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인사이드] 인도에서 리메이크된 ‘국제시장’

입력 2019.10.24 (20:36) 수정 2019.10.2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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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희 기자, 오늘은 어떤 얘길 준비하셨나요?

[기자]

네, 영화 국제시장 아시죠?

5년 전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돌파했는데요.

이 영화가 최근 인도에서 리메이크 돼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이 인도판 국제시장입니다.

영화 제목은 '바라트'고요.

인도의 국민배우 살만 칸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개봉 첫날부터 살만 칸 주연 영화 중 흥행 신기록을 경신했고요.

그리고 지금까지 인도에서만 350억 원, 전 세계적으로는 5백40억 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올해 인도 영화 흥행 수익 4위에 랭크됐다고 하네요.

[앵커]

그런데 국제시장은 한국 근현대사를 다룬 영화잖아요?

인도 사람들이 영화 내용을 공감하긴 어렵지 않나요?

[기자]

네, 남북 사이에 6.25 전쟁이 일어나고.

북한에 살던 주인공이 흥남철수 때 가족과 헤어지는 게 국제시장의 줄거리잖아요.

이 내용을 인도에서 어떻게 현지화했을지 저도 궁금했는데요.

영화 배경을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의 갈등으로 바꿨습니다.

원래 파키스탄 지역에 살던 주인공이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리되면서 일어난 내전을 피해 인도로 피난을 가고..

이 과정에서 가족과 헤어지는 식으로 영화 내용이 바뀌었습니다.

[앵커]

아이디어가 좋네요.

인도, 파키스탄의 관계가 우리나라와 북한과 비슷한가 보죠?

[기자]

우리나라가 이념 때문에 갈라졌다면, 인도와 파키스탄은 종교 때문에 갈라졌습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영국 식민지 시절 하나의 나라였는데요.

하지만 1947년 영국이 독립을 승인하면서 본격적으로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힌두교 중심의 인도와 이슬람교 중심의 파키스탄이 갈라졌고, 1년 뒤에는 접경 지역인 카슈미르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양국 간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그 뒤에도 인도와 파키스탄은 두 차례 전쟁을 더 벌였고요.

[앵커]

듣다 보니 우리나라의 역사와 다르면서도 비슷한 구석이 많네요.

왜 인도에서 국제시장을 리메이크했는지 알 것 같아요.

[기자]

네, 또 비슷한 게 남한과 북한처럼 인도 파키스탄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에요.

지난 주말에도 카슈미르에서 격렬한 포격전이 벌어졌습니다.

폐허가 된 민가들이 보이시죠.

19일부터 계속된 양국 간 포격전으로 카슈미르 지역 민가들이 피해를 입은 모습입니다.

이 때문에 양국 군인은 물론 민간인 사망자가 속출했습니다.

[나시마 비 비/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주민 : "이 폐허를 보세요. 우린 가난하고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아이들을 지킬 수 있는 안전한 장소가 필요해요. 이런 상황에서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네, 지난 2월엔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테러로 경찰 수십 명이 숨져 전면전까지 일어날 뻔했는데요.

[비핀 라밧/인도군 관계자 : "테러리스트의 기반 시설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탱다르 지역 맞은 편의 테러리스트 캠프들은 파괴됐습니다."]

인도 정부는 카슈미르 지역에 사실상 계엄령을 펼치고 그동안 유지됐던 자치권과 각종 혜택을 박탈했습니다.

[앵커]

듣다 보니 인도와 파키스탄 갈등의 중심엔 카슈미르가 있는 모습인데.

어떤 지역이길래 그런가요?

[기자]

네,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 있는 지역입니다.

아까 인도는 힌두교, 파키스탄은 이슬람교 중심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두 나라 중 카슈미르도 한 곳을 선택했어야 했거든요.

그런데 카슈미르 주민 대부분은 무슬림, 즉 이슬람교를 믿어요.

문제는 주민과는 달리 카슈미르의 운명을 결정한 지배층은 힌두교도였다는 거죠.

지배층이 인도 편입을 결정하자 카슈미르 주민들은 폭동을 일으켰고요.

이후 분쟁 끝에 카슈미르 북부는 파키스탄령, 남부는 인도령으로 남게 됐습니다.

현재 인도는 카슈미르 전체가 인도 영토라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고요.

인도령 카슈미르에서는 이슬람 무장 반군조직의 테러가 끊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앵커]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애꿎은 주민들일 텐데..

양국 간 뿌리 깊은 갈등, 해소될 기미는 안 보이나요?

[기자]

조금이나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어요.

인도와 파키스탄이 양국 국경을 지나는 종교 순례길을 개통하기로 했어요.

시크교의 대표 성지가 있는 파키스탄 카르타르푸르와 인도를 잇는 4.2km의 회랑을 만들겠다는 건데요.

인도 쪽 시크교도들은 그동안 이 성지를 찾고 싶어도 교통편이 없는 데다 비자가 안 나와 사실상 방문이 어려웠습니다.

[나렌드라 모디/인도 총리 : "시크교를 세운 나나크 교조의 축복으로 이번에 개통되는 회랑은 단순한 회랑이 아닌 사람들을 통합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다음 달 개통식에는 인도와 파키스탄 총리들도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종교로 갈라졌던 두 나라가 종교를 계기로 갈등을 풀었으면 좋겠네요.

