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ASF 강타에 소비위축까지…양돈 농장 이중고

입력 2019.10.30 (08:26) 수정 2019.10.3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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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요즘 정반대로 가는 물가가 있습니다.

바로 배춧값과 돼지고기 가격입니다.

김장철 배추값은 연일 오르는 반면, 돼지고기 가격은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인해 정반댑니다.

방역 관련 뉴스는 하루도 빠지지 않는 가운데, 돼지고기 소비도 덩달아 줄고 있다고 하는데요.

양돈 농민들의 시름은 어느 정도일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서울 중구의 어제 점심시간입니다.

길게 줄을 늘어선 사람들 뭘 받고 있는 걸까요?

[김태환/축산경제대표이사 :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이후 돼지고기 소비가 많이 감소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고요. 아울러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는 유통 단계에서 다 걸러지기 때문에 시중에 나올 수 없다는 걸 말씀드리고 안심하고 마음껏 드시라고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생 이후 40여 일.

돼지고기 소비는 급감하고 있는데요,

시민들의 걱정을 들어봤습니다.

[윤숙영/서울 은평구 :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래도 주부 입장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또 잘 안 먹게 되네요."]

[전옥성/서울 마포구 : "돼지고기는 아예 포기하고 있습니다. 아예 안 먹고 있습니다. 가축의 질병으로 인해서 사람까지 피해가 오지 않을까…."]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가 요즘 돼지고기 먹기는 찜찜하다...

이렇게 된 건데요.

[전시현/서울 마포구 : "급식에 보통 일주일에 2번 정도 (돼지고기가) 나왔는데 이제 급식에 아예 안 나오는 거 같아요."]

[한규봉/서울 은평구 : "굳이 요즘 안 좋은데 돼지고기를 먹을 필요 있냐. 닭고기나 소고기 그런 거 먹자 그런 이야기하는 친구들도 있죠."]

회식 자리나 학교 급식에서도 그 인기 많던 돼지고기가 어느새 기피 대상이 됐다고 합니다.

[식당 주인/음성변조 : "지금 매출이 3분의 1 정도 준 거 같고요. 타격을 심하게 받아서 손해가 막심하긴 합니다."]

수입산 돼지고기를 사용한다는 안내문을 내건 식당도 등장했습니다.

[임설빈/서울 동작구 : "(수입한 곳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했던 곳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지역이라서 안심이 되는 거 같아요."]

[한득현/식당 대표 :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해도 사실 손님들은 이런 거에 불안해하시니까. 저희 가게는 수입산 고기를 쓰고 있고 아프리카돼지열병과 무관하다. 안심시켜드리고 싶어서 그렇게 안내문을 부착했습니다."]

서울의 한 마트로 가보죠.

저녁 찬거리 준비로 분주한 시간대인데요, 돼지고기 판매장 한번 보시죠.

[마트 직원/음성변조 : "(손님이) 많이 줄었죠. 예전에 비하면 그래도 한 50%는 준 거죠. 먹어도 되냐 질문하시고 저희도 돈 주고 사 먹는다고 하는데도 그냥 가시는 분이 많아요."]

[마트 손님 : "가격이 많이 저렴하게 됐다고 하지만 가격이 싸도 관심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돼지고기를 먹고 싶어 해요. 먹자고도 하는데 저는 엄마 입장에서 불안하죠."]

이렇게 소비가 줄면서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대비 20% 정도 하락했습니다.

재래시장은 어떨까요?

[조호식/시장 상인 : "지난달 대비해서 (돼지고기 매출이) 한 30% 정도 줄어든 거 같습니다. 지금 수입고기 위주로 좀 많이 나가고 있고 그다음에 오리, 닭 이쪽으로 아무래도 더 나가고 있습니다."]

파란색 글자 한번 보시죠.

이렇게 30% 정도 가격도 내렸는데요.

[조호식/시장 상인 : "경매 단가가 1kg당 3,300원에서 2,800원까지 떨어졌어요. 그만큼 소비가 안 된다는 거죠."]

한 달 전 1kg당 5천 원이 넘던 도매가격은 1kg 당 3천 원 선이 무너졌습니다.

결국 큰 폭의 가격할인도 가능해진 건데, 양돈 농장에는 비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태식/대한한돈협회장 : "(1kg당) 원가가 4,200원인데 지금 2,700원에 판매가 되고 있기 때문에 돼지 한 마리 당 15만 원 정도 손해를 보고 있어서 현재 농가들이 사룟값도 못 내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나마 출하를 제때 하지 못하는 농가도 한두 곳이 아니라는데요.

[하태식/대한한돈협회장 : "돼지는 6개월, 180일이 지나면 110kg에 출하가 되어야 하는데 현재 130kg, 140kg 되는 과체중 돼지가 많기 때문에 우리 농가들은 상당히 어려움이 더 하고 있습니다. 140kg 이상 되면 과체중으로 인해서 품질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양돈 농장은 어떤지 지금부터 농장에서 찍어보내주신 영상으로 자세히 한번 보겠습니다.

