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곳 없는 노동자들을 위한 쉼터, ‘꿀잠’

입력 2019.10.09 (21:37) 수정 2019.10.09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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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거리로 나선 비정규직이나 해고 노동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쉼터가 있습니다.

바로 '꿀잠'이라는 쉼터인데요.

꿀잠에서의 하루를 양예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비 내리는 오후.

노동자 손님들을 위한 저녁 식사 준비가 한창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손님은 부산과 인천에서 올라온 버스 노조원들입니다.

하루 종일 거리를 전전하다 지친 몸을 누이러 이 곳을 찾았습니다.

2년 전 여름, 비정규직과 해고 노동자들 위해 문을 연 쉼터 '꿀잠',

뜻 있는 후원자 890명이 십시일반 모아 건물을 마련하고, 이용자들이 무료로 쉬어갈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소연/꿀잠 활동가 : "노동자들이 언제든지 와서 편하게 밥도 먹고 빨래도 하고, 잠도 자고 그런 공간이에요."]

10 제곱미터 남짓 크지 않은 방들이지만, 이 아늑한 숙소에서 씻을 수 있고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할 수 있습니다.

노동자들에겐 어느새 든든한 안식처로 자리 잡았습니다.

[전광재/부산 지역버스노조 : "세탁기가 또 마련돼 있어요. 그래서 간단한 속옷 빨래도 할 수 있고 그리고 마르면 갈아입을 수도 있고 이런 것들이 굉장히 도움이 되죠."]

늦은 밤, 이번엔 현대기아차 해고노동자들이 찾아왔습니다.

밤 열시가 넘었지만, 꿀잠은 오갈데 없는 이들을 따뜻하게 맞아줍니다.

[김종대/현대자동차 해고노동자 : "점거 농성을 하다 연행돼서 조사받고 방금 석방돼서 꿀잠 여기가 생각나고..."]

농성장에서, 거리에서 매일 선잠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게 말 그대로 꿀맛같은 잠, '꿀잠'을 선물합니다.

[지현민/현대자동차 해고노동자 : "장시간 투쟁들을 이어오다 보니까 심신도 많이 지쳐있고 한 번도 편한 잠을 자본적 없었는데. 여기 와서 진짜 말 그대로 꿀잠이더라고요. 정말 오랜만에 꿀잠을 잤던 것 같고요."]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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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쉴 곳 없는 노동자들을 위한 쉼터, ‘꿀잠’
    • 입력 2019-10-09 21:40:00
    • 수정2019-10-09 21: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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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거리로 나선 비정규직이나 해고 노동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쉼터가 있습니다.

바로 '꿀잠'이라는 쉼터인데요.

꿀잠에서의 하루를 양예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비 내리는 오후.

노동자 손님들을 위한 저녁 식사 준비가 한창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손님은 부산과 인천에서 올라온 버스 노조원들입니다.

하루 종일 거리를 전전하다 지친 몸을 누이러 이 곳을 찾았습니다.

2년 전 여름, 비정규직과 해고 노동자들 위해 문을 연 쉼터 '꿀잠',

뜻 있는 후원자 890명이 십시일반 모아 건물을 마련하고, 이용자들이 무료로 쉬어갈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소연/꿀잠 활동가 : "노동자들이 언제든지 와서 편하게 밥도 먹고 빨래도 하고, 잠도 자고 그런 공간이에요."]

10 제곱미터 남짓 크지 않은 방들이지만, 이 아늑한 숙소에서 씻을 수 있고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할 수 있습니다.

노동자들에겐 어느새 든든한 안식처로 자리 잡았습니다.

[전광재/부산 지역버스노조 : "세탁기가 또 마련돼 있어요. 그래서 간단한 속옷 빨래도 할 수 있고 그리고 마르면 갈아입을 수도 있고 이런 것들이 굉장히 도움이 되죠."]

늦은 밤, 이번엔 현대기아차 해고노동자들이 찾아왔습니다.

밤 열시가 넘었지만, 꿀잠은 오갈데 없는 이들을 따뜻하게 맞아줍니다.

[김종대/현대자동차 해고노동자 : "점거 농성을 하다 연행돼서 조사받고 방금 석방돼서 꿀잠 여기가 생각나고..."]

농성장에서, 거리에서 매일 선잠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게 말 그대로 꿀맛같은 잠, '꿀잠'을 선물합니다.

[지현민/현대자동차 해고노동자 : "장시간 투쟁들을 이어오다 보니까 심신도 많이 지쳐있고 한 번도 편한 잠을 자본적 없었는데. 여기 와서 진짜 말 그대로 꿀잠이더라고요. 정말 오랜만에 꿀잠을 잤던 것 같고요."]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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