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내일 총선기획단 꾸리는 한국당, ‘인재 영입 1호’는?

입력 2019.10.3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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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고초려, 오고초려,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반드시 인재를 모셔와 주시기를 바랍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넉 달 전인 지난 6월, 당 인재영입위원회 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강조한 말입니다. 내년 총선에서 압승하기 위해 변화와 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 핵심과제로 인재 영입을 꼽았습니다. 총선 승리를 위해 '새 얼굴' 발굴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당 대표가 인재 영입을 강조한 만큼 한국당 인재영입위원회는 그동안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사회 각 분야 인재 2천여 명을 총망라한 인재영입데이터베이스를 만들며 '인재 모시기'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여기엔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 '골목식당'으로 유명한 백종원 씨, '코리안 특급' 박찬호 선수 등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인재 영입 가능성을 부인하면서 한국당의 '인재 영입 1호'가 누가 될지를 놓고 설왕설래만 가득했습니다.

6월 13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당 인재영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6월 13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당 인재영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당 1차 인재 영입 명단 발표…박찬주 전 육군 대장 포함

마침내 한국당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내놓았습니다. 한국당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31일 1차 인재 영입 명단 10명을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황교안 대표 체제 이후 첫 외부 영입 인사들입니다.

이번 명단에는 지난 2017년 이른바 '공관병 갑질 논란'을 일으켰다가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찬주 전 육군 대장과 한국당의 경제 대안인 '민부론' 집필에 참여한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당 인재영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박찬주 전 대장은 안보 위기 상황에서 나라를 살리는 데 필요한 분이라 생각했고, 윤창현 교수는 그동안 당 자문위원을 여러 차례 맡으며 힘을 실어줬다"며 영입 이유를 밝혔습니다.

자유한국당 1차 인재 영입 대상 명단에 오른 박찬주 전 육군 대장.자유한국당 1차 인재 영입 대상 명단에 오른 박찬주 전 육군 대장.

박찬주 "영입 결심 배경에는 황교안 대표 설득이 주효"

이번 1차 영입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은 박찬주 전 대장일 겁니다. 박 전 대장의 결심에는 황교안 대표의 설득이 주효했습니다. 황 대표는 지난 5월 말 박 전 대장을 만나 "당에 힘을 보태달라"는 의사를 밝혔는데, 당시 박 전 대장은 곧바로 답을 내리지 못했다가 최근 결심을 굳혔다고 합니다.

박 전 대장은 KBS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가 5월에 설득한 게 주효했다"며 "다만 5월에 바로 입당하지 못하고 시간을 끌게 된 이유는 (뇌물 수수 혐의 관련) 3심이 언제 끝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라고 밝혔습니다.

박 전 대장은 최근 대법원에서 육군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에서 물러난 2017년 8월 9일 자로 민간인 신분이 됐다는 판결이 나오자, 군 검찰이 민간인 신분이었던 자신을 군사법원에 기소한 것은 헌법 27조와 충돌한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습니다.

박 전 대장은 "대법원 판결까지 받고 홀가분하게 정치에 뛰어들려 했는데, 헌재 결정이 나오려면 한참 걸린다고 들어 마음을 굳혔다"고 했습니다. 한국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현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견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정당은 한국당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나라가 어려운데 뒷짐 지고 방관할 수 없어 보탬이 되고자 결심했다"라고 말했습니다.

"1호 영입 아닌 1차 영입…이국종 계속해서 타진"

다만 한국당 인재영입위 관계자는 박 전 대장 등을 '인재 영입 1호'가 아닌 '1차 영입'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10~20일 사이 간격을 두고 이어질 2차, 3차 인재 영입에서 '거물급 인사'를 영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특히 당초 '인재 영입 1호'로 당 안팎의 기대를 모은 이국종 교수에 대해서도 "영입 제안에 대해 본인의 최종적인 답을 들은 것은 아니다. 연말까지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습니다. 또 2차와 3차 영입에서는 주로 청년과 여성 중심의 '인재 발굴'에 힘쓰겠다고도 했습니다.

