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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복면 금지’의 역설…탈출구는 없나
입력 2019.10.12 (21:39) 수정 2019.10.12 (22:22)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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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복면 금지’의 역설…탈출구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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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송환법으로 촉발된 홍콩 시위가 다섯달째를 맞고 있지만,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홍콩 정부는 시위대의 집결을 막겠다며 '복면금지법'까지 강행했지만 시위는 오히려 과격해지는 모양새입니다.

유혈 충돌에 시설물 파괴, 사재기까지, 홍콩 도시 자체도 점점 마비되고 있습니다.

홍콩 사태의 탈출구는 없는 걸까요?

김영준 순회 특파원이 시위 현장속으로 직접 들어가 봤습니다.

[리포트]

["폭도는 없고, 폭정만 있다. 홍콩인이여 힘내라!"]

홍콩 도심 한복판에서 검은 빛 시위 행렬이 이어집니다.

하나같이 검은 옷과 마스크, 복명을 썼습니다.

["자유를 위한 투쟁! 홍콩을 지지해 주세요!"]

수 킬로미터씩 걸어가는 시위대.

휠체어에 의지한 백발의 노인부터 2살 아이와 나온 20대 여성까지.

살벌한 시위현장에 다양한 연령의 홍콩 시민이 나섰습니다.

[크리스틴/시위 참가자 : "아이를 위해서 거리 시위에 나왔습니다. 내 아이의 미래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요."]

홍콩 시위는 다섯달째를 맞은 지금, 복면 금지법을 계기로 더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홍콩 정부가 시위 확산을 막겠다며 지난 5일 0시부터 복면 금지법을 강행했습니다.

위반하면 최고 1년 징역형이나 홍콩 달러로 2만 5000불, 우리 돈 약 380만 원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캐리 람/홍콩행정장관/지난 4일 : "의회의 최고 책임자는 오늘 아침 특별 회의에서 비상 규제 조례에 따른 권한을 발동하고, 집회나 시위에서 얼굴을 가릴 수 없는 복면 금지법을 시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홍콩 시민들에게 복면금지법은 가장 우려하는 통제 시스템 중 하나입니다.

홍콩 시민들은 중국 중앙정부가 새로운 법을 더하면 상상 못할 억압과 통제가 따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노아/시위 참가자 : "복면 금지법이 시작되면서 홍콩 시민의 자유와 관련된 문제가 됐어요. 자유를 위해서 마스크를 쓰고 시위에 참가해 싸울 겁니다."]

복면 금지법이 시위에 기름을 부은 격입니다.

시위에 나선 시민들은 복면 금지법이 강행되면서 오히려 민주화 요구 시위의 필요성이커졌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시위의 열기도 한층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지난 6일 밤엔 홍콩 시위대와 홍콩 주둔 중국 인민해방군 간에 첫 대치가 이뤄졌습니다.

시위대 수백 명이 중국 인민해방군이 주둔하는 건물에 근접해 건물에 레이저를 쏘며 홍콩에서 물러 갈 것을 요구했습니다.

인민해방군도 경계 태세를 갖춥니다.

'노란색 깃발'을 들어 시위 중단을 경고했습니다.

[랜/시위 참가자 : "우리는 홍콩 경찰이 무섭지 않습니다. 우리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긴급법과 복면 금지법을 적용해 우리를 억압하고 통제하려는 겁니다.."]

연일 반복되는 시위에 부상자도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1일과 4일엔 홍콩 경찰이 실탄을 발사해 시위 중이던 10대 학생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소니아 응/홍콩 여대생 : "경찰이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욕설을 퍼붓고, 능욕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지하철 역과 친중 상점, 은행도 파괴됐습니다.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이어지면서 이처럼 시설이 파괴되는 등 혼란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시위 초반 분위기는 사뭇 달랐습니다.

