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사이드] ‘도서정가제 5년’ 동네서점 줄고 책값 올랐다?

입력 2019.10.29 (18:14) 수정 2019.10.2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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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서정가제 폐지를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현재 17만여 명을 넘어섰습니다.

서점 규모와 상관없이 똑같은 가격으로 책을 할 게 하는 건데, 애초 취지인 동네서점 살리기에 부합하지 못함은 물론 소비자에도 득이 안 된다는 이유로 불만이 나오고 있는데요.

C&I소비자연구소 조윤미 대표와 자세히 짚어봅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도서정가제부터 설명해주시죠.

[답변]

쉽게 말하면 책의 정가를 정해놓고 할인을 못 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할인을 못하게 한다고 책을 비싸게 팔겠다는 건 아니고요.

단일가로 팔겠다는 건데요.

'단일가'라는 건 우리 집 앞 서점에서 책을 하든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사든, 광화문 대형 서점에서 책을 사진 가격이 똑같다는 겁니다.

현행 도서정가제 가격 할인은 10% 이내에 부수적 할인 혜택, 포인트나 마일리지가 같은 것들은 책값의 5% 이내로 제한합니다.

그러니까 최대 정가의 15%까지만 할인이 되는 거죠.

원래는 일정 기간이 지나거나 일부 책은 제외됐는데 모든 기간, 모든 도서로 2014년에 확대됐습니다.

[앵커]

할인을 많이 해주면 소비자들을 참 좋거든요.

그런데, 굳이 할인을 막는 제도가 시작된 이유는 뭔가요?

[답변]

온라인서점이나 대형서점, 온라인 쇼핑몰 등과 같은 거대 유통 서점들이 책을 저렴하게 파니까 지역 서점을 흔들렸어요.

규모에서 밀리는 동네 책방들은 가격 경쟁까지 벌어지면 이길 수가 없거든요.

동네서점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시작 된 거죠.

도서정가제 도입은 꽤 오래됐는데요.

이게 피부로 와 닿기 시작한 건 2014년 11월 개정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서부터입니다.

현재 도서정가제가 이때 시작됐거든요.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전에는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50% 심지어 70~90%까지 땡처리나 다름없이 할인한 책들이 온라인 서점, 대형서점에서 쏟아져 나왔거든요.

제 돈 주고 사면 바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쌌죠.

이런 상황이 지속하는 가운데 지역 서점들은 하나둘씩 문을 닫았고요.

그러면 가격 경쟁 면에서라도 지역 서점들이 불리하지 않도록 어디서나 책값을 같이 받자고 규정한 것이죠.

[앵커]

그래서 동네서점이 살아났나요?

[답변]

요즘 SNS 보니까 특색있는 각종 동네서점이 인기를 얻고 있더라고요.

이런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도서정가제 전이나 후나 크게 달라진 건 없는 듯합니다.

앵커님도 책 사야 할 때, 대형서점이나 온라인 서점 이용하시죠? 마일리지나 포인트도 쌓이고 쇼핑몰이나 백화점에 있는 건 주차권도 주니까, 다들 큰 서점 이용해요.

실제 통계를 봐도 그렇습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의 ‘2018 한국서점편람’에 따르면 전국 서점 숫자는 2013년 2,331곳에서 2017년 2,050곳으로 2003~2017년 동안 14년 연속 감소했거든요.

소형 출판사도 문젠데요 자본력 있는 대형출판사는 대규모 광고비를 쓸 수 있지만 이런 소형출판사는 초기 가격 할인 같은 이벤트, 사은품 행사로 관심을 끌어야 하는데 사은품의 경우 정가의 5% 이하로 제한돼다보니 마케팅이 어렵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앵커]

소비자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죠.

도서정가제가 시작되고 나서 할인을 못 받으니까 책을 비싸게 사는 느낌이 들거든요?

[답변]

그렇죠, 이 정책이 사실 공급자만을 생각한 정책이죠.

동네 서점을 좀 살려보자.