어린 돼지와 출하시기를 놓친 돼지들로 꽉 찼습니다.

왜 그럴까요?

[김창섭/양돈 농민 : "(현재) 포천에서는 타 지역으로 돼지들을 출하할 수가 없어요. 포천 관내에 있는 도축장이 한 곳이 있거든요. 거기에만 지금 출하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근데 그 도축장이라는 게 다들 하루에 작업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거든요. 근데 그것에 비해서 훨씬 많은 양이 도축돼야 하다 보니까…."]

이동제한조치가 취해진 후 관내 도축장으로만 출하가 가능해진 상황.

대기표 받고 출하를 기다려야 하는 건데요.

[김창섭/양돈 농민 : "돼지라는 게 살아있는 생물이거든요. 재고를 쌓아놨다가 나중에 상황이 되면 팔 수 있는 그런 공산품이 아니잖아요. 사료도 계속 들어가야 하고, 아프면 약품 같은 것도 소요가 돼야 하는데 돼지 가격 자체가 원가 밑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보니까 생산자들은 이중고죠."]

사료값 등 생산비 부담은 날로 커지는데 수입은 줄어드는 이중고에 빚을 지는 농가가 있는가 하면 40여 일 간 이어진 이동제한 조치로 운영상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김창섭/양돈 농민 : "이동 제한이 계속해서 풀리지 않는 상황이고요. 분뇨처리를 할 때 방식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톱밥이나 왕겨 같은 부숙제라고 하는 것들을 쓰거든요. 근데 그것들이 지금 농장에 반입이 되지 않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사육환경이나 이런 것들이 많이 어렵고요."]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건데요.

농가 자체적으로 방역과 소독을 하며 애쓰고 있지만 혹여 바이러스에 감염되진 않을까 노심초사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김창섭/양돈 농민 : "각자 개별 농장에서 아주 방역에 힘쓰고 있거든요. 생산자들은 농장이 질병에 걸려 예방적 매몰처분이 되면 그냥 삶의 터전, 직장을 잃는 수준이 아니라 삶의 터전이 하루아침에 없어지는 거예요."]

어려운 양돈 농장을 위해 유통되는 돼지고기의 안전성 홍보와 더불어 소비 운동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데요.

소비자들의 막연한 불안감이 이제 없어질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 전달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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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ASF 강타에 소비위축까지…양돈 농장 이중고
    • 입력 2019-10-30 08:27:33
    • 수정2019-10-30 09: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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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요즘 정반대로 가는 물가가 있습니다.

바로 배춧값과 돼지고기 가격입니다.

김장철 배추값은 연일 오르는 반면, 돼지고기 가격은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인해 정반댑니다.

방역 관련 뉴스는 하루도 빠지지 않는 가운데, 돼지고기 소비도 덩달아 줄고 있다고 하는데요.

양돈 농민들의 시름은 어느 정도일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서울 중구의 어제 점심시간입니다.

길게 줄을 늘어선 사람들 뭘 받고 있는 걸까요?

[김태환/축산경제대표이사 :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이후 돼지고기 소비가 많이 감소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고요. 아울러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는 유통 단계에서 다 걸러지기 때문에 시중에 나올 수 없다는 걸 말씀드리고 안심하고 마음껏 드시라고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생 이후 40여 일.

돼지고기 소비는 급감하고 있는데요,

시민들의 걱정을 들어봤습니다.

[윤숙영/서울 은평구 :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래도 주부 입장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또 잘 안 먹게 되네요."]

[전옥성/서울 마포구 : "돼지고기는 아예 포기하고 있습니다. 아예 안 먹고 있습니다. 가축의 질병으로 인해서 사람까지 피해가 오지 않을까…."]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가 요즘 돼지고기 먹기는 찜찜하다...

이렇게 된 건데요.

[전시현/서울 마포구 : "급식에 보통 일주일에 2번 정도 (돼지고기가) 나왔는데 이제 급식에 아예 안 나오는 거 같아요."]

[한규봉/서울 은평구 : "굳이 요즘 안 좋은데 돼지고기를 먹을 필요 있냐. 닭고기나 소고기 그런 거 먹자 그런 이야기하는 친구들도 있죠."]

회식 자리나 학교 급식에서도 그 인기 많던 돼지고기가 어느새 기피 대상이 됐다고 합니다.

[식당 주인/음성변조 : "지금 매출이 3분의 1 정도 준 거 같고요. 타격을 심하게 받아서 손해가 막심하긴 합니다."]

수입산 돼지고기를 사용한다는 안내문을 내건 식당도 등장했습니다.

[임설빈/서울 동작구 : "(수입한 곳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했던 곳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지역이라서 안심이 되는 거 같아요."]

