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상류층 향유하는 “사회주의 부귀영화”

입력 2019.10.19 (08:07) 수정 2019.10.1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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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날이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따뜻한 차 한 잔도 자주 생각나는데요.

북한에서도 차나 커피를 마시는 문화가 최근 꽤 발달했다고 합니다.

가격도 만만치 않은데 찻집을 찾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는데요,

크게 보면 북한에서도 서비스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는 의미겠죠.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북한의 서비스산업 전반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평양 창전거리의 은정 찻집.

["(차 한 잔 주겠습니까?) 네."]

["(철관음차입니다.) 네 고맙습니다."]

차를 받아든 남성이 향부터 음미한다.

["예로부터 이 차는 신선의 음료로 신성시 되어왔으며 만병통치약으로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조선중앙TV 방송원이기도 한 이 남성은 이날 방송에서 차를 마시는 방법부터 효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를 소개하며 차 문화야 말로 발전된 문명이라고 전했다.

[9월13일/조선중앙TV : "여러분들도 이 은정차에 담아 우리의 생활을 그려보십시오. 그리고 우리의 문명을 실어 보십시오!"]

북한이 선전하는 ‘은정차’는 황해남도 강령에서 재배되는 녹차.

김일성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은덕으로 탄생했다며 붙여진 이름이다.

[김용규/북한 농업성 책임부원 : "우리 인민들에게 보다 문명한 생활을 안겨주시려고 늘 마음 써 오시던 어버이 수령께서는 1982년 9월 말 어느 한 나라를 가셨을 때 우리나라에서 차 문제를 자체로 해결할 원대한 뜻을 품으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수백 그루의 차나무가 들어왔을 때에는 그것을 농업 과원에 보내셨습니다."]

처음 강원도 고성에 심어졌던 차나무는 극심한 추위에 자라지 않았고, 황해남도 강령군으로 옮겨져서야 생육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2000년대 후반 녹차 생산이 확대되면서부터는 북한 주민들에게도 보급되기 시작했다.

[리수연/은정찻집 봉사자 : "우리 찻집에서는 강령과 고성에서 생산한 그 녹차, 홍차를 기본으로 하면서 우리나라의 인삼차, 메밀차, 보리차, 강냉이 수염차 등 여러 가지 차를 봉사하고 있습니다."]

찻집을 찾아 차를 즐기는 주민들의 모습도 자주 노출되곤 한다.

["정말 차의 감미로운 맛과 독특한 향기를 느끼면서 차를 마시노라 하면은 마음이 안정되고 또 하루 피곤이 쭉 풀리면서 사색도 깊어지곤 합니다."]

녹차 못지않게 인기를 누리는 건 바로 커피다.

예사롭지 않은 솜씨로 라떼 아트를 선보이는 바리스타.

이런 커피 전문점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리봄향/커피 전문점 봉사원 :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제가 만든 커피 맛도 몸소 보아주시고 커피는 알(원두)커피를 갈아서 봉사를 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그에 맞는 커피 설비들도 차려놓고 다른 나라에 가서 기술도 배워서 봉사를 잘 하도록 하라고 뜨겁게 말씀하셨습니다."]

커피 전문점의 경우 커피 한잔 가격은 4.5유로.

우리 돈 약 6천 원이다.

가격이 꽤 비싸지만 평양을 중심으로 한 차 문화는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외식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음식점들이 들어서고 있다.

북한 매체에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영상을 통해 전문 초밥집도 성행하고 있다고 전한다.

[김금숙/초밥 전문점 봉사자 : "우리 식당에 대한, 초밥 요리들에 대한 평이 대단해졌습니다. 우리는 더 훌륭하고 더 맛있는 초밥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피자나 스파게티와 같은 서구식 요리는 이미 오래전 대중화됐다는 게 탈북민의 이야기다.

[정시우/2017년 탈북/평양출신 : "2010년도쯤 10년도부터인가 그게 활성화되기 시작했죠. 그냥 피자 같은 거는 대체로 피자나 스파게티 파는 식당에 가게 되면요.. 내화 돈을 취급을 안 하거든요 국돈을 나랏돈을 취급 안 하고 달러나 달러를 많이 취급하는데 피자 같은 것도 3달러부터 시작하고요 가격이. 스파게티는 싼 게 한 2.3달러? 그 정도."]

