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토크쇼J] ‘여론조사’ 보도의 함정, ‘조사’인가 ‘조성’인가

입력 2019.10.27 (21:39) 수정 2019.10.27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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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 함께하실 분들 소개해 드립니다. 저널리즘 전문가 정준희 교수입니다.

[정준희] 안녕하세요? 정준희 입니다.

[정세진]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 씨 옆에 있습니다.

[최욱] 네. 여러분 보고 싶었습니다. 최욱 입니다.

[정세진] 그리고 강유정 교수님 함께합니다.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정세진]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 윤희웅 오피니언 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윤희웅] 안녕하십니까? 윤희웅 입니다.

[최욱] 반갑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댓글로 민심을 굉장히 예민하게 살피는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이 댓글이 민심을 반영하고 있는 건지 왜곡된 건 아닌지 그런 고민이 요새 굉장히 많습니다. 우리 센터장님도 그런 고민이 많으시죠?

[윤희웅] 요즘에 온라인에서 댓글이라든가 블로그, 카페 등에 남기는 것들도 중요한 민심의 척도라고 할 수 있어요. 요즘 우리나라 보면 너무나 어떤 거대 이슈를 가지고 찬반 어디가 높고 낮음 이것만 가지고 양자택일하는 여론조사만 너무 횡행하고 있는데 사회가 변해서 21세기 여론은 사실은 그런 큰 틀뿐만 아니라 작은 부분의 여론이 어떻게 발생하고 어떻게 전파되고 하는 것들도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그런 부분은 많이 확대되어 가야 하는데 말씀하신 댓글 이런 것도 중요하게 파악해야 하는데 한국의 여론이 너무 과거의 형태에 지금 매몰돼 있는 것 같습니다.

[최욱] 댓글로만 보면 저는 사라져야 할 사람이거든요.

[정세진] 왜요?

[최욱] 댓글이 안 좋아요.

[정세진] 그래요?

[최욱] 그런데 막상 만나보면 다들 그렇게 좋아합니다.

[윤희웅] 사실 오늘 여론조사 관련한 이야기를 할 텐데 여론조사는 우리가 생산해내는 여론조사 기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긴 했었어요. 그런데 사실 소비자인 국민들이 이것을 듣는 데는 중간에 유통자라고 하는 미디어가 있거든요. 사실 유통자가 문제를 더욱 확대시키는 경우들 크게 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사실 유통하는 미디어에서 보도를 좀 더 친절하고 냉정하게 하게 된다면 여론조사에 대한 오해와 불신 이것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한국의 미디어가 아쉬운 부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세진] 여론조사 기관의 문제일까, 언론이 잘못한 것일까. 오늘 시청자 여러분이 아마 판단을 하실 것 같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이 방송은 KBS 1TV, myK, wavve 그리고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정세진] 정치 사회 현안을 다룰 때 언론들은 민심의 동향을 전한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자주 인용 보도합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의 조사라도 조사 결과와 언론의 보도 내용이 제각각이라서 혼란을 키우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론조사를 다루는 언론 보도의 문제점 그리고 여론조사 결과에서 무엇을 눈여겨봐야 할지 짚어보는 시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최욱]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마다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게 돼요. 왜냐하면 저는 여론조사에 한 번도 참여를 해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이 여론조사 결과라는 게 국민의 마음을 알아보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해요?

[정세진] 도대체 누구한테 연락이 가는 것인지.

[윤희웅] 여론조사 보통 1000명 정도 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들 5천만이 넘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니까 20대 이하를 빼더라도 4천만이 넘을 텐데, 그러니까 그 안에서 1000명 안에 든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니까.

[최욱] 어렵긴 하네요.

[윤희웅] 통상 나한테는 조사가 오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데 어떤 분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1000명 가지고 어떻게 우리나라 국민들 얘기를 대표한다고 얘기할 수 있느냐. 저희가 준비된 답변이 있어요. 뭐냐 하면 그러면 집에서 국을 끓일 때 찌개를 끓일 때 맛을 보잖아요. 그러면 그거 다 마셔보지 않잖아요. 잘 휘저은 다음에 한 숟갈 떠서 마셔보고 짜다, 달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서 다른 재료를 첨가하는데요. 그러니까 여론 조사도 표본의 대표성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확보하기 위해서 고르게 전 국민을 고르게 표본을 확보하게 되면 실제 국민의 여론을 가장 효율적으로 대표해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통계의 비밀이긴 한데 믿으셔도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최욱] 비유가 참 좋네요. 잘 와 닿았습니다.

[정세진] 여론조사 관련해서 언론의 관심이 지금 가장 높은 것, 언론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것이 바로 대통령 지지율 결과,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율 결과입니다. 지난 17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 후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1% 포인트 올라 45.5%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중앙일보 온라인판 기사에서는 여론조사 기관의 분석을 인용해서 보도를 전했는데요. “문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 상승에 대해 상당히 탄력적인 회복세를 보인다며 그동안 국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거취가 사퇴로 결정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라는 분석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중도층에서는 긍정 평가가 오르고 부정 평가가 내려 지난 3주간의 이탈세가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그다음 날인 18일 하루 만에 정반대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전날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탄력적 회복세를 보인다는 분석을 전했던 중앙일보,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39%를 기록했다며 콘크리트 지지층이라고 불릴 만큼 단단했던 40% 지지선이 조국 사태를 겪으며 무너진 결과다. 무당층에서도 부정 평가가 60%로 긍정 평가보다 41% 포인트 높게 나타나면서 중도층 이탈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런 보도를 내놨습니다. 자세히 보면 다른 점이 보이겠지만 언뜻 독자들이 볼 때는 하루 만에 같은 언론사에서 이런 보도가 잇따라 나왔기 때문에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윤희웅] 이 조사 결과는 다른 기관의 조사예요. 지금 리얼미터 조사 결과랑 한국갤럽 조사인데요. 두 조사 기관의 조사 방식이 확연하게 다릅니다. 한국갤럽은 사람 면접원이 하는 조사입니다. 그런데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는 자동응답전화 방식을 주로 사용을 하게 됩니다. 자동응답전화 방식을 사용할 경우에는 상호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가 없거든요. 면접원과 녹음된 음성이 나오는 들으면서 버튼을 누르는 방식인데 그러면 그것을 끝까지 응답하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보다는 약간 정치 관여도가 높은 사람들이 주로 많이 표집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있어요. 그 다음에 사람 면접원이 하게 될 경우에 우리가 바로 끊지는 못하잖아요. 그러면 일단은 약간 중간 성향의 정치의 관심도가 높지 않은 분들도 좀 더 많이 표집 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의 차이 때문에 결과에서도 어쨌든 차이가 날 수 있는 것이죠. 또 한 가지는 두 개 조사 기관이 사용한 질문지에 있는 선택지에 차이가 있어요. 뭐냐 하면 한국갤럽 같은 경우에는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를 하는 데 있어서 두 가지 선택지만 제시합니다. 잘한다, 못한다. 이점 척도라고 하는 것이고요. 그 다음에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는 사점 척도를 제시합니다. 매우 잘한다, 잘한다, 대체로 못한다. 매우 못한다. 이게 무슨 차이가 있냐면 대체로 잘한다와 매우 잘한다를 묶어서 국정 수행 지지율이라고 얘기를 하는 것인데 우리가 사람 심리가 대체로 잘한다는 걸 응답하려고 하는 분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만약 두 가지 선택지만 주어지게 되면 어떠한 국면에서는 잘한다는 응답을 안 하려고 하는 성향들이 나타날 수가 있거든요. 그러면 모름 응답이 많아질 수가 있는데 그 두 가지 선택지에서의 차이도 결과에 차이를 불러온 그런 주요한 요인들이 되겠다 이렇게 분석할 수 있겠습니다.

[최욱] 이제 궁금증이 좀 해소가 되네요.

[정세진] 그런데 이렇게 설명을 해주시면 연이어서 나온 보도가 완전히 상반된 것을 이해할 수가 있는데 그냥 독자 입장에서 시청자 입장에서 딱 바로 바로 같은 신문사에서 이렇게 상반된 게 나오면 이렇게 바로 냈을까 라는 생각도 들게 되고 어떻게 보셨습니까? 일단 잇따른 이런 상반된 보도에 대해서.

[정준희] 저는 당연히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판을 짜놨다기보다는 나오면 기사를 써야지라고 준비된 상태였을 테고 그런데 올랐을 가능성과 떨어졌을 가능성이 둘 다 있었고 올랐을 경우에는 이런 답이 나오는 거죠. 그러니까 봐라 인사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즉, ‘조국이 문제였는데 역시 조국을 자르니까 지지율이 오르거나 적어도 빠지는 현상이 덜 하잖아’ 라고 해서 자신들의 지적이 옳았다는 이야기를 하기가 되게 좋은 방식이 되고요. 떨어지게 되면 특히나 현 정부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언론사에게는 더 좋은 재료가 되죠. ‘이렇게 했는데도 안 되는 거 봐라.’ 이렇게 되는 거죠. 그런데 저는 그 안을 들여다보면 공통적으로 이런 문제를 지적해요. 인사 문제를 이유로 지적하는 거보다 경제나 민생 문제 해결이 부족한 걸 지적한 답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 인사 문제보다는 경제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러면 사실은 이게 조국 장관의 사퇴가 결국에는 여론을 반전시키는 데 영향을 못 미친다는 이야기가 되어버리고 그렇다면 왜 기존에 있었던 경제나 민생 문제에 대한 불만은 기존의 여론조사에는 반영이 잘 안 됐었던가 라는 그런 측면. 즉 두 가지 원인을 분별하기 굉장히 안 좋은 상태인데 이걸 분별하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는 것 이게 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최욱] 이런 걸 막기 위해서 국정 지지 여부만 묻지 말고 이유까지 같이 물어보면 안 됩니까?

[윤희웅] 그렇게 묻고 있어요.

[최욱] 아 묻고 있습니까?

[윤희웅] 묻고 있는 기관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한테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한테는 부정 평가가 무엇인지 이유가 무엇인지 한국갤럽 같은 경우에는 그런 방식을 채택을 하고 있죠.

[최욱] 그렇군요.

[윤희웅] 그래서 사실 그런 부분, 우리 정 교수님 말씀하셨습니다만 그런 부분들 종합적으로 꼼꼼히보고 또 기사에 반영하고 하면 되는데 일단 심층적으로 보도한 것들 행태가 매우 빈약하고요. 그러니까 수치 위주로 공세(공격하는 태세, 또는 그런 세력)의 소재 또는 방어의 소재로 사용하는 행태가 우리나라 여론조사 보도에는 매우 강한 것 같습니다.

[정세진] 언론들이 너무 성급하게 결론을 도출한다고 보십니까?

[강유정] 문화일보 기사 10월 18일자 보면 <인사 경제난에 곤두박질 친 문 지지율, 조기 레임덕 오나>까지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이게 지금 10월 18일이니까 조국 장관 사퇴가 10월 14일 월요일이었고 4일 만에 이러한 기사가 실렸다고 보여 지는데 어떻게 해서 이렇게 금방 갈 수 있냐는 자체가 이해가 안 되기도 하고 한 번의 여론 조사 그리고 그 결과를 통해서 이 모든 것을 분석해서 레임덕(lame duck: 절름발이 오리라는 뜻으로, 임기 종료를 앞둔 대통령 등의 지도자 또는 그 시기에 있는 지도력의 공백 상태)까지 조기 레임덕까지 갈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았는데 이건 조기 레임덕이라는 어떤 용어를 미리 마련해놓고 마침 약간 하향 폭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여론조사가 나오자마자 이렇게 인용하고 있다고 보이는데 무엇보다 이렇게 분석 전문가라는 분들이 언론사 내에 존재하는지도 저는 조금 의구심이 듭니다. 매일매일 여론 조사라는 거 자체를 추이를 분석하고 말 그대로 중간에 해당되지 않는 세밀한 어떤 이야기들에 대해서 조금 더 의견을 분석하는 그런 섬세한 조사 방법이 있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굉장히 잘하느냐 못하느냐 긍정평가냐 부정평가냐 보기에는 훨씬 더 많은 여백들이 많기 때문에 이건 분석을 위한 분석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정해놓은 답을 위해서 분석을 활용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윤희웅] 95% 신뢰 수준에서 표본 오차(표본 조사에서 조사된 표본값과 실제값과의 차이)는 플러스마이너스 3.1% 포인트다. 이 이야기는 뭐냐 하면 3.1% 플러스 마이너스니까 6.2% 이내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는 것을 약간 기호 형태로 써놓은 거예요. 그런데 그 내에 있는 차이를 가지고 폭락했다, 떨어졌다, 이렇게 표현하는 것은 비유가 약간 과격할지 모르겠는데 언론에서 이렇게 교통사고가 났는데 사망자가 그 자리에서 즉사했습니다. 다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최욱] 오늘 아주 비유의 향연이네요.

[정준희] 유혹과 그 다음에 양심 내지 정확한 판단 사이에서 유혹에 훨씬 더 많이 쏠릴 수밖에 없는 형태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조국 장관 사퇴가 났고 이게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다들 궁금해 하고 있는데 조사 결과가 뻔히 나온 걸 가지고 아무 이야기도 안 하고 내가 뭐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하는 언론사는 아마 없을 거라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분석의 형태로 뭔가 다양한 해석들을 내놓겠죠. 다만 저는 좀 더 솔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해요. 이런 수치와 사실 짐작이 불가능한 게 만나면 마법이 일어나요. 이게 정확하게 뭔가 원인에 관련된 것들이 규명된 것처럼 이렇게 이야기해버리는 마법이 일어나거든요. 그 마법을 사실 언론사들이 알면서도 이용하고 있다는 거죠. 그런데 제가 볼 때는 이런 오차범위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를 하고 실제로 다양한 가능성들에 대해서라도 덧붙이는 방식으로 자신의 해석에 대해 해석이 그냥 짐작일 가능성들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를 한다면 그나마라도 좀 더 책임 있는 언론의 자세일 텐데 실제로 훨씬 더 많이 유혹에 기울여져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예각화(일정하게 정하여져 있는 시각)시키고 훨씬 더 되게 선정적인 방식으로 굉장히 자신 있게 그렇게 이야기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는 거죠.

