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건강 톡톡] ‘심정지’ 프랑스인 살려낸 국내 의료진의 ‘기적’

입력 2019.10.25 (08:45) 수정 2019.10.2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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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심장이 2차례 멈춰 생명을 잃을 뻔한 프랑스인을 우리나라 의료진이 각고의 노력 끝에 살려냈습니다.

놀랍게도 입원 10일 만에 아무런 후유증 없이 의식을 회복한 건데요.

말 그대로 생명의 기적입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박 기자, 먼저 어떤 사연인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주인공은 한국으로 출장 온 프랑스인 다니엘 나파르 씨입니다.

60대 남성인데요.

지난 10월 2일에 서울의 한 호텔에서 나파르 씨는 갑자기 극심한 기침과 구토,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 119에 신고했고 구급차로 옮겨져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내원했습니다.

당시 CCTV 화면인데요.

나파르 씨는 병원 도착 직후 심장이 정지했고, 의료진은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습니다.

심폐소생술 4분 만에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왜 심장이 멈췄었던 건지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를 하던 도중에 또 심장이 멈췄습니다.

2번째 심정지인데요.

그야말로 생사를 알 수 없는 급박한 상황에서 응급의학과 의료진들은 다시 한번 심폐소생술을 시행했고, 기적처럼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

심장이 2차례나 멈췄는데, 살리고 또 살린 건 정말 기적의 심폐소생술 덕분입니다.

[앵커]

심장이 다시 뛰면 바로 의식이 돌아온 건가요?

[기자]

심장을 다시 뛰게 했지만, 나파르 씨의 상태는 더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혈압상승제를 투여하고 인공호흡기까지 달아 산소를 공급했지만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는데요.

계속 혈압이 떨어지고, 소변량이 줄었습니다.

폐에 부종도 생겨 산소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콩팥조차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해 혈액이 급격히 산성화가 진행됐습니다.

이에 의료진은 24시간 지속 가능한 혈액 투석기를 신속히 달아 혈액을 깨끗하게 여과시키는 한편 약해진 심장을 보강하기 위해 체외순환장치인 에크모를 환자에게 달았습니다.

[이영석/고대구로병원 중환자전담 전문의 : "처음에 이 환자 상태만 보면 80%는 환자가 사망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에크모(체외순환기)를 달았는데도 불구하고 환자는 여전히 안정이 잘 되지 않는 상태였고. '하루를 넘기기가 쉽지는 않겠구나!' 생각을 했던 환자였습니다."]

설령 생존한다 해도 심장이 2번씩이나 멈췄던 환자이기 때문에 뇌 손상으로 의식을 되찾기란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정말 하루하루가 생과 사를 넘나드는 순간이었던 같은데, 어떻게 회복된 건가요?

[기자]

정말 생명의 기적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방도가 없는데요.

놀랍게도 다음 날부터 혈압이 안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중환자실에 있은 지 3일째부터는 의식도 명료하게 회복됐습니다.

심정지를 두 번이나 겪었는데도 아무런 후유증 없이 의식이 또렷한 건 정말 기적입니다.

입원 1주일여 만에 에크모와 인공호흡기를 뗐습니다.

화면 보시면 아내와 대화하는 나파르 씨 모습인데요.

오늘내일하던 환자는 입원 10일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졌고, 프랑스로 돌아갈 채비를 할 만큼 상태가 좋아졌습니다.

정말 심장이 2차례 멈췄던 사람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회복됐습니다.

나파르 씨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다니엘 나파르 씨/66살/프랑스인 : "저는 운이 좋았어요. 훌륭한 의료시술과 유능하고 적극적인 의료진 덕분에 살아났습니다. 한국 의료진들이 팀을 이루어 다양한 의료장비를 갖추고 저를 돌봤는데 프랑스에서는 볼 수 없는 방식이예요."]

[앵커]

정말 다행입니다.

나파르 씨가 우리나라 의료의 우수성을 칭찬하네요.

구체적으로 어떤 점인가요?

[기자]

네, 우리나라 응급의료시스템에 감동한 건데요.

119 구급대부터 응급의학, 중환자 의학, 신장내과, 흉부외과 등 관련 과들이 팀워크를 발휘해 동시다발적으로 환자를 치료했다는 게 주효했다는 겁니다.

특히 현대의학의 마지막 생명줄이라 불리는 에크모가 환자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습니다.

에크모가 뭔가 하실 텐데요.

망가진 심장과 폐를 대신해 전신 혈액을 바깥으로 빼내 산소를 붙인 뒤 다시 몸으로 주입하는 장비입니다.

일종의 간이 인공심폐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이런 장비들은 여러 과 선생님들의 팀웍을 통해서만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나파르 씨는 이런 한국 의료시스템을 프랑스에선 볼 수 없다며 극찬한 겁니다.

나파르씨의 소감으로 이야길 마치겠습니다.

