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화장하면 매춘부’ 총신대 교수 막말…‘바르게 인도’ 의도?

입력 2019.10.1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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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 교수가 수업 중에 "길거리에서 화장하는 건 매춘부들의 행동"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총신대 총학생회는 오늘(11일) 이 대학 신학과 A 교수가 지난 4일 교양수업 중 한 여학생의 머리에 있는 헤어롤을 가리키며 "대낮에 길거리에서 거울 보고 화장하는 건 몸 파는 여자들의 행동이지 정상인이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A 교수는 또 "대학생 같이 생겼는데 아 쟤 매춘을 하는구나, 내가 교수가 아니라면 돈 한 만 원 줄 테니까 갈래? 이렇게 하고 싶어"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을 들은 피해 학생은 학교 상담센터에 신고했고, 이 발언은 신학과 대의원회에까지 알려져 7일 학내에 대자보까지 붙었습니다.

7일 신학과 대의원회가 학교에 붙인 대자보7일 신학과 대의원회가 학교에 붙인 대자보

"바르게 인도하겠다는 의도가 강해 나온 발언"…분노만 키운 1차 사과

대의원회의 대자보가 붙은 다음 날인 8일 A 교수는 '성희롱적 발언 대상자로 지목된 사람' 명의로 사과문을 게시했습니다.

사과문을 통해 A 교수는 "바르게 인도하겠다는 의도가 강하여 나온 발언"이라며 "총신 학생들이 학교 외에 다른 곳에서 오해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뜻과 보호 차원으로 강한 표현을 했다"고 적었습니다.

A 교수가 8일 붙인 1차 사과문A 교수가 8일 붙인 1차 사과문

이 같은 해명에 대해 학생들은 분노했고, 이번엔 총학생회가 나서 A 교수를 규탄하고 학교 측에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총학생회는 입장문을 통해 "A 교수의 발언은 지난 총신대학교의 병폐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발언의 수위가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음에도 발언 당사자가 실질적인 책임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적었습니다. A 교수의 사과가 부적절했음을 비판한 겁니다.

9일 총학생회가 게시한 입장문9일 총학생회가 게시한 입장문

"총신대 모든 학생에게 깊은 사과"…이틀 만에 나온 2차 사과

학생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자 A 교수는 총학생회 입장문이 나온 다음 날 새벽 다시금 '해당 사건 교수'라는 명의로 사과문을 게시했습니다. 1차 사과문이 부족한 해명이었음을 인정하면서 "성희롱적 발언이 전적으로 제 허물임을 인정하며 그것에 상응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습니다.

A 교수가 10일 붙인 2차 사과문A 교수가 10일 붙인 2차 사과문

이에 대해 조현수 총신대 총학생회장은 오늘 KBS와의 통화에서 "개인의 일탈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이전부터 용인돼왔던 부조리한 일들이 터져 나온 거라는 생각이 든다"며 "학교 측이 확실히 대처하고, 재발방지책과 피해 학생에 대한 보호책을 마련할 때까지 목소리 계속 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11일 총신대 총장이 발표한 사과문11일 총신대 총장이 발표한 사과문

총신대 총장 사과문 게시 "진상 조사후 징계위 가동…재발방지책 마련할 것"

학교 측도 이번 사태를 엄중히 여겨 10일 교무회의를 열어 해당 수업의 휴강을 결정하고, 대체 교수를 구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오후 총장 명의 사과문도 발표했습니다.

이재서 총장은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위원회를 통해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징계위원회를 가동해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며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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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거리 화장하면 매춘부’ 총신대 교수 막말…‘바르게 인도’ 의도?
    • 입력 2019-10-11 15:35:23
    취재K
총신대 교수가 수업 중에 "길거리에서 화장하는 건 매춘부들의 행동"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총신대 총학생회는 오늘(11일) 이 대학 신학과 A 교수가 지난 4일 교양수업 중 한 여학생의 머리에 있는 헤어롤을 가리키며 "대낮에 길거리에서 거울 보고 화장하는 건 몸 파는 여자들의 행동이지 정상인이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A 교수는 또 "대학생 같이 생겼는데 아 쟤 매춘을 하는구나, 내가 교수가 아니라면 돈 한 만 원 줄 테니까 갈래? 이렇게 하고 싶어"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을 들은 피해 학생은 학교 상담센터에 신고했고, 이 발언은 신학과 대의원회에까지 알려져 7일 학내에 대자보까지 붙었습니다.

7일 신학과 대의원회가 학교에 붙인 대자보
"바르게 인도하겠다는 의도가 강해 나온 발언"…분노만 키운 1차 사과

대의원회의 대자보가 붙은 다음 날인 8일 A 교수는 '성희롱적 발언 대상자로 지목된 사람' 명의로 사과문을 게시했습니다.

사과문을 통해 A 교수는 "바르게 인도하겠다는 의도가 강하여 나온 발언"이라며 "총신 학생들이 학교 외에 다른 곳에서 오해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뜻과 보호 차원으로 강한 표현을 했다"고 적었습니다.

A 교수가 8일 붙인 1차 사과문
이 같은 해명에 대해 학생들은 분노했고, 이번엔 총학생회가 나서 A 교수를 규탄하고 학교 측에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총학생회는 입장문을 통해 "A 교수의 발언은 지난 총신대학교의 병폐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발언의 수위가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음에도 발언 당사자가 실질적인 책임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적었습니다. A 교수의 사과가 부적절했음을 비판한 겁니다.

9일 총학생회가 게시한 입장문
"총신대 모든 학생에게 깊은 사과"…이틀 만에 나온 2차 사과

학생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자 A 교수는 총학생회 입장문이 나온 다음 날 새벽 다시금 '해당 사건 교수'라는 명의로 사과문을 게시했습니다. 1차 사과문이 부족한 해명이었음을 인정하면서 "성희롱적 발언이 전적으로 제 허물임을 인정하며 그것에 상응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습니다.

A 교수가 10일 붙인 2차 사과문
이에 대해 조현수 총신대 총학생회장은 오늘 KBS와의 통화에서 "개인의 일탈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이전부터 용인돼왔던 부조리한 일들이 터져 나온 거라는 생각이 든다"며 "학교 측이 확실히 대처하고, 재발방지책과 피해 학생에 대한 보호책을 마련할 때까지 목소리 계속 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11일 총신대 총장이 발표한 사과문
총신대 총장 사과문 게시 "진상 조사후 징계위 가동…재발방지책 마련할 것"

학교 측도 이번 사태를 엄중히 여겨 10일 교무회의를 열어 해당 수업의 휴강을 결정하고, 대체 교수를 구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오후 총장 명의 사과문도 발표했습니다.

이재서 총장은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위원회를 통해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징계위원회를 가동해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며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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