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심폐소생술’…심장마비 프랑스인 한국 의료진이 살려

입력 2019.10.21 (19:13) 수정 2019.10.2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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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2차례 멈춰 생명을 잃을 뻔한 프랑스인을 우리나라 의료진이 각고의 노력 끝에 살려냈습니다.

주인공은 한국으로 출장 온 프랑스인 다니엘 나파르 씨로 지난 10월 2일 갑자기 극심한 기침과 구토,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 119로 도움을 받아 고대구로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습니다.

심장이 2번 멈췄지만, 살리고 또 살리고

나파르 씨는 병원 도착 직후 심장이 정지했고, 의료진은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습니다. 심폐소생술 4분 만에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심정지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를 하던 도중 심장이 두 번째 멈췄습니다. 그야말로 생사를 알 수 없는 급박한 상황에서 응급의학과 의료진들은 다시 한 번 심폐소생술을 시행했고, 기적적으로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

저혈압에 소변량 줄고, 산소 결핍 지속

하지만 상태는 더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환자를 응급중환자실로 옮긴 뒤 혈압상승제를 투여하며 인공호흡기를 달았습니다. 그런데도 환자는 저혈압으로 소변량이 줄고 폐부종도 심해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의료진은 24시간 혈액투석을 비롯해 체외순환장치인 에크모를 환자에게 적용했습니다.

심정지 두 차례, 설령 소생해도 의식 장담 못 해

당시 의료진은 환자가 하루를 넘기기 쉽지 않다며 설령 소생한다 할지라도 심정지를 두 차례나 겪었기 때문에 뇌 손상으로 의식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보호자에게는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한 상태였습니다.

생명의 기적, 입원 10일 만에 일반병실로

하지만 놀랍게도 다음 날부터 혈압이 안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중환자실 입실 3일째부터는 의식도 명료하게 회복됐습니다. 심정지를 두 번이나 겪었는데도 아무런 후유증 없이 의식이 명료한 것은 기적이었습니다.
입원 1주일 만에 환자는 에크모를 제거했고 8일째 인공호흡기도 뗐습니다. 하루를 넘기기 어려웠던 환자는 10일 만에 일반병실로 옮겨졌고, 프랑스로 돌아갈 채비를 할 만큼 상태가 좋아졌습니다.

나파르 씨, "한국 의료 시스템, 프랑스에선 볼 수 없는 방식"

나파르 씨는 "훌륭한 의료시술과 유능하고 적극적인 의료진 덕분에 살아났다"며 감사를 전했습니다. 특히 "한국 의료진들이 팀을 이루어 다양한 의료장비를 갖추고 저를 돌봤는데 프랑스에서는 볼 수 없는 방식"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응급의학, 중환자 의학, 신장내과, 흉부외과... 팀워크로 동시다발적으로 치료해

이영석 고대구로병원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는 "심정지가 일어났을 때 신속하게 심폐소생술을 받았고, 중환자실에 올라와서는 신장내과, 흉부외과와의 협업으로 신속하게 혈액투석, 에크모를 바로 적용할 수 있었다”며 “모든 것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교수는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고 나파르씨가 '감사하다'고 말했던 그 순간의 뿌듯함을 잊지 못한다”며 감동을 전했습니다.

[영상 제공 : 고려대 구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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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의 심폐소생술’…심장마비 프랑스인 한국 의료진이 살려
    • 입력 2019-10-21 19:13:52
    • 수정2019-10-21 19:17:49
    취재K
심장이 2차례 멈춰 생명을 잃을 뻔한 프랑스인을 우리나라 의료진이 각고의 노력 끝에 살려냈습니다. 주인공은 한국으로 출장 온 프랑스인 다니엘 나파르 씨로 지난 10월 2일 갑자기 극심한 기침과 구토,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 119로 도움을 받아 고대구로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습니다. 심장이 2번 멈췄지만, 살리고 또 살리고 나파르 씨는 병원 도착 직후 심장이 정지했고, 의료진은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습니다. 심폐소생술 4분 만에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심정지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를 하던 도중 심장이 두 번째 멈췄습니다. 그야말로 생사를 알 수 없는 급박한 상황에서 응급의학과 의료진들은 다시 한 번 심폐소생술을 시행했고, 기적적으로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 저혈압에 소변량 줄고, 산소 결핍 지속 하지만 상태는 더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환자를 응급중환자실로 옮긴 뒤 혈압상승제를 투여하며 인공호흡기를 달았습니다. 그런데도 환자는 저혈압으로 소변량이 줄고 폐부종도 심해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의료진은 24시간 혈액투석을 비롯해 체외순환장치인 에크모를 환자에게 적용했습니다. 심정지 두 차례, 설령 소생해도 의식 장담 못 해 당시 의료진은 환자가 하루를 넘기기 쉽지 않다며 설령 소생한다 할지라도 심정지를 두 차례나 겪었기 때문에 뇌 손상으로 의식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보호자에게는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한 상태였습니다. 생명의 기적, 입원 10일 만에 일반병실로 하지만 놀랍게도 다음 날부터 혈압이 안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중환자실 입실 3일째부터는 의식도 명료하게 회복됐습니다. 심정지를 두 번이나 겪었는데도 아무런 후유증 없이 의식이 명료한 것은 기적이었습니다. 입원 1주일 만에 환자는 에크모를 제거했고 8일째 인공호흡기도 뗐습니다. 하루를 넘기기 어려웠던 환자는 10일 만에 일반병실로 옮겨졌고, 프랑스로 돌아갈 채비를 할 만큼 상태가 좋아졌습니다. 나파르 씨, "한국 의료 시스템, 프랑스에선 볼 수 없는 방식" 나파르 씨는 "훌륭한 의료시술과 유능하고 적극적인 의료진 덕분에 살아났다"며 감사를 전했습니다. 특히 "한국 의료진들이 팀을 이루어 다양한 의료장비를 갖추고 저를 돌봤는데 프랑스에서는 볼 수 없는 방식"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응급의학, 중환자 의학, 신장내과, 흉부외과... 팀워크로 동시다발적으로 치료해 이영석 고대구로병원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는 "심정지가 일어났을 때 신속하게 심폐소생술을 받았고, 중환자실에 올라와서는 신장내과, 흉부외과와의 협업으로 신속하게 혈액투석, 에크모를 바로 적용할 수 있었다”며 “모든 것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교수는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고 나파르씨가 '감사하다'고 말했던 그 순간의 뿌듯함을 잊지 못한다”며 감동을 전했습니다. [영상 제공 : 고려대 구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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