[한득현/식당 대표 :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해도 사실 손님들은 이런 거에 불안해하시니까. 저희 가게는 수입산 고기를 쓰고 있고 아프리카돼지열병과 무관하다. 안심시켜드리고 싶어서 그렇게 안내문을 부착했습니다."]

서울의 한 마트로 가보죠.

저녁 찬거리 준비로 분주한 시간대인데요, 돼지고기 판매장 한번 보시죠.

[마트 직원/음성변조 : "(손님이) 많이 줄었죠. 예전에 비하면 그래도 한 50%는 준 거죠. 먹어도 되냐 질문하시고 저희도 돈 주고 사 먹는다고 하는데도 그냥 가시는 분이 많아요."]

[마트 손님 : "가격이 많이 저렴하게 됐다고 하지만 가격이 싸도 관심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돼지고기를 먹고 싶어 해요. 먹자고도 하는데 저는 엄마 입장에서 불안하죠."]

이렇게 소비가 줄면서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대비 20% 정도 하락했습니다.

재래시장은 어떨까요?

[조호식/시장 상인 : "지난달 대비해서 (돼지고기 매출이) 한 30% 정도 줄어든 거 같습니다. 지금 수입고기 위주로 좀 많이 나가고 있고 그다음에 오리, 닭 이쪽으로 아무래도 더 나가고 있습니다."]

파란색 글자 한번 보시죠.

이렇게 30% 정도 가격도 내렸는데요.

[조호식/시장 상인 : "경매 단가가 1kg당 3,300원에서 2,800원까지 떨어졌어요. 그만큼 소비가 안 된다는 거죠."]

한 달 전 1kg당 5천 원이 넘던 도매가격은 1kg 당 3천 원 선이 무너졌습니다.

결국 큰 폭의 가격할인도 가능해진 건데, 양돈 농장에는 비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태식/대한한돈협회장 : "(1kg당) 원가가 4,200원인데 지금 2,700원에 판매가 되고 있기 때문에 돼지 한 마리 당 15만 원 정도 손해를 보고 있어서 현재 농가들이 사룟값도 못 내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나마 출하를 제때 하지 못하는 농가도 한두 곳이 아니라는데요.

[하태식/대한한돈협회장 : "돼지는 6개월, 180일이 지나면 110kg에 출하가 되어야 하는데 현재 130kg, 140kg 되는 과체중 돼지가 많기 때문에 우리 농가들은 상당히 어려움이 더 하고 있습니다. 140kg 이상 되면 과체중으로 인해서 품질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양돈 농장은 어떤지 지금부터 농장에서 찍어보내주신 영상으로 자세히 한번 보겠습니다.

어린 돼지와 출하시기를 놓친 돼지들로 꽉 찼습니다.

왜 그럴까요?

[김창섭/양돈 농민 : "(현재) 포천에서는 타 지역으로 돼지들을 출하할 수가 없어요. 포천 관내에 있는 도축장이 한 곳이 있거든요. 거기에만 지금 출하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근데 그 도축장이라는 게 다들 하루에 작업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거든요. 근데 그것에 비해서 훨씬 많은 양이 도축돼야 하다 보니까…."]

이동제한조치가 취해진 후 관내 도축장으로만 출하가 가능해진 상황.

대기표 받고 출하를 기다려야 하는 건데요.

[김창섭/양돈 농민 : "돼지라는 게 살아있는 생물이거든요. 재고를 쌓아놨다가 나중에 상황이 되면 팔 수 있는 그런 공산품이 아니잖아요. 사료도 계속 들어가야 하고, 아프면 약품 같은 것도 소요가 돼야 하는데 돼지 가격 자체가 원가 밑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보니까 생산자들은 이중고죠."]

사료값 등 생산비 부담은 날로 커지는데 수입은 줄어드는 이중고에 빚을 지는 농가가 있는가 하면 40여 일 간 이어진 이동제한 조치로 운영상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김창섭/양돈 농민 : "이동 제한이 계속해서 풀리지 않는 상황이고요. 분뇨처리를 할 때 방식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톱밥이나 왕겨 같은 부숙제라고 하는 것들을 쓰거든요. 근데 그것들이 지금 농장에 반입이 되지 않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사육환경이나 이런 것들이 많이 어렵고요."]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건데요.

농가 자체적으로 방역과 소독을 하며 애쓰고 있지만 혹여 바이러스에 감염되진 않을까 노심초사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김창섭/양돈 농민 : "각자 개별 농장에서 아주 방역에 힘쓰고 있거든요. 생산자들은 농장이 질병에 걸려 예방적 매몰처분이 되면 그냥 삶의 터전, 직장을 잃는 수준이 아니라 삶의 터전이 하루아침에 없어지는 거예요."]

어려운 양돈 농장을 위해 유통되는 돼지고기의 안전성 홍보와 더불어 소비 운동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데요.

소비자들의 막연한 불안감이 이제 없어질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 전달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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