[윤희웅] 한국의 여론조사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저는 대통령 지지율 조사라고 하는 것인데요. 실제로 한국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요. 왜냐하면 정당 지지율은 정당 지지율이 맞아요. 왜냐하면 대부분 조사 기관들이 ‘어느 정당 지지하십니까’라고 질문을 하거든요. 그러면 질문에 대한 용어 표현이 정당 지지율이 맞는데 대통령 지지율 같은 경우에는 ‘대통령을 지지하십니까’ 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최근에 대통령으로서 일을 잘한다고 보십니까? 잘 못한다고 보십니까?’ 라고 질문을 하는 거거든요. 그 어디의 질문에 보면 지지라는 표현이 없어요. 그렇게 되면 ‘내가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정치적으로 지지지만 지금 국면에서는 일을 잘 못 한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또는 ‘대통령 정치적으로 내가 지지하지 않지만 지금은 일을 잘한다고 생각해’ 라고 응답을 할 수가 있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대통령 지지율하고 업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사실은 성격이 전혀 다른 것인데 지금은 대통령 지지율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어요. 그런데 그것은 어떤 대통령 성향이 다른 매체라든가 진영에서 공세의 소재로 사용하기 딱 좋은 것이거든요.

[정세진] 언론에서 계속 이 지지율 표현을 고집하고 있는 거네요. 어떻게 보면.

[윤희웅] 어떻게 보면 신문에서 아마 제목을 정확히 이야기하면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 비율인데 너무 길어서 아마도 제목을 뽑는 데 줄이려고 하는 측면에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긴 있을 텐데요. 그런데 그것이 기사 내용에도 많이 사용되는 걸로 봐서는 단순히 그 이유 뿐만은 아니긴 하는 측면도 있어요. 지금 보면 40% 이야기를 하는데 ‘대선 때 득표율보다 떨어졌다’ 이런 이야기를 할 수가 있잖아요. 그러면 대선 때 득표율은 득표한 것이지 업무 수행 지금의 여러 가지 평가 중에서 등치시켜서 비교할 수 없는 것이거든요. 지지율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고 봐요. 그러니까 대통령 지지율이 폭락했다고 하는 표현하고 대통령 국정수행에 부정 평가가 많아졌다라고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들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언론에서 이것을 엄밀하게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은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경우들도 많이 있는 것으로 분석이 됩니다.

[정세진] 지지율이라는 표현은 여론 조사 기관에서는 나온 게 아니고 언론에서 처음으로 표현을 쓴 건가요?

[윤희웅] 표현을 썼죠. 이게 사실은 미국 같은 경우에는 영어이긴 합니다만 approve(찬성하다), disapprove(반대하다), 또 approval rate(수행 지지도)라고 하는데요. 이 단어를 번역을 한다면 승인하다, 찬성하다, 이런 표현이긴 한데 한국에 적절한 표현이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한국의 여론 조사 아버지들이 미국에 있는 그 표현을 번역해오면서 처음에 일을 잘 하냐, 잘 못하냐 라고 사실은 번역을 해왔어요. 그러니까 사실 정치적 지지하고는 너무 거리가 멀어진 거예요. approve 같은 경우는 정치적 지지 측면도 성격도 담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 보니까 사실은 많은 오해가 생기고 제가 과거정권의 이런 이것을 파악하기 위해서 조사를 해봤었는데 ‘정치적으로 지지하고 일도 잘한다고 본다’ 1번, 2번은 ‘정치적으로 지지하지만 일은 잘 못한다고 본다.’ 또 3번, 4번도 비슷하게 네 가지 선택지를 놓고 봤더니 정치적 지지와 잘한다, 못한다가 어떤 대통령은 20%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하는 거예요. 이것은 똑같은 정책 지지율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데 일본 같은 내각제(의회에 의해 선출된 총리와 그것이 조직하는 내각이 행정을 담당하는 것) 국가에서는 이 표현이 적절해요. ‘아베를 지지하느냐’, ‘아베 내각을 지지하느냐’ 라고 일본에서는 묻거든요. 내각제 같은 경우는 지지가 떨어지게 되면 내각 불신도 하고 의회 해산도 하고 시스템하고 조응을 하는데 대통령제는 어쨌든 임기가 정해져 있으니까 그것이 딱 떨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지지가 떨어진다고 해서 어떤 시스템의 변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쨌든 그러한 특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 대통령 지지도를 너무 관행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저는 문제가 심각하다 이렇게 표현합니다.

[정준희] 그런데 문제는 그 지지율로 해석하고 난 다음의 문제거든요. 우리나라 정치 구조상, 단임제 대통령제 정치 구조상 이 지지율이 어떤 정치적 의미를 갖는가를 해석하기가 대단히 어려워요. 특정 정책에 대한 어떤 찬반을 말하는 건지 이 정부에 대한 어떤 말 그대로 콘크리트 지지를 의미하는 건지 그렇지 않은지 해석이 안 되는 거거든요. 결국에는 뭐냐 하면 투표하고 연결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게 차기 다음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거나 총선이나 재선에 영향을 미친다 정도의 의미로 이제 받아들여진단 말이에요. 그럴 바에는 차라리 정당 지지율이라든가 특정 정책에 대한 어떤 지지 찬반 여부를 묻는 것이 훨씬 더 솔직하고 정확한 방식이 되고 그래야 뭔가 여론은 받아들일 수 있는 루트가 생겨나는 건데 현재 지지율로 해석한다고 해도 그걸로 뭘 해야 하는가가 불분명한 상황이라는 거고요.

[정세진] 그 지지율 표현을 어떻게 보면 적극적으로 사용해서 언론사의 의도를 반영하고자 하는 기사가 얼마 전에도 있었잖아요.

[정준희] 굉장히 자주 나오는 보도인데 저는 이게 제일 눈에 많이 띄었어요. 조선일보에서 15일 날 보도한 내용인데 <지지율 급락하자-靑,조국에 사태 날짜 3개 주고"택일하라">고 했다. 굉장히 악의적으로 쓰여진 기사고 게다가 심지어는 사실성도 확인하기 어려운 기사였습니다. 그 내용을 자세히 보시면 여권 관계자발 보도예요.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부인을 했는데 성공할 수밖에 없어요. 이거는 왜냐하면 사람들이 굉장히 기대하는 이면적인 어떤 야사적인 모습을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어떠냐면 여권 안에서 내분들이 일어나고 있고 그 내분을 더 이상 청와대가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에는 사퇴하라고 하는 그런 방식을 썼다는 거고 수많은 그런 언설들을 모아다 그런 식으로 그림을 그려놨는데 그 그림이 가지는 효과라고 하는 건 굉장히 무시무시하다는 거예요. 즉 이런 지지율이라고 하는 말로 청와대를 압박하거나 정부를 압박해서 실제로 어떤 정책의 변동을 이끈다기보다는 자신들이 짜놓은 정치적 효과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거의 소설 쓰듯이 기사를 쓰고 있다는 겁니다.

[정세진] 일단은 매주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대통령 국정평가 운영에 대한 부정 긍정 평가의 기사가 매주 거의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여론조사 기관 자체에 대한 이야기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5월이었습니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지지율 격차가 일주일 만에 1.6%포인트에서 13.1%포인트로 커지면서 일부 언론들의 리얼미터 때리기 보도가 있었습니다. 조선일보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양당 지지율 차이가 오차 범위내로 좁혀진 리얼미터 조사에 대해 ‘이상한 조사’라고 지적한 지 이틀 만에 여당이 원했던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뷰를 통해서 “언제 어떤 숫자가 나오든 이상하지 않은 엉터리 조사다”, “업체가 결과를 미세하게 조정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리얼미터 조사가 정권의 입맛에 맞춰 조사를 왜곡하는 거 아닌가“ 이런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였습니다. 어떤 생각을 그때 어떤 이야기들이 있었을까요?

[윤희웅] 저도 정기 조사 이런 것들을 과거에 직접 수행하고, 제가 기획하고 하는 것들을 해봤는데요. 만약에 과거처럼 어느 특정 조사 기관 한 곳만 대한민국의 여론조사를 한다면 그럴 가능성, 유혹들 많아지겠죠. 하지만 다른 조사 기관들이 다 조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면 본인들이 정말 의도를 갖고 조작을 했다고 한다면 다른 조사 기관들의 결과가 나오게 되면 그것이 사실로 확인될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 조사 기관은 공신력을 잃어버리게 되고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는 것이거든요. 그것을 감행할 조사 기관들은 없다고 보고요. 다만 조사는 아까 표본 오차도 이야기했습니다만은 어느 시점에서 어느 상황에서 또는 어떤 특수한 여건에 의해서 저희 말로는 튄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 오차들이 있을 수 있는 거거든요. 유연하게 받아들이면 좋긴 할 텐데 이것이 정치적 공세에 직접적 소재로 돼서 옳다, 그르다, 의도가 있다, 조작이다 라고까지 가는 것은 제가 볼 때는 과한 논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준희] 이 부분은 리얼미터를 지적해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방법은 되게 저열한 방법이에요. 나름대로 공인된 여론조사 기관들이고 오랫동안 수행해온 여론조사 결과라는 게 있는데 그걸 부정해버리는 일을 빚게 되면 여론조사의 토대를 둔 보도 자체가 사실 무너지는 거예요. 실제로 조선일보가 10월 15일에 제가 아까 소개해 드렸던 지지율 급락 보도, 조국 장관에게 사퇴 날짜 세 개 주고 택일하라고 했던 보도에서도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를 이용해서 보도하거든요. 그러면 자신에게 입맛에 맞는 것들은 리얼미터 조사의 것을 이용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리얼미터 신뢰성을 공격하는 건 대단히 자가당착(自家撞着: 자기의 언행이 전후 모순되어 일치하지 않음) 적일뿐더러 굉장히 스스로의 기반을 허무는 자신이 여론조사 보도를 하는 것의 기반을 허무는 그런 식의 보도 방식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강유정] 실제로 조선일보가 리얼미터의 신뢰도가 없다고 공격을 하면서 여러 인터뷰를 실었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 중의 한 분이 서울대 이준웅 교수였는데 인터뷰에 실었는데 당신이 직접 경향신문에 칼럼까지 썼습니다. 어떻게 썼냐면 이 정도면 내가 가장 애매한 구절 하나가 잘못 인용돼서 기사에 실리는 바람에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했고 이를테면 요약하자면 리얼미터에 대해서 신뢰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 적이 없는데 인터뷰를 했고 그렇게 실려 버렸다고 해서 제목이 뭐냐 하면 <기자와 전화하는 법>입니다. 그러니까 기자와 전화할 때는 굉장히 각성하고 조심하고 그렇지 않으면 내가 말하는 것의 전혀 의도와 관계없는 맥락에서 다른 이야기가 실릴 수 있다고까지 얘기가 실렸고요.

[윤희웅] 조사할 때 직전 선거,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했느냐를 묻는 경우들이 있어요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이 과다하게 많이 표집 되었다. 실제 득표율은 40%를 갓 넘기는 수준이었는데 문재인 후보를 뽑았다고 한 사람이 60%가 넘었다. 이런 결과를 하면서 조사 결과가 잘못된 것이다 해서 문재인 지지층이 과도하게 표집 된 문제가 있는 조사 결과라고 공격을 하는 것인데 사실은 이것은 리얼미터 만의 문제도 아니고 다른 조사 기관들도 과거에 이런 조사를 많이 했어요. 그러면 이것은 회상하는 질문이거든요. 정확하게 기억을 하지 못하기도 하고 또 거짓 응답하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왜냐하면 지금 현직 대통령을 뽑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잖아요. 그러니까 그러면서 거짓 응답 가능성도 있는 것이고 해서 참조용으로 하는 것인데 그것을 저는 많은 조사 기관들 결과를 보도하는 언론사에서 기자들 정도라고 한다면 알고 있으리라 생각되거든요. 이것은 매우 상식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그래서 그것을 별도로 그것만 가지고 결과를 보도하거나 하지 않거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공격용으로 썼다는 것은 의도를 갖고 공격용으로 사용한 것이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어요.

[정준희] 저는 조사 기관 스스로도 약간 자성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현재 같은 것들이 잘 팔리잖아요. 결국에는 언론의 보도가 잘 됨으로써 자신들의 사회적 입지나 이런 것들이 강화가 되고 실질적으로 여러 가지 이득도 얻을 수 있는 조건들이 생기니까 사실은 과한 해석을 자신들의 입으로 하는 경우들이 꽤 많았어요 제가 볼 때는 물론 언론이 그걸 조장했기 때문에 더 큰 책임은 언론에게 물어야 하겠지만 그래서 조사 기관 같은 경우에는 아까 여러 가지 심어놓는 데이터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나름대로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있거나 어느 정도 트렌드(trend: 사상이나 행동 또는 어떤 현상에서 나타나는 일정한 방향)를 입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신들이 과학적 방법을 써서 집어넣어서 그걸 토대로 분석해줄 수 있는 것들을 제외한 영역에서는 되도록이면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언론들이 그것들을 요구한다고 했을 때 원칙을 계속해서 이야기해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윤희웅]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렇게 조사가 많이 나오면서 찬반 보도들이 많이 있잖아요. 또 우리가 국정 지지율 이야기도 했습니다만 찬반 보도, 또는 동의한다. 동의하지 않는다. 이런 양자택일(兩者擇一: 둘 중에서 하나를 가림) 설문이 너무 많이 있는데 이것을 보면 저는 우리나라 사회에 매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봐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모든 이슈에 대해서 그렇게 해박하게 나는 찬반, 찬성, 나는 반대, 이렇게 입장을 갖고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가령 지난번 검찰 개혁 관련한 서초동 집회 또는 광화문, 조국 장관에 대해서 부정적인 것을 표출한 광화문 집회 있었을 텐데 그때도 그런 조사 결과가 있었잖아요. 어디에 공감하느냐. 저는 양쪽에 다 공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보거든요. 그러면 찬반만 또는 어느 것에 공감하는지 여부만 묻게 되면 중간 지대에 있는 사람들 설 자리가 없어지는 거거든요. 민주주의에서는 사실은 어느 양자택일이 아니라 중간지대가 있으면서 서로 숙의(熟議: 깊이 생각하여 충분히 의논함) 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어서 민주주의를 더욱 고양시킬 수 있는 건데 양자택일하게 되면 사회 양극화 문제를 더욱 여론조사가 조장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보거든요.

[정준희] 우리는 여론이라고 하는 말을 통해서 두 가지 전제가 바탕에 깔려 있어요. 과학이다, 정확하다고 하는 것과 그다음 여론은 고정돼있다. 사람들은 태도가 이미 확실하게 정해져 있다. 따라서 그걸 알아내면 된다. 이런 식으로 가버리거든요. 그런데 그거 이상으로 큰 효과는 뭐냐 하면 여론조사는 여론을 창조해요. 선거 시기에 맨 마지막에 며칠 정도를 여론조사 공표를 안 하는 기간을 두는 이유가 그겁니다. 그게 옳으냐 그르냐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게 내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에요. 즉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제 3자가 그렇게 생각하면 나의 태도에 영향이 일어나게 됩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전략적 투표 행위라든가 이런 것들이 굉장히 많은 그런 나라에서는 그게 영향을 미쳐요. 이게 진정한 민주주의의 여론이냐 이거예요. 사실 안 그런 효과들이 분명 굉장히 많거든요. 여기에 대한 유의점을 만약 언론이 인식하지 못한다면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여론조사가 여론을 창조하는 데 쓰고 있다고 스스로 아마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정세진] 언론들이 여론조사의 한계점, 위험성 알면서도 이렇게 여론 조사에 집착하는 이유,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 뭐가 있다고 보십니까?

