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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K] “‘무료 촬영’이라더니, 125만 원 냈습니다”…사진관 상술에 온가족 ‘상처’
입력 2019.10.17 (15:28) 취재K
[취재K] “‘무료 촬영’이라더니, 125만 원 냈습니다”…사진관 상술에 온가족 ‘상처’
무료 가족사진 촬영에 나섰다가, 졸지에 125만 원을 냈습니다. "100만 원 이상 액자를 사야 촬영 원본 파일을 줄 수 있다"는 사진관의 상술 때문이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온 사진관이었지만, 돌아가는 저희 가족의 얼굴은 참혹하게 일그러져 있었습니다." 한 청년이 KBS에 제보한 사연입니다.

■'무료 가족사진 촬영 이벤트 당첨' 연락

부산에 사는 29살 김 모 씨는 지난 7월 초 한 프랜차이즈 가맹 사진관으로부터 무료 가족사진 촬영 이벤트에 당첨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사진관은 "유효기간은 9월 30일까지이며, 예약은 7월 31일까지 잡아야 한다"며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김 씨는 다소 촉박하다고 느꼈지만, '무료'라는 이야기에 끌렸습니다. 오랜만에 큰마음 먹고 부모님, 동생과 다 같이 가족사진 한 번 찍자는 생각에 8월 중순으로 촬영 날짜를 잡았습니다. 이왕 하는 김에 부모님의 리마인드 웨딩 촬영을 하기로 했습니다. 어머니의 메이크업·드레스 비용을 선입금해 달라는 업체의 요청에 따라 13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이후 사진 촬영 날짜가 됐고, 네 식구는 집에서 차로 30분 거리의 사진관으로 갔습니다. 15분가량의 어머니 메이크업과 다른 가족들에 대한 간략한 머리 손질 뒤, 한 시간가량 사진을 촬영하고 상담실로 안내됐습니다.

그런데 상담실에 걸린 각종 가족사진 액자 아래로 적혀 있는 금액을 보고 김 씨는 내심 놀랐습니다. '80만 원', '120만 원', '160만 원' 등 가격이 상당했기 때문입니다.

"왠지 불길한 마음이 들었다"는 김 씨. 우려는 현실이 됐습니다. 상담실로 들어온 상담사는 무료로 제공되는 사진 액자를 보여줬는데, 크기가 너무 작았습니다.

■"액자 100만 원 이상 사야 파일 제공"…결국 125만 원 결제

더욱 예상 못 한 건, "촬영 원본 사진 파일을 받고 싶으면 100만 원 이상의 액자를 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요즘처럼 언제 어디서든 보고 싶은 사진을 스마트폰 등에서 꺼내보는 시대에, 원본 파일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었습니다.

망설이는 눈치를 보이자, 상담사는 큰 액자들을 보여주면서 구매를 권유하기 시작했습니다. 김 씨는 고민 끝에 결국, 130만 원짜리 액자를 결제하고 말았습니다. 현금으로 하면 5만 원을 할인해 준다고 해서, 125만 원을 계좌이체 했습니다.


김 씨는 "100만 원 이상 액자를 사지 않으면 촬영 원본은 주지 않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 가족과 어렵게 시간 맞춰 먼 길 와서는 한 시간 넘게 사진을 찍었는데, 허무하게 돌아갈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 부모님을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았다"고 토로합니다.

무료 촬영이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왔던 가족들의 귀갓길 분위기는 무거웠습니다. 뭔가 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다는 생각에 다들 그냥 한숨만 쉴 뿐이었습니다.

■다른 사진관들 "과도한 가격" "황당한 마케팅"

그냥 잊어버리자 생각했던 김 씨. 하지만 또 한 번 기분이 상했습니다. 사진을 촬영한 사진관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최근 인터넷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나서입니다. 김 씨 가족이 받은 것과 액자와 사진 크기는 조금 다르긴 했지만, 똑같이 '리마인드 촬영'이란 패키지로 판매되는 상품은 29만 원으로 자신이 구입한 상품과 가격 차이가 너무 컸기 때문입니다.

