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헌법재판소장, 승무원 성추행…“풀어줬다 다시 조사”

입력 2019.11.02 (06:45) 수정 2019.11.0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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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이 항공사 여성 승무원을 성추행해 기내에서 체포된 몽골 헌법재판소장을 풀어줬다가 뒤늦게 다시 조사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우리 외교부의 확인도 없이 면책권을 주장하는 몽골대사관의 말만 듣고 경찰이 이들을 풀어준 겁니다.

어찌된 일인지 이진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그제 오후 8시쯤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항공기 안에서 20대 여성 승무원이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승무원을 성추행한 사람은 오드바야르 도르지 몽골헌법재판소장과 수행원 A씨.

항공사 측은 술을 마신 이들이 여성 승무원의 엉덩이를 만지고 어깨를 감싸는 등의 성추행을 해 기내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경찰에 인계했습니다.

인천공항 경찰단은 입국장으로 출동했지만, 이들을 조사도 하지않은채 풀어줬습니다.

[인천공항경찰단 관계자 : "여권 자체가 외교관 여권이기 때문이 대사관 측이 강력히 주장한거예요. 면책이 있다. 그 당시에 신분도 확실하고 환승객이니까 일단 석방을 하고..."]

공항경찰은 도르지 헌법재판소장이 면책특권이 있다고 주한 몽골대사관측이 강하게 주장해 추후에 조사를 받기로 약속하고 일단 석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달랐습니다.

빈 협약에도 외교관만 면책특권을 적용되고, 국가원수급에 적용되는 면책특권 역시 대통령과 행정부 수반, 외교부 장관 정도에만 적용돼 몽골 헌법재판소장은 면책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외교부는 판단했습니다.

뒤늦게 경찰은 공항 환승구역 안에 머무르고 있는 도르지 소장을 다시 찾아 1차 조사를 벌였습니다.

국제회의 일정이 있는 도르지 소장은 다시 한국에 돌아와 자세한 조사를 받겠다고 약속하고 말레이시아로 출국했습니다.

한편, 승무원을 성추행한 다른 수행원은 조사를 받지 않고 어제 오전 싱가포르로 출국했습니다.

KBS 뉴스 이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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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02 06:50:10
    • 수정2019-11-02 06:5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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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이 항공사 여성 승무원을 성추행해 기내에서 체포된 몽골 헌법재판소장을 풀어줬다가 뒤늦게 다시 조사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우리 외교부의 확인도 없이 면책권을 주장하는 몽골대사관의 말만 듣고 경찰이 이들을 풀어준 겁니다.

어찌된 일인지 이진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그제 오후 8시쯤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항공기 안에서 20대 여성 승무원이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승무원을 성추행한 사람은 오드바야르 도르지 몽골헌법재판소장과 수행원 A씨.

항공사 측은 술을 마신 이들이 여성 승무원의 엉덩이를 만지고 어깨를 감싸는 등의 성추행을 해 기내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경찰에 인계했습니다.

인천공항 경찰단은 입국장으로 출동했지만, 이들을 조사도 하지않은채 풀어줬습니다.

[인천공항경찰단 관계자 : "여권 자체가 외교관 여권이기 때문이 대사관 측이 강력히 주장한거예요. 면책이 있다. 그 당시에 신분도 확실하고 환승객이니까 일단 석방을 하고..."]

공항경찰은 도르지 헌법재판소장이 면책특권이 있다고 주한 몽골대사관측이 강하게 주장해 추후에 조사를 받기로 약속하고 일단 석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달랐습니다.

빈 협약에도 외교관만 면책특권을 적용되고, 국가원수급에 적용되는 면책특권 역시 대통령과 행정부 수반, 외교부 장관 정도에만 적용돼 몽골 헌법재판소장은 면책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외교부는 판단했습니다.

뒤늦게 경찰은 공항 환승구역 안에 머무르고 있는 도르지 소장을 다시 찾아 1차 조사를 벌였습니다.

국제회의 일정이 있는 도르지 소장은 다시 한국에 돌아와 자세한 조사를 받겠다고 약속하고 말레이시아로 출국했습니다.

한편, 승무원을 성추행한 다른 수행원은 조사를 받지 않고 어제 오전 싱가포르로 출국했습니다.

KBS 뉴스 이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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