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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막내’ 정은혜 의원은 청년?…‘이때는 맞고 저때는 틀리다’
입력 2019.10.16 (07:02) 취재K
‘더민주 막내’ 정은혜 의원은 청년?…‘이때는 맞고 저때는 틀리다’
어제(15일) 정은혜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뽑힌 같은당 이수혁 전 의원이 주미대사로 내정되면서 후임으로 의원직을 잇게 된 것입니다. 이는 공직선거법의 '총선 전 120일 이내 결원이 생긴 경우에는 비례대표 의원 승계가 가능하다'는 조항을 따른 것입니다. 정 의원은 첫 공식 등장인 연석회의에서 승계 논란을 의식하듯 "짧은 시간 동안 하루를 일 년처럼 열심히 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정작 여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민주당의 최연소 의원', '여성, 청년을 위한 정책과 법안 제정'을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 발언이었습니다.

'같은 시대 흐름을 겪은 세대가 그 세대를 대표할 수 있다'는 소위 세대론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주목할 것은 언어를 무기로 하는 정치인이 첫 무대에서 청년(?)이라는 점을 자신의 얼굴로 드러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청년을 자청한 만 35살 정은혜 의원은 실제로 청년일까요?

우선 법을 살펴봤습니다. 청년의 나이를 명시한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시행령'에서는 15살 이상 만 29살 이하를 청년으로 정의했습니다. 이 법을 기준으로 청년 취업률과 실업률 등 많은 통계에서 정의하는 청년은 만 15~29살로 정의합니다. 정 의원은 만 35살로 이 범위에 속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 법을 부분 개정을 해서 미취업 청년 고용의 경우는 예외로 만 34살 이하로 늘렸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또 서울시 청년 수당과 무료 정작 대여 서비스인 취업 날개 등의 나이 기준은 34살이며,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의 나이 기준도 19살 이상 만 34살 이하입니다. 법이나 정부의 청년 정책들은 대부분 정은혜 의원에게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청년 국회의원'이라고 말을 쓰기는 모호해 보입니다.

물론 법안 가운데는 만 39살을 청년으로 정의하려고 했던 법도 있었습니다. 2016년 20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여야 합의까지 했던 '청년기본법'이 그것입니다. 청년기본법은 1983년생 신보라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했는데 만 19살 이상 39살 이하로 청년을 정의했습니다. 정은혜 의원이 공신력 있는 법적 근거로 청년이 됐나 싶었지만, 이 법안은 아직 국회에서 잠들어 있습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폐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이 역시 정은혜 의원이 청년 의원이라고 뒷받침해주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은혜 의원은 국회에서 막내 소리를 들으며 청년의 대표성이 있다는 소리를 들을 자격이 없는 걸까요?


사실 국회라는 장소를 특정해서 생각해볼 때 만 35살은 청년인가란 의문은 풀립니다. 국회는 한국 사회보다 늙어있습니다. 한국인의 평균 나이는 2019년 기준 42살입니다. 그런데 20대 국회의 경우 평균 나이는 이보다 13살 많은 55살입니다. 1대 국회의원의 평균 나이가 47살이었고 바로 직전 19대 국회는 53살이었다가 20대 국회 들어와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최고령 국회의 영향인지 정당들 역시 청년의 기준이 2030이라는 일반적 생각과 차이가 큽니다. 전체 297석 가운데 128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같은 경우 청년당원의 나이 기준은 만 45세 이하입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경우도 청년 최고위원 기준 나이는 45세 미만입니다. 전체 국회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 양당 모두 청년의 나이 기준이 45세인 셈입니다. 교섭단체 지위가 있는 바른미래당은 그나마 청년 기준이 낮습니다. 하지만 청년 고용촉진특별법 시행령 기준 최대 청년 나이인 만 34살보다 5살 많은 만 39살이 청년의 기준입니다. 결국 정은혜 의원이 '청년이다'라고 말하면 법적 청년 기준도, 일반적 통계 청년 기준도 아닌 나이 든 국회와 정당 입장에서 볼 때 청년이었던 것입니다.