1990년대 극심한 경제난을 겪으며 외식문화는커녕 제대로 된 휴식시간조차 누리기 힘들었던 북한 주민들.

그러나 2000년대, 북한 경제가 점차 안정기로 들어서면서 서비스 산업도 함께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2년, 북한의 새 지도자가 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집권 초기부터 서비스 산업을 강조했다.

‘인민생활향상’,‘문명국가건설’ 등을 주장하며 전국적으로 위락시설과 외식, 문화시설 등을 확충해 나간 것이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북한의 경제상황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 경제체제에 있어서 일단 과시형 그러니까 인민생활에서 직접적인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을 인민경제를 중시하는 경향은 나타나고 있고요. 그다음 김정은 체제 이후에는 장마당경제가 일종의 안정적인 시장 체제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 두 개로 나눠지죠. 김정은 체제에 들어서면 그러니까 시장에서의 우위권을 가지고 있는 층들이 명확하게 생겨났고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하루에 수백 달러를 쓸 수 있는 생활비로 쓸 수 있는 층들이 명확히 생겼습니다. 돈을 가진 새로운 신흥 돈주 계층들이 형성이 됐고 이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업이나 여러 가지 산업 부분들이 상업 부분들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렇게 봐야 하는 거죠."]

장마당을 중심으로 본격화한 북한의 시장화.

이 과정에서 부를 축적한 이른바 ‘돈주’들이 다수 생겨났고 이들은 북한 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것.

결국, 북한 정권도 이들의 경제력을 내수 시장으로 이끌기 위해 서비스 산업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에는 복합 쇼핑몰이라 불리는 대형 상업 시설도 여러 개 들어섰다.

슈퍼마켓부터 각종 음식점, 제과점까지.

다양하고 화려한 시설을 갖춘 이곳은 평양 창전거리에 있는 해맞이 종합 식당이다.

[류영미/해맞이 종합식당 봉사자 :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여기 이 빵 매대에도 들리시어 위생성과 편의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진열장을 독특하면서 창조적으로 아주 잘 만들었다고 치하해 주셨습니다."]

평양 보통강 구역에 들어선 류경미래관에는 전문 식당가와 함께 레저 스포츠 시설, 이미용 전문점도 입점해 있어 북한 상류층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복합 문화 시설로 알려져 있다.

["전 여기 미용사 동지가 해주는 이 머리 모양이 꼭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인지 전 여기를 자주 찾곤하는데 이제는 단골손님이 되고 말았습니다."]

적어도 평양 주민들만큼은 여가 시간을 다양한 문화, 외식 활동으로 보내고 있고, 이들의 활동은 곧 소비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정시우/2017년 탈북/평양출신 : "우리 친구들하고 놀 때는 주로 볼링관이라든가, 볼링관에는 가게 놀 수 있는 게 많거든요. 거기는 식당도 있고 볼링관도 있고 당구장 있고 그다음 게임도 할 수 있고요. 그렇게 전자오락게임 같은 것도 할 수 있고. 그래서 대체로 볼링관 가서 많이 놀고 밝을 때는 낮에는 볼링관, 미림 승마구락부 메아리 사격장이나 같은 데 가서 놀고요. 좀 놀다 보면 배고프잖아요. 그럼 어디 가다 청량 음료점 있으면 저기 들어가서 맥주나 한잔 마시고 하자고 들어가서 맥주 마시고 나가고 그런 식으로 하죠."]

상류층의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한 북한 당국의 노력은 다양한 레저시설 개발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일반인의 사격이 가능한 평양 메아리 사격장.

주말이면 가족단위로 찾은 손님들로 붐빈다.

["오늘 아이들이 오자고 해서 왔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거 보니까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아버지로서... 그래서 앞으로 일을 더 많이 해야 되겠다는 걸 느낍니다."]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실현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준공을 지시한 미림 승마구락부도 평양의 대표적인 레저 시설이다.

개관 당시 북한 매체가 대대적으로 선전하기도 했다.