한국당은 인재 영입 명단 발표와 함께 총선기획단도 구성해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KBS와의 통화에서 "총선기획단 구성 안건은 31일 최고위원회에 상정될 것"이라며 "통상 그렇듯 사무총장이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12명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 내부에선 총선 준비를 위한 인재 영입도 중요하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정국을 앞둔 상황에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비박계 한 의원은 "아직 선거법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새로 들어올 인재들이 현역 의원 지역구에 출마 의사를 밝힐 경우 반발을 부를 수 있다"며 "지금의 인재 영입은 너무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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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30 07:07:55
    여심야심
"삼고초려, 오고초려,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반드시 인재를 모셔와 주시기를 바랍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넉 달 전인 지난 6월, 당 인재영입위원회 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강조한 말입니다. 내년 총선에서 압승하기 위해 변화와 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 핵심과제로 인재 영입을 꼽았습니다. 총선 승리를 위해 '새 얼굴' 발굴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당 대표가 인재 영입을 강조한 만큼 한국당 인재영입위원회는 그동안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사회 각 분야 인재 2천여 명을 총망라한 인재영입데이터베이스를 만들며 '인재 모시기'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여기엔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 '골목식당'으로 유명한 백종원 씨, '코리안 특급' 박찬호 선수 등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인재 영입 가능성을 부인하면서 한국당의 '인재 영입 1호'가 누가 될지를 놓고 설왕설래만 가득했습니다.

6월 13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당 인재영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당 1차 인재 영입 명단 발표…박찬주 전 육군 대장 포함

마침내 한국당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내놓았습니다. 한국당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31일 1차 인재 영입 명단 10명을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황교안 대표 체제 이후 첫 외부 영입 인사들입니다.

이번 명단에는 지난 2017년 이른바 '공관병 갑질 논란'을 일으켰다가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찬주 전 육군 대장과 한국당의 경제 대안인 '민부론' 집필에 참여한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당 인재영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박찬주 전 대장은 안보 위기 상황에서 나라를 살리는 데 필요한 분이라 생각했고, 윤창현 교수는 그동안 당 자문위원을 여러 차례 맡으며 힘을 실어줬다"며 영입 이유를 밝혔습니다.

자유한국당 1차 인재 영입 대상 명단에 오른 박찬주 전 육군 대장.
박찬주 "영입 결심 배경에는 황교안 대표 설득이 주효"

이번 1차 영입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은 박찬주 전 대장일 겁니다. 박 전 대장의 결심에는 황교안 대표의 설득이 주효했습니다. 황 대표는 지난 5월 말 박 전 대장을 만나 "당에 힘을 보태달라"는 의사를 밝혔는데, 당시 박 전 대장은 곧바로 답을 내리지 못했다가 최근 결심을 굳혔다고 합니다.

박 전 대장은 KBS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가 5월에 설득한 게 주효했다"며 "다만 5월에 바로 입당하지 못하고 시간을 끌게 된 이유는 (뇌물 수수 혐의 관련) 3심이 언제 끝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라고 밝혔습니다.

박 전 대장은 최근 대법원에서 육군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에서 물러난 2017년 8월 9일 자로 민간인 신분이 됐다는 판결이 나오자, 군 검찰이 민간인 신분이었던 자신을 군사법원에 기소한 것은 헌법 27조와 충돌한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습니다.

박 전 대장은 "대법원 판결까지 받고 홀가분하게 정치에 뛰어들려 했는데, 헌재 결정이 나오려면 한참 걸린다고 들어 마음을 굳혔다"고 했습니다. 한국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현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견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정당은 한국당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나라가 어려운데 뒷짐 지고 방관할 수 없어 보탬이 되고자 결심했다"라고 말했습니다.

"1호 영입 아닌 1차 영입…이국종 계속해서 타진"

다만 한국당 인재영입위 관계자는 박 전 대장 등을 '인재 영입 1호'가 아닌 '1차 영입'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10~20일 사이 간격을 두고 이어질 2차, 3차 인재 영입에서 '거물급 인사'를 영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특히 당초 '인재 영입 1호'로 당 안팎의 기대를 모은 이국종 교수에 대해서도 "영입 제안에 대해 본인의 최종적인 답을 들은 것은 아니다. 연말까지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습니다. 또 2차와 3차 영입에서는 주로 청년과 여성 중심의 '인재 발굴'에 힘쓰겠다고도 했습니다.

한국당은 인재 영입 명단 발표와 함께 총선기획단도 구성해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KBS와의 통화에서 "총선기획단 구성 안건은 31일 최고위원회에 상정될 것"이라며 "통상 그렇듯 사무총장이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12명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 내부에선 총선 준비를 위한 인재 영입도 중요하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정국을 앞둔 상황에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비박계 한 의원은 "아직 선거법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새로 들어올 인재들이 현역 의원 지역구에 출마 의사를 밝힐 경우 반발을 부를 수 있다"며 "지금의 인재 영입은 너무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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