[다니엘 나파르 씨 : "여러분들이 없었다면 나는 살지 못했을 겁니다. 당신들이 내 생명을 살렸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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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10-25 10: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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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2차례 멈춰 생명을 잃을 뻔한 프랑스인을 우리나라 의료진이 각고의 노력 끝에 살려냈습니다.

놀랍게도 입원 10일 만에 아무런 후유증 없이 의식을 회복한 건데요.

말 그대로 생명의 기적입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박 기자, 먼저 어떤 사연인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주인공은 한국으로 출장 온 프랑스인 다니엘 나파르 씨입니다.

60대 남성인데요.

지난 10월 2일에 서울의 한 호텔에서 나파르 씨는 갑자기 극심한 기침과 구토,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 119에 신고했고 구급차로 옮겨져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내원했습니다.

당시 CCTV 화면인데요.

나파르 씨는 병원 도착 직후 심장이 정지했고, 의료진은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습니다.

심폐소생술 4분 만에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왜 심장이 멈췄었던 건지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를 하던 도중에 또 심장이 멈췄습니다.

2번째 심정지인데요.

그야말로 생사를 알 수 없는 급박한 상황에서 응급의학과 의료진들은 다시 한번 심폐소생술을 시행했고, 기적처럼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

심장이 2차례나 멈췄는데, 살리고 또 살린 건 정말 기적의 심폐소생술 덕분입니다.

[앵커]

심장이 다시 뛰면 바로 의식이 돌아온 건가요?

[기자]

심장을 다시 뛰게 했지만, 나파르 씨의 상태는 더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혈압상승제를 투여하고 인공호흡기까지 달아 산소를 공급했지만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는데요.

계속 혈압이 떨어지고, 소변량이 줄었습니다.

폐에 부종도 생겨 산소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콩팥조차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해 혈액이 급격히 산성화가 진행됐습니다.

이에 의료진은 24시간 지속 가능한 혈액 투석기를 신속히 달아 혈액을 깨끗하게 여과시키는 한편 약해진 심장을 보강하기 위해 체외순환장치인 에크모를 환자에게 달았습니다.

[이영석/고대구로병원 중환자전담 전문의 : "처음에 이 환자 상태만 보면 80%는 환자가 사망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에크모(체외순환기)를 달았는데도 불구하고 환자는 여전히 안정이 잘 되지 않는 상태였고. '하루를 넘기기가 쉽지는 않겠구나!' 생각을 했던 환자였습니다."]

설령 생존한다 해도 심장이 2번씩이나 멈췄던 환자이기 때문에 뇌 손상으로 의식을 되찾기란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정말 하루하루가 생과 사를 넘나드는 순간이었던 같은데, 어떻게 회복된 건가요?

[기자]

정말 생명의 기적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방도가 없는데요.

놀랍게도 다음 날부터 혈압이 안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중환자실에 있은 지 3일째부터는 의식도 명료하게 회복됐습니다.

심정지를 두 번이나 겪었는데도 아무런 후유증 없이 의식이 또렷한 건 정말 기적입니다.

입원 1주일여 만에 에크모와 인공호흡기를 뗐습니다.

화면 보시면 아내와 대화하는 나파르 씨 모습인데요.

오늘내일하던 환자는 입원 10일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졌고, 프랑스로 돌아갈 채비를 할 만큼 상태가 좋아졌습니다.

정말 심장이 2차례 멈췄던 사람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회복됐습니다.

나파르 씨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다니엘 나파르 씨/66살/프랑스인 : "저는 운이 좋았어요. 훌륭한 의료시술과 유능하고 적극적인 의료진 덕분에 살아났습니다. 한국 의료진들이 팀을 이루어 다양한 의료장비를 갖추고 저를 돌봤는데 프랑스에서는 볼 수 없는 방식이예요."]

[앵커]

정말 다행입니다.

나파르 씨가 우리나라 의료의 우수성을 칭찬하네요.

구체적으로 어떤 점인가요?

[기자]

네, 우리나라 응급의료시스템에 감동한 건데요.

119 구급대부터 응급의학, 중환자 의학, 신장내과, 흉부외과 등 관련 과들이 팀워크를 발휘해 동시다발적으로 환자를 치료했다는 게 주효했다는 겁니다.

특히 현대의학의 마지막 생명줄이라 불리는 에크모가 환자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습니다.

에크모가 뭔가 하실 텐데요.

망가진 심장과 폐를 대신해 전신 혈액을 바깥으로 빼내 산소를 붙인 뒤 다시 몸으로 주입하는 장비입니다.

일종의 간이 인공심폐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이런 장비들은 여러 과 선생님들의 팀웍을 통해서만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나파르 씨는 이런 한국 의료시스템을 프랑스에선 볼 수 없다며 극찬한 겁니다.

나파르씨의 소감으로 이야길 마치겠습니다.

[다니엘 나파르 씨 : "여러분들이 없었다면 나는 살지 못했을 겁니다. 당신들이 내 생명을 살렸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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