명목상으로는 과열 경쟁을 막고, 시장 생태계를 유지한다는 취지를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울 수밖에 없죠.

정가제가 도입된 후에 여기나 저기가 책값이 같으니까 동네 서점가서 책을 사는 게 아니라, 책을 안 사죠.

물론 이게 정가제만이 원인이라고 보긴 어렵겠지만,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발표로는 성인 독서율의 2013년 71.4%에서 2015년 65.3%, 2017년 59.9%로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고요.

또한, 가구당 월평균 서적구매비 역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지속적인 감소세거든요.

정가에서 최대 15% 할인만을 할 수 있는 현행 도서정가제가 국민 독서율을 떨어뜨리고, 출판산업을 저하한다는 것 아닐까 하는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을 듯합니다.

책이 비싸면 공공도서 간의 신간 구매가 줄어들거든요.

결국, 도서관에서 빌려볼 수 있는 책도 줄어드니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손햅니다.

[앵커]

도서정가제를 통해서 독자인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창작물을 제공할 수 있다는 취지도 있었는데요.

이 부분은 어떤가요?

[답변]

출판 구조를 자세히 봐야 해요.

도서정가제로 저작권자가 더 많은 인세를 받느냐, 아니거든요.

오히려 대형출판사의 마케팅으로 인해 소형출판사들이 책을 못 내고 있고요.

요즘 책 보면 표지가 참 예쁘고 재질도 참 좋죠.

출판사들이 도서 제본 방식을 대부분 반 양장본으로 하고 종이질 높이는 동시에 북 디자인이나 일러스트에 치중하다 보니 이게 또 책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요.

이렇게 되니까 중소, 소형 출판사들은 설 자리고 없고 다양한 창작물을 소비자들은 접할 수가 없죠.

또 하나는 원래 책을 내고 안 팔리면 할인을 해서 땡처리하듯 팔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결국, 버릴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것 또한 손해니까, 책을 쉽게 내기도 어렵고요.

[앵커]

도서 유통구조도 문제죠?

[답변]

대형서점 중심의 유통구조라는 문제가 있어요.

우리나라는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의 출판사와 직거래 구조가 발달했거든요.

하지만 소형 서점은 출판사와 직거래가 어렵죠.

그러면 일단 책을 사는 가격이 차이가 날수밖에 없습니다.

대형 서점이 할인이 가능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요.

유통구조에서 할인율이 다르게 발생하는 게 문제였기 때문에 정가제가 도입된 거고요.

이런 부분이 개선이 되어야 하지 않나 합니다.

[앵커]

도서정가제 내년 11월에 일몰인데요.

폐지해야 한다 유지해야 한다 찬반 여론이 뜨겁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변]

가격을 통제한다고 해서 시장이 활성화되거나 구매패턴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죠.

가장 저급한 유통통제 방식 이제는 통하는 시대가 지나갔습니다.

동네 서점, 동네 상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배달을 통한 구매나 대형유통매장이 줄 수 없는 매력적인 소비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고요.

소비자정책 없는 산업 부양, 경제정책, 소상공인 부양정책이 결국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고 소비 활성화도 가로막아 경제의 맥을 빠지게 하고 있지 않나?

예전에 권장소비자가격이 제품에 표기되어 있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경쟁을 약화하고 유통이윤만 높이는 효과 권장소비자가격 폐지한 이후에도 적정 가격 유지되었어요.

구태의연하고 경직된 방식의 가격통제정책은 폐지하고 어렵더라도 소비자 추세에 부응하는 정책이 구현되어야 출판시장도 살아날 것이라 보고요.

예를 들어, 미국에 페이버백이란 게 있습니다.

들면 엄청나게 가벼운 책 아시죠? 가격이 30% 이상 저렴한데 양장본, 페이버백 이렇게 두 개 다 출고를 해서 선택지를 넓히거나.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난 건 할인 판매를 할 수 있게 하거나, 그런 융통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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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인사이드] ‘도서정가제 5년’ 동네서점 줄고 책값 올랐다?
    • 입력 2019-10-29 18:23:23
    • 수정2019-10-29 18:26:34
    통합뉴스룸ET
[앵커]

도서정가제 폐지를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현재 17만여 명을 넘어섰습니다.