[정준희] 두 가지 지적할 수 있는데 하나는 뉴스, 그러니까 언론사들의 뉴스 관행에 상당히 잘 맞기 때문이에요. 뉴스라고 하는 것들이 새롭게 느껴지는 무언가이기 때문에 그래서 숫자나 양으로 표현된 변화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좋은 먹기 좋은 재료입니다. 그래서 언론의 기존의 뉴스 가치의 관행에 상당히 잘 들어맞기 때문에 이 부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보고요. 저는 두 번째가 더 문제라고 봐요. 정치 행위자로서 이걸 받아들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더 크다고 보거든요. 이건 사실 예방할 수 있는 문제인데 이 부분은 우리나라 언론이 지나치게 심하게 해버린다는 거죠. 그러니까 과잉한 해석을 씀으로써 이걸 단순하게 그냥 현실에 대해서 알려주는 현실을 좀 더 단순화 시켜서 알려주는 것으로 참고 자료로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정파적 견해를 지지하기 위해서 정당화의 논리로 쓰는 그릇된 관행하고 굉장히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저는 이 두 번째 부분이 훨씬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윤희웅] 그리고 보면 여론조사가 사실은 매우 효율적이에요. 국민여론을 이렇게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여론조사밖에 없는 것이니까 이것은 여러 가지 문제점 지적에도 불구하고 저는 생명력을 계속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데요. 그런데 정치적인 문제 외에 정책적인 문제라든가 여러 사안들에서 여론조사 결과는 논의의 시작점이 되어야 하는 소재인 것이거든요. 그런데 대한민국 같은 경우는 논의 종결하는 도구로 사용이 많이 돼요. 즉, 찬성이 많으니까 반대쪽은 이야기하지 마. 이런 식으로 되니까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효과가 더 큰 지금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점 해결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정준희] 굉장히 정확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바로 정치의 역할이 자꾸 불투명 해지는 게 여론조사가 발달하기 때문에 나오는 안 좋은 효과로 자꾸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정치가 책임지지 않으려고 하고 여론조사로 모든 걸 정당화시켜 버리려고 해요.

[윤희웅] 대선 차기 주자 여론 조사 벌써부터 시작되고 대통령 임기 1년 끝나기도 전에 시작이 많이 되는 상황인데요. 요즘에 보면 이것이 여러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요. 왜냐하면 여론 조사 결과 자체가 강력한 프레임을 형성합니다. 왜냐하면 순위를 보도하잖아요. 1위 누구, 2위 누구, 3위 누구, 그러면 대중은 사실 4위, 5위 그 이하에 있는 후보들에 대해서는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언론도 1위나 2위, 3위 상위권에 있는 주자들 위주로 정보량을 많이 생산해내게 되거든요. 대중은 또 그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많이 흡수하게 되는 것이니까 그 사람들이 더 강화되는 현상들 유명해지니까 더 유명해지는 현상들이 많이 나타나서 실질적으로 그 사람이 우리나라를 이끌어나갈 차기 지도자로서 어떤 정책들을 갖고 있는지 또는 어떤 과거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그런 것들 없이 순위에 의해서만 사람을 평가하는 그런 결과들을 낳게 되면서 또 다양성들을 오히려 해소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리고 조사를 보도할 때 한 3% 차이밖에 나지 않는데 1위 후보 단정적으로 기사에서 보도를 하는 경우들이 있어요. 그러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오차 범위 내에 있는 것들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데 팽팽하다 라고 해야 하는데 누구 한 명을 1%, 2% 미미한 차이로 앞선다고 해서 또 1위라고 규정하는 것은 대중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언론에서는 보도에서 상품성이 되니까 이렇게 표현을 하긴 할 텐데 정말 잘못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준희] 총선 과정에서 실제 이걸 사용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아요. 예비 후보로 등록하기도 전에 자신이 운영하거나 자신이 외주한 그런 여론조사 기관을 이용해서 사실 되게 후진 여론조사 기관인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누가 우리 정당의 후보로서 적합할 것인가에 자기 이름 넣어서 1등으로 만들어놓고 그걸로 공천 과정에 개입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이건 굉장히 심각한 문제고요.

[최욱] 제 개인적 경험에 비춰보면 여론 조사 보도를 볼 때 무비판적으로 항상 수용해 왔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여론 조사 보도를 믿고 걸러도 되는 것 어떤 것들이 있는지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윤희웅] 약간의 수고를 시청자분들께서도 하시는 것을 요청을 드리고 싶은데요. 일단 숫자 자체를 보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그 다음에 조사가 보도할 때 보면 많이 지금은 정착이 됐는데요. 조사 개요라고 하는 조사와 관련한 정보를 같이 공유를 하게 됩니다. 뭐냐 하면 이것은 ARS 조사 방식이다, 또는 사람 면접원에 의한 조사원에 의한 방식이라는 것, 또는 응답률이 어떻게 되었고, 어느 시점에 조사를 했고, 어떤 방식으로 했고, 표본 크기는 얼마이고, 지역은 어디이고, 시간대라든가 이런 것들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 부분을 보고 나면 결과값이 다른 조사 결과가 있다 하더라도 다른 시기에 다른 조사 기관이 다른 질문 방식으로 조사를 한 것이구나 라는 것을 알 수는 있는데 이것이 지금 보면 제가 복잡하게 말씀드리긴 했습니다만 약간 신경 쓰시면 저는 아실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고 거기에서 사실 미디어에서 보도할 때 이런 부분들을 다소간 친절한 설명들 추가적으로 하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세진] 많이 애써주셔야 할 것 같아요. 요즘 분위기에서는.

[최욱] 오늘 주제는 여론이 어떤지 제가 댓글로 파악을 해보겠습니다.

[정세진] 네. 여론조사 보도 숫자의 함정에 대해서 살펴본 시간이었습니다. 윤희웅 여론분석 센터장님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윤희웅] 감사합니다.

[정세진] 지난 14일 연예인 설리 씨가 사망했습니다. 25살 입니다. 고인은 활발한 SNS 활동으로 주목을 많이 받았고요. 악플에 시달리고 그 악플을 인용 보도한 언론들에 시달렸습니다. 언론들은 설리의 사망 원인을 조명하면서 죽음의 올가미 된 악플, 얼굴 없는 살인자 등의 표현을 쓰며 악성댓글의 문제를 꼬집었는데요. 하지만 유명인의 일상을 가십거리로 소비하고 악플의 장을 제공한 이 언론부터 자정해야 한다. 이런 비판의 목소리가 더 높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악플과 공생하는 언론의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이 주제와 관련해서 김언경 사무처장님 모셨습니다.

[김언경] 안녕하세요? 김언경입니다.

[정세진] 최욱 씨가 많이 일단 이 언론 보도들을 보고 분노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최욱] 굉장히 슬픈 뉴스를 전하는데 사진을 갖다가 선정적인 사진을 올리는 모습을 보면서 저널리즘 여기까지 갈 필요도 없습니다. 인간으로서의 금도를 넘어섰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저로서는 굉장히 힘든 시간들이었습니다.

[정세진] 자살 보도로 인한 피해를 최소하기 위해서 보건복지부와 한국기자협회가 자살보도 권고 기준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았죠. 한 사람의 죽음을 대하는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서 오늘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이 주제를 다루긴 하겠지만 고인과 유가족에게 또 다른 피해가 가지 않도록 자극적인 기사 내용이나 사진은 사용하지 않도록 유의하도록 하겠습니다. 김언경 사무처장님, 우선 어떤 보도들이 자살 보도 준칙에 벗어났는지 좀 짚어주시죠.

[김언경] 일단 자살 보도 권고 기준의 내용을 저는 국민들이 알고 계셔야 잘못한 보도를 혼내주실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 오늘 이야기를 할 때는 그 사례 자체보다도 무엇인가 그 내용이 그걸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첫 번째로 “기사 제목에 자살이나 자살을 의미하는 표현 대신에 사망, 숨지다 등의 표현을 사용하자”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월간조선에서 예를 들어서 그런 제목을, 제목에 자살이라는 말을 넣어버리는 그런 보도를 바로 14일에 냈었고요. 그리고 한국경제 같은 경우에는 <종현 뒤따른 설리, 하늘의 별 되다>라는 황당한 제목을 내놨거든요. 제목은 특히 다른 것보다 더 중요해요. 그래서 제목에서 자살, 모방 자살이 벌어지지 않게 그리고 이게 자살이라는 것 때문에 굉장히 사회적으로 더 물의가 생기지 않도록 보도에 유의할 필요가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너무 많이 지키지 못했다는 거고요. 두 번째는 “구체적인 자살 방법과 도구, 장소, 동기 등을 보도하지 말라”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너무 많이 어겼습니다. 심지어 언론들은 현장에서 괴롭다는 심경의 메모가 발견됐다는 보도를 하면서 유서 찾기, '유서에 무슨 내용이 있었을까'에 집착하는 그런 보도 태도를 보여줬거든요. 중앙일보 같은 경우에는 <악플 시달린 설리, 극단 선택, 집 안서 심경 담은 메모 발견> 기사에서 “집 안에선 유서로 보이는 설리가 자신의 심경을 적은 메모장이 발견됐다. 다이어리에 일기를 쓰듯 여러 심경을 적었다고 한다. 유서로 보이는 메모는 맨 마지막 장에서 발견되었다. 날짜는 적혀 있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메모의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라고 했다. 이거예요. 그러니까 결국은 보도 안 했어도 될 내용이라는 거죠.

[강유정] 자살 보도 권고 기준 3.0을 저도 받아봤습니다. 그런데 겉으로는 대략적으로 지켜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자살이라는 말 쓰지 않는다. 그런데 보면서 가장 먼저 느낀 게 뭐냐 하면 “자살사건 보도 시 위 내용을 기사 하단에 첨부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해서 약간의 심리적인 이런 것들이 보험 약관처럼.

[김언경] 너무 화가 나지 않아요?

[강유정] 이를테면 다 보도해놓고 굉장히 재빠르게 읽어서 '이런 거 했으니까 우리는 보도 준칙 잘했고 권고 기준 다 지켰다' 라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는 듯해서 되려 이건 자살 보도 권고 기준을 상투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사람들한테 더 무해하고 무관심하게 만들 수 있는 그런 부분이 될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고 이번에 사건을 경험하면서 제가 느낀 거는 맨 마지막에 들어간 조항입니다. 고인의 인격권에 대해서 굉장히 심각한 침해 사례를 여러 뉴스를 통해서 제가 확인하고 화가 났는데요. 가령 고인이 생전에 구설수에 올랐던 사진이나 내용을 그대로 사망 보도에 언급을 하고 있는 겁니다. 서울신문, 헤럴드경제, 톱데일리, 국민일보, 전부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곳에서 쓰이고 있는데 심지어 국민일보 기사 같은 경우는 제가 인용하기도 싫을 정도로 생전에 논란이 됐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2차 가해가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걸 보자면 좀 화가 날 정도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정준희] 지금까지 대부분의 언론들이 스스로가 황색언론(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흥미 본위의 저속하고 선정적인 기사를 주로 보도하는 언론) 이라고 지칭되는 걸 되게 피하고 싶어 하고 지칭되면 되게 모욕적이라고 느끼잖아요. 저는 근본적으로 망자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이 드는데 이분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데 일말의 책임이 있는 그런 주체들이 유체이탈을 해서 마치 자신들은 책임이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면서 그걸 다시 장사로 써먹고 있다는 건 누가 뭐래도 이건 스스로 황색언론이라고 선언한 거라고 보고요. 저는 여기에 우리나라 언론에서 예외를 찾기 대단히 어려웠다는 게 더 비극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김언경] 말씀하신 것처럼 보도, 언론사의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언론사에서 이 주제를 그냥 대부분 보도를 했어요. 사망 소식이 처음 전해진 건 14일 오후 5시 4분경이었는데 이날 네이버 포털 사이트에 하루 동안 기사가 568건이 올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망 당일부터 지난 20일까지 네이버에서 많이 본 설리 관련 뉴스 100건의 전체 클릭수만 하면 7900만 회를 넘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말씀하신 것처럼 생전에도 저는 설리 씨를 많은 언론이 너무나 쉽게 가십거리로 이용하면서 클릭 장사에 이용했는데 그렇게 잘못했는데 돌아가셨어요. 그러면 그 순간만이라도 저는 며칠만이라도 자제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논평도 내고 그런 건데 그 죽음을 장삿거리로 이용했어요. 그게 정말 용서할 수가 없는 행태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세진] 언론이 일단 처음에는 악플을 비판하는 그런 기사들을 집중 쏟아냈습니다. 서울신문, 10월 16일 사설, <악성 댓글이 초래한 비극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한국일보 <설리 비극, 인터넷 댓글 문화 이대로는 안 된다> 국민일보 <악플은 비열한 언어 폭력, 고강도 대책 마련해야> 세계일보 <악성댓글 폐해의 심각성 일깨운 설리의 죽음> 이러한 제목들을 사설들을 쏟아냈는데 조선일보는 <악플 시달린 설리 추모글에 “너도 죽고 싶냐” 또 악플>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는데 이게 다시 예전의 악플들을 기사 안에 다 녹여내면서 큰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 기사 어떻게 보셨습니까?