[앵커]

네, 이재희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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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인사이드] 인도에서 리메이크된 ‘국제시장’
    • 입력 2019-10-24 20:37:30
    • 수정2019-10-24 20: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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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희 기자, 오늘은 어떤 얘길 준비하셨나요?

[기자]

네, 영화 국제시장 아시죠?

5년 전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돌파했는데요.

이 영화가 최근 인도에서 리메이크 돼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이 인도판 국제시장입니다.

영화 제목은 '바라트'고요.

인도의 국민배우 살만 칸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개봉 첫날부터 살만 칸 주연 영화 중 흥행 신기록을 경신했고요.

그리고 지금까지 인도에서만 350억 원, 전 세계적으로는 5백40억 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올해 인도 영화 흥행 수익 4위에 랭크됐다고 하네요.

[앵커]

그런데 국제시장은 한국 근현대사를 다룬 영화잖아요?

인도 사람들이 영화 내용을 공감하긴 어렵지 않나요?

[기자]

네, 남북 사이에 6.25 전쟁이 일어나고.

북한에 살던 주인공이 흥남철수 때 가족과 헤어지는 게 국제시장의 줄거리잖아요.

이 내용을 인도에서 어떻게 현지화했을지 저도 궁금했는데요.

영화 배경을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의 갈등으로 바꿨습니다.

원래 파키스탄 지역에 살던 주인공이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리되면서 일어난 내전을 피해 인도로 피난을 가고..

이 과정에서 가족과 헤어지는 식으로 영화 내용이 바뀌었습니다.

[앵커]

아이디어가 좋네요.

인도, 파키스탄의 관계가 우리나라와 북한과 비슷한가 보죠?

[기자]

우리나라가 이념 때문에 갈라졌다면, 인도와 파키스탄은 종교 때문에 갈라졌습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영국 식민지 시절 하나의 나라였는데요.

하지만 1947년 영국이 독립을 승인하면서 본격적으로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힌두교 중심의 인도와 이슬람교 중심의 파키스탄이 갈라졌고, 1년 뒤에는 접경 지역인 카슈미르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양국 간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그 뒤에도 인도와 파키스탄은 두 차례 전쟁을 더 벌였고요.

[앵커]

듣다 보니 우리나라의 역사와 다르면서도 비슷한 구석이 많네요.

왜 인도에서 국제시장을 리메이크했는지 알 것 같아요.

[기자]

네, 또 비슷한 게 남한과 북한처럼 인도 파키스탄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에요.

지난 주말에도 카슈미르에서 격렬한 포격전이 벌어졌습니다.

폐허가 된 민가들이 보이시죠.

19일부터 계속된 양국 간 포격전으로 카슈미르 지역 민가들이 피해를 입은 모습입니다.

이 때문에 양국 군인은 물론 민간인 사망자가 속출했습니다.

[나시마 비 비/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주민 : "이 폐허를 보세요. 우린 가난하고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아이들을 지킬 수 있는 안전한 장소가 필요해요. 이런 상황에서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네, 지난 2월엔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테러로 경찰 수십 명이 숨져 전면전까지 일어날 뻔했는데요.

[비핀 라밧/인도군 관계자 : "테러리스트의 기반 시설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탱다르 지역 맞은 편의 테러리스트 캠프들은 파괴됐습니다."]

인도 정부는 카슈미르 지역에 사실상 계엄령을 펼치고 그동안 유지됐던 자치권과 각종 혜택을 박탈했습니다.

[앵커]

듣다 보니 인도와 파키스탄 갈등의 중심엔 카슈미르가 있는 모습인데.

어떤 지역이길래 그런가요?

[기자]

네,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 있는 지역입니다.

아까 인도는 힌두교, 파키스탄은 이슬람교 중심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두 나라 중 카슈미르도 한 곳을 선택했어야 했거든요.

그런데 카슈미르 주민 대부분은 무슬림, 즉 이슬람교를 믿어요.

문제는 주민과는 달리 카슈미르의 운명을 결정한 지배층은 힌두교도였다는 거죠.

지배층이 인도 편입을 결정하자 카슈미르 주민들은 폭동을 일으켰고요.

이후 분쟁 끝에 카슈미르 북부는 파키스탄령, 남부는 인도령으로 남게 됐습니다.

현재 인도는 카슈미르 전체가 인도 영토라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고요.

인도령 카슈미르에서는 이슬람 무장 반군조직의 테러가 끊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앵커]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애꿎은 주민들일 텐데..

양국 간 뿌리 깊은 갈등, 해소될 기미는 안 보이나요?

[기자]

조금이나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어요.

인도와 파키스탄이 양국 국경을 지나는 종교 순례길을 개통하기로 했어요.

시크교의 대표 성지가 있는 파키스탄 카르타르푸르와 인도를 잇는 4.2km의 회랑을 만들겠다는 건데요.

인도 쪽 시크교도들은 그동안 이 성지를 찾고 싶어도 교통편이 없는 데다 비자가 안 나와 사실상 방문이 어려웠습니다.

[나렌드라 모디/인도 총리 : "시크교를 세운 나나크 교조의 축복으로 이번에 개통되는 회랑은 단순한 회랑이 아닌 사람들을 통합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다음 달 개통식에는 인도와 파키스탄 총리들도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종교로 갈라졌던 두 나라가 종교를 계기로 갈등을 풀었으면 좋겠네요.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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