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아프리카돼지열병 심각한데…삼겹살 값 왜 떨어지나?

입력 2019.10.16 (08:42) 수정 2019.10.1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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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생활에 보탬이 되는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경기 북부 등 접경지역을 휩쓸고 있습니다.

하지만 돼지고기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데요.

어째서 그런 건지 박대기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박 기자, 삼겹살 값이 좀 떨어졌다고요?

[기자]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발병 초기에는 좀 올았는데요.

전국의 시장과 마트에서 팔리는 국산 냉장 삼겹살 평균 가격이 다시 100그램이 천9백 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처음 나오기 하루 전날인 9월 16일에는 2천 원 선이었는데요.

돼지열병이 급속히 퍼지면서 2주 뒤인 지난달 말에는 2천180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격 급등세가 금새 꺾였습니다.

약 1주일 전부터 내리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천8백원 대까지 떨어졌습니다.

1년 전이나 과거 5년 평균보다도 저렴한 상황입니다.

[앵커]

언뜻 생각하기에는 매몰 처분되는 돼지가 많아서 돼지 고기가 귀해질 것 같은데 값은 왜 떨어지는 건가요?

[기자]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일단 돼지열병이 더 확산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양돈 농가에서 시장에 많은 수의 돼지를 내놓고 있습니다.

당국도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대규모 도축을 실시했습니다.

반대로 수요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몸에 좋지 않은 돼지가 섞여 있을 것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돼지 소비를 줄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돼지열병이 학계에 보고된 지가 이미 100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사람에게 감염된 경우는 없었습니다.

큰 걱정은 놓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런 이유 때문에 대형마트인 이마트 조사 결과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냉장 삽겹살 매출은 18% 감소했습니다.

대신 찾는 수입 쇠고기와 닭고기 매출은 각각 75%와 38% 급등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도매시장에서 더 잘 드러납니다.

발병 직전 1Kg당 4천403원이던 경매 가격은 첫 발병 직후 지난달 18일 6천201원까지 올랐지만 지난달 말부터 하락으로 돌아섰고 이달 2일부터 3천원대가 됐습니다.

그만큼 돼지를 파는 양돈 농가가 많아서, 애써 키운 돼지를 제값을 받지 못하고 팔고 있습니다.

[앵커]

일단 지금은 돼지고기 값이 떨어졌네요.

하지만 돼지열병 사태가 장기화되면 결국 값이 오르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부터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을 봐도 그런데요.

중국인들은 전세계 돼지고기의 절반을 먹을 정도로 돼지고기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지난 8월 돼지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47% 뛰었습니다.

돼지고기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다보니 대체재인 쇠고기 값도 12%, 닭고기 가격은 13% 같이 올랐습니다.

문제는 이게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중국도 발병 초기에 도축 물량을 많이 늘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공식적으로는 백만여 마리만 매몰 처분했다지만, 실제로는 사육 두수의 절반 가까이가 줄었을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즉 앞으로 값이 더 오를 수 있고 사회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중국에서는 '고기'라고 하면 돼지고기를 가리킬 정도로 중국인의 삶에서 돼지고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그러다보니 미중 무역갈등이 일부 타결된 원인도 돼지고기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이 미국산 돼지고기에 내렸던 관세를 없애고 수입을 많이 하는 대신 미국도 관세를 일부 철폐해주는 약속을 한 것인데요.

이같은 합의 배경에 돼지고기가 필요했던 중국측 사정도 일부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앵커]

중국의 경우를 보면 우리나라도 돼지 가격이 곧 오를까요?

[기자]

그렇게 보기는 아직은 이릅니다.

우리나라에서 돼지 열병은 경기와 강원 북부 접경지역에만 퍼져 있습니다.

아직 중국처럼 전역이 골치를 앓는 상황은 아닌데요.

이때문에 지금이라도 방역에 성공을 한다면 체코처럼 2년 내에 돼지열병을 극복할 수도 있습니다.

빠른 대처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문제는 자주 발생할 것입니다.

돼지 열병의 역사를 돌아보면 사람의 경제활동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애초 사육용 돼지는 아프리카 대륙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주민들이 아프리카에서 돼지를 키우면서 이 병이 처음 퍼졌고 교역을 통해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까지 퍼졌습니다.