[2013년 조선중앙TV : "(탄지 몇 시간째 됐습니까?) 한 시간 반째 됩니다. (어느 단계입니까?) 지금 초급은 좀 지났습니다.( 학생 말을 타보니 기분 어떻습니까) 좋습니다. 처음에는 굉장히 무서웠는데 아저씨들이 잘 배워주고 말도 신나니까 정말 좋습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 서비스 산업 발전의 특징이라면, 소비가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연관 시설들을 함께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리영진/미림 승마구락부 이용객 : "정말 좋구만요. 신선한 곳에 와서 경치 좋은 데서 승마 운동을 하고 청량음료까지 마시니 스트레스가 쭉 풀리는 것 같습니다."]

’청량음료점‘이라 불리는, 북한의 패스트푸드 판매점도 맥주 소비를 적극 장려 하면서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성찬/만수교 청량 음료점 이용객 : "크림 맥주의 안주는 식당의 분위기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이웃들과 함께 훌륭히 꾸려진 식당에서 정말 웃고 떠들면서 마시는 맥주 맛이야말로 정말 좋습니다."]

고강도의 대북제재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야말로 ‘그들만의 세상’에서 부족 할 것 없는 문명을 누리고 있는 평양의 상류사회.

그러나 이러한 일부의 모습만으로 북한 전체 경제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장마당의 형성으로 인해서 김정은 경제 체제의 효율성이 부분적으로 증가한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장마당 경제 한계는 뭐냐면 이게 완전한 개혁개방이 아니기 때문에 또 대북제재로 인해서 펀드멘탈에 대한 펀드멘탈 경제 펀드멘탈을 강화할 수 있는 투자가 제약돼 있어요. 장마당의 유통 부분에 서비스업 부분에 효율성의 증가는 사실은 북한 경제 전체로 퍼져나갈 가능성은 있는 거죠. 그러나 생산과 소유권 기업 운영 이런 기본적인 분야 특히 인프라 에너지 이런 부분에 생산성 향상이나 투자가 수반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나 유통이나 3차산업 부분에 효율성의 증가는 제한될 수밖에 없죠."]

평양을 중심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북한의 서비스 산업.

내수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북한 정권의 투자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 없이, 상류층에 기댄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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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상류층 향유하는 “사회주의 부귀영화”
    • 입력 2019-10-19 08:31:21
    • 수정2019-10-19 08: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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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날이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따뜻한 차 한 잔도 자주 생각나는데요.

북한에서도 차나 커피를 마시는 문화가 최근 꽤 발달했다고 합니다.

가격도 만만치 않은데 찻집을 찾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는데요,

크게 보면 북한에서도 서비스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는 의미겠죠.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북한의 서비스산업 전반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평양 창전거리의 은정 찻집.

["(차 한 잔 주겠습니까?) 네."]

["(철관음차입니다.) 네 고맙습니다."]

차를 받아든 남성이 향부터 음미한다.

["예로부터 이 차는 신선의 음료로 신성시 되어왔으며 만병통치약으로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조선중앙TV 방송원이기도 한 이 남성은 이날 방송에서 차를 마시는 방법부터 효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를 소개하며 차 문화야 말로 발전된 문명이라고 전했다.

[9월13일/조선중앙TV : "여러분들도 이 은정차에 담아 우리의 생활을 그려보십시오. 그리고 우리의 문명을 실어 보십시오!"]

북한이 선전하는 ‘은정차’는 황해남도 강령에서 재배되는 녹차.

김일성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은덕으로 탄생했다며 붙여진 이름이다.

[김용규/북한 농업성 책임부원 : "우리 인민들에게 보다 문명한 생활을 안겨주시려고 늘 마음 써 오시던 어버이 수령께서는 1982년 9월 말 어느 한 나라를 가셨을 때 우리나라에서 차 문제를 자체로 해결할 원대한 뜻을 품으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수백 그루의 차나무가 들어왔을 때에는 그것을 농업 과원에 보내셨습니다."]

처음 강원도 고성에 심어졌던 차나무는 극심한 추위에 자라지 않았고, 황해남도 강령군으로 옮겨져서야 생육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2000년대 후반 녹차 생산이 확대되면서부터는 북한 주민들에게도 보급되기 시작했다.

