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미세먼지 퍼올리는 지하철 환기구…시민에 무방비 노출

입력 2019.10.17 (21:21) 수정 2019.10.17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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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하철역 주변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 대형 환기구 지나갈 때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지하의 각종 미세먼지가 아무런 여과 없이 환기구를 통해 지상으로 뿜어져 나오기 때문인데요.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현장K,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호선 평촌역과 범계역 사이에 있는 지하철 환기구입니다.

환기구 주변에서 뛰노는 어린이들.

지하 선로와 직결된 이곳에선 어떤 공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을까.

취재진이 지하 15m 깊이 환기구에 들어가, 환경공단과 함께 미세먼지 농도를 정밀 측정했습니다.

19시간 연속 잰 결과,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당 290㎍, '매우 나쁨' 기준인 150을 훌쩍 넘었습니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 : "정부가 인정하는 공정시험 방법이고요. 미세먼지 경보 발생할 때의 2배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열차가 지날 땐 최대 984㎍까지 농도가 치솟았습니다.

선로와 열차 바퀴가 서로 마모하면서 금속물질 같은 오염원이 생기는 겁니다.

공기 정화는 잘 되고 있을까.

1992년에 설치된 환기 팬을 열어봤습니다.

철망의 구멍이 켜켜이 쌓인 먼지에 가려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기차 선로에서 빠져나온 오염된 공기가 이 환기구를 따라서 이동하는데요.

빠져나온 공기는 지상으로 그대로 배출됩니다.

필터 등 저감 설비는 사실상 전무합니다.

환기구가 이런 지하 공간의 유해물질을 지상으로 뿜어 올리는 굴뚝인 셈입니다.

[유도희/서울 노원구 : "주위에 지나가면 상당히 불쾌해요. 더운 공기에다가 먼지에다가 막 나오니까 피해 가게 되거든요."]

조사 결과, 바깥 공기의 미세먼지 농도가 평균 49㎍일 때, 지하 역사는 81, 지하 선로는 무려 178㎍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호선 잠실과 사당역 선로의 공기질이 특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재호/국회 국토교통위원/더불어민주당 : "미세먼지를 저감한다고 아무리 대책을 세워놔도, 길거리 가는 사람들은 오히려 더 지하철 환풍구를 통해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계속 마시고 있는…."]

지하철 환기구는 수도권에만 약 600여 곳, 인도 위의 시민들이 무심코 들이마시지 않도록 오염물질 관리가 시급합니다.

현장 K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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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17 21:24:33
    • 수정2019-10-17 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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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하철역 주변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 대형 환기구 지나갈 때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지하의 각종 미세먼지가 아무런 여과 없이 환기구를 통해 지상으로 뿜어져 나오기 때문인데요.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현장K,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호선 평촌역과 범계역 사이에 있는 지하철 환기구입니다.

환기구 주변에서 뛰노는 어린이들.

지하 선로와 직결된 이곳에선 어떤 공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을까.

취재진이 지하 15m 깊이 환기구에 들어가, 환경공단과 함께 미세먼지 농도를 정밀 측정했습니다.

19시간 연속 잰 결과,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당 290㎍, '매우 나쁨' 기준인 150을 훌쩍 넘었습니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 : "정부가 인정하는 공정시험 방법이고요. 미세먼지 경보 발생할 때의 2배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열차가 지날 땐 최대 984㎍까지 농도가 치솟았습니다.

선로와 열차 바퀴가 서로 마모하면서 금속물질 같은 오염원이 생기는 겁니다.

공기 정화는 잘 되고 있을까.

1992년에 설치된 환기 팬을 열어봤습니다.

철망의 구멍이 켜켜이 쌓인 먼지에 가려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기차 선로에서 빠져나온 오염된 공기가 이 환기구를 따라서 이동하는데요.

빠져나온 공기는 지상으로 그대로 배출됩니다.

필터 등 저감 설비는 사실상 전무합니다.

환기구가 이런 지하 공간의 유해물질을 지상으로 뿜어 올리는 굴뚝인 셈입니다.

[유도희/서울 노원구 : "주위에 지나가면 상당히 불쾌해요. 더운 공기에다가 먼지에다가 막 나오니까 피해 가게 되거든요."]

조사 결과, 바깥 공기의 미세먼지 농도가 평균 49㎍일 때, 지하 역사는 81, 지하 선로는 무려 178㎍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호선 잠실과 사당역 선로의 공기질이 특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재호/국회 국토교통위원/더불어민주당 : "미세먼지를 저감한다고 아무리 대책을 세워놔도, 길거리 가는 사람들은 오히려 더 지하철 환풍구를 통해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계속 마시고 있는…."]

지하철 환기구는 수도권에만 약 600여 곳, 인도 위의 시민들이 무심코 들이마시지 않도록 오염물질 관리가 시급합니다.

현장 K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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