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식의 건강365] 뇌졸중 40%, 골든타임 놓쳐…갑자기 신체 한쪽 이상오면 바로 119!

입력 2019.10.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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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KBS 건강365
● 진행: 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 출연: 정종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 방송일시: 2019.10.26(토)
: 오전 5시~(KBS 1라디오 FM 97.3MHz)
: 오전 8시~(KBS 3라디오 FM 104.9MHz)
: 오후 4시~(KBS 3라디오 FM 104.9MHz)


건강365 박광식의 건강 이야기.
오늘은 뇌졸중의 응급치료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정종원 교수와 함께 짚어 봅니다.

◇박광식: 뇌졸중이 왔을 때 초기 대처가 중요할 것 같아요.

◆정종원: 맞습니다. 10년 전 뇌졸중 관련 인식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3분의 1이 '증상이 좋아지는지 집에서 지켜본다', 또 3분의 1이 '원래 다니던 병원 선생님을 찾아간다', 남은 3분의 1이 '환자를 데리고 응급실에 간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동안 대한뇌졸중학회에서도 많이 홍보하고 있고 이런 건강강좌프로그램이나 라디오를 통해서 많은 지식을 얻으셔서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90% 가까이가 119로 응급실을 간다고 말씀하십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요. 뇌졸중은 혈관이 막혔던 터졌던 빨리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골든타임'이라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어떤 경우가 있느냐면요. 뇌졸중 의심 증상이 와도 노인 중엔 증상 좀 지켜보다가 우리 아이 퇴근하면 기다렸다가 자가용을 타고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전형적으로 골든타임을 놓치는 분들입니다.

또 중요한 게 있습니다. 집 근처 아무 병원이나 뇌졸중을 치료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전문적으로 혈관을 뚫어주거나 뚫린 혈관을 막아주는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원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것과 관련해서는 119에 정보가 모두 있습니다. 그래서 119에 바로 신고를 하고 그곳에서 안내하는 병원으로 빨리 내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광식: 뇌졸중에서 골든타임은 정확히 몇 시간입니까?

◆정종원: 골든타임은 매우 중요한 시간이란 뜻이죠. 그 시간까지는 치료가 들어가야 한다는 기준입니다. 하지만 제가 권고드리고 싶은 것은 골든타임에 맞춰서 오라는 게 아니라 적어도 그 시간 안에 빨리 오라는 뜻입니다. 무조건 빨리 갈수록 좋습니다. 똑같은 치료를 하더라도 쓰러진 지 30분 만에 온 분이 4시간 30분 골든타임에 딱 맞춰서 온 분보다 치료성적이 더 좋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늦을수록 완전히 기능을 회복해서 다시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확률이 훨씬 더 낮습니다.

그래도 골든타임을 정리하면요. 뇌경색 같은 경우 혈관이 막혔을 때 약물로 뚫어줄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 증상이 생긴 다음부터 4시간 30분입니다. 또, 약물로 뚫리지 않을 경우 혈관에 관을 넣어 뚫는 시술을 하게 되는데 이때 골든타임은 6시간입니다. 그러나 최근엔 환자 특성에 따라 어떤 분은 24시간까지도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첫 번째 골든타임은 가장 빨리 가는 게 좋다가 1번이고
다음은 4시간 30분, 6시간, 24시간이란 골든타임이 존재하지만, 그거는 우선순위 아래로 두는 게 좋습니다.
가장 빨리 가는 게 좋습니다.

◇박광식: 그러면 최소한 골든타임 안에는 들어와야 한다는 이야긴데, 어느 정도인가요?

◆정종원: 국내 뇌졸중 관리 지표를 보면 40% 정도 급성뇌졸중 환자들이 골든타임 내로 오고 있습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10명 중 6명은 그 안에 못 오는 거죠. 여러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증상을 처음에 잘 인지하지 못해서 못 오는 경우도 있고요. 또, 가볍게 증상이 온 뇌경색 환자는 응급실로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광식: 그러면 응급실에 빨리 가야 하는 중요 증상은 무엇인가요?