[리수연/은정찻집 봉사자 : "우리 찻집에서는 강령과 고성에서 생산한 그 녹차, 홍차를 기본으로 하면서 우리나라의 인삼차, 메밀차, 보리차, 강냉이 수염차 등 여러 가지 차를 봉사하고 있습니다."]

찻집을 찾아 차를 즐기는 주민들의 모습도 자주 노출되곤 한다.

["정말 차의 감미로운 맛과 독특한 향기를 느끼면서 차를 마시노라 하면은 마음이 안정되고 또 하루 피곤이 쭉 풀리면서 사색도 깊어지곤 합니다."]

녹차 못지않게 인기를 누리는 건 바로 커피다.

예사롭지 않은 솜씨로 라떼 아트를 선보이는 바리스타.

이런 커피 전문점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리봄향/커피 전문점 봉사원 :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제가 만든 커피 맛도 몸소 보아주시고 커피는 알(원두)커피를 갈아서 봉사를 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그에 맞는 커피 설비들도 차려놓고 다른 나라에 가서 기술도 배워서 봉사를 잘 하도록 하라고 뜨겁게 말씀하셨습니다."]

커피 전문점의 경우 커피 한잔 가격은 4.5유로.

우리 돈 약 6천 원이다.

가격이 꽤 비싸지만 평양을 중심으로 한 차 문화는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외식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음식점들이 들어서고 있다.

북한 매체에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영상을 통해 전문 초밥집도 성행하고 있다고 전한다.

[김금숙/초밥 전문점 봉사자 : "우리 식당에 대한, 초밥 요리들에 대한 평이 대단해졌습니다. 우리는 더 훌륭하고 더 맛있는 초밥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피자나 스파게티와 같은 서구식 요리는 이미 오래전 대중화됐다는 게 탈북민의 이야기다.

[정시우/2017년 탈북/평양출신 : "2010년도쯤 10년도부터인가 그게 활성화되기 시작했죠. 그냥 피자 같은 거는 대체로 피자나 스파게티 파는 식당에 가게 되면요.. 내화 돈을 취급을 안 하거든요 국돈을 나랏돈을 취급 안 하고 달러나 달러를 많이 취급하는데 피자 같은 것도 3달러부터 시작하고요 가격이. 스파게티는 싼 게 한 2.3달러? 그 정도."]

1990년대 극심한 경제난을 겪으며 외식문화는커녕 제대로 된 휴식시간조차 누리기 힘들었던 북한 주민들.

그러나 2000년대, 북한 경제가 점차 안정기로 들어서면서 서비스 산업도 함께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2년, 북한의 새 지도자가 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집권 초기부터 서비스 산업을 강조했다.

‘인민생활향상’,‘문명국가건설’ 등을 주장하며 전국적으로 위락시설과 외식, 문화시설 등을 확충해 나간 것이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북한의 경제상황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 경제체제에 있어서 일단 과시형 그러니까 인민생활에서 직접적인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을 인민경제를 중시하는 경향은 나타나고 있고요. 그다음 김정은 체제 이후에는 장마당경제가 일종의 안정적인 시장 체제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 두 개로 나눠지죠. 김정은 체제에 들어서면 그러니까 시장에서의 우위권을 가지고 있는 층들이 명확하게 생겨났고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하루에 수백 달러를 쓸 수 있는 생활비로 쓸 수 있는 층들이 명확히 생겼습니다. 돈을 가진 새로운 신흥 돈주 계층들이 형성이 됐고 이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업이나 여러 가지 산업 부분들이 상업 부분들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렇게 봐야 하는 거죠."]

장마당을 중심으로 본격화한 북한의 시장화.

이 과정에서 부를 축적한 이른바 ‘돈주’들이 다수 생겨났고 이들은 북한 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것.

결국, 북한 정권도 이들의 경제력을 내수 시장으로 이끌기 위해 서비스 산업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에는 복합 쇼핑몰이라 불리는 대형 상업 시설도 여러 개 들어섰다.

슈퍼마켓부터 각종 음식점, 제과점까지.

다양하고 화려한 시설을 갖춘 이곳은 평양 창전거리에 있는 해맞이 종합 식당이다.

[류영미/해맞이 종합식당 봉사자 :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여기 이 빵 매대에도 들리시어 위생성과 편의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진열장을 독특하면서 창조적으로 아주 잘 만들었다고 치하해 주셨습니다."]

