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력 조작’해 국제대회 출전 장애인 국대 선수·지도자 20명 적발

입력 2019.10.18 (16:12) 수정 2019.10.1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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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보다 시력이 안 좋은 것처럼 속여 장애인 유도 종목 국가대표로 출전한 혐의로 장애인 유도 선수들이 무더기로 적발돼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KBS 취재 결과,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장애인 아시안게임 등 국제 대회에 출전해 온 장애인 유도 종목 국가대표 선수 15명과 전·현직 지도자 5명 등 20여 명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습니다.

지난해부터 이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들 20여 명에 대해 기소의견을 달아 오늘(18일)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정상적으로 검사를 받았다면 장애 스포츠등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시력이 안 좋은 것처럼 속여 장애 스포츠등급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국제 시각장애인 스포츠연맹이 정한 스포츠등급은 B1~B3이며, 이 가운데 가장 낮은 B3 등급은 양안 중 좋은 눈의 시력이 0.1~0.04에 해당하거나 한쪽 눈의 시야 각도가 5~20도인 선수에게 부여됩니다.

경찰 수사에서 적발된 선수 중에는 장애인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선수 일부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시력을 허위로 진단 받은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대한장애인유도협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시력을 속인 일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협회 관계자는 "이 선수들은 장애인이 아니고, 시력에 문제가 있는 선수들"이라며 장애인 복지를 위한 장애등급과 장애 스포츠등급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협회에서는 선수들의 스포츠등급 분류에 관여한 일이 전혀 없다고도 말했습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도 "다른 선수들이 피해를 봐선 안 되기 때문에 경찰의 수사 결과를 보고 신중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앞서 대한장애인유도협회 사무실과 선수들이 시력검사를 받았던 울산의 한 병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선수와 지도자 10여 명을 입건해 수사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2012년 런던 패럴림픽 시기까지 수사 대상이 확대되면서 송치된 인원도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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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시력 조작’해 국제대회 출전 장애인 국대 선수·지도자 20명 적발
    • 입력 2019-10-18 16:12:03
    • 수정2019-10-18 16:13:09
    사회
실제보다 시력이 안 좋은 것처럼 속여 장애인 유도 종목 국가대표로 출전한 혐의로 장애인 유도 선수들이 무더기로 적발돼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KBS 취재 결과,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장애인 아시안게임 등 국제 대회에 출전해 온 장애인 유도 종목 국가대표 선수 15명과 전·현직 지도자 5명 등 20여 명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습니다.

지난해부터 이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들 20여 명에 대해 기소의견을 달아 오늘(18일)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정상적으로 검사를 받았다면 장애 스포츠등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시력이 안 좋은 것처럼 속여 장애 스포츠등급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국제 시각장애인 스포츠연맹이 정한 스포츠등급은 B1~B3이며, 이 가운데 가장 낮은 B3 등급은 양안 중 좋은 눈의 시력이 0.1~0.04에 해당하거나 한쪽 눈의 시야 각도가 5~20도인 선수에게 부여됩니다.

경찰 수사에서 적발된 선수 중에는 장애인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선수 일부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시력을 허위로 진단 받은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대한장애인유도협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시력을 속인 일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협회 관계자는 "이 선수들은 장애인이 아니고, 시력에 문제가 있는 선수들"이라며 장애인 복지를 위한 장애등급과 장애 스포츠등급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협회에서는 선수들의 스포츠등급 분류에 관여한 일이 전혀 없다고도 말했습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도 "다른 선수들이 피해를 봐선 안 되기 때문에 경찰의 수사 결과를 보고 신중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앞서 대한장애인유도협회 사무실과 선수들이 시력검사를 받았던 울산의 한 병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선수와 지도자 10여 명을 입건해 수사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2012년 런던 패럴림픽 시기까지 수사 대상이 확대되면서 송치된 인원도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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