[정준희] 저는 기본적으로 이게 악어의 눈물(거짓 눈물 또는 위선적인 행위를 일컫는 용어) 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자기들이 다 찢어놓고 찢어발겨진 어떤 사람을 놓고서는 마치 슬퍼하는 양 눈물을 흘리고 심지어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유체이탈을 해버려요. 자신들은 아무런 책임이 없고 마치 악플의 책임인 양, 정말 이 악플의 책임일까 저는 이건 그렇게까지 심각한 문제의 본질은 아니라고 보거든요. 그리고 이 언론들이 정말 악플의 심각성에 진지하게 고찰을 하고 있을까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책임을 이쪽으로 돌리기 위한 그런 방편일 뿐이고 자신들이 망자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하는 알리바이(alibi: 용의자가 범행 시각에 범행 현장에 없었음을 증명하는 것)를 마련하는 행동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강유정] 조선일보 <악플 시달린 설리 추모글에 “너도 죽고 싶냐” 또 악플>이라고 굉장히 긴 기사인데 여기 실린 걸 보면 이를테면 언론을 통한 포렌식(forensic: 범죄를 밝혀내기 위한 수사에 쓰이는 과학적 수단이나 방법, 기술) 해부를 하고 있어요. 왜 죽었는지 어떤 악플이 있었는지를 포렌식하고 있는데 이렇게 포렌식을 해부학을 하고 다 분해해서 모든 것을 재구성할 수 있을 만큼 이 사건에 대해서 입체적 시각을 가졌는지도 의문일 뿐만 아니라 그러기 위한 기본적인 윤리적 태도를 가지고 있는 기사냐 라고 했을 때 저는 굉장히 함량 미달이라고 봅니다. 윤리적 기준에 있어서 굉장히 사전에 있었던 모든 것들을 끄집어내서 드러내놓는다고 해서 그게 포렌식이 아니거든요. 기본적으로 어떤 사태에 대해서 접근하기 위해서는 그저 있는 사건을 다 끌어내놓는다 라고 하는 게 기사의 전부다 라고 생각하는 그 기준점과 출발점부터 다시 세팅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언경] 어떤 사람이 논란의 중심이 딱 한 번 되기 시작하면 이건 개미지옥에 빠진 것처럼 도저히 나올 수가 없어요. 그래서 설리 씨 같은 경우에는 SNS만 하면 거의 스토킹 수준으로 모든 SNS 내용들이 다 기사화 됐어요. 기사화가 될 때 처음에 설리가 어떠어떠한 것을 돼서 논란이 된다 라고 말해요. 그러면 거기에 그 논란이 된다는 말 속에 엄청난 악플이 달립니다. 그러면 그 악플을 다시 복사해서 캡처해서 보여주면서 이러 이러한 악플이 달렸다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기사들을 계속 내요. 그런데 그 상황에서 만약에 설리 씨가 다른 행동을 했거나 다른 사진을 올렸거나 또는 반박을 하잖아요. 그러면 이제 거기서부터 불이 붙어서 그런 식의 보도들이 수도 없이 많이 이어졌어요. 그런데 이제 와서 악플만 비판을 하고 있어요. 너무 그게 말이 되냐고요. 자신들이 가장 큰 판을 깔아줘 놓고 거기에 댓글을 썼던 시민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보도들을 지금 돌아가신 다음에 이렇게 내놓고 있는다는 게 참 뻔뻔스럽다라는 생각이 거듭 듭니다.

[최욱] 저는 이런 악마적 보도를 보면서 언론이 문제일까, 아니면 이런 것을 좋아하는 대중이 문제일까. 사실 좀 고민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모든 책임 전가를 악플로 돌리는 듯한 이런 보도의 댓글을 보면요. 잘못된 보도를 지적하는 글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고. 그걸 보면서 나름대로 희망을 찾았고 언론이 확실히 문제구나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또 결론을 지어봤습니다.

[정세진] 한국경제 기사도 짚어주시죠. 한국경제에 <설리 악플 방지 묘안은 없을까>라는 기사 굉장히 좀.

[정준희] 저는 이게 종합판이라고 생각을 해요. 물론 이 언론사만 이 기자만 욕하고 싶은 건 아닌데요. 그러니까 되게 길게 기사를 썼어요. 그러면서 설리 씨의 생애라든가 주로 주된 논란, 관련된 사진 다 집어넣어서 검색에 잘 걸리게 만든 글이에요. 모든 구색 갖추기를 다 집어넣었습니다. 그러면서 맨 나중에 약간 변명하듯 이야기하는 게 “온라인 매체의 무분별한 보도에 대해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 다음에 “업계에서도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이야기의 기사들이 악플을 부추긴다며 자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저는 여기서 불편한 게 두 가지예요. 하나는 의견도 나왔다. 입을 모은다. 이 주어가 되게 불분명한 그런 표현법들 자기가 흔히 피해나가는 표현법이고요. 온라인 매체를 굳이 특정해요. 온라인 매체 이건 포털하고도 연관돼서 제가 함께 이야기하는 건데 이런 거죠. 그러니까 ‘우리들은 사실은 괜찮은데 이런 온라인 매체가 막 엄청나게 성장을 해서 얘네가 다 이런 식의 문제를 저질렀어’ 라는 식으로 쓱 떠넘기는 그런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 기사 자체가 그런 문제를 스스로 안고 있는데 그러니까 이게 기사를 쓰는 기성 언론들의 기본적인 문제의식 자체가 자기 스스로 집어넣어서 스스로 성찰하는 글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는 걸 명확히 보여준 그런 사례라고 봅니다.

[김언경] 그러면 작은 매체, 포털에서 주로 많이 수입을 얻는 작은 매체들만 문제였느냐 이거예요. 그렇게 봤을 때 고인이 살아있을 때 언론 보도들은요. 사실 저는 매체별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망하기 전날인 10월 13일부터 이전 6개월 치의 기사를 분석해봤습니다. 그렇게 해봤는데 결과를 말씀을 드리면 가장 많이 설리 관련 기사를 만들어낸 건 연예매체였습니다. 하지만 신문사와 경제지, 방송사들도 못지않게 관련된 보도들이 많이 나왔었다 라는 건데요. 같은 기간에 신문사 10개, 경제지 7개사, 방송사 9개사, 총 25개 매체들이 생산한 설리 관련 기사 역시 908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언론사들은 연예매체보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설리 기사를 양산하기도 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10개 종합 일간지가 6개월 간 쓴 기사가 총 302건이었고요. 그중에서 한국일보가 86건으로 설리 기사를 굉장히 많이 썼습니다. 경향신문과 문화일보, 한겨레는 8건, 3건, 2건이었는데 논란이 된 내용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 기사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일보는 관련 보도가 제법 많았다 라는 거고요. 7개 경제지에서 눈에 띈 매체는 매일경제와 한국경제가 있었습니다. 총 493건의 기사 중에서 매일경제가 149건, 그리고 한국경제는 144건에 해당됐습니다. 매일경제의 경우에는 자사 연예 매체인 스타투데이 기사가 포함되면서 타 언론사보다 양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보이고요. 한국경제는 자사 연예 매체가 따로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보도량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방송사의 경우에는 총 113건의 보도를 내보냈는데요. 이중에서 MBN이 74건으로 가장 많았고 YTN도 32건이나 보도를 했습니다. 결국 중앙 언론사들 역시 설리라는 사람을 통해서 클릭 장사에 나섰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자신들의 과거 행태에 대해서 성찰이나 반성을 먼저 하고 나서 악플이고 뭐고 이런 이야기를 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정준희] 아까 이제 분석해주신 내용을 보면 그나마라도 지상파 방송이나 공영방송은 되도록이면 자제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긴 있어요. 그 다음에 한겨레나 경향 같은 경우에 일부 다루긴 했지만 중계식 보도의 문제라든가 무책임 저널리즘이라고 하는 것들을 써서 자기 언론 스스로를 넣어서 이 문제를 바라보려고 하는 태도가 있습니다. 저는 이 묶음을 어떤 묶음으로 봐야 할까 궁금해요. 그러니까 이게 이른바 황색언론과는 다른 퀄리티 저널리즘(quality journalism: 최고도의 직업적 양심과 윤리를 기초로 객관성, 공공성, 다양성이 구현된 뉴스 서비스)을 추구하는 상당히 책임 있는 언론의 그룹이라고 볼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의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답을 내야 하는데 문제는 대중들은 사실 이 보도를 문제 있는 언론은 인지를 하지만 여기서 자제를 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잘 인지를 못해요. 그렇기 때문에 이 자제하고 있는 언론사들이 그래도 나름대로 뭔가를 지켜가고 있어 라고 하는 것에 대한 일정한 평판과 함께 보상이 주어지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데 사실 그 부분이 없다고 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좀 문제가 아닐까라고 생각이 들고요.

[정세진] 자신들이 쓴 기사가 악성 댓글을 부르고 그로 인해 누군가가 상처를 받는다는 사실. 언론들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아니, 인지를 잘 못한다는 그런 생각도 드는데 저희가 기자들의 이야기를 좀 들어봤거든요. 그 영상 함께 보시고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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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악플을 부르는 기사 생산 구조 인터뷰

[자막] Q. 유명인 죽음마저 클릭 장사에 이용하는 이유?
[전직 연예 매체 기자]
연예 매체 같은 경우에는 광고가 잘 많이 안 들어오거든요. 자체적으로 돈벌이를 해야 되는데 그러려면 클릭수가 많아야 되고 그래서 연예부는 더 취약한 것 같아요.

[자막] Q. 악플을 기사화하는 이유는?
[김대오/연예 전문 기자] 편하죠. 다른 어떤 상대방이 나쁘다는 것이 전제가 되어 있잖아요. 악플이라고 하는 단어 속에서. 그것(악플 기사)을 씀으로 인해서 충분히 그 내용을 다 쓸 수가 있고 다른 악성 댓글을 핑계 삼아서 이 언론에서 이제 그런 명예훼손이나 이런 부분을 빠져나가고 오히려 선정적으로 더 빌미를 삼아서 이제 보도를 하게 되는 거죠. 자극적이고 그 다음에 속보에 민감하고 그 다음에 어떤 아주 사소한 부분 이런 부분에 그 촉이 발달해 있는 대중들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네티즌 중심, 인터넷 중심의 기사들을 양산하면서 그 입맛을 맞추고 있는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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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포털 사이트에 종속된 언론 환경 가장 큰 문제로 이야기가 되고 있지만 그게 쉽게 바꿀 수 있는 게 아닐 것 같아요. 아무리 뭐 우리가 이야기를 해도. 독자들이나 정말 인터넷에 있는 분들이 그걸 꼭 원할까. 그분한테 맞춰서 기사를 쓴다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점이 있거든요. 일단 언론사 자체들이 먼저 끊지 않으면 이건 아무리 포털에서 그렇게 구조가 바뀌어도 전혀 이게 개선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더 강력하게 하게 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준희] 포털 이야기랑 온라인 매체 관련된 이야기, 고용 구조 노동 구조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데 맞아요. 다 맞는 이야기고 굉장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저는 본질로 들어가면 온라인 매체 이전 시대에도 그랬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핵심은 상대를 피와 살이 있고 마음이 있고 교감할 어떤 상대로서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물건으로 취급한다는 거예요. 내 재료로 취급을 하는 거죠. 대표적인 게 연예인하고 공인이에요. 예를 들면 연예인은 너는 인기가 있고 돈을 얻잖아. 어차피 그래도 되는 존재야. 따라서 나는 너를 욕해도 돼. 공인의 경우 어차피 너는 권력이 있잖아. 그러니까 나는 검증이라는 이유로 너를 욕해도 돼 라고 하면서 찢어발기는 태도를 가지고 있고 거기에 대해서 아무런 책임감도 안 느끼고 있고 오히려 정당화를 하는 그런 마인드셋(mindset: 사고방식)이 저는 상당 부분 보도를 하는 분들에게 있다고 보고 연예인과 공인을 대하는 그런 식의 태도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이게 포털이라는 구조에 얹혀서 확산이 되고 있을 뿐이지 포털이나 온라인이라는 환경이라고 하는 곳은 아주 문제의 본질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언경] 저는 일단 말씀하신 거 동의하고요. 그런데 포털의 책임이 분명히 있다. 책임이 있는 것을 넘어서 지금 당장은 이 언론을 변화시킬 수 있는 키를 쥔 것이 일단은 포털인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실질적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당사자가 포털이라는 점에서는 저는 이번 보도 같은 경우에 아까 제가 말씀한 그 부적절한 사진 같은 거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것들은 사실 네이버나 이런 데에서 빠르게 조치를 취해서 내리도록 해야 되고요. 그리고 이렇게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때 관련 보도를 잘 정리를 해서 평가를 하셔야 해요. 그래서 부적절한 너무 심각한 문제가 일어났던 언론사들은 감점을 줘야 해요. 그래서 이후에 네이버에 입점하는 데 다음에 입점하는 데 불이익이 있어야지만 이 언론사들이 변화 살기 위해서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는 저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포털에게 책임을 계속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정세진] 만약 악플을 그대로 인용해서 쓰는 기사들에 대한 규제, 제재가 있다면 조금 근절이 될까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준희] 인격을 침해하는 행동, 그러니까 이게 단지 사생활 침해라든가 이런 게 아니라 인격을 침해하고 파괴하는 게 마치 보도행위의 일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 여기에 대해서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있고 특히나 연예인이나 공인이나 사자 같은 경우에는 의외로 방어권이 굉장히 약합니다. 언론하고의 관계가 굉장히 중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방어권을 쓰고 싶어도 못 쓰는 경우들이 되게 많아요. 그러다 보니까 말 그대로 난리를 치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 거죠. 그래서 이건 어느 정도는 규제가 필요한 영역이라고 보는데 그나마 인격이나 명예훼손이나 아니면 혐오에 관련된 문제 이런 것들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세워서 적어도 유포 단계에서는 차단이 일어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그런 방식의 규제적인 개입들이 일단 한 가지 필요한 것 같고요. 하지만 이건 문제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고 문제의 완성은 기자들이 또는 저널리스트들이 스스로를 전문직이라고 만약 주장한다면 자기 기준을 명확하게 세우는 데에서 나와야 해요. 기자협회에서 걸고 있는 이런 식의 기준. 그다음에 각 방송사나 언론사에서 명확히 걸고 있는 가이드라인을 스스로 위배하는 일들이 너무 잦거든요. 이것이 위배되는 일들이 생기면 멤버로서 남아있지 못하게 만들어줘야 해요. 과감하게 탈퇴시키거나 과감하게 처벌을 가해야 합니다. 그러면 몇 개 안 남을 거예요. 사실 그런데 그걸 과감하게 해야 거기서 옥석(옥과 돌, 좋은 것과 나쁜 것, 옳은 것과 그른 것)이 가리는 거거든요. 이게 처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는 옥이야, 얘네는 석이야, 얘네는 쓰레기야 하는 것들을 명확히 갈라줘야 사람들이 옥에 주목을 하기 시작한다는 말이죠. 황색언론이 아니고 싶고 그다음에 대중들의 수준이 그렇게 낮지 않다고 믿는 그런 존재들이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그걸 맞춰가면서 그걸 위배한 자들을 계속해서 바깥으로 밀어내는 그런 자정 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해야 되고 확실한 어떤 실행들이 필요해요. 그래야지 자신감이 생기고 책임감이 붙게 되는 것이죠.

[정세진] 한 인간의 죽음, 특히 연예인의 죽음을 대하는 언론의 나쁜 관행, 악플 뒤에 숨는 언론인들의 나쁜 관행에 대해서 짚어보는 시간 가져봤습니다. 김언경 사무처장님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wavve,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언론의 관행은 여러분이 바꿀 수 있습니다. 다음 주도 일요일 밤 9시 40분에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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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널리즘토크쇼J] ‘여론조사’ 보도의 함정, ‘조사’인가 ‘조성’인가
    • 입력 2019-10-27 21:44:20
    • 수정2019-10-27 22:43:11
    저널리즘 토크쇼 J
[정세진]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 함께하실 분들 소개해 드립니다. 저널리즘 전문가 정준희 교수입니다.

