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2개월 대장정…방탄소년단이 남긴 것

입력 2019.10.30 (08:15) 수정 2019.10.3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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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을 띈 3백여 개의 드론이 공연장의 밤 하늘을 수놓습니다.

무대에는 거대한 슬로건이 등장합니다.

'방탄이란 은하수에 아미란 별을 심다'

방탄소년단, 그리고 그들의 팬 '아미'가 함께 한 월드투어 대장정이 어젯밤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멤버 뷔는 "지난해 서울에서 시작한 투어가 다시 서울에서 끝나는 '수미쌍관'이라"며 이번 무대의 의미를 전했습니다.

마지막 공연인만큼 볼거리는 역대급이었습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조명으로 몰입도를 더했고 멤버들은 리프트 혹은 무빙카를 타고 주 경기장을 누볐습니다.

제이홉의 '저스트 댄스'를 시작으로 한 일곱 멤버의 솔로 무대는 말 그대로 7인7색이었습니다.

앙코르에서 터진 폭죽은 여의도 불꽃축제를 방불케 했습니다.

공연장 안팎에선 다양한 화젯거리가 들려왔습니다.

방탄 관련 불법 유사 상품 판매를 막기 위해 특허청 단속반이 출동했고 멀리 서 온 지방 팬들을 위해 수서발 부산행 고속철도 SRT 좌석이 2배로 증편됐습니다.

SRT 관계자는 “추석·설날 등에 증편을 한 적은 있지만, 문화 행사를 위해 증편을 한 건 최초의 일"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민 : "‘우리한테 일어난 일이 맞는가’ 의심될 정도로 되게 놀라운 일들이었고."]

[제이홉 : "이런 순간들이 진짜 내가 어렸을 때 꿈꿔왔던 순간인데."]

BTS, '방탄'이라는 이름엔 여러 해석이 뒤따르지만, '세상의 억압에 맞서 싸운다'는 포부를 품고 있습니다.

그 당찬 이름으로 2013년 데뷔한 BTS는 지난 한 해 지구촌 높이 비상했습니다.

약 1년 2개월 동안 전 세계 23개 도시에서 총 62회 공연, 모두 206만 명의 관객과 만났습니다.

'기록소년단'이란 별명답게 투어 기간 최초, 최고의 기록을 여러 번 썼습니다.

영국 윔블리에서의 공연이 대표적입니다.

퀸, 비틀스, 마이클잭슨 등이 다녀간 이 공연장에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 최초로 발을 들여 7만 석, 전석 매진을 기록했습니다.

폐쇄적인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해외 가수 최초로 스타디움 공연을 열었습니다.

공연을 앞두고 사우디 정부는 49개국을 대상으로 관광 비자를 발급하고 외국인 여성에겐 아바야를 입지 않도록 허용해 방탄이 율법도 바꿨다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투어 중에도 빌보드차트 1위· 기네스 신기록 추가· 그래미어워즈 입성 등 자신들만의 역사를 써내려갔습니다.

해외 매체에선 비틀스의 미국 진출에 빗대 ‘코리안 인베이전(침공)’이라는 표현 등으로 이들의 활약에 주목했습니다.

답답한 국내 상황에서 방탄이 전한 감동은 과거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삼진 퍼레이드나 박세리의 US오픈골프 우승을 보는 감격에 결코 뒤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슈가/'방탄소년단(BTS)' 멤버 : "사실 저희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고, 꿈꿔 본 적도 없었던 일인데 지금 그것이 현실이 된 것은 지금도 꿈만 같습니다."]

BTS의 성공은 뉴미디어의 활용과 '팬덤' 문화에 힘입은 바가 큽니다.

작은 기획사에서 출발했지만 SNS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먹는 음식부터 안무 연습, 일상의 모든 것을 그들의 팬 아미(Army)와 공유하고 소통하며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한국어 가사가 실시간으로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되면서 아이돌과 훈민정음의 합성어, 돌민정음이란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뭣보다 BTS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음악성입니다.

멤버 모두가 작사·작곡이 가능합니다.

노랫말도 사랑 타령을 넘어 젊은이들이 공감할 방황과 희망을 담았습니다.

"난 육포가 좋으니까 6포 세대…노력 타령 좀 그만둬" 라거나 "지친 몸 끌고 학교로 가 잠만 자던 내가 스무 살이 돼 버렸네"라는 절망감은 저성장 자본주의 시대 젊은 세대의 공감을 끌어냈고 "유리천장 따윈 부숴"라는 격한 주문은 때론 힘이 됐습니다.

최초와 최고의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방탄과 함께 한 전 세계 팬덤 아미의 힘도 KPOP의 새로운 원동력이 됐습니다.

14개월의 대장정을 끝낸 방탄소년단은 다시 출발점에 섰습니다.