평양 보통강 구역에 들어선 류경미래관에는 전문 식당가와 함께 레저 스포츠 시설, 이미용 전문점도 입점해 있어 북한 상류층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복합 문화 시설로 알려져 있다.

["전 여기 미용사 동지가 해주는 이 머리 모양이 꼭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인지 전 여기를 자주 찾곤하는데 이제는 단골손님이 되고 말았습니다."]

적어도 평양 주민들만큼은 여가 시간을 다양한 문화, 외식 활동으로 보내고 있고, 이들의 활동은 곧 소비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정시우/2017년 탈북/평양출신 : "우리 친구들하고 놀 때는 주로 볼링관이라든가, 볼링관에는 가게 놀 수 있는 게 많거든요. 거기는 식당도 있고 볼링관도 있고 당구장 있고 그다음 게임도 할 수 있고요. 그렇게 전자오락게임 같은 것도 할 수 있고. 그래서 대체로 볼링관 가서 많이 놀고 밝을 때는 낮에는 볼링관, 미림 승마구락부 메아리 사격장이나 같은 데 가서 놀고요. 좀 놀다 보면 배고프잖아요. 그럼 어디 가다 청량 음료점 있으면 저기 들어가서 맥주나 한잔 마시고 하자고 들어가서 맥주 마시고 나가고 그런 식으로 하죠."]

상류층의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한 북한 당국의 노력은 다양한 레저시설 개발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일반인의 사격이 가능한 평양 메아리 사격장.

주말이면 가족단위로 찾은 손님들로 붐빈다.

["오늘 아이들이 오자고 해서 왔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거 보니까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아버지로서... 그래서 앞으로 일을 더 많이 해야 되겠다는 걸 느낍니다."]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실현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준공을 지시한 미림 승마구락부도 평양의 대표적인 레저 시설이다.

개관 당시 북한 매체가 대대적으로 선전하기도 했다.

[2013년 조선중앙TV : "(탄지 몇 시간째 됐습니까?) 한 시간 반째 됩니다. (어느 단계입니까?) 지금 초급은 좀 지났습니다.( 학생 말을 타보니 기분 어떻습니까) 좋습니다. 처음에는 굉장히 무서웠는데 아저씨들이 잘 배워주고 말도 신나니까 정말 좋습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 서비스 산업 발전의 특징이라면, 소비가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연관 시설들을 함께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리영진/미림 승마구락부 이용객 : "정말 좋구만요. 신선한 곳에 와서 경치 좋은 데서 승마 운동을 하고 청량음료까지 마시니 스트레스가 쭉 풀리는 것 같습니다."]

’청량음료점‘이라 불리는, 북한의 패스트푸드 판매점도 맥주 소비를 적극 장려 하면서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성찬/만수교 청량 음료점 이용객 : "크림 맥주의 안주는 식당의 분위기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이웃들과 함께 훌륭히 꾸려진 식당에서 정말 웃고 떠들면서 마시는 맥주 맛이야말로 정말 좋습니다."]

고강도의 대북제재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야말로 ‘그들만의 세상’에서 부족 할 것 없는 문명을 누리고 있는 평양의 상류사회.

그러나 이러한 일부의 모습만으로 북한 전체 경제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장마당의 형성으로 인해서 김정은 경제 체제의 효율성이 부분적으로 증가한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장마당 경제 한계는 뭐냐면 이게 완전한 개혁개방이 아니기 때문에 또 대북제재로 인해서 펀드멘탈에 대한 펀드멘탈 경제 펀드멘탈을 강화할 수 있는 투자가 제약돼 있어요. 장마당의 유통 부분에 서비스업 부분에 효율성의 증가는 사실은 북한 경제 전체로 퍼져나갈 가능성은 있는 거죠. 그러나 생산과 소유권 기업 운영 이런 기본적인 분야 특히 인프라 에너지 이런 부분에 생산성 향상이나 투자가 수반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나 유통이나 3차산업 부분에 효율성의 증가는 제한될 수밖에 없죠."]

평양을 중심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북한의 서비스 산업.

내수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북한 정권의 투자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 없이, 상류층에 기댄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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