일부 시위대가 과격한 행동을 보이면 서로 진정시켜 평화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홍콩 당국이 강경 대응을 고수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캐리람/홍콩 행정장관 : "홍콩은 전례 없는 폭력에 직면해 있으며, 정부는 폭력에 대한 거부와 평화 회복, 시민의 일상생활 안전을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수의 폭도들이 홍콩을 파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습니다."]

경찰에 체포된 부상자 중에서 사망자가 있다는 미확인 소문은 과격 시위를 부채질했습니다.

[모/시위 참가자 : "과격 시위가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는 거예요. 정부는 계속 시위 참가자를 심하게 때려요. 시위가 거칠어졌다고 하지만 우리는 우리를 보호하는 것 뿐이에요."]

시위대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퇴진을 요구하고, 홍콩 임시정부 수립을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지하철 역사는 폐쇄됐고, 쇼핑몰도 잇따라 문을 닫고 있습니다.

불안해진 시민들은 생필품을 사재기하고, 은행에서 돈을 찾아놓고 있습니다.

[레이몬드/홍콩 시민 : "시위가 계속되면서 사업은 최소한 절반 정도, 어쩌면 그 이상 하락했어요. 수입을 보면 경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죠. 홍콩에 있기가 불안합니다."]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하나같이 마지막 기회라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합니다.

5년 전 우산혁명의 교훈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마저 실패하면 더이상 기회가 없다는 겁니다.

국제사회의 우려도 높습니다.

홍콩과 중국 스스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미첼 바첼렛/유엔 인권 최고대표 : "홍콩 당국과 시민들에게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의미 있고,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진실하고 투명한 대화에 참여하라고 재차 촉구합니다."]

출구 없이 이어지는 홍콩 시위 사태에 대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물어봤습니다.

[기우판/시위대 : "한국이 민주주의를 얻어내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인 것과 마찬가지로 홍콩도 끝까지 싸워나갈 겁니다."]

우리나라를 본보기로 삼고 있다는 홍콩 시민들.

어떤 역사적 값진 자취를 남길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홍콩에서 김영준입니다.
  • [핫이슈] ‘복면 금지’의 역설…탈출구는 없나
    • 입력 2019.10.12 (21:39)
    • 수정 2019.10.12 (22:22)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핫이슈] ‘복면 금지’의 역설…탈출구는 없나
[앵커]

송환법으로 촉발된 홍콩 시위가 다섯달째를 맞고 있지만,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홍콩 정부는 시위대의 집결을 막겠다며 '복면금지법'까지 강행했지만 시위는 오히려 과격해지는 모양새입니다.

유혈 충돌에 시설물 파괴, 사재기까지, 홍콩 도시 자체도 점점 마비되고 있습니다.

홍콩 사태의 탈출구는 없는 걸까요?

김영준 순회 특파원이 시위 현장속으로 직접 들어가 봤습니다.

[리포트]

["폭도는 없고, 폭정만 있다. 홍콩인이여 힘내라!"]

홍콩 도심 한복판에서 검은 빛 시위 행렬이 이어집니다.

하나같이 검은 옷과 마스크, 복명을 썼습니다.

["자유를 위한 투쟁! 홍콩을 지지해 주세요!"]

수 킬로미터씩 걸어가는 시위대.

휠체어에 의지한 백발의 노인부터 2살 아이와 나온 20대 여성까지.

살벌한 시위현장에 다양한 연령의 홍콩 시민이 나섰습니다.

[크리스틴/시위 참가자 : "아이를 위해서 거리 시위에 나왔습니다. 내 아이의 미래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요."]

홍콩 시위는 다섯달째를 맞은 지금, 복면 금지법을 계기로 더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홍콩 정부가 시위 확산을 막겠다며 지난 5일 0시부터 복면 금지법을 강행했습니다.

위반하면 최고 1년 징역형이나 홍콩 달러로 2만 5000불, 우리 돈 약 380만 원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캐리 람/홍콩행정장관/지난 4일 : "의회의 최고 책임자는 오늘 아침 특별 회의에서 비상 규제 조례에 따른 권한을 발동하고, 집회나 시위에서 얼굴을 가릴 수 없는 복면 금지법을 시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홍콩 시민들에게 복면금지법은 가장 우려하는 통제 시스템 중 하나입니다.