[정준희] 안녕하세요? 정준희 입니다.

[정세진]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 씨 옆에 있습니다.

[최욱] 네. 여러분 보고 싶었습니다. 최욱 입니다.

[정세진] 그리고 강유정 교수님 함께합니다.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정세진]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 윤희웅 오피니언 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윤희웅] 안녕하십니까? 윤희웅 입니다.

[최욱] 반갑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댓글로 민심을 굉장히 예민하게 살피는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이 댓글이 민심을 반영하고 있는 건지 왜곡된 건 아닌지 그런 고민이 요새 굉장히 많습니다. 우리 센터장님도 그런 고민이 많으시죠?

[윤희웅] 요즘에 온라인에서 댓글이라든가 블로그, 카페 등에 남기는 것들도 중요한 민심의 척도라고 할 수 있어요. 요즘 우리나라 보면 너무나 어떤 거대 이슈를 가지고 찬반 어디가 높고 낮음 이것만 가지고 양자택일하는 여론조사만 너무 횡행하고 있는데 사회가 변해서 21세기 여론은 사실은 그런 큰 틀뿐만 아니라 작은 부분의 여론이 어떻게 발생하고 어떻게 전파되고 하는 것들도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그런 부분은 많이 확대되어 가야 하는데 말씀하신 댓글 이런 것도 중요하게 파악해야 하는데 한국의 여론이 너무 과거의 형태에 지금 매몰돼 있는 것 같습니다.

[최욱] 댓글로만 보면 저는 사라져야 할 사람이거든요.

[정세진] 왜요?

[최욱] 댓글이 안 좋아요.

[정세진] 그래요?

[최욱] 그런데 막상 만나보면 다들 그렇게 좋아합니다.

[윤희웅] 사실 오늘 여론조사 관련한 이야기를 할 텐데 여론조사는 우리가 생산해내는 여론조사 기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긴 했었어요. 그런데 사실 소비자인 국민들이 이것을 듣는 데는 중간에 유통자라고 하는 미디어가 있거든요. 사실 유통자가 문제를 더욱 확대시키는 경우들 크게 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사실 유통하는 미디어에서 보도를 좀 더 친절하고 냉정하게 하게 된다면 여론조사에 대한 오해와 불신 이것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한국의 미디어가 아쉬운 부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세진] 여론조사 기관의 문제일까, 언론이 잘못한 것일까. 오늘 시청자 여러분이 아마 판단을 하실 것 같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이 방송은 KBS 1TV, myK, wavve 그리고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정세진] 정치 사회 현안을 다룰 때 언론들은 민심의 동향을 전한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자주 인용 보도합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의 조사라도 조사 결과와 언론의 보도 내용이 제각각이라서 혼란을 키우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론조사를 다루는 언론 보도의 문제점 그리고 여론조사 결과에서 무엇을 눈여겨봐야 할지 짚어보는 시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최욱]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마다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게 돼요. 왜냐하면 저는 여론조사에 한 번도 참여를 해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이 여론조사 결과라는 게 국민의 마음을 알아보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해요?

[정세진] 도대체 누구한테 연락이 가는 것인지.

[윤희웅] 여론조사 보통 1000명 정도 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들 5천만이 넘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니까 20대 이하를 빼더라도 4천만이 넘을 텐데, 그러니까 그 안에서 1000명 안에 든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니까.

[최욱] 어렵긴 하네요.

[윤희웅] 통상 나한테는 조사가 오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데 어떤 분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1000명 가지고 어떻게 우리나라 국민들 얘기를 대표한다고 얘기할 수 있느냐. 저희가 준비된 답변이 있어요. 뭐냐 하면 그러면 집에서 국을 끓일 때 찌개를 끓일 때 맛을 보잖아요. 그러면 그거 다 마셔보지 않잖아요. 잘 휘저은 다음에 한 숟갈 떠서 마셔보고 짜다, 달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서 다른 재료를 첨가하는데요. 그러니까 여론 조사도 표본의 대표성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확보하기 위해서 고르게 전 국민을 고르게 표본을 확보하게 되면 실제 국민의 여론을 가장 효율적으로 대표해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통계의 비밀이긴 한데 믿으셔도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최욱] 비유가 참 좋네요. 잘 와 닿았습니다.

[정세진] 여론조사 관련해서 언론의 관심이 지금 가장 높은 것, 언론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것이 바로 대통령 지지율 결과,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율 결과입니다. 지난 17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 후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1% 포인트 올라 45.5%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중앙일보 온라인판 기사에서는 여론조사 기관의 분석을 인용해서 보도를 전했는데요. “문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 상승에 대해 상당히 탄력적인 회복세를 보인다며 그동안 국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거취가 사퇴로 결정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라는 분석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중도층에서는 긍정 평가가 오르고 부정 평가가 내려 지난 3주간의 이탈세가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그다음 날인 18일 하루 만에 정반대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전날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탄력적 회복세를 보인다는 분석을 전했던 중앙일보,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39%를 기록했다며 콘크리트 지지층이라고 불릴 만큼 단단했던 40% 지지선이 조국 사태를 겪으며 무너진 결과다. 무당층에서도 부정 평가가 60%로 긍정 평가보다 41% 포인트 높게 나타나면서 중도층 이탈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런 보도를 내놨습니다. 자세히 보면 다른 점이 보이겠지만 언뜻 독자들이 볼 때는 하루 만에 같은 언론사에서 이런 보도가 잇따라 나왔기 때문에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윤희웅] 이 조사 결과는 다른 기관의 조사예요. 지금 리얼미터 조사 결과랑 한국갤럽 조사인데요. 두 조사 기관의 조사 방식이 확연하게 다릅니다. 한국갤럽은 사람 면접원이 하는 조사입니다. 그런데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는 자동응답전화 방식을 주로 사용을 하게 됩니다. 자동응답전화 방식을 사용할 경우에는 상호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가 없거든요. 면접원과 녹음된 음성이 나오는 들으면서 버튼을 누르는 방식인데 그러면 그것을 끝까지 응답하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보다는 약간 정치 관여도가 높은 사람들이 주로 많이 표집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있어요. 그 다음에 사람 면접원이 하게 될 경우에 우리가 바로 끊지는 못하잖아요. 그러면 일단은 약간 중간 성향의 정치의 관심도가 높지 않은 분들도 좀 더 많이 표집 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의 차이 때문에 결과에서도 어쨌든 차이가 날 수 있는 것이죠. 또 한 가지는 두 개 조사 기관이 사용한 질문지에 있는 선택지에 차이가 있어요. 뭐냐 하면 한국갤럽 같은 경우에는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를 하는 데 있어서 두 가지 선택지만 제시합니다. 잘한다, 못한다. 이점 척도라고 하는 것이고요. 그 다음에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는 사점 척도를 제시합니다. 매우 잘한다, 잘한다, 대체로 못한다. 매우 못한다. 이게 무슨 차이가 있냐면 대체로 잘한다와 매우 잘한다를 묶어서 국정 수행 지지율이라고 얘기를 하는 것인데 우리가 사람 심리가 대체로 잘한다는 걸 응답하려고 하는 분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만약 두 가지 선택지만 주어지게 되면 어떠한 국면에서는 잘한다는 응답을 안 하려고 하는 성향들이 나타날 수가 있거든요. 그러면 모름 응답이 많아질 수가 있는데 그 두 가지 선택지에서의 차이도 결과에 차이를 불러온 그런 주요한 요인들이 되겠다 이렇게 분석할 수 있겠습니다.

[최욱] 이제 궁금증이 좀 해소가 되네요.

[정세진] 그런데 이렇게 설명을 해주시면 연이어서 나온 보도가 완전히 상반된 것을 이해할 수가 있는데 그냥 독자 입장에서 시청자 입장에서 딱 바로 바로 같은 신문사에서 이렇게 상반된 게 나오면 이렇게 바로 냈을까 라는 생각도 들게 되고 어떻게 보셨습니까? 일단 잇따른 이런 상반된 보도에 대해서.

[정준희] 저는 당연히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판을 짜놨다기보다는 나오면 기사를 써야지라고 준비된 상태였을 테고 그런데 올랐을 가능성과 떨어졌을 가능성이 둘 다 있었고 올랐을 경우에는 이런 답이 나오는 거죠. 그러니까 봐라 인사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즉, ‘조국이 문제였는데 역시 조국을 자르니까 지지율이 오르거나 적어도 빠지는 현상이 덜 하잖아’ 라고 해서 자신들의 지적이 옳았다는 이야기를 하기가 되게 좋은 방식이 되고요. 떨어지게 되면 특히나 현 정부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언론사에게는 더 좋은 재료가 되죠. ‘이렇게 했는데도 안 되는 거 봐라.’ 이렇게 되는 거죠. 그런데 저는 그 안을 들여다보면 공통적으로 이런 문제를 지적해요. 인사 문제를 이유로 지적하는 거보다 경제나 민생 문제 해결이 부족한 걸 지적한 답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 인사 문제보다는 경제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러면 사실은 이게 조국 장관의 사퇴가 결국에는 여론을 반전시키는 데 영향을 못 미친다는 이야기가 되어버리고 그렇다면 왜 기존에 있었던 경제나 민생 문제에 대한 불만은 기존의 여론조사에는 반영이 잘 안 됐었던가 라는 그런 측면. 즉 두 가지 원인을 분별하기 굉장히 안 좋은 상태인데 이걸 분별하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는 것 이게 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최욱] 이런 걸 막기 위해서 국정 지지 여부만 묻지 말고 이유까지 같이 물어보면 안 됩니까?

[윤희웅] 그렇게 묻고 있어요.

[최욱] 아 묻고 있습니까?

[윤희웅] 묻고 있는 기관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한테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한테는 부정 평가가 무엇인지 이유가 무엇인지 한국갤럽 같은 경우에는 그런 방식을 채택을 하고 있죠.

[최욱] 그렇군요.

[윤희웅] 그래서 사실 그런 부분, 우리 정 교수님 말씀하셨습니다만 그런 부분들 종합적으로 꼼꼼히보고 또 기사에 반영하고 하면 되는데 일단 심층적으로 보도한 것들 행태가 매우 빈약하고요. 그러니까 수치 위주로 공세(공격하는 태세, 또는 그런 세력)의 소재 또는 방어의 소재로 사용하는 행태가 우리나라 여론조사 보도에는 매우 강한 것 같습니다.

[정세진] 언론들이 너무 성급하게 결론을 도출한다고 보십니까?

[강유정] 문화일보 기사 10월 18일자 보면 <인사 경제난에 곤두박질 친 문 지지율, 조기 레임덕 오나>까지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이게 지금 10월 18일이니까 조국 장관 사퇴가 10월 14일 월요일이었고 4일 만에 이러한 기사가 실렸다고 보여 지는데 어떻게 해서 이렇게 금방 갈 수 있냐는 자체가 이해가 안 되기도 하고 한 번의 여론 조사 그리고 그 결과를 통해서 이 모든 것을 분석해서 레임덕(lame duck: 절름발이 오리라는 뜻으로, 임기 종료를 앞둔 대통령 등의 지도자 또는 그 시기에 있는 지도력의 공백 상태)까지 조기 레임덕까지 갈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았는데 이건 조기 레임덕이라는 어떤 용어를 미리 마련해놓고 마침 약간 하향 폭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여론조사가 나오자마자 이렇게 인용하고 있다고 보이는데 무엇보다 이렇게 분석 전문가라는 분들이 언론사 내에 존재하는지도 저는 조금 의구심이 듭니다. 매일매일 여론 조사라는 거 자체를 추이를 분석하고 말 그대로 중간에 해당되지 않는 세밀한 어떤 이야기들에 대해서 조금 더 의견을 분석하는 그런 섬세한 조사 방법이 있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굉장히 잘하느냐 못하느냐 긍정평가냐 부정평가냐 보기에는 훨씬 더 많은 여백들이 많기 때문에 이건 분석을 위한 분석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정해놓은 답을 위해서 분석을 활용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윤희웅] 95% 신뢰 수준에서 표본 오차(표본 조사에서 조사된 표본값과 실제값과의 차이)는 플러스마이너스 3.1% 포인트다. 이 이야기는 뭐냐 하면 3.1% 플러스 마이너스니까 6.2% 이내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는 것을 약간 기호 형태로 써놓은 거예요. 그런데 그 내에 있는 차이를 가지고 폭락했다, 떨어졌다, 이렇게 표현하는 것은 비유가 약간 과격할지 모르겠는데 언론에서 이렇게 교통사고가 났는데 사망자가 그 자리에서 즉사했습니다. 다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최욱] 오늘 아주 비유의 향연이네요.

[정준희] 유혹과 그 다음에 양심 내지 정확한 판단 사이에서 유혹에 훨씬 더 많이 쏠릴 수밖에 없는 형태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조국 장관 사퇴가 났고 이게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다들 궁금해 하고 있는데 조사 결과가 뻔히 나온 걸 가지고 아무 이야기도 안 하고 내가 뭐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하는 언론사는 아마 없을 거라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분석의 형태로 뭔가 다양한 해석들을 내놓겠죠. 다만 저는 좀 더 솔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해요. 이런 수치와 사실 짐작이 불가능한 게 만나면 마법이 일어나요. 이게 정확하게 뭔가 원인에 관련된 것들이 규명된 것처럼 이렇게 이야기해버리는 마법이 일어나거든요. 그 마법을 사실 언론사들이 알면서도 이용하고 있다는 거죠. 그런데 제가 볼 때는 이런 오차범위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를 하고 실제로 다양한 가능성들에 대해서라도 덧붙이는 방식으로 자신의 해석에 대해 해석이 그냥 짐작일 가능성들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를 한다면 그나마라도 좀 더 책임 있는 언론의 자세일 텐데 실제로 훨씬 더 많이 유혹에 기울여져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예각화(일정하게 정하여져 있는 시각)시키고 훨씬 더 되게 선정적인 방식으로 굉장히 자신 있게 그렇게 이야기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는 거죠.