서점 규모와 상관없이 똑같은 가격으로 책을 할 게 하는 건데, 애초 취지인 동네서점 살리기에 부합하지 못함은 물론 소비자에도 득이 안 된다는 이유로 불만이 나오고 있는데요.

C&I소비자연구소 조윤미 대표와 자세히 짚어봅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도서정가제부터 설명해주시죠.

[답변]

쉽게 말하면 책의 정가를 정해놓고 할인을 못 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할인을 못하게 한다고 책을 비싸게 팔겠다는 건 아니고요.

단일가로 팔겠다는 건데요.

'단일가'라는 건 우리 집 앞 서점에서 책을 하든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사든, 광화문 대형 서점에서 책을 사진 가격이 똑같다는 겁니다.

현행 도서정가제 가격 할인은 10% 이내에 부수적 할인 혜택, 포인트나 마일리지가 같은 것들은 책값의 5% 이내로 제한합니다.

그러니까 최대 정가의 15%까지만 할인이 되는 거죠.

원래는 일정 기간이 지나거나 일부 책은 제외됐는데 모든 기간, 모든 도서로 2014년에 확대됐습니다.

[앵커]

할인을 많이 해주면 소비자들을 참 좋거든요.

그런데, 굳이 할인을 막는 제도가 시작된 이유는 뭔가요?

[답변]

온라인서점이나 대형서점, 온라인 쇼핑몰 등과 같은 거대 유통 서점들이 책을 저렴하게 파니까 지역 서점을 흔들렸어요.

규모에서 밀리는 동네 책방들은 가격 경쟁까지 벌어지면 이길 수가 없거든요.

동네서점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시작 된 거죠.

도서정가제 도입은 꽤 오래됐는데요.

이게 피부로 와 닿기 시작한 건 2014년 11월 개정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서부터입니다.

현재 도서정가제가 이때 시작됐거든요.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전에는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50% 심지어 70~90%까지 땡처리나 다름없이 할인한 책들이 온라인 서점, 대형서점에서 쏟아져 나왔거든요.

제 돈 주고 사면 바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쌌죠.

이런 상황이 지속하는 가운데 지역 서점들은 하나둘씩 문을 닫았고요.

그러면 가격 경쟁 면에서라도 지역 서점들이 불리하지 않도록 어디서나 책값을 같이 받자고 규정한 것이죠.

[앵커]

그래서 동네서점이 살아났나요?

[답변]

요즘 SNS 보니까 특색있는 각종 동네서점이 인기를 얻고 있더라고요.

이런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도서정가제 전이나 후나 크게 달라진 건 없는 듯합니다.

앵커님도 책 사야 할 때, 대형서점이나 온라인 서점 이용하시죠? 마일리지나 포인트도 쌓이고 쇼핑몰이나 백화점에 있는 건 주차권도 주니까, 다들 큰 서점 이용해요.

실제 통계를 봐도 그렇습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의 ‘2018 한국서점편람’에 따르면 전국 서점 숫자는 2013년 2,331곳에서 2017년 2,050곳으로 2003~2017년 동안 14년 연속 감소했거든요.

소형 출판사도 문젠데요 자본력 있는 대형출판사는 대규모 광고비를 쓸 수 있지만 이런 소형출판사는 초기 가격 할인 같은 이벤트, 사은품 행사로 관심을 끌어야 하는데 사은품의 경우 정가의 5% 이하로 제한돼다보니 마케팅이 어렵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앵커]

소비자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죠.

도서정가제가 시작되고 나서 할인을 못 받으니까 책을 비싸게 사는 느낌이 들거든요?

[답변]

그렇죠, 이 정책이 사실 공급자만을 생각한 정책이죠.