◆정종원: 증상이 애매한 경우 전공의 선생님도 확인을 잘 못 합니다. 그 정도로 애매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권고드릴 수 있는 거는 언어장애, 반신마비, 뇌졸중 관련한 경고 증상이 느껴지면 환자분 입장에서는 무조건 오셔야 합니다. 그다음에 치료 여부를 의사에게 맡겨야 합니다.

◇박광식: 119에 신고해서 구조대가 왔어요. 환자 입장에서 자신이 다니던 병원이라든지 어떤 특정 병원을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 않나요?

◆정종원: 아주 흔한 일입니다. 실제로 우리 병원 내과를 10년, 15년 다니던 분들은 뇌졸중 관련 응급상황에서 우리 병원을 특정해 치료를 받고 싶어 하는 분도 있고요. 반대로 우리 병원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분이지만 다른 병원에 아는 분이 있어서 그쪽에서 치료를 받고 싶은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뇌졸중은 그렇게 치료하면 안 됩니다.

뇌졸중은 119구급대원과 저희가 연계되어 있고요. 환자의 증상에 맞게 치료할 수 있는 병원 그리고 그 치료가 지금 가능한 병원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119구급대원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력과 경험을 믿으시고 우선 갈 수 있는, 가야 하는 병원으로 구급대원과 함께 가셔야 합니다. 거기서 급성뇌출혈을 치료한 후에 추후에 지속적인 치료를 위해서 원래 다니던 병원을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

이는 뇌졸중의 경우 최대한 빨리 치료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박광식: 뇌혈관이 막혔을 때 약물로 녹이는 것과 카테터로 뚫는 것의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정종원: 먼저 저희가 혈관을 뚫는 약물을 먼저 씁니다. 약을 쓰고 나서 바로 MRI 혈관촬영 등을 찍습니다. 병원에 따라서 CT를 찍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사진을 보고 약제로 뚫렸고 증상이 확 좋아졌다면 카테터로 뚫는 치료까지는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약물치료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증상이 계속 나타나고 사진을 찍어봐서 막힌 혈관이 그대로 있는 경우 저희가 카테터로 뚫는 치료를 추가로 하게 됩니다.

◇박광식: 약물로 막힌 혈관을 뚫는 치료는 안전한가요? 피를 묽게 하면 출혈 위험이 높아지지 않을까요?

◆정종원: 네, 맞습니다.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저희가 약을 쓸 때 피를 묽게 만들어서 혈관을 뚫어 주는데요. 병원에 늦게 도착할수록 뇌 혈관이 막혀서 뇌에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이 안 돼 뇌가 망가집니다. 뇌에 손상이 오는데 그게 한두 시간 지날수록 망가진 부위가 커집니다. 이렇게 망가진 부위가 있는 상황에서 경정맥 약물치료를 하게 될 때 망가진 부분 내로 출혈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오히려 환자분이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약물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핵심 요소입니다.

◇박광식: 뇌졸중 치료를 위해선 뇌졸중 집중치료실이 필요하다고 들었는데, 국내에 많이 있나요?

◆정종원: 네. 국내 80여 개 병원에 뇌졸중 집중치료실이 있고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따로 구분해 두는 이유가 있는데요. 병원 응급실을 가보면 병실이 없는 경우가 많죠. 한 2~3일 응급실에 계셔야 해요. 아니면 다른 병원 가셔야 합니다. 뇌졸중 환자는 이렇게 하면 안 되기 때문에 뇌졸중 환자만 보는 병실을 따로 만들어 놓는 겁니다. 언제든지 빨리 치료하고 신경학적으로 증상이 나빠지지는 않는지 이런 것들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병실을 만들어 놓은 게 '뇌졸중 집중치료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뇌졸중 집중치료실에서 치료한 환자와 뇌졸중 집중치료실이 아닌 곳에서 치료한 환자들이 임상적으로 결과가 얼마나 좋은지를 봤을 때 확실히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받은 분들이 후유증도 적게 남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종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정종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박광식: 뇌졸중만큼은 결국 환자가 얼마나 빨리 인지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정종원: 네, 맞습니다. 미국은 F.A.S.T 라고 합니다. Face 얼굴의 앞 자를 딴 건데요. 안면 마비를 말하는 건데요. '이'하고 소리를 낼 때 한쪽 입꼬리가 쳐지는지 보는 겁니다. 대부분 국을 먹었더니 한쪽으로 국이 새게 되고 그렇다면 안면 마비가 있는 겁니다. 다음은 Arm 팔입니다. 팔에 힘이 없지는 있는지 보는 거고요. S는 Speech, 말을 했을 때 발음이 어눌하다거나 단어가 빨리 안 떠오르는 경우입니다. T는 Time 입니다. 이런 증상이 있을 때 최대한 빨리 오라는 겁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엔 이·웃·손·발이라고 합니다· 웃어 보시고 손에 힘이 빠지면 그리고 발음도 어눌해지면 이런 증상이 있을 경우는 빨리 응급실에 가셔야 한다고 설명해 드립니다·

