범행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그녀가 31살이던 2011년, 또래의 현역 군인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외삼촌이 육군 4성급 장군이고 자신은 로스쿨을 나온 이혼전문 변호사라고 설명합니다.

그는 자신이 사채업자들에게 돈을 빌려준 뒤 이자를 붙여 되돌려 팔고 부동산 경매 등으로도 수익을 내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니 며칠만 돈을 빌려주면 재산을 불려주겠다고 제안합니다.

사실 송 씨의 정체는 강원도 원주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보육교사.

장군 외삼촌도 없었고, 큰 사업체를 운영한다던 부모님들도 무직 상태였습니다. 물론 부동산 경매를 통해 수익을 낸 적도 없었고요.

미끼를 덥석 물었던 현역 군인은 반년에 걸쳐 송 씨에게 7억여 원을 송금하게 됩니다.

군인도 송 씨를 고소했는데, 역시나 협박죄를 들이미는 소송 카드에 군 검찰 조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공인이었으니 약점이 많았을 겁니다. 수사단계에서 군인이 합의를 거부하자 공직자인 그의 사생활을 들춰 괴롭힙니다.

그래도 재판 과정에서 피해액 중 일부를 보상하고 합의도 받아내 징역 1년을 살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범행의 피해는 더 심각해보입니다.

금전적 피해도 둘째치더라도, 재판 결과도 나기 전에 피해자는 세상을 떠났고 어린아이는 부모를 잃었습니다. 배우자도 사업이 좌초돼 한 가정이 파탄에 이르게 됐습니다.

1심 재판을 맡은 서울동부지방법원은 또 한 번의 사기로 한 가정을 망가뜨린 송 씨에게 지난 5월,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송 씨가 비록 7억 원이 넘는 가까운 사기를 쳤지만 4억 원 가까이 변제했고, 담보를 잡거나 별다른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피해자의 책임도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송 씨가 양육해야 할 미성년 자녀가 있음을 감안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사와 송 씨 모두 항소했지만, 법원은 양형기준과 제반 사정 등을 고려할 때 문제는 없다며 모두 기각했습니다.

결국, 사채를 갚기 위해 절친을 속이며 한 가정을 파탄 냈던 그녀는 자신의 어린 자식을 남겨둔 채 다시 감옥으로 가게 됐습니다.

[그래픽 : 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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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후] “돈 불려주겠다”며 친구 가정 파탄 낸 그녀의 정체는?
    • 입력 2019-10-08 20:59:51
    취재후·사건후
사기죄로 1년을 복역하고 2016년 출소한 30대 송 모 씨.

사채에 쫓기다 다시 범죄의 늪에 빠집니다.

범행대상은 학부모 모임에서 만난 A 씨.

함께 아이를 키우는 처지였던 터라 어렵지 않게 가까워집니다.

시일이 어느 정도 지났을 무렵, 송 씨는 그녀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냅니다.

"아는 어린이집 원장님이 돈을 알아봐 달라고 하는데 300만 원을 빌려주면 이자로 30만 원을 주겠다고 하더라"라며 돈 벌 기회를 제안한 겁니다.

적은 투자금과 높은 이자율에 솔깃해진 A 씨는 돈을 건넵니다.

이런 일이 점차 늘어났고 결국 9개월에 걸쳐 7억 원이 넘는 금액이 오갑니다.

돈을 돌려받지 못한 A 씨가 송 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합니다.

그런데 되려 송 씨가 A 씨를 협박죄로 고소합니다. 맞불을 놓은 겁니다.

돈도 사람도 잃고, 괴로운 소송전에 휘말리게 된 A 씨.

결국, 재판이 끝나기도 전에 유명을 달리하게 됩니다. 배우자의 사업도 어려움을 겪고 멀쩡한 가정이 순식간에 풍비박산 났습니다.

송 씨의 이 같은 범행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그녀가 31살이던 2011년, 또래의 현역 군인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외삼촌이 육군 4성급 장군이고 자신은 로스쿨을 나온 이혼전문 변호사라고 설명합니다.

그는 자신이 사채업자들에게 돈을 빌려준 뒤 이자를 붙여 되돌려 팔고 부동산 경매 등으로도 수익을 내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니 며칠만 돈을 빌려주면 재산을 불려주겠다고 제안합니다.

사실 송 씨의 정체는 강원도 원주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보육교사.

장군 외삼촌도 없었고, 큰 사업체를 운영한다던 부모님들도 무직 상태였습니다. 물론 부동산 경매를 통해 수익을 낸 적도 없었고요.

미끼를 덥석 물었던 현역 군인은 반년에 걸쳐 송 씨에게 7억여 원을 송금하게 됩니다.

군인도 송 씨를 고소했는데, 역시나 협박죄를 들이미는 소송 카드에 군 검찰 조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공인이었으니 약점이 많았을 겁니다. 수사단계에서 군인이 합의를 거부하자 공직자인 그의 사생활을 들춰 괴롭힙니다.

그래도 재판 과정에서 피해액 중 일부를 보상하고 합의도 받아내 징역 1년을 살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범행의 피해는 더 심각해보입니다.

금전적 피해도 둘째치더라도, 재판 결과도 나기 전에 피해자는 세상을 떠났고 어린아이는 부모를 잃었습니다. 배우자도 사업이 좌초돼 한 가정이 파탄에 이르게 됐습니다.

1심 재판을 맡은 서울동부지방법원은 또 한 번의 사기로 한 가정을 망가뜨린 송 씨에게 지난 5월,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송 씨가 비록 7억 원이 넘는 가까운 사기를 쳤지만 4억 원 가까이 변제했고, 담보를 잡거나 별다른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피해자의 책임도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송 씨가 양육해야 할 미성년 자녀가 있음을 감안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사와 송 씨 모두 항소했지만, 법원은 양형기준과 제반 사정 등을 고려할 때 문제는 없다며 모두 기각했습니다.

결국, 사채를 갚기 위해 절친을 속이며 한 가정을 파탄 냈던 그녀는 자신의 어린 자식을 남겨둔 채 다시 감옥으로 가게 됐습니다.

[그래픽 : 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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