의문이 든 김 씨는 다른 사진관들에 전화를 돌려 자신이 낸 금액이 정상적인 수준의 가족사진 상품 가격인지 물어봤습니다. 우려했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김 씨가 문의한 다른 사진관의 답변

한 사진관은 "객관적으로 가격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품질에 비해서 과한 가격"이라면서, 자신들의 경우는 "여성 1명, 남성 3명, 드레스, 턱시도, 촬영시간 2시간 해서 (김 씨 가족이 찍은 사진관과) 같은 액자는 아니지만 대략 60~70만 원대 정도 같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다른 사진관도 "이런 사진관들이 좀 있는데, 저도 잘 안다. 이런 걸 자신들만의 마케팅이라고 하니 참 황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씨는 "심지어 같은 프랜차이즈의 다른 지점 사장님에게 전화해서 물어봐도 이건 비싼 금액이라고 했다"고 했습니다.

■'무료 이벤트' 사진관 "오해 소지는 있겠다"

그렇다면, 김 씨에게 '무료 이벤트'를 했던 문제의 사진관은 어떤 입장일까요? '125만 원이란 가격이 적정하다고 보느냐'는 취재진의 문의에 사진관 관계자는 "주변의 다른 사진관들과 비교해서 정한 가격은 아닌데, 우리는 나름대로 품질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면서도 "소비자들이 가격을 부담스러워 한다면 주변의 가격을 한 번 조사 해봐야겠다"고 답했습니다.

'왜 100만 원 이상 액자를 사야 촬영 원본을 제공한다고 했느냐'는 물음에는 "우리는 원래 원본 파일은 제공하지 않는데, 고객이 달라고 하기에 담당자가 그렇게 조건을 제시한 것 같다. 그 부분은 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는 있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미 지나가 버린 일이라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는 저 같은 사람이 안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몇몇 사진관 때문에 정직한 사진관들도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무료 촬영이라며 온가족을 불러놓고 "100만 원 이상 액자 안 사면 원본 파일은 못 준다"면서 고가의 액자를 구입하게 만든 사진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취재K] “‘무료 촬영’이라더니, 125만 원 냈습니다”…사진관 상술에 온가족 ‘상처’
    • 입력 2019.10.17 (15:28)
    취재K
[취재K] “‘무료 촬영’이라더니, 125만 원 냈습니다”…사진관 상술에 온가족 ‘상처’
무료 가족사진 촬영에 나섰다가, 졸지에 125만 원을 냈습니다. "100만 원 이상 액자를 사야 촬영 원본 파일을 줄 수 있다"는 사진관의 상술 때문이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온 사진관이었지만, 돌아가는 저희 가족의 얼굴은 참혹하게 일그러져 있었습니다." 한 청년이 KBS에 제보한 사연입니다.

■'무료 가족사진 촬영 이벤트 당첨' 연락

부산에 사는 29살 김 모 씨는 지난 7월 초 한 프랜차이즈 가맹 사진관으로부터 무료 가족사진 촬영 이벤트에 당첨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사진관은 "유효기간은 9월 30일까지이며, 예약은 7월 31일까지 잡아야 한다"며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김 씨는 다소 촉박하다고 느꼈지만, '무료'라는 이야기에 끌렸습니다. 오랜만에 큰마음 먹고 부모님, 동생과 다 같이 가족사진 한 번 찍자는 생각에 8월 중순으로 촬영 날짜를 잡았습니다. 이왕 하는 김에 부모님의 리마인드 웨딩 촬영을 하기로 했습니다. 어머니의 메이크업·드레스 비용을 선입금해 달라는 업체의 요청에 따라 13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이후 사진 촬영 날짜가 됐고, 네 식구는 집에서 차로 30분 거리의 사진관으로 갔습니다. 15분가량의 어머니 메이크업과 다른 가족들에 대한 간략한 머리 손질 뒤, 한 시간가량 사진을 촬영하고 상담실로 안내됐습니다.

그런데 상담실에 걸린 각종 가족사진 액자 아래로 적혀 있는 금액을 보고 김 씨는 내심 놀랐습니다. '80만 원', '120만 원', '160만 원' 등 가격이 상당했기 때문입니다.