[윤희웅] 한국의 여론조사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저는 대통령 지지율 조사라고 하는 것인데요. 실제로 한국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요. 왜냐하면 정당 지지율은 정당 지지율이 맞아요. 왜냐하면 대부분 조사 기관들이 ‘어느 정당 지지하십니까’라고 질문을 하거든요. 그러면 질문에 대한 용어 표현이 정당 지지율이 맞는데 대통령 지지율 같은 경우에는 ‘대통령을 지지하십니까’ 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최근에 대통령으로서 일을 잘한다고 보십니까? 잘 못한다고 보십니까?’ 라고 질문을 하는 거거든요. 그 어디의 질문에 보면 지지라는 표현이 없어요. 그렇게 되면 ‘내가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정치적으로 지지지만 지금 국면에서는 일을 잘 못 한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또는 ‘대통령 정치적으로 내가 지지하지 않지만 지금은 일을 잘한다고 생각해’ 라고 응답을 할 수가 있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대통령 지지율하고 업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사실은 성격이 전혀 다른 것인데 지금은 대통령 지지율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어요. 그런데 그것은 어떤 대통령 성향이 다른 매체라든가 진영에서 공세의 소재로 사용하기 딱 좋은 것이거든요.

[정세진] 언론에서 계속 이 지지율 표현을 고집하고 있는 거네요. 어떻게 보면.

[윤희웅] 어떻게 보면 신문에서 아마 제목을 정확히 이야기하면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 비율인데 너무 길어서 아마도 제목을 뽑는 데 줄이려고 하는 측면에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긴 있을 텐데요. 그런데 그것이 기사 내용에도 많이 사용되는 걸로 봐서는 단순히 그 이유 뿐만은 아니긴 하는 측면도 있어요. 지금 보면 40% 이야기를 하는데 ‘대선 때 득표율보다 떨어졌다’ 이런 이야기를 할 수가 있잖아요. 그러면 대선 때 득표율은 득표한 것이지 업무 수행 지금의 여러 가지 평가 중에서 등치시켜서 비교할 수 없는 것이거든요. 지지율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고 봐요. 그러니까 대통령 지지율이 폭락했다고 하는 표현하고 대통령 국정수행에 부정 평가가 많아졌다라고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들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언론에서 이것을 엄밀하게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은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경우들도 많이 있는 것으로 분석이 됩니다.

[정세진] 지지율이라는 표현은 여론 조사 기관에서는 나온 게 아니고 언론에서 처음으로 표현을 쓴 건가요?

[윤희웅] 표현을 썼죠. 이게 사실은 미국 같은 경우에는 영어이긴 합니다만 approve(찬성하다), disapprove(반대하다), 또 approval rate(수행 지지도)라고 하는데요. 이 단어를 번역을 한다면 승인하다, 찬성하다, 이런 표현이긴 한데 한국에 적절한 표현이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한국의 여론 조사 아버지들이 미국에 있는 그 표현을 번역해오면서 처음에 일을 잘 하냐, 잘 못하냐 라고 사실은 번역을 해왔어요. 그러니까 사실 정치적 지지하고는 너무 거리가 멀어진 거예요. approve 같은 경우는 정치적 지지 측면도 성격도 담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 보니까 사실은 많은 오해가 생기고 제가 과거정권의 이런 이것을 파악하기 위해서 조사를 해봤었는데 ‘정치적으로 지지하고 일도 잘한다고 본다’ 1번, 2번은 ‘정치적으로 지지하지만 일은 잘 못한다고 본다.’ 또 3번, 4번도 비슷하게 네 가지 선택지를 놓고 봤더니 정치적 지지와 잘한다, 못한다가 어떤 대통령은 20%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하는 거예요. 이것은 똑같은 정책 지지율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데 일본 같은 내각제(의회에 의해 선출된 총리와 그것이 조직하는 내각이 행정을 담당하는 것) 국가에서는 이 표현이 적절해요. ‘아베를 지지하느냐’, ‘아베 내각을 지지하느냐’ 라고 일본에서는 묻거든요. 내각제 같은 경우는 지지가 떨어지게 되면 내각 불신도 하고 의회 해산도 하고 시스템하고 조응을 하는데 대통령제는 어쨌든 임기가 정해져 있으니까 그것이 딱 떨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지지가 떨어진다고 해서 어떤 시스템의 변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쨌든 그러한 특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 대통령 지지도를 너무 관행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저는 문제가 심각하다 이렇게 표현합니다.

[정준희] 그런데 문제는 그 지지율로 해석하고 난 다음의 문제거든요. 우리나라 정치 구조상, 단임제 대통령제 정치 구조상 이 지지율이 어떤 정치적 의미를 갖는가를 해석하기가 대단히 어려워요. 특정 정책에 대한 어떤 찬반을 말하는 건지 이 정부에 대한 어떤 말 그대로 콘크리트 지지를 의미하는 건지 그렇지 않은지 해석이 안 되는 거거든요. 결국에는 뭐냐 하면 투표하고 연결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게 차기 다음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거나 총선이나 재선에 영향을 미친다 정도의 의미로 이제 받아들여진단 말이에요. 그럴 바에는 차라리 정당 지지율이라든가 특정 정책에 대한 어떤 지지 찬반 여부를 묻는 것이 훨씬 더 솔직하고 정확한 방식이 되고 그래야 뭔가 여론은 받아들일 수 있는 루트가 생겨나는 건데 현재 지지율로 해석한다고 해도 그걸로 뭘 해야 하는가가 불분명한 상황이라는 거고요.

[정세진] 그 지지율 표현을 어떻게 보면 적극적으로 사용해서 언론사의 의도를 반영하고자 하는 기사가 얼마 전에도 있었잖아요.

[정준희] 굉장히 자주 나오는 보도인데 저는 이게 제일 눈에 많이 띄었어요. 조선일보에서 15일 날 보도한 내용인데 <지지율 급락하자-靑,조국에 사태 날짜 3개 주고"택일하라">고 했다. 굉장히 악의적으로 쓰여진 기사고 게다가 심지어는 사실성도 확인하기 어려운 기사였습니다. 그 내용을 자세히 보시면 여권 관계자발 보도예요.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부인을 했는데 성공할 수밖에 없어요. 이거는 왜냐하면 사람들이 굉장히 기대하는 이면적인 어떤 야사적인 모습을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어떠냐면 여권 안에서 내분들이 일어나고 있고 그 내분을 더 이상 청와대가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에는 사퇴하라고 하는 그런 방식을 썼다는 거고 수많은 그런 언설들을 모아다 그런 식으로 그림을 그려놨는데 그 그림이 가지는 효과라고 하는 건 굉장히 무시무시하다는 거예요. 즉 이런 지지율이라고 하는 말로 청와대를 압박하거나 정부를 압박해서 실제로 어떤 정책의 변동을 이끈다기보다는 자신들이 짜놓은 정치적 효과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거의 소설 쓰듯이 기사를 쓰고 있다는 겁니다.

[정세진] 일단은 매주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대통령 국정평가 운영에 대한 부정 긍정 평가의 기사가 매주 거의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여론조사 기관 자체에 대한 이야기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5월이었습니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지지율 격차가 일주일 만에 1.6%포인트에서 13.1%포인트로 커지면서 일부 언론들의 리얼미터 때리기 보도가 있었습니다. 조선일보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양당 지지율 차이가 오차 범위내로 좁혀진 리얼미터 조사에 대해 ‘이상한 조사’라고 지적한 지 이틀 만에 여당이 원했던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뷰를 통해서 “언제 어떤 숫자가 나오든 이상하지 않은 엉터리 조사다”, “업체가 결과를 미세하게 조정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리얼미터 조사가 정권의 입맛에 맞춰 조사를 왜곡하는 거 아닌가“ 이런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였습니다. 어떤 생각을 그때 어떤 이야기들이 있었을까요?

[윤희웅] 저도 정기 조사 이런 것들을 과거에 직접 수행하고, 제가 기획하고 하는 것들을 해봤는데요. 만약에 과거처럼 어느 특정 조사 기관 한 곳만 대한민국의 여론조사를 한다면 그럴 가능성, 유혹들 많아지겠죠. 하지만 다른 조사 기관들이 다 조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면 본인들이 정말 의도를 갖고 조작을 했다고 한다면 다른 조사 기관들의 결과가 나오게 되면 그것이 사실로 확인될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 조사 기관은 공신력을 잃어버리게 되고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는 것이거든요. 그것을 감행할 조사 기관들은 없다고 보고요. 다만 조사는 아까 표본 오차도 이야기했습니다만은 어느 시점에서 어느 상황에서 또는 어떤 특수한 여건에 의해서 저희 말로는 튄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 오차들이 있을 수 있는 거거든요. 유연하게 받아들이면 좋긴 할 텐데 이것이 정치적 공세에 직접적 소재로 돼서 옳다, 그르다, 의도가 있다, 조작이다 라고까지 가는 것은 제가 볼 때는 과한 논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준희] 이 부분은 리얼미터를 지적해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방법은 되게 저열한 방법이에요. 나름대로 공인된 여론조사 기관들이고 오랫동안 수행해온 여론조사 결과라는 게 있는데 그걸 부정해버리는 일을 빚게 되면 여론조사의 토대를 둔 보도 자체가 사실 무너지는 거예요. 실제로 조선일보가 10월 15일에 제가 아까 소개해 드렸던 지지율 급락 보도, 조국 장관에게 사퇴 날짜 세 개 주고 택일하라고 했던 보도에서도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를 이용해서 보도하거든요. 그러면 자신에게 입맛에 맞는 것들은 리얼미터 조사의 것을 이용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리얼미터 신뢰성을 공격하는 건 대단히 자가당착(自家撞着: 자기의 언행이 전후 모순되어 일치하지 않음) 적일뿐더러 굉장히 스스로의 기반을 허무는 자신이 여론조사 보도를 하는 것의 기반을 허무는 그런 식의 보도 방식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강유정] 실제로 조선일보가 리얼미터의 신뢰도가 없다고 공격을 하면서 여러 인터뷰를 실었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 중의 한 분이 서울대 이준웅 교수였는데 인터뷰에 실었는데 당신이 직접 경향신문에 칼럼까지 썼습니다. 어떻게 썼냐면 이 정도면 내가 가장 애매한 구절 하나가 잘못 인용돼서 기사에 실리는 바람에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했고 이를테면 요약하자면 리얼미터에 대해서 신뢰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 적이 없는데 인터뷰를 했고 그렇게 실려 버렸다고 해서 제목이 뭐냐 하면 <기자와 전화하는 법>입니다. 그러니까 기자와 전화할 때는 굉장히 각성하고 조심하고 그렇지 않으면 내가 말하는 것의 전혀 의도와 관계없는 맥락에서 다른 이야기가 실릴 수 있다고까지 얘기가 실렸고요.

[윤희웅] 조사할 때 직전 선거,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했느냐를 묻는 경우들이 있어요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이 과다하게 많이 표집 되었다. 실제 득표율은 40%를 갓 넘기는 수준이었는데 문재인 후보를 뽑았다고 한 사람이 60%가 넘었다. 이런 결과를 하면서 조사 결과가 잘못된 것이다 해서 문재인 지지층이 과도하게 표집 된 문제가 있는 조사 결과라고 공격을 하는 것인데 사실은 이것은 리얼미터 만의 문제도 아니고 다른 조사 기관들도 과거에 이런 조사를 많이 했어요. 그러면 이것은 회상하는 질문이거든요. 정확하게 기억을 하지 못하기도 하고 또 거짓 응답하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왜냐하면 지금 현직 대통령을 뽑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잖아요. 그러니까 그러면서 거짓 응답 가능성도 있는 것이고 해서 참조용으로 하는 것인데 그것을 저는 많은 조사 기관들 결과를 보도하는 언론사에서 기자들 정도라고 한다면 알고 있으리라 생각되거든요. 이것은 매우 상식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그래서 그것을 별도로 그것만 가지고 결과를 보도하거나 하지 않거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공격용으로 썼다는 것은 의도를 갖고 공격용으로 사용한 것이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어요.

[정준희] 저는 조사 기관 스스로도 약간 자성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현재 같은 것들이 잘 팔리잖아요. 결국에는 언론의 보도가 잘 됨으로써 자신들의 사회적 입지나 이런 것들이 강화가 되고 실질적으로 여러 가지 이득도 얻을 수 있는 조건들이 생기니까 사실은 과한 해석을 자신들의 입으로 하는 경우들이 꽤 많았어요 제가 볼 때는 물론 언론이 그걸 조장했기 때문에 더 큰 책임은 언론에게 물어야 하겠지만 그래서 조사 기관 같은 경우에는 아까 여러 가지 심어놓는 데이터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나름대로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있거나 어느 정도 트렌드(trend: 사상이나 행동 또는 어떤 현상에서 나타나는 일정한 방향)를 입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신들이 과학적 방법을 써서 집어넣어서 그걸 토대로 분석해줄 수 있는 것들을 제외한 영역에서는 되도록이면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언론들이 그것들을 요구한다고 했을 때 원칙을 계속해서 이야기해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윤희웅]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렇게 조사가 많이 나오면서 찬반 보도들이 많이 있잖아요. 또 우리가 국정 지지율 이야기도 했습니다만 찬반 보도, 또는 동의한다. 동의하지 않는다. 이런 양자택일(兩者擇一: 둘 중에서 하나를 가림) 설문이 너무 많이 있는데 이것을 보면 저는 우리나라 사회에 매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봐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모든 이슈에 대해서 그렇게 해박하게 나는 찬반, 찬성, 나는 반대, 이렇게 입장을 갖고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가령 지난번 검찰 개혁 관련한 서초동 집회 또는 광화문, 조국 장관에 대해서 부정적인 것을 표출한 광화문 집회 있었을 텐데 그때도 그런 조사 결과가 있었잖아요. 어디에 공감하느냐. 저는 양쪽에 다 공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보거든요. 그러면 찬반만 또는 어느 것에 공감하는지 여부만 묻게 되면 중간 지대에 있는 사람들 설 자리가 없어지는 거거든요. 민주주의에서는 사실은 어느 양자택일이 아니라 중간지대가 있으면서 서로 숙의(熟議: 깊이 생각하여 충분히 의논함) 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어서 민주주의를 더욱 고양시킬 수 있는 건데 양자택일하게 되면 사회 양극화 문제를 더욱 여론조사가 조장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보거든요.

[정준희] 우리는 여론이라고 하는 말을 통해서 두 가지 전제가 바탕에 깔려 있어요. 과학이다, 정확하다고 하는 것과 그다음 여론은 고정돼있다. 사람들은 태도가 이미 확실하게 정해져 있다. 따라서 그걸 알아내면 된다. 이런 식으로 가버리거든요. 그런데 그거 이상으로 큰 효과는 뭐냐 하면 여론조사는 여론을 창조해요. 선거 시기에 맨 마지막에 며칠 정도를 여론조사 공표를 안 하는 기간을 두는 이유가 그겁니다. 그게 옳으냐 그르냐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게 내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에요. 즉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제 3자가 그렇게 생각하면 나의 태도에 영향이 일어나게 됩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전략적 투표 행위라든가 이런 것들이 굉장히 많은 그런 나라에서는 그게 영향을 미쳐요. 이게 진정한 민주주의의 여론이냐 이거예요. 사실 안 그런 효과들이 분명 굉장히 많거든요. 여기에 대한 유의점을 만약 언론이 인식하지 못한다면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여론조사가 여론을 창조하는 데 쓰고 있다고 스스로 아마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정세진] 언론들이 여론조사의 한계점, 위험성 알면서도 이렇게 여론 조사에 집착하는 이유,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 뭐가 있다고 보십니까?

