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주택 이어 관광개발…북한은 ‘공사 중’

입력 2019.11.02 (08:07) 수정 2019.11.0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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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김정은 위원장 행보를 보면 관광, 건설현장에 관심이 많은 듯 합니다.

그 중에도 김 위원장은, 유난히 건축물에 대해 많은 지적을 하고 있는데요.

심지어 건설은 중요한 사상 사업과 같다는 말을 남기기까지 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왜 이렇게 건설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는 걸까요?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평양시 상원군에 있는 상원 시멘트연합기업소.

출근길, 나팔소리와 함께 선전원의 목소리가 공장 안팎에 울려 퍼진다.

["언제나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 당의 원대한 구상을 관철하기 위한 올해의 사업을 지원하여 줄 것을..."]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된 이 특집 프로그램은 지난여름, 상원 시멘트 연합기업의 시멘트 증산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당시 기업소에 내려진 국가 과업은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에 쓰일 시멘트를 보장하는 일.

정해진 기한은 9월 말이었지만 기업소 사람들은 시한을 한 달이나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황금철/상원 시멘트 연합기업 부기사장 : "물론 더 많은 시멘트를 증산해서 9월달 까지 보내주는 것도 우리가 증산 과제기 때문에 아름찬 과제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8월 말까지 양덕군 온천관광 지구 건설장에 보내 줘야만 건설자들이 경애하는 원수님의 의도와 구상을 실현할 수 있다.

양덕군 온천관광지구의 개발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2018년 8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하면서부터다.

탕 안 가득 채워진 온천수를 바라보며 흐뭇한 표정을 짓는 김정은 위원장.

이내 물이 흘러나오는 수도관 앞에 멈춰 서서 이곳을 온천 휴양지의 대표로 삼으라고 지시했다.

[북한 기록영화 ‘인민을 위한 헌신의 2018년’ : "나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의 풍부한 온천들을 다양하게 개발 ,이용하기 위한 문제를 두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왔소. 이번에 본보기를 하나 잘 꾸리고 전국 각지에 있는 온천장들도 다 일신하자는 것이 당의 구상이고 결심이오."]

이어 건설장엔 대형 종합설계도가 들어섰고, 김정은 위원장은 다시 한 번 현장을 찾아 건설을 독려했다.

온천 지구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기대가 높아질수록 건설에 필요한 자재들도 늘어갔다.

["발파! (발파!)"]

건설 원자재를 채굴하고 가공하는 기업소들이 덩달아 바빠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

그중에서도 상원시멘트기업소는 24시간 가동으로 증산에 나섰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8월, 목표했던 기간 안에 양덕군 온천관광지구로의 시멘트 수송을 마친 것이다.

[윤성철/상원 시멘트연합기업소 기사장 : "우리는 오늘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동지께서 우리 인민들에게 보다 유효하고 문명한 생활을 안겨주시기 위하여 직접 발기하신 양덕구 온천 관광지구 건설장에 필요한 시멘트를 전량 생산하여 이렇게 떠나보내게 됩니다."]

그밖에도 유리, 타일, 페인트 등 최근 북한에서 가장 활발하게 가동되고 있는 공장 대부분이 건설 자재 생산 공장이다.

이는 건설을 경제의 큰 축으로 삼고 있는 북한 당국의 정책과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정은이/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 "최근에 북한의 기업소들을 개별적으로 조사를 해보면 잘 돌아가는 공장과 잘 돌아가지 않는 공장들이 있는데 잘 돌아가는 공장들의 공통점은 시장적 수요가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인 거 같아요. 특히 건축과 관련된 자재들 예를 들면 타일이랄지 철근이랄지 이런 자재들을 생산하는 공장기업소들이 잘 돌아가고.."]

[김영희/한국산업은행 남북경협연구단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 정권 들어보면 건설 부분에 대한 투자가 높아요. 올해도 6.6%로 공업이라든가 농업이라든가 수산보다도 훨씬 많이 예산을 편성을 한 것은 그만큼 건설 부문에 북한당국이 돈을 많이 집중하고 있다는 거예요."]

건설, 건축을 통해 지도자의 업적을 쌓는 것은 북한에서 지속돼 온 현상이다.

1950년대, 김일성은 6.25 전쟁 직후 이른바 ‘평양속도’를 구호로 내걸고 폐허가 된 도시 재건에 집중했다.

1970년대 후계자 신분이던 김정일 역시 평양의 건설 사업을 주도하며 창광거리, 광복거리, 통일거리 등 대규모 거리를 조성했다.

[북한 기록영화 ‘위대한 전환의 1970년대’ : "천리마거리, 낙원거리들이 연이어 짧은 기간에 웅장 화려하게 일떠섰으니 1970년대는 우리 민족사에도 인류사에도 일찍이 없었던 일대 융성 번영의 시대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권력에 오름과 동시에 건설 사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집권 첫해인 2012년, 평양 10만 세대 건설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대규모 주택단지, ‘창전거리’

2016년, 당 창건 기념일에 맞춰 완공된 ‘미래과학자거리’는 53층 주상복합아파트 은하로 대표된다.

그리고 2017년, 김일성 생일 105년을 맞아 추진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려명거리까지.

김정은 시대의 건축물들은 평양의 스카이라인을 바꿨다고 할 만큼 화려하고 웅장하게 세워졌다.

그밖에도 마식령 스키장, 평양 국제비행장, 과학기술전당 등 대규모 건설과 리모델링이 추진됐고, 이 모든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으로 자리매김 했다.