"왠지 불길한 마음이 들었다"는 김 씨. 우려는 현실이 됐습니다. 상담실로 들어온 상담사는 무료로 제공되는 사진 액자를 보여줬는데, 크기가 너무 작았습니다.

■"액자 100만 원 이상 사야 파일 제공"…결국 125만 원 결제

더욱 예상 못 한 건, "촬영 원본 사진 파일을 받고 싶으면 100만 원 이상의 액자를 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요즘처럼 언제 어디서든 보고 싶은 사진을 스마트폰 등에서 꺼내보는 시대에, 원본 파일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었습니다.

망설이는 눈치를 보이자, 상담사는 큰 액자들을 보여주면서 구매를 권유하기 시작했습니다. 김 씨는 고민 끝에 결국, 130만 원짜리 액자를 결제하고 말았습니다. 현금으로 하면 5만 원을 할인해 준다고 해서, 125만 원을 계좌이체 했습니다.


김 씨는 "100만 원 이상 액자를 사지 않으면 촬영 원본은 주지 않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 가족과 어렵게 시간 맞춰 먼 길 와서는 한 시간 넘게 사진을 찍었는데, 허무하게 돌아갈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 부모님을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았다"고 토로합니다.

무료 촬영이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왔던 가족들의 귀갓길 분위기는 무거웠습니다. 뭔가 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다는 생각에 다들 그냥 한숨만 쉴 뿐이었습니다.

■다른 사진관들 "과도한 가격" "황당한 마케팅"

그냥 잊어버리자 생각했던 김 씨. 하지만 또 한 번 기분이 상했습니다. 사진을 촬영한 사진관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최근 인터넷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나서입니다. 김 씨 가족이 받은 것과 액자와 사진 크기는 조금 다르긴 했지만, 똑같이 '리마인드 촬영'이란 패키지로 판매되는 상품은 29만 원으로 자신이 구입한 상품과 가격 차이가 너무 컸기 때문입니다.

의문이 든 김 씨는 다른 사진관들에 전화를 돌려 자신이 낸 금액이 정상적인 수준의 가족사진 상품 가격인지 물어봤습니다. 우려했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김 씨가 문의한 다른 사진관의 답변

한 사진관은 "객관적으로 가격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품질에 비해서 과한 가격"이라면서, 자신들의 경우는 "여성 1명, 남성 3명, 드레스, 턱시도, 촬영시간 2시간 해서 (김 씨 가족이 찍은 사진관과) 같은 액자는 아니지만 대략 60~70만 원대 정도 같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다른 사진관도 "이런 사진관들이 좀 있는데, 저도 잘 안다. 이런 걸 자신들만의 마케팅이라고 하니 참 황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씨는 "심지어 같은 프랜차이즈의 다른 지점 사장님에게 전화해서 물어봐도 이건 비싼 금액이라고 했다"고 했습니다.

■'무료 이벤트' 사진관 "오해 소지는 있겠다"

그렇다면, 김 씨에게 '무료 이벤트'를 했던 문제의 사진관은 어떤 입장일까요? '125만 원이란 가격이 적정하다고 보느냐'는 취재진의 문의에 사진관 관계자는 "주변의 다른 사진관들과 비교해서 정한 가격은 아닌데, 우리는 나름대로 품질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면서도 "소비자들이 가격을 부담스러워 한다면 주변의 가격을 한 번 조사 해봐야겠다"고 답했습니다.

'왜 100만 원 이상 액자를 사야 촬영 원본을 제공한다고 했느냐'는 물음에는 "우리는 원래 원본 파일은 제공하지 않는데, 고객이 달라고 하기에 담당자가 그렇게 조건을 제시한 것 같다. 그 부분은 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는 있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미 지나가 버린 일이라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는 저 같은 사람이 안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몇몇 사진관 때문에 정직한 사진관들도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무료 촬영이라며 온가족을 불러놓고 "100만 원 이상 액자 안 사면 원본 파일은 못 준다"면서 고가의 액자를 구입하게 만든 사진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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