[정준희] 두 가지 지적할 수 있는데 하나는 뉴스, 그러니까 언론사들의 뉴스 관행에 상당히 잘 맞기 때문이에요. 뉴스라고 하는 것들이 새롭게 느껴지는 무언가이기 때문에 그래서 숫자나 양으로 표현된 변화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좋은 먹기 좋은 재료입니다. 그래서 언론의 기존의 뉴스 가치의 관행에 상당히 잘 들어맞기 때문에 이 부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보고요. 저는 두 번째가 더 문제라고 봐요. 정치 행위자로서 이걸 받아들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더 크다고 보거든요. 이건 사실 예방할 수 있는 문제인데 이 부분은 우리나라 언론이 지나치게 심하게 해버린다는 거죠. 그러니까 과잉한 해석을 씀으로써 이걸 단순하게 그냥 현실에 대해서 알려주는 현실을 좀 더 단순화 시켜서 알려주는 것으로 참고 자료로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정파적 견해를 지지하기 위해서 정당화의 논리로 쓰는 그릇된 관행하고 굉장히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저는 이 두 번째 부분이 훨씬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윤희웅] 그리고 보면 여론조사가 사실은 매우 효율적이에요. 국민여론을 이렇게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여론조사밖에 없는 것이니까 이것은 여러 가지 문제점 지적에도 불구하고 저는 생명력을 계속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데요. 그런데 정치적인 문제 외에 정책적인 문제라든가 여러 사안들에서 여론조사 결과는 논의의 시작점이 되어야 하는 소재인 것이거든요. 그런데 대한민국 같은 경우는 논의 종결하는 도구로 사용이 많이 돼요. 즉, 찬성이 많으니까 반대쪽은 이야기하지 마. 이런 식으로 되니까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효과가 더 큰 지금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점 해결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정준희] 굉장히 정확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바로 정치의 역할이 자꾸 불투명 해지는 게 여론조사가 발달하기 때문에 나오는 안 좋은 효과로 자꾸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정치가 책임지지 않으려고 하고 여론조사로 모든 걸 정당화시켜 버리려고 해요.

[윤희웅] 대선 차기 주자 여론 조사 벌써부터 시작되고 대통령 임기 1년 끝나기도 전에 시작이 많이 되는 상황인데요. 요즘에 보면 이것이 여러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요. 왜냐하면 여론 조사 결과 자체가 강력한 프레임을 형성합니다. 왜냐하면 순위를 보도하잖아요. 1위 누구, 2위 누구, 3위 누구, 그러면 대중은 사실 4위, 5위 그 이하에 있는 후보들에 대해서는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언론도 1위나 2위, 3위 상위권에 있는 주자들 위주로 정보량을 많이 생산해내게 되거든요. 대중은 또 그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많이 흡수하게 되는 것이니까 그 사람들이 더 강화되는 현상들 유명해지니까 더 유명해지는 현상들이 많이 나타나서 실질적으로 그 사람이 우리나라를 이끌어나갈 차기 지도자로서 어떤 정책들을 갖고 있는지 또는 어떤 과거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그런 것들 없이 순위에 의해서만 사람을 평가하는 그런 결과들을 낳게 되면서 또 다양성들을 오히려 해소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리고 조사를 보도할 때 한 3% 차이밖에 나지 않는데 1위 후보 단정적으로 기사에서 보도를 하는 경우들이 있어요. 그러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오차 범위 내에 있는 것들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데 팽팽하다 라고 해야 하는데 누구 한 명을 1%, 2% 미미한 차이로 앞선다고 해서 또 1위라고 규정하는 것은 대중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언론에서는 보도에서 상품성이 되니까 이렇게 표현을 하긴 할 텐데 정말 잘못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준희] 총선 과정에서 실제 이걸 사용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아요. 예비 후보로 등록하기도 전에 자신이 운영하거나 자신이 외주한 그런 여론조사 기관을 이용해서 사실 되게 후진 여론조사 기관인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누가 우리 정당의 후보로서 적합할 것인가에 자기 이름 넣어서 1등으로 만들어놓고 그걸로 공천 과정에 개입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이건 굉장히 심각한 문제고요.

[최욱] 제 개인적 경험에 비춰보면 여론 조사 보도를 볼 때 무비판적으로 항상 수용해 왔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여론 조사 보도를 믿고 걸러도 되는 것 어떤 것들이 있는지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윤희웅] 약간의 수고를 시청자분들께서도 하시는 것을 요청을 드리고 싶은데요. 일단 숫자 자체를 보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그 다음에 조사가 보도할 때 보면 많이 지금은 정착이 됐는데요. 조사 개요라고 하는 조사와 관련한 정보를 같이 공유를 하게 됩니다. 뭐냐 하면 이것은 ARS 조사 방식이다, 또는 사람 면접원에 의한 조사원에 의한 방식이라는 것, 또는 응답률이 어떻게 되었고, 어느 시점에 조사를 했고, 어떤 방식으로 했고, 표본 크기는 얼마이고, 지역은 어디이고, 시간대라든가 이런 것들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 부분을 보고 나면 결과값이 다른 조사 결과가 있다 하더라도 다른 시기에 다른 조사 기관이 다른 질문 방식으로 조사를 한 것이구나 라는 것을 알 수는 있는데 이것이 지금 보면 제가 복잡하게 말씀드리긴 했습니다만 약간 신경 쓰시면 저는 아실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고 거기에서 사실 미디어에서 보도할 때 이런 부분들을 다소간 친절한 설명들 추가적으로 하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세진] 많이 애써주셔야 할 것 같아요. 요즘 분위기에서는.

[최욱] 오늘 주제는 여론이 어떤지 제가 댓글로 파악을 해보겠습니다.

[정세진] 네. 여론조사 보도 숫자의 함정에 대해서 살펴본 시간이었습니다. 윤희웅 여론분석 센터장님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윤희웅] 감사합니다.

[정세진] 지난 14일 연예인 설리 씨가 사망했습니다. 25살 입니다. 고인은 활발한 SNS 활동으로 주목을 많이 받았고요. 악플에 시달리고 그 악플을 인용 보도한 언론들에 시달렸습니다. 언론들은 설리의 사망 원인을 조명하면서 죽음의 올가미 된 악플, 얼굴 없는 살인자 등의 표현을 쓰며 악성댓글의 문제를 꼬집었는데요. 하지만 유명인의 일상을 가십거리로 소비하고 악플의 장을 제공한 이 언론부터 자정해야 한다. 이런 비판의 목소리가 더 높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악플과 공생하는 언론의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이 주제와 관련해서 김언경 사무처장님 모셨습니다.

[김언경] 안녕하세요? 김언경입니다.

[정세진] 최욱 씨가 많이 일단 이 언론 보도들을 보고 분노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최욱] 굉장히 슬픈 뉴스를 전하는데 사진을 갖다가 선정적인 사진을 올리는 모습을 보면서 저널리즘 여기까지 갈 필요도 없습니다. 인간으로서의 금도를 넘어섰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저로서는 굉장히 힘든 시간들이었습니다.

[정세진] 자살 보도로 인한 피해를 최소하기 위해서 보건복지부와 한국기자협회가 자살보도 권고 기준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았죠. 한 사람의 죽음을 대하는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서 오늘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이 주제를 다루긴 하겠지만 고인과 유가족에게 또 다른 피해가 가지 않도록 자극적인 기사 내용이나 사진은 사용하지 않도록 유의하도록 하겠습니다. 김언경 사무처장님, 우선 어떤 보도들이 자살 보도 준칙에 벗어났는지 좀 짚어주시죠.

[김언경] 일단 자살 보도 권고 기준의 내용을 저는 국민들이 알고 계셔야 잘못한 보도를 혼내주실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 오늘 이야기를 할 때는 그 사례 자체보다도 무엇인가 그 내용이 그걸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첫 번째로 “기사 제목에 자살이나 자살을 의미하는 표현 대신에 사망, 숨지다 등의 표현을 사용하자”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월간조선에서 예를 들어서 그런 제목을, 제목에 자살이라는 말을 넣어버리는 그런 보도를 바로 14일에 냈었고요. 그리고 한국경제 같은 경우에는 <종현 뒤따른 설리, 하늘의 별 되다>라는 황당한 제목을 내놨거든요. 제목은 특히 다른 것보다 더 중요해요. 그래서 제목에서 자살, 모방 자살이 벌어지지 않게 그리고 이게 자살이라는 것 때문에 굉장히 사회적으로 더 물의가 생기지 않도록 보도에 유의할 필요가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너무 많이 지키지 못했다는 거고요. 두 번째는 “구체적인 자살 방법과 도구, 장소, 동기 등을 보도하지 말라”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너무 많이 어겼습니다. 심지어 언론들은 현장에서 괴롭다는 심경의 메모가 발견됐다는 보도를 하면서 유서 찾기, '유서에 무슨 내용이 있었을까'에 집착하는 그런 보도 태도를 보여줬거든요. 중앙일보 같은 경우에는 <악플 시달린 설리, 극단 선택, 집 안서 심경 담은 메모 발견> 기사에서 “집 안에선 유서로 보이는 설리가 자신의 심경을 적은 메모장이 발견됐다. 다이어리에 일기를 쓰듯 여러 심경을 적었다고 한다. 유서로 보이는 메모는 맨 마지막 장에서 발견되었다. 날짜는 적혀 있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메모의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라고 했다. 이거예요. 그러니까 결국은 보도 안 했어도 될 내용이라는 거죠.

[강유정] 자살 보도 권고 기준 3.0을 저도 받아봤습니다. 그런데 겉으로는 대략적으로 지켜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자살이라는 말 쓰지 않는다. 그런데 보면서 가장 먼저 느낀 게 뭐냐 하면 “자살사건 보도 시 위 내용을 기사 하단에 첨부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해서 약간의 심리적인 이런 것들이 보험 약관처럼.

[김언경] 너무 화가 나지 않아요?

[강유정] 이를테면 다 보도해놓고 굉장히 재빠르게 읽어서 '이런 거 했으니까 우리는 보도 준칙 잘했고 권고 기준 다 지켰다' 라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는 듯해서 되려 이건 자살 보도 권고 기준을 상투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사람들한테 더 무해하고 무관심하게 만들 수 있는 그런 부분이 될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고 이번에 사건을 경험하면서 제가 느낀 거는 맨 마지막에 들어간 조항입니다. 고인의 인격권에 대해서 굉장히 심각한 침해 사례를 여러 뉴스를 통해서 제가 확인하고 화가 났는데요. 가령 고인이 생전에 구설수에 올랐던 사진이나 내용을 그대로 사망 보도에 언급을 하고 있는 겁니다. 서울신문, 헤럴드경제, 톱데일리, 국민일보, 전부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곳에서 쓰이고 있는데 심지어 국민일보 기사 같은 경우는 제가 인용하기도 싫을 정도로 생전에 논란이 됐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2차 가해가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걸 보자면 좀 화가 날 정도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정준희] 지금까지 대부분의 언론들이 스스로가 황색언론(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흥미 본위의 저속하고 선정적인 기사를 주로 보도하는 언론) 이라고 지칭되는 걸 되게 피하고 싶어 하고 지칭되면 되게 모욕적이라고 느끼잖아요. 저는 근본적으로 망자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이 드는데 이분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데 일말의 책임이 있는 그런 주체들이 유체이탈을 해서 마치 자신들은 책임이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면서 그걸 다시 장사로 써먹고 있다는 건 누가 뭐래도 이건 스스로 황색언론이라고 선언한 거라고 보고요. 저는 여기에 우리나라 언론에서 예외를 찾기 대단히 어려웠다는 게 더 비극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김언경] 말씀하신 것처럼 보도, 언론사의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언론사에서 이 주제를 그냥 대부분 보도를 했어요. 사망 소식이 처음 전해진 건 14일 오후 5시 4분경이었는데 이날 네이버 포털 사이트에 하루 동안 기사가 568건이 올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망 당일부터 지난 20일까지 네이버에서 많이 본 설리 관련 뉴스 100건의 전체 클릭수만 하면 7900만 회를 넘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말씀하신 것처럼 생전에도 저는 설리 씨를 많은 언론이 너무나 쉽게 가십거리로 이용하면서 클릭 장사에 이용했는데 그렇게 잘못했는데 돌아가셨어요. 그러면 그 순간만이라도 저는 며칠만이라도 자제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논평도 내고 그런 건데 그 죽음을 장삿거리로 이용했어요. 그게 정말 용서할 수가 없는 행태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세진] 언론이 일단 처음에는 악플을 비판하는 그런 기사들을 집중 쏟아냈습니다. 서울신문, 10월 16일 사설, <악성 댓글이 초래한 비극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한국일보 <설리 비극, 인터넷 댓글 문화 이대로는 안 된다> 국민일보 <악플은 비열한 언어 폭력, 고강도 대책 마련해야> 세계일보 <악성댓글 폐해의 심각성 일깨운 설리의 죽음> 이러한 제목들을 사설들을 쏟아냈는데 조선일보는 <악플 시달린 설리 추모글에 “너도 죽고 싶냐” 또 악플>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는데 이게 다시 예전의 악플들을 기사 안에 다 녹여내면서 큰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 기사 어떻게 보셨습니까?