홍콩 시민들은 중국 중앙정부가 새로운 법을 더하면 상상 못할 억압과 통제가 따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노아/시위 참가자 : "복면 금지법이 시작되면서 홍콩 시민의 자유와 관련된 문제가 됐어요. 자유를 위해서 마스크를 쓰고 시위에 참가해 싸울 겁니다."]

복면 금지법이 시위에 기름을 부은 격입니다.

시위에 나선 시민들은 복면 금지법이 강행되면서 오히려 민주화 요구 시위의 필요성이커졌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시위의 열기도 한층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지난 6일 밤엔 홍콩 시위대와 홍콩 주둔 중국 인민해방군 간에 첫 대치가 이뤄졌습니다.

시위대 수백 명이 중국 인민해방군이 주둔하는 건물에 근접해 건물에 레이저를 쏘며 홍콩에서 물러 갈 것을 요구했습니다.

인민해방군도 경계 태세를 갖춥니다.

'노란색 깃발'을 들어 시위 중단을 경고했습니다.

[랜/시위 참가자 : "우리는 홍콩 경찰이 무섭지 않습니다. 우리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긴급법과 복면 금지법을 적용해 우리를 억압하고 통제하려는 겁니다.."]

연일 반복되는 시위에 부상자도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1일과 4일엔 홍콩 경찰이 실탄을 발사해 시위 중이던 10대 학생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소니아 응/홍콩 여대생 : "경찰이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욕설을 퍼붓고, 능욕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지하철 역과 친중 상점, 은행도 파괴됐습니다.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이어지면서 이처럼 시설이 파괴되는 등 혼란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시위 초반 분위기는 사뭇 달랐습니다.

일부 시위대가 과격한 행동을 보이면 서로 진정시켜 평화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홍콩 당국이 강경 대응을 고수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캐리람/홍콩 행정장관 : "홍콩은 전례 없는 폭력에 직면해 있으며, 정부는 폭력에 대한 거부와 평화 회복, 시민의 일상생활 안전을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수의 폭도들이 홍콩을 파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습니다."]

경찰에 체포된 부상자 중에서 사망자가 있다는 미확인 소문은 과격 시위를 부채질했습니다.

[모/시위 참가자 : "과격 시위가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는 거예요. 정부는 계속 시위 참가자를 심하게 때려요. 시위가 거칠어졌다고 하지만 우리는 우리를 보호하는 것 뿐이에요."]

시위대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퇴진을 요구하고, 홍콩 임시정부 수립을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지하철 역사는 폐쇄됐고, 쇼핑몰도 잇따라 문을 닫고 있습니다.

불안해진 시민들은 생필품을 사재기하고, 은행에서 돈을 찾아놓고 있습니다.

[레이몬드/홍콩 시민 : "시위가 계속되면서 사업은 최소한 절반 정도, 어쩌면 그 이상 하락했어요. 수입을 보면 경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죠. 홍콩에 있기가 불안합니다."]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하나같이 마지막 기회라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합니다.

5년 전 우산혁명의 교훈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마저 실패하면 더이상 기회가 없다는 겁니다.

국제사회의 우려도 높습니다.

홍콩과 중국 스스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미첼 바첼렛/유엔 인권 최고대표 : "홍콩 당국과 시민들에게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의미 있고,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진실하고 투명한 대화에 참여하라고 재차 촉구합니다."]

출구 없이 이어지는 홍콩 시위 사태에 대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물어봤습니다.

[기우판/시위대 : "한국이 민주주의를 얻어내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인 것과 마찬가지로 홍콩도 끝까지 싸워나갈 겁니다."]

우리나라를 본보기로 삼고 있다는 홍콩 시민들.

어떤 역사적 값진 자취를 남길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홍콩에서 김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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