이렇게 말은 했지만, 이 자체를 외우고 하기에는 너무 복잡합니다.

그래서 설명해 드릴 때는 살아오면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증상이 한쪽으로 갑자기 생기면 응급실로 가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평소에 조금씩 어지러웠다. 그런 경우는 안 가셔도 됩니다. 그런데 평소랑 너무 다르게 하늘이 돌고 쓰러지고, 걸을 때 한쪽으로 쏠리면 가야 합니다. 또, 피곤하고 전신 또는 팔에 기운이 없어 보신 적은 다 있으실 거예요. 그런데 예전에는 한쪽 팔만 힘이 빠진 적은 없었는데 이번엔 한쪽만 힘이 안 들어간다면 가셔야 합니다. 또, 예전에도 피곤해서 기운 없고 말하기 싫을 때도 있었지만, 옆 사람이 "발음이 왜 그래? 술 취한 사람 같아."라고 말하면 가셔야 합니다. 갑자기 생기는 한쪽 증상이 있을 때는 응급실로 가시라고 설명해 드립니다.

◇박광식: 오늘 얘기해 주신 것들을 잘 기억해 뒀다가 위급한 상황에서 빠른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전체 방송 중 내용 일부만을 담았습니다. 어려운 용어나 표현 등은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 범위에서 알기 쉽게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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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광식의 건강365] 뇌졸중 40%, 골든타임 놓쳐…갑자기 신체 한쪽 이상오면 바로 119!
    • 입력 2019-10-26 08:00:28
    박광식의 건강 365
● 프로그램명: KBS 건강365
● 진행: 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 출연: 정종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 방송일시: 2019.10.26(토)
: 오전 5시~(KBS 1라디오 FM 97.3MHz)
: 오전 8시~(KBS 3라디오 FM 104.9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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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365 박광식의 건강 이야기.
오늘은 뇌졸중의 응급치료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정종원 교수와 함께 짚어 봅니다.

◇박광식: 뇌졸중이 왔을 때 초기 대처가 중요할 것 같아요.

◆정종원: 맞습니다. 10년 전 뇌졸중 관련 인식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3분의 1이 '증상이 좋아지는지 집에서 지켜본다', 또 3분의 1이 '원래 다니던 병원 선생님을 찾아간다', 남은 3분의 1이 '환자를 데리고 응급실에 간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동안 대한뇌졸중학회에서도 많이 홍보하고 있고 이런 건강강좌프로그램이나 라디오를 통해서 많은 지식을 얻으셔서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90% 가까이가 119로 응급실을 간다고 말씀하십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요. 뇌졸중은 혈관이 막혔던 터졌던 빨리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골든타임'이라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어떤 경우가 있느냐면요. 뇌졸중 의심 증상이 와도 노인 중엔 증상 좀 지켜보다가 우리 아이 퇴근하면 기다렸다가 자가용을 타고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전형적으로 골든타임을 놓치는 분들입니다.

또 중요한 게 있습니다. 집 근처 아무 병원이나 뇌졸중을 치료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전문적으로 혈관을 뚫어주거나 뚫린 혈관을 막아주는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원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것과 관련해서는 119에 정보가 모두 있습니다. 그래서 119에 바로 신고를 하고 그곳에서 안내하는 병원으로 빨리 내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광식: 뇌졸중에서 골든타임은 정확히 몇 시간입니까?