세계적으로 축산물이 유통되는 상황인 만큼 또 다른 감염병이 언제라도 퍼질 수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앵커]

대비를 잘 해야겠군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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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16 08:45:59
    • 수정2019-10-16 08: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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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생활에 보탬이 되는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경기 북부 등 접경지역을 휩쓸고 있습니다.

하지만 돼지고기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데요.

어째서 그런 건지 박대기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박 기자, 삼겹살 값이 좀 떨어졌다고요?

[기자]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발병 초기에는 좀 올았는데요.

전국의 시장과 마트에서 팔리는 국산 냉장 삼겹살 평균 가격이 다시 100그램이 천9백 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처음 나오기 하루 전날인 9월 16일에는 2천 원 선이었는데요.

돼지열병이 급속히 퍼지면서 2주 뒤인 지난달 말에는 2천180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격 급등세가 금새 꺾였습니다.

약 1주일 전부터 내리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천8백원 대까지 떨어졌습니다.

1년 전이나 과거 5년 평균보다도 저렴한 상황입니다.

[앵커]

언뜻 생각하기에는 매몰 처분되는 돼지가 많아서 돼지 고기가 귀해질 것 같은데 값은 왜 떨어지는 건가요?

[기자]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일단 돼지열병이 더 확산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양돈 농가에서 시장에 많은 수의 돼지를 내놓고 있습니다.

당국도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대규모 도축을 실시했습니다.

반대로 수요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몸에 좋지 않은 돼지가 섞여 있을 것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돼지 소비를 줄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돼지열병이 학계에 보고된 지가 이미 100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사람에게 감염된 경우는 없었습니다.

큰 걱정은 놓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런 이유 때문에 대형마트인 이마트 조사 결과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냉장 삽겹살 매출은 18% 감소했습니다.

대신 찾는 수입 쇠고기와 닭고기 매출은 각각 75%와 38% 급등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도매시장에서 더 잘 드러납니다.

발병 직전 1Kg당 4천403원이던 경매 가격은 첫 발병 직후 지난달 18일 6천201원까지 올랐지만 지난달 말부터 하락으로 돌아섰고 이달 2일부터 3천원대가 됐습니다.

그만큼 돼지를 파는 양돈 농가가 많아서, 애써 키운 돼지를 제값을 받지 못하고 팔고 있습니다.

[앵커]

일단 지금은 돼지고기 값이 떨어졌네요.

하지만 돼지열병 사태가 장기화되면 결국 값이 오르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부터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을 봐도 그런데요.

중국인들은 전세계 돼지고기의 절반을 먹을 정도로 돼지고기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지난 8월 돼지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47% 뛰었습니다.

돼지고기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다보니 대체재인 쇠고기 값도 12%, 닭고기 가격은 13% 같이 올랐습니다.

문제는 이게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중국도 발병 초기에 도축 물량을 많이 늘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공식적으로는 백만여 마리만 매몰 처분했다지만, 실제로는 사육 두수의 절반 가까이가 줄었을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즉 앞으로 값이 더 오를 수 있고 사회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중국에서는 '고기'라고 하면 돼지고기를 가리킬 정도로 중국인의 삶에서 돼지고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그러다보니 미중 무역갈등이 일부 타결된 원인도 돼지고기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이 미국산 돼지고기에 내렸던 관세를 없애고 수입을 많이 하는 대신 미국도 관세를 일부 철폐해주는 약속을 한 것인데요.

이같은 합의 배경에 돼지고기가 필요했던 중국측 사정도 일부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앵커]

중국의 경우를 보면 우리나라도 돼지 가격이 곧 오를까요?

[기자]

그렇게 보기는 아직은 이릅니다.

우리나라에서 돼지 열병은 경기와 강원 북부 접경지역에만 퍼져 있습니다.

아직 중국처럼 전역이 골치를 앓는 상황은 아닌데요.

이때문에 지금이라도 방역에 성공을 한다면 체코처럼 2년 내에 돼지열병을 극복할 수도 있습니다.

빠른 대처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문제는 자주 발생할 것입니다.

돼지 열병의 역사를 돌아보면 사람의 경제활동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애초 사육용 돼지는 아프리카 대륙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주민들이 아프리카에서 돼지를 키우면서 이 병이 처음 퍼졌고 교역을 통해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까지 퍼졌습니다.

세계적으로 축산물이 유통되는 상황인 만큼 또 다른 감염병이 언제라도 퍼질 수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앵커]

대비를 잘 해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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