당장 다음달 24일 열리는 '2019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후보에 올라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를 사랑하는 법을 찾아가는 여정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리더 RM의 말처럼 일곱 청춘이 보여줄 건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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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 2개월 대장정…방탄소년단이 남긴 것
    • 입력 2019-10-30 08:17:44
    • 수정2019-10-30 08:59:52
    아침뉴스타임
보랏빛을 띈 3백여 개의 드론이 공연장의 밤 하늘을 수놓습니다.

무대에는 거대한 슬로건이 등장합니다.

'방탄이란 은하수에 아미란 별을 심다'

방탄소년단, 그리고 그들의 팬 '아미'가 함께 한 월드투어 대장정이 어젯밤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멤버 뷔는 "지난해 서울에서 시작한 투어가 다시 서울에서 끝나는 '수미쌍관'이라"며 이번 무대의 의미를 전했습니다.

마지막 공연인만큼 볼거리는 역대급이었습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조명으로 몰입도를 더했고 멤버들은 리프트 혹은 무빙카를 타고 주 경기장을 누볐습니다.

제이홉의 '저스트 댄스'를 시작으로 한 일곱 멤버의 솔로 무대는 말 그대로 7인7색이었습니다.

앙코르에서 터진 폭죽은 여의도 불꽃축제를 방불케 했습니다.

공연장 안팎에선 다양한 화젯거리가 들려왔습니다.

방탄 관련 불법 유사 상품 판매를 막기 위해 특허청 단속반이 출동했고 멀리 서 온 지방 팬들을 위해 수서발 부산행 고속철도 SRT 좌석이 2배로 증편됐습니다.

SRT 관계자는 “추석·설날 등에 증편을 한 적은 있지만, 문화 행사를 위해 증편을 한 건 최초의 일"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민 : "‘우리한테 일어난 일이 맞는가’ 의심될 정도로 되게 놀라운 일들이었고."]

[제이홉 : "이런 순간들이 진짜 내가 어렸을 때 꿈꿔왔던 순간인데."]

BTS, '방탄'이라는 이름엔 여러 해석이 뒤따르지만, '세상의 억압에 맞서 싸운다'는 포부를 품고 있습니다.

그 당찬 이름으로 2013년 데뷔한 BTS는 지난 한 해 지구촌 높이 비상했습니다.

약 1년 2개월 동안 전 세계 23개 도시에서 총 62회 공연, 모두 206만 명의 관객과 만났습니다.

'기록소년단'이란 별명답게 투어 기간 최초, 최고의 기록을 여러 번 썼습니다.

영국 윔블리에서의 공연이 대표적입니다.

퀸, 비틀스, 마이클잭슨 등이 다녀간 이 공연장에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 최초로 발을 들여 7만 석, 전석 매진을 기록했습니다.

폐쇄적인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해외 가수 최초로 스타디움 공연을 열었습니다.

공연을 앞두고 사우디 정부는 49개국을 대상으로 관광 비자를 발급하고 외국인 여성에겐 아바야를 입지 않도록 허용해 방탄이 율법도 바꿨다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투어 중에도 빌보드차트 1위· 기네스 신기록 추가· 그래미어워즈 입성 등 자신들만의 역사를 써내려갔습니다.

해외 매체에선 비틀스의 미국 진출에 빗대 ‘코리안 인베이전(침공)’이라는 표현 등으로 이들의 활약에 주목했습니다.

답답한 국내 상황에서 방탄이 전한 감동은 과거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삼진 퍼레이드나 박세리의 US오픈골프 우승을 보는 감격에 결코 뒤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슈가/'방탄소년단(BTS)' 멤버 : "사실 저희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고, 꿈꿔 본 적도 없었던 일인데 지금 그것이 현실이 된 것은 지금도 꿈만 같습니다."]

BTS의 성공은 뉴미디어의 활용과 '팬덤' 문화에 힘입은 바가 큽니다.

작은 기획사에서 출발했지만 SNS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먹는 음식부터 안무 연습, 일상의 모든 것을 그들의 팬 아미(Army)와 공유하고 소통하며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한국어 가사가 실시간으로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되면서 아이돌과 훈민정음의 합성어, 돌민정음이란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뭣보다 BTS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음악성입니다.

멤버 모두가 작사·작곡이 가능합니다.

노랫말도 사랑 타령을 넘어 젊은이들이 공감할 방황과 희망을 담았습니다.

"난 육포가 좋으니까 6포 세대…노력 타령 좀 그만둬" 라거나 "지친 몸 끌고 학교로 가 잠만 자던 내가 스무 살이 돼 버렸네"라는 절망감은 저성장 자본주의 시대 젊은 세대의 공감을 끌어냈고 "유리천장 따윈 부숴"라는 격한 주문은 때론 힘이 됐습니다.

최초와 최고의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방탄과 함께 한 전 세계 팬덤 아미의 힘도 KPOP의 새로운 원동력이 됐습니다.

14개월의 대장정을 끝낸 방탄소년단은 다시 출발점에 섰습니다.

당장 다음달 24일 열리는 '2019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후보에 올라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를 사랑하는 법을 찾아가는 여정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리더 RM의 말처럼 일곱 청춘이 보여줄 건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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