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일왕 즉위…“헌법 따라 책무 다할 것”

입력 2019.10.22 (19:04) 수정 2019.10.22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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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나루히토 일왕이 오늘 대내외에 즉위 선언을 했습니다.

"헌법에 따라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는데 "평화헌법을 지키겠다"던 전 일왕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었습니다.

전쟁 가능 개헌을 추진 중인 아베 총리는 일왕 앞에서 '자긍심 있는 일본의 밝은 미래'를 거론했습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를 일본 안팎에 알리는 의식이 시작됐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 등 180여 개국, 2천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즉위식 첫 일성으로 헌법을 언급했습니다.

[나루히토/일왕 : "헌법에 따라 일본 및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서 책무를 다할 것을 맹세합니다."]

지난 5월, 일왕이 됐을 당시의 발언을 반복한 것으로, 아버지 아키히토에 비해 다소 미온적 표현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아키히토 전 일왕은 1989년 즉위 직후에 '헌법을 지키겠다'고 직설적으로 말한 바 있습니다.

새 일왕은 다만, 부친의 노력을 깊게 되새기겠다며 '평화'란 단어를 두 차례 언급했습니다.

[나루히토/일왕 : "(일본) 국민의 행복과 세계 평화를 항상 간절히 희망합니다."]

아베 총리도 인사말을 통해 평화를 언급했지만, 속뜻은 달랐습니다.

[아베/일본 총리 : "새로운 마음으로 평화롭고 희망이 넘치며 긍지가 있는 일본의 빛나는 미래(를 만들겠습니다)."]

'자긍심', '새로운 시대' 등은 아베 총리가 개헌 필요성을 강조할 때마다 함께 쓰던 표현들입니다.

헌법상 일왕의 정치 참여는 금지돼 있지만, 일왕의 메시지는 일본 국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전쟁 이후 세대로 첫 일왕이 된 나루히토가 아베 정권의 우경화를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견제할 수 있을지가 관심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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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루히토 일왕 즉위…“헌법 따라 책무 다할 것”
    • 입력 2019-10-22 19:06:32
    • 수정2019-10-22 22: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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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나루히토 일왕이 오늘 대내외에 즉위 선언을 했습니다.

"헌법에 따라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는데 "평화헌법을 지키겠다"던 전 일왕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었습니다.

전쟁 가능 개헌을 추진 중인 아베 총리는 일왕 앞에서 '자긍심 있는 일본의 밝은 미래'를 거론했습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를 일본 안팎에 알리는 의식이 시작됐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 등 180여 개국, 2천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즉위식 첫 일성으로 헌법을 언급했습니다.

[나루히토/일왕 : "헌법에 따라 일본 및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서 책무를 다할 것을 맹세합니다."]

지난 5월, 일왕이 됐을 당시의 발언을 반복한 것으로, 아버지 아키히토에 비해 다소 미온적 표현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아키히토 전 일왕은 1989년 즉위 직후에 '헌법을 지키겠다'고 직설적으로 말한 바 있습니다.

새 일왕은 다만, 부친의 노력을 깊게 되새기겠다며 '평화'란 단어를 두 차례 언급했습니다.

[나루히토/일왕 : "(일본) 국민의 행복과 세계 평화를 항상 간절히 희망합니다."]

아베 총리도 인사말을 통해 평화를 언급했지만, 속뜻은 달랐습니다.

[아베/일본 총리 : "새로운 마음으로 평화롭고 희망이 넘치며 긍지가 있는 일본의 빛나는 미래(를 만들겠습니다)."]

'자긍심', '새로운 시대' 등은 아베 총리가 개헌 필요성을 강조할 때마다 함께 쓰던 표현들입니다.

헌법상 일왕의 정치 참여는 금지돼 있지만, 일왕의 메시지는 일본 국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전쟁 이후 세대로 첫 일왕이 된 나루히토가 아베 정권의 우경화를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견제할 수 있을지가 관심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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