◆정종원: 골든타임은 매우 중요한 시간이란 뜻이죠. 그 시간까지는 치료가 들어가야 한다는 기준입니다. 하지만 제가 권고드리고 싶은 것은 골든타임에 맞춰서 오라는 게 아니라 적어도 그 시간 안에 빨리 오라는 뜻입니다. 무조건 빨리 갈수록 좋습니다. 똑같은 치료를 하더라도 쓰러진 지 30분 만에 온 분이 4시간 30분 골든타임에 딱 맞춰서 온 분보다 치료성적이 더 좋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늦을수록 완전히 기능을 회복해서 다시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확률이 훨씬 더 낮습니다.

그래도 골든타임을 정리하면요. 뇌경색 같은 경우 혈관이 막혔을 때 약물로 뚫어줄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 증상이 생긴 다음부터 4시간 30분입니다. 또, 약물로 뚫리지 않을 경우 혈관에 관을 넣어 뚫는 시술을 하게 되는데 이때 골든타임은 6시간입니다. 그러나 최근엔 환자 특성에 따라 어떤 분은 24시간까지도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첫 번째 골든타임은 가장 빨리 가는 게 좋다가 1번이고
다음은 4시간 30분, 6시간, 24시간이란 골든타임이 존재하지만, 그거는 우선순위 아래로 두는 게 좋습니다.
가장 빨리 가는 게 좋습니다.

◇박광식: 그러면 최소한 골든타임 안에는 들어와야 한다는 이야긴데, 어느 정도인가요?

◆정종원: 국내 뇌졸중 관리 지표를 보면 40% 정도 급성뇌졸중 환자들이 골든타임 내로 오고 있습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10명 중 6명은 그 안에 못 오는 거죠. 여러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증상을 처음에 잘 인지하지 못해서 못 오는 경우도 있고요. 또, 가볍게 증상이 온 뇌경색 환자는 응급실로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광식: 그러면 응급실에 빨리 가야 하는 중요 증상은 무엇인가요?

◆정종원: 증상이 애매한 경우 전공의 선생님도 확인을 잘 못 합니다. 그 정도로 애매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권고드릴 수 있는 거는 언어장애, 반신마비, 뇌졸중 관련한 경고 증상이 느껴지면 환자분 입장에서는 무조건 오셔야 합니다. 그다음에 치료 여부를 의사에게 맡겨야 합니다.

◇박광식: 119에 신고해서 구조대가 왔어요. 환자 입장에서 자신이 다니던 병원이라든지 어떤 특정 병원을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 않나요?

◆정종원: 아주 흔한 일입니다. 실제로 우리 병원 내과를 10년, 15년 다니던 분들은 뇌졸중 관련 응급상황에서 우리 병원을 특정해 치료를 받고 싶어 하는 분도 있고요. 반대로 우리 병원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분이지만 다른 병원에 아는 분이 있어서 그쪽에서 치료를 받고 싶은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뇌졸중은 그렇게 치료하면 안 됩니다.

뇌졸중은 119구급대원과 저희가 연계되어 있고요. 환자의 증상에 맞게 치료할 수 있는 병원 그리고 그 치료가 지금 가능한 병원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119구급대원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력과 경험을 믿으시고 우선 갈 수 있는, 가야 하는 병원으로 구급대원과 함께 가셔야 합니다. 거기서 급성뇌출혈을 치료한 후에 추후에 지속적인 치료를 위해서 원래 다니던 병원을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

이는 뇌졸중의 경우 최대한 빨리 치료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박광식: 뇌혈관이 막혔을 때 약물로 녹이는 것과 카테터로 뚫는 것의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정종원: 먼저 저희가 혈관을 뚫는 약물을 먼저 씁니다. 약을 쓰고 나서 바로 MRI 혈관촬영 등을 찍습니다. 병원에 따라서 CT를 찍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사진을 보고 약제로 뚫렸고 증상이 확 좋아졌다면 카테터로 뚫는 치료까지는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약물치료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증상이 계속 나타나고 사진을 찍어봐서 막힌 혈관이 그대로 있는 경우 저희가 카테터로 뚫는 치료를 추가로 하게 됩니다.