고령화된 국회 덕분에 청년이 된 정은혜 국회의원. 외국 의회는 어떨지도 살펴봤습니다. 2018년 국제의회연맹 보고서는 각국 의회에서 30살 이하 국회의원의 비율을 밝혔습니다. 노르웨이가 13%로 가장 비율이 높았고 스웨덴이 12%로 뒤를 이었고 감비아 10%, 핀란드 10% 등 순이었습니다.

각 나라의 2030세대의 인구 비율을 생각할 때 그 대표성이 의심스러웠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는 더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전체 유권자의 약 35%가 20대와 30대였습니다. 그런데 선출된 300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단 2명만이 30대였습니다. 이는 19대 국회에서 30대 이하 국회의원이 3명인 것에 비해 더 줄어든 것입니다. 늦깎이로 정은혜 의원이 어제(15일) 국회의원이 되면서 겨우 3명을 유지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20대 국회 의원은 단 1명도 없는 상태입니다. 한국의 국회가 늙어가는 모습은 초선의원의 비율에서도 보입니다. 17대 국회에서 10명 가운데 6명이 초선 의원이었습니다. 그런데 19대에서는 10명 가운데 5명, 이번 20대 국회에서는 44%만이 초선의원입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점점 늙어가고 점점 고인 웅덩이가 되고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입니다.

2014년 이후 청년실업률은 계속 9%보다 높게 기록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청년실업률이 9.5%를 기록했습니다. 청년들이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라는 삼포 세대라고 불린 건 옛날 이야기가 됐습니다. 현재는 내 집 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 등을 포기했다고 해서 N포 세대라고까지 불리기도 합니다. 실제로 보건사회연구원은 청년 3명 가운데 1명이 주거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고 발표했고 언론 기사 여기저기에서는 청년의 힘겨운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립니다.

사회 교과서에는 정치학자 이스턴의 정치에 대한 유명한 정의가 나옵니다. "정치란 사회적 희소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다." 이 정치 행위를 하는 국회의원에 청년이 거의 없다는 점이 지금 현재의 한국 상황과 전혀 연관성이 없을까요?
  • ‘더민주 막내’ 정은혜 의원은 청년?…‘이때는 맞고 저때는 틀리다’
    • 입력 2019.10.16 (07:02)
    취재K
‘더민주 막내’ 정은혜 의원은 청년?…‘이때는 맞고 저때는 틀리다’
어제(15일) 정은혜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뽑힌 같은당 이수혁 전 의원이 주미대사로 내정되면서 후임으로 의원직을 잇게 된 것입니다. 이는 공직선거법의 '총선 전 120일 이내 결원이 생긴 경우에는 비례대표 의원 승계가 가능하다'는 조항을 따른 것입니다. 정 의원은 첫 공식 등장인 연석회의에서 승계 논란을 의식하듯 "짧은 시간 동안 하루를 일 년처럼 열심히 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정작 여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민주당의 최연소 의원', '여성, 청년을 위한 정책과 법안 제정'을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 발언이었습니다.

'같은 시대 흐름을 겪은 세대가 그 세대를 대표할 수 있다'는 소위 세대론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주목할 것은 언어를 무기로 하는 정치인이 첫 무대에서 청년(?)이라는 점을 자신의 얼굴로 드러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청년을 자청한 만 35살 정은혜 의원은 실제로 청년일까요?

우선 법을 살펴봤습니다. 청년의 나이를 명시한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시행령'에서는 15살 이상 만 29살 이하를 청년으로 정의했습니다. 이 법을 기준으로 청년 취업률과 실업률 등 많은 통계에서 정의하는 청년은 만 15~29살로 정의합니다. 정 의원은 만 35살로 이 범위에 속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 법을 부분 개정을 해서 미취업 청년 고용의 경우는 예외로 만 34살 이하로 늘렸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또 서울시 청년 수당과 무료 정작 대여 서비스인 취업 날개 등의 나이 기준은 34살이며,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의 나이 기준도 19살 이상 만 34살 이하입니다. 법이나 정부의 청년 정책들은 대부분 정은혜 의원에게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청년 국회의원'이라고 말을 쓰기는 모호해 보입니다.