[정준희] 저는 기본적으로 이게 악어의 눈물(거짓 눈물 또는 위선적인 행위를 일컫는 용어) 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자기들이 다 찢어놓고 찢어발겨진 어떤 사람을 놓고서는 마치 슬퍼하는 양 눈물을 흘리고 심지어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유체이탈을 해버려요. 자신들은 아무런 책임이 없고 마치 악플의 책임인 양, 정말 이 악플의 책임일까 저는 이건 그렇게까지 심각한 문제의 본질은 아니라고 보거든요. 그리고 이 언론들이 정말 악플의 심각성에 진지하게 고찰을 하고 있을까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책임을 이쪽으로 돌리기 위한 그런 방편일 뿐이고 자신들이 망자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하는 알리바이(alibi: 용의자가 범행 시각에 범행 현장에 없었음을 증명하는 것)를 마련하는 행동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강유정] 조선일보 <악플 시달린 설리 추모글에 “너도 죽고 싶냐” 또 악플>이라고 굉장히 긴 기사인데 여기 실린 걸 보면 이를테면 언론을 통한 포렌식(forensic: 범죄를 밝혀내기 위한 수사에 쓰이는 과학적 수단이나 방법, 기술) 해부를 하고 있어요. 왜 죽었는지 어떤 악플이 있었는지를 포렌식하고 있는데 이렇게 포렌식을 해부학을 하고 다 분해해서 모든 것을 재구성할 수 있을 만큼 이 사건에 대해서 입체적 시각을 가졌는지도 의문일 뿐만 아니라 그러기 위한 기본적인 윤리적 태도를 가지고 있는 기사냐 라고 했을 때 저는 굉장히 함량 미달이라고 봅니다. 윤리적 기준에 있어서 굉장히 사전에 있었던 모든 것들을 끄집어내서 드러내놓는다고 해서 그게 포렌식이 아니거든요. 기본적으로 어떤 사태에 대해서 접근하기 위해서는 그저 있는 사건을 다 끌어내놓는다 라고 하는 게 기사의 전부다 라고 생각하는 그 기준점과 출발점부터 다시 세팅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언경] 어떤 사람이 논란의 중심이 딱 한 번 되기 시작하면 이건 개미지옥에 빠진 것처럼 도저히 나올 수가 없어요. 그래서 설리 씨 같은 경우에는 SNS만 하면 거의 스토킹 수준으로 모든 SNS 내용들이 다 기사화 됐어요. 기사화가 될 때 처음에 설리가 어떠어떠한 것을 돼서 논란이 된다 라고 말해요. 그러면 거기에 그 논란이 된다는 말 속에 엄청난 악플이 달립니다. 그러면 그 악플을 다시 복사해서 캡처해서 보여주면서 이러 이러한 악플이 달렸다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기사들을 계속 내요. 그런데 그 상황에서 만약에 설리 씨가 다른 행동을 했거나 다른 사진을 올렸거나 또는 반박을 하잖아요. 그러면 이제 거기서부터 불이 붙어서 그런 식의 보도들이 수도 없이 많이 이어졌어요. 그런데 이제 와서 악플만 비판을 하고 있어요. 너무 그게 말이 되냐고요. 자신들이 가장 큰 판을 깔아줘 놓고 거기에 댓글을 썼던 시민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보도들을 지금 돌아가신 다음에 이렇게 내놓고 있는다는 게 참 뻔뻔스럽다라는 생각이 거듭 듭니다.

[최욱] 저는 이런 악마적 보도를 보면서 언론이 문제일까, 아니면 이런 것을 좋아하는 대중이 문제일까. 사실 좀 고민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모든 책임 전가를 악플로 돌리는 듯한 이런 보도의 댓글을 보면요. 잘못된 보도를 지적하는 글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고. 그걸 보면서 나름대로 희망을 찾았고 언론이 확실히 문제구나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또 결론을 지어봤습니다.

[정세진] 한국경제 기사도 짚어주시죠. 한국경제에 <설리 악플 방지 묘안은 없을까>라는 기사 굉장히 좀.

[정준희] 저는 이게 종합판이라고 생각을 해요. 물론 이 언론사만 이 기자만 욕하고 싶은 건 아닌데요. 그러니까 되게 길게 기사를 썼어요. 그러면서 설리 씨의 생애라든가 주로 주된 논란, 관련된 사진 다 집어넣어서 검색에 잘 걸리게 만든 글이에요. 모든 구색 갖추기를 다 집어넣었습니다. 그러면서 맨 나중에 약간 변명하듯 이야기하는 게 “온라인 매체의 무분별한 보도에 대해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 다음에 “업계에서도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이야기의 기사들이 악플을 부추긴다며 자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저는 여기서 불편한 게 두 가지예요. 하나는 의견도 나왔다. 입을 모은다. 이 주어가 되게 불분명한 그런 표현법들 자기가 흔히 피해나가는 표현법이고요. 온라인 매체를 굳이 특정해요. 온라인 매체 이건 포털하고도 연관돼서 제가 함께 이야기하는 건데 이런 거죠. 그러니까 ‘우리들은 사실은 괜찮은데 이런 온라인 매체가 막 엄청나게 성장을 해서 얘네가 다 이런 식의 문제를 저질렀어’ 라는 식으로 쓱 떠넘기는 그런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 기사 자체가 그런 문제를 스스로 안고 있는데 그러니까 이게 기사를 쓰는 기성 언론들의 기본적인 문제의식 자체가 자기 스스로 집어넣어서 스스로 성찰하는 글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는 걸 명확히 보여준 그런 사례라고 봅니다.

[김언경] 그러면 작은 매체, 포털에서 주로 많이 수입을 얻는 작은 매체들만 문제였느냐 이거예요. 그렇게 봤을 때 고인이 살아있을 때 언론 보도들은요. 사실 저는 매체별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망하기 전날인 10월 13일부터 이전 6개월 치의 기사를 분석해봤습니다. 그렇게 해봤는데 결과를 말씀을 드리면 가장 많이 설리 관련 기사를 만들어낸 건 연예매체였습니다. 하지만 신문사와 경제지, 방송사들도 못지않게 관련된 보도들이 많이 나왔었다 라는 건데요. 같은 기간에 신문사 10개, 경제지 7개사, 방송사 9개사, 총 25개 매체들이 생산한 설리 관련 기사 역시 908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언론사들은 연예매체보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설리 기사를 양산하기도 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10개 종합 일간지가 6개월 간 쓴 기사가 총 302건이었고요. 그중에서 한국일보가 86건으로 설리 기사를 굉장히 많이 썼습니다. 경향신문과 문화일보, 한겨레는 8건, 3건, 2건이었는데 논란이 된 내용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 기사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일보는 관련 보도가 제법 많았다 라는 거고요. 7개 경제지에서 눈에 띈 매체는 매일경제와 한국경제가 있었습니다. 총 493건의 기사 중에서 매일경제가 149건, 그리고 한국경제는 144건에 해당됐습니다. 매일경제의 경우에는 자사 연예 매체인 스타투데이 기사가 포함되면서 타 언론사보다 양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보이고요. 한국경제는 자사 연예 매체가 따로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보도량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방송사의 경우에는 총 113건의 보도를 내보냈는데요. 이중에서 MBN이 74건으로 가장 많았고 YTN도 32건이나 보도를 했습니다. 결국 중앙 언론사들 역시 설리라는 사람을 통해서 클릭 장사에 나섰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자신들의 과거 행태에 대해서 성찰이나 반성을 먼저 하고 나서 악플이고 뭐고 이런 이야기를 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정준희] 아까 이제 분석해주신 내용을 보면 그나마라도 지상파 방송이나 공영방송은 되도록이면 자제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긴 있어요. 그 다음에 한겨레나 경향 같은 경우에 일부 다루긴 했지만 중계식 보도의 문제라든가 무책임 저널리즘이라고 하는 것들을 써서 자기 언론 스스로를 넣어서 이 문제를 바라보려고 하는 태도가 있습니다. 저는 이 묶음을 어떤 묶음으로 봐야 할까 궁금해요. 그러니까 이게 이른바 황색언론과는 다른 퀄리티 저널리즘(quality journalism: 최고도의 직업적 양심과 윤리를 기초로 객관성, 공공성, 다양성이 구현된 뉴스 서비스)을 추구하는 상당히 책임 있는 언론의 그룹이라고 볼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의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답을 내야 하는데 문제는 대중들은 사실 이 보도를 문제 있는 언론은 인지를 하지만 여기서 자제를 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잘 인지를 못해요. 그렇기 때문에 이 자제하고 있는 언론사들이 그래도 나름대로 뭔가를 지켜가고 있어 라고 하는 것에 대한 일정한 평판과 함께 보상이 주어지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데 사실 그 부분이 없다고 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좀 문제가 아닐까라고 생각이 들고요.

[정세진] 자신들이 쓴 기사가 악성 댓글을 부르고 그로 인해 누군가가 상처를 받는다는 사실. 언론들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아니, 인지를 잘 못한다는 그런 생각도 드는데 저희가 기자들의 이야기를 좀 들어봤거든요. 그 영상 함께 보시고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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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악플을 부르는 기사 생산 구조 인터뷰

[자막] Q. 유명인 죽음마저 클릭 장사에 이용하는 이유?
[전직 연예 매체 기자]
연예 매체 같은 경우에는 광고가 잘 많이 안 들어오거든요. 자체적으로 돈벌이를 해야 되는데 그러려면 클릭수가 많아야 되고 그래서 연예부는 더 취약한 것 같아요.

[자막] Q. 악플을 기사화하는 이유는?
[김대오/연예 전문 기자] 편하죠. 다른 어떤 상대방이 나쁘다는 것이 전제가 되어 있잖아요. 악플이라고 하는 단어 속에서. 그것(악플 기사)을 씀으로 인해서 충분히 그 내용을 다 쓸 수가 있고 다른 악성 댓글을 핑계 삼아서 이 언론에서 이제 그런 명예훼손이나 이런 부분을 빠져나가고 오히려 선정적으로 더 빌미를 삼아서 이제 보도를 하게 되는 거죠. 자극적이고 그 다음에 속보에 민감하고 그 다음에 어떤 아주 사소한 부분 이런 부분에 그 촉이 발달해 있는 대중들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네티즌 중심, 인터넷 중심의 기사들을 양산하면서 그 입맛을 맞추고 있는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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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포털 사이트에 종속된 언론 환경 가장 큰 문제로 이야기가 되고 있지만 그게 쉽게 바꿀 수 있는 게 아닐 것 같아요. 아무리 뭐 우리가 이야기를 해도. 독자들이나 정말 인터넷에 있는 분들이 그걸 꼭 원할까. 그분한테 맞춰서 기사를 쓴다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점이 있거든요. 일단 언론사 자체들이 먼저 끊지 않으면 이건 아무리 포털에서 그렇게 구조가 바뀌어도 전혀 이게 개선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더 강력하게 하게 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준희] 포털 이야기랑 온라인 매체 관련된 이야기, 고용 구조 노동 구조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데 맞아요. 다 맞는 이야기고 굉장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저는 본질로 들어가면 온라인 매체 이전 시대에도 그랬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핵심은 상대를 피와 살이 있고 마음이 있고 교감할 어떤 상대로서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물건으로 취급한다는 거예요. 내 재료로 취급을 하는 거죠. 대표적인 게 연예인하고 공인이에요. 예를 들면 연예인은 너는 인기가 있고 돈을 얻잖아. 어차피 그래도 되는 존재야. 따라서 나는 너를 욕해도 돼. 공인의 경우 어차피 너는 권력이 있잖아. 그러니까 나는 검증이라는 이유로 너를 욕해도 돼 라고 하면서 찢어발기는 태도를 가지고 있고 거기에 대해서 아무런 책임감도 안 느끼고 있고 오히려 정당화를 하는 그런 마인드셋(mindset: 사고방식)이 저는 상당 부분 보도를 하는 분들에게 있다고 보고 연예인과 공인을 대하는 그런 식의 태도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이게 포털이라는 구조에 얹혀서 확산이 되고 있을 뿐이지 포털이나 온라인이라는 환경이라고 하는 곳은 아주 문제의 본질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언경] 저는 일단 말씀하신 거 동의하고요. 그런데 포털의 책임이 분명히 있다. 책임이 있는 것을 넘어서 지금 당장은 이 언론을 변화시킬 수 있는 키를 쥔 것이 일단은 포털인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실질적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당사자가 포털이라는 점에서는 저는 이번 보도 같은 경우에 아까 제가 말씀한 그 부적절한 사진 같은 거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것들은 사실 네이버나 이런 데에서 빠르게 조치를 취해서 내리도록 해야 되고요. 그리고 이렇게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때 관련 보도를 잘 정리를 해서 평가를 하셔야 해요. 그래서 부적절한 너무 심각한 문제가 일어났던 언론사들은 감점을 줘야 해요. 그래서 이후에 네이버에 입점하는 데 다음에 입점하는 데 불이익이 있어야지만 이 언론사들이 변화 살기 위해서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는 저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포털에게 책임을 계속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정세진] 만약 악플을 그대로 인용해서 쓰는 기사들에 대한 규제, 제재가 있다면 조금 근절이 될까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준희] 인격을 침해하는 행동, 그러니까 이게 단지 사생활 침해라든가 이런 게 아니라 인격을 침해하고 파괴하는 게 마치 보도행위의 일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 여기에 대해서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있고 특히나 연예인이나 공인이나 사자 같은 경우에는 의외로 방어권이 굉장히 약합니다. 언론하고의 관계가 굉장히 중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방어권을 쓰고 싶어도 못 쓰는 경우들이 되게 많아요. 그러다 보니까 말 그대로 난리를 치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 거죠. 그래서 이건 어느 정도는 규제가 필요한 영역이라고 보는데 그나마 인격이나 명예훼손이나 아니면 혐오에 관련된 문제 이런 것들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세워서 적어도 유포 단계에서는 차단이 일어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그런 방식의 규제적인 개입들이 일단 한 가지 필요한 것 같고요. 하지만 이건 문제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고 문제의 완성은 기자들이 또는 저널리스트들이 스스로를 전문직이라고 만약 주장한다면 자기 기준을 명확하게 세우는 데에서 나와야 해요. 기자협회에서 걸고 있는 이런 식의 기준. 그다음에 각 방송사나 언론사에서 명확히 걸고 있는 가이드라인을 스스로 위배하는 일들이 너무 잦거든요. 이것이 위배되는 일들이 생기면 멤버로서 남아있지 못하게 만들어줘야 해요. 과감하게 탈퇴시키거나 과감하게 처벌을 가해야 합니다. 그러면 몇 개 안 남을 거예요. 사실 그런데 그걸 과감하게 해야 거기서 옥석(옥과 돌, 좋은 것과 나쁜 것, 옳은 것과 그른 것)이 가리는 거거든요. 이게 처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는 옥이야, 얘네는 석이야, 얘네는 쓰레기야 하는 것들을 명확히 갈라줘야 사람들이 옥에 주목을 하기 시작한다는 말이죠. 황색언론이 아니고 싶고 그다음에 대중들의 수준이 그렇게 낮지 않다고 믿는 그런 존재들이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그걸 맞춰가면서 그걸 위배한 자들을 계속해서 바깥으로 밀어내는 그런 자정 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해야 되고 확실한 어떤 실행들이 필요해요. 그래야지 자신감이 생기고 책임감이 붙게 되는 것이죠.

[정세진] 한 인간의 죽음, 특히 연예인의 죽음을 대하는 언론의 나쁜 관행, 악플 뒤에 숨는 언론인들의 나쁜 관행에 대해서 짚어보는 시간 가져봤습니다. 김언경 사무처장님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wavve,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언론의 관행은 여러분이 바꿀 수 있습니다. 다음 주도 일요일 밤 9시 40분에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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