동네 서점을 좀 살려보자.

명목상으로는 과열 경쟁을 막고, 시장 생태계를 유지한다는 취지를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울 수밖에 없죠.

정가제가 도입된 후에 여기나 저기가 책값이 같으니까 동네 서점가서 책을 사는 게 아니라, 책을 안 사죠.

물론 이게 정가제만이 원인이라고 보긴 어렵겠지만,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발표로는 성인 독서율의 2013년 71.4%에서 2015년 65.3%, 2017년 59.9%로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고요.

또한, 가구당 월평균 서적구매비 역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지속적인 감소세거든요.

정가에서 최대 15% 할인만을 할 수 있는 현행 도서정가제가 국민 독서율을 떨어뜨리고, 출판산업을 저하한다는 것 아닐까 하는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을 듯합니다.

책이 비싸면 공공도서 간의 신간 구매가 줄어들거든요.

결국, 도서관에서 빌려볼 수 있는 책도 줄어드니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손햅니다.

[앵커]

도서정가제를 통해서 독자인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창작물을 제공할 수 있다는 취지도 있었는데요.

이 부분은 어떤가요?

[답변]

출판 구조를 자세히 봐야 해요.

도서정가제로 저작권자가 더 많은 인세를 받느냐, 아니거든요.

오히려 대형출판사의 마케팅으로 인해 소형출판사들이 책을 못 내고 있고요.

요즘 책 보면 표지가 참 예쁘고 재질도 참 좋죠.

출판사들이 도서 제본 방식을 대부분 반 양장본으로 하고 종이질 높이는 동시에 북 디자인이나 일러스트에 치중하다 보니 이게 또 책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요.

이렇게 되니까 중소, 소형 출판사들은 설 자리고 없고 다양한 창작물을 소비자들은 접할 수가 없죠.

또 하나는 원래 책을 내고 안 팔리면 할인을 해서 땡처리하듯 팔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결국, 버릴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것 또한 손해니까, 책을 쉽게 내기도 어렵고요.

[앵커]

도서 유통구조도 문제죠?

[답변]

대형서점 중심의 유통구조라는 문제가 있어요.

우리나라는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의 출판사와 직거래 구조가 발달했거든요.

하지만 소형 서점은 출판사와 직거래가 어렵죠.

그러면 일단 책을 사는 가격이 차이가 날수밖에 없습니다.

대형 서점이 할인이 가능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요.

유통구조에서 할인율이 다르게 발생하는 게 문제였기 때문에 정가제가 도입된 거고요.

이런 부분이 개선이 되어야 하지 않나 합니다.

[앵커]

도서정가제 내년 11월에 일몰인데요.

폐지해야 한다 유지해야 한다 찬반 여론이 뜨겁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변]

가격을 통제한다고 해서 시장이 활성화되거나 구매패턴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죠.

가장 저급한 유통통제 방식 이제는 통하는 시대가 지나갔습니다.

동네 서점, 동네 상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배달을 통한 구매나 대형유통매장이 줄 수 없는 매력적인 소비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고요.

소비자정책 없는 산업 부양, 경제정책, 소상공인 부양정책이 결국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고 소비 활성화도 가로막아 경제의 맥을 빠지게 하고 있지 않나?

예전에 권장소비자가격이 제품에 표기되어 있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경쟁을 약화하고 유통이윤만 높이는 효과 권장소비자가격 폐지한 이후에도 적정 가격 유지되었어요.

구태의연하고 경직된 방식의 가격통제정책은 폐지하고 어렵더라도 소비자 추세에 부응하는 정책이 구현되어야 출판시장도 살아날 것이라 보고요.

예를 들어, 미국에 페이버백이란 게 있습니다.

들면 엄청나게 가벼운 책 아시죠? 가격이 30% 이상 저렴한데 양장본, 페이버백 이렇게 두 개 다 출고를 해서 선택지를 넓히거나.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난 건 할인 판매를 할 수 있게 하거나, 그런 융통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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