◇박광식: 약물로 막힌 혈관을 뚫는 치료는 안전한가요? 피를 묽게 하면 출혈 위험이 높아지지 않을까요?

◆정종원: 네, 맞습니다.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저희가 약을 쓸 때 피를 묽게 만들어서 혈관을 뚫어 주는데요. 병원에 늦게 도착할수록 뇌 혈관이 막혀서 뇌에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이 안 돼 뇌가 망가집니다. 뇌에 손상이 오는데 그게 한두 시간 지날수록 망가진 부위가 커집니다. 이렇게 망가진 부위가 있는 상황에서 경정맥 약물치료를 하게 될 때 망가진 부분 내로 출혈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오히려 환자분이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약물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핵심 요소입니다.

◇박광식: 뇌졸중 치료를 위해선 뇌졸중 집중치료실이 필요하다고 들었는데, 국내에 많이 있나요?

◆정종원: 네. 국내 80여 개 병원에 뇌졸중 집중치료실이 있고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따로 구분해 두는 이유가 있는데요. 병원 응급실을 가보면 병실이 없는 경우가 많죠. 한 2~3일 응급실에 계셔야 해요. 아니면 다른 병원 가셔야 합니다. 뇌졸중 환자는 이렇게 하면 안 되기 때문에 뇌졸중 환자만 보는 병실을 따로 만들어 놓는 겁니다. 언제든지 빨리 치료하고 신경학적으로 증상이 나빠지지는 않는지 이런 것들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병실을 만들어 놓은 게 '뇌졸중 집중치료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뇌졸중 집중치료실에서 치료한 환자와 뇌졸중 집중치료실이 아닌 곳에서 치료한 환자들이 임상적으로 결과가 얼마나 좋은지를 봤을 때 확실히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받은 분들이 후유증도 적게 남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종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박광식: 뇌졸중만큼은 결국 환자가 얼마나 빨리 인지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정종원: 네, 맞습니다. 미국은 F.A.S.T 라고 합니다. Face 얼굴의 앞 자를 딴 건데요. 안면 마비를 말하는 건데요. '이'하고 소리를 낼 때 한쪽 입꼬리가 쳐지는지 보는 겁니다. 대부분 국을 먹었더니 한쪽으로 국이 새게 되고 그렇다면 안면 마비가 있는 겁니다. 다음은 Arm 팔입니다. 팔에 힘이 없지는 있는지 보는 거고요. S는 Speech, 말을 했을 때 발음이 어눌하다거나 단어가 빨리 안 떠오르는 경우입니다. T는 Time 입니다. 이런 증상이 있을 때 최대한 빨리 오라는 겁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엔 이·웃·손·발이라고 합니다· 웃어 보시고 손에 힘이 빠지면 그리고 발음도 어눌해지면 이런 증상이 있을 경우는 빨리 응급실에 가셔야 한다고 설명해 드립니다·

이렇게 말은 했지만, 이 자체를 외우고 하기에는 너무 복잡합니다.

그래서 설명해 드릴 때는 살아오면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증상이 한쪽으로 갑자기 생기면 응급실로 가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평소에 조금씩 어지러웠다. 그런 경우는 안 가셔도 됩니다. 그런데 평소랑 너무 다르게 하늘이 돌고 쓰러지고, 걸을 때 한쪽으로 쏠리면 가야 합니다. 또, 피곤하고 전신 또는 팔에 기운이 없어 보신 적은 다 있으실 거예요. 그런데 예전에는 한쪽 팔만 힘이 빠진 적은 없었는데 이번엔 한쪽만 힘이 안 들어간다면 가셔야 합니다. 또, 예전에도 피곤해서 기운 없고 말하기 싫을 때도 있었지만, 옆 사람이 "발음이 왜 그래? 술 취한 사람 같아."라고 말하면 가셔야 합니다. 갑자기 생기는 한쪽 증상이 있을 때는 응급실로 가시라고 설명해 드립니다.

◇박광식: 오늘 얘기해 주신 것들을 잘 기억해 뒀다가 위급한 상황에서 빠른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전체 방송 중 내용 일부만을 담았습니다. 어려운 용어나 표현 등은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 범위에서 알기 쉽게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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