물론 법안 가운데는 만 39살을 청년으로 정의하려고 했던 법도 있었습니다. 2016년 20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여야 합의까지 했던 '청년기본법'이 그것입니다. 청년기본법은 1983년생 신보라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했는데 만 19살 이상 39살 이하로 청년을 정의했습니다. 정은혜 의원이 공신력 있는 법적 근거로 청년이 됐나 싶었지만, 이 법안은 아직 국회에서 잠들어 있습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폐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이 역시 정은혜 의원이 청년 의원이라고 뒷받침해주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은혜 의원은 국회에서 막내 소리를 들으며 청년의 대표성이 있다는 소리를 들을 자격이 없는 걸까요?


사실 국회라는 장소를 특정해서 생각해볼 때 만 35살은 청년인가란 의문은 풀립니다. 국회는 한국 사회보다 늙어있습니다. 한국인의 평균 나이는 2019년 기준 42살입니다. 그런데 20대 국회의 경우 평균 나이는 이보다 13살 많은 55살입니다. 1대 국회의원의 평균 나이가 47살이었고 바로 직전 19대 국회는 53살이었다가 20대 국회 들어와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최고령 국회의 영향인지 정당들 역시 청년의 기준이 2030이라는 일반적 생각과 차이가 큽니다. 전체 297석 가운데 128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같은 경우 청년당원의 나이 기준은 만 45세 이하입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경우도 청년 최고위원 기준 나이는 45세 미만입니다. 전체 국회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 양당 모두 청년의 나이 기준이 45세인 셈입니다. 교섭단체 지위가 있는 바른미래당은 그나마 청년 기준이 낮습니다. 하지만 청년 고용촉진특별법 시행령 기준 최대 청년 나이인 만 34살보다 5살 많은 만 39살이 청년의 기준입니다. 결국 정은혜 의원이 '청년이다'라고 말하면 법적 청년 기준도, 일반적 통계 청년 기준도 아닌 나이 든 국회와 정당 입장에서 볼 때 청년이었던 것입니다.

고령화된 국회 덕분에 청년이 된 정은혜 국회의원. 외국 의회는 어떨지도 살펴봤습니다. 2018년 국제의회연맹 보고서는 각국 의회에서 30살 이하 국회의원의 비율을 밝혔습니다. 노르웨이가 13%로 가장 비율이 높았고 스웨덴이 12%로 뒤를 이었고 감비아 10%, 핀란드 10% 등 순이었습니다.

각 나라의 2030세대의 인구 비율을 생각할 때 그 대표성이 의심스러웠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는 더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전체 유권자의 약 35%가 20대와 30대였습니다. 그런데 선출된 300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단 2명만이 30대였습니다. 이는 19대 국회에서 30대 이하 국회의원이 3명인 것에 비해 더 줄어든 것입니다. 늦깎이로 정은혜 의원이 어제(15일) 국회의원이 되면서 겨우 3명을 유지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20대 국회 의원은 단 1명도 없는 상태입니다. 한국의 국회가 늙어가는 모습은 초선의원의 비율에서도 보입니다. 17대 국회에서 10명 가운데 6명이 초선 의원이었습니다. 그런데 19대에서는 10명 가운데 5명, 이번 20대 국회에서는 44%만이 초선의원입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점점 늙어가고 점점 고인 웅덩이가 되고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입니다.

2014년 이후 청년실업률은 계속 9%보다 높게 기록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청년실업률이 9.5%를 기록했습니다. 청년들이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라는 삼포 세대라고 불린 건 옛날 이야기가 됐습니다. 현재는 내 집 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 등을 포기했다고 해서 N포 세대라고까지 불리기도 합니다. 실제로 보건사회연구원은 청년 3명 가운데 1명이 주거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고 발표했고 언론 기사 여기저기에서는 청년의 힘겨운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립니다.

사회 교과서에는 정치학자 이스턴의 정치에 대한 유명한 정의가 나옵니다. "정치란 사회적 희소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다." 이 정치 행위를 하는 국회의원에 청년이 거의 없다는 점이 지금 현재의 한국 상황과 전혀 연관성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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