[북한기록영화 ‘자력으로 승리 떨쳐온 빛나는 역사’ : "이 땅위에 천지개벽이 눈부신 새 역사를 펼친 건설의 대번영기는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동지의 특출하고 세련된 영도가 안아온 자력갱생의 빛나는 결실입니다."]

[김영희/한국산업은행 남북경협연구단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주민들과 한 약속이 잘 먹고 잘 사는 사회 그다음에 문명국가였는데 전력을 비롯해서 특별히 인프라라든가 이런 것이 없어도 성과를 낼 수가 있고 그걸 가지고 주민들한테 보여주고 그다음에 체제 결속이라든가 주민들로부터 충성이라든가 이런 것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손쉽게 할 수 있는 업적이 될 수가 있어서 아마 여기에 가장 큰 중점을 두는 거 같아요."]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이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직 미완으로 남아 있는 건설현장이 있다.

바로 삼지연군이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 장소이자 김정일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는 삼지연. 2016년, 김정은 위원장은 삼지연군의 개발을 지시하면서도 삼지연이 가지는 의미를 거듭 강조했다.

[북한 기록영화 ‘북변의 전변을 안아오시려’ : "삼지연군은 위대한 장군님의 고향군이며 혁명의 성지입니다. 우리 혁명역사의 제1페이지에 아로새겨진 삼지연군을 혁명의 성지답게 훌륭히 꾸리는 것은 장군님의 전사, 제자들인 우리들의 마땅한 도리입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구상한 삼지연 개발은 정통성 상징 그 이상이었다.

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백두산 영웅 청년 발전소가 건설됐고, 혜산-삼지연 철길 공사도 진행됐다.

한파가 몰아닥친 한겨울에도 돌격대원들은 맨손으로 돌을 나르며 철로 공사에 투입됐다.

그러나 모든 공사를 최종 지휘 감독한 김정은 위원장은 삼지연 개발에 대한 만족감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다.

삼지연군에 세워진 여관과 종합상점들을 돌아보면서 마감이 엉성하다며 질타를 거듭했다.

[북한 기록영화 ‘북변의 전변을 안아오시려’ : "지금 삼지연읍 지구가 거리 형성을 비롯하여 꾸리기를 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 한심해지고 보기 싫게 되었습니다."]

10여 년 전에 건설한 건물들의 색깔이나 바꿔놓는 것을 보고 인민들이 뭐라고 하겠습니까. 정말 양심이 없습니다.

이후 돌격대는 물론 군인까지 총동원한 개발 사업.

삼지연엔 살림집은 물론 군 경기장, 공장과 병원까지 모든 것이 새롭게 건설됐다.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도 2018년에만 7차례나 삼지연군을 찾아 개발을 독려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마침내 북한당국은 삼지연군의 개발 모습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아직은 미완성이지만 형형색색 들어선 각종 건물들과 깨끗하고 넓게 포장된 도로.

그리고 큰 만족감을 표지하는 김정은 위원장.

[10월 16일, 조선중앙TV : "마침내 하늘 아래 첫 동네가 인민의 이상향, 산간의 이상 도시로 눈부시게 솟아올랐습니다."]

전문가들은 새롭게 공개된 삼지연의 모습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당국의 건설 사업이 주택이나 아파트 등 내부 건축에서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으로 옮겨 왔다고 분석한다.

[정은이/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 "개발도상국 같은 경우는 많은 그런 투자를 하지 않고도 소득을 얻을 수 있는 분야가 바로 관광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관광에 주목한 거 같습니다."]

지금은 제재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 실제로 계약이 맺어진 건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중국의 대북 투자가들의 투자 동향을 살펴보면 최근에는 호텔에 투자하고 싶은 그런 중국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늘어났습니다.

실제 북한은 삼지연군 개발 외에도 원산-갈마 해안지구로 대표되는 대규모 관광지 건설에도 총력을 다 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계획하고 선전하는 만큼의 대규모 건설은 지속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자력갱생을 외치며 자재의 국산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대형 건설물들을 건축하기엔 그 한계가 분명 하다는 것.

105층 높이를 자랑하며 평양의 상징물이라 할 수 있는 류경호텔도 30년째 완공되지 못하는 게 북한이 처한 현실이다.

[김영희/한국산업은행 남북경협연구단 선임연구위원 : "그런 것들은 국가재정이 투입되든가 외자 유치가 들어오든가 이래야 하는데 이제는 국가재정도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고 하니까 당연히 외자 유치를 받아서 할 수밖에 없는 상황. 만약에 국가재정으로 하게 되면 그것이 지금 대북제재 속에서 3년이 될지 4년이 될지 5년이 될지 6년이 될지 그 기간은 가늠할 수가 없는 거죠. 아무리 많은 인력을 투자 투입을 한다 하더라도 자금이 들어가서 그것 가지고 원부자재 생산을 해야 되고 이래야 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부분에 있는 거죠."]

[10월 30일, 조선중앙TV : "구장 시멘트 공장이 훌륭히 개건 돼서 준공되었습니다."]

지난 10월 30일, 현대화된 시멘트 공장의 준공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북한당국의 건설 사업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한 북한 매체.

풀리지 않는 대북제재의 압박 속에 또 어떤 건축물들로 김정은 위원장의 위상을 올리려 할지 북한 건설사업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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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주택 이어 관광개발…북한은 ‘공사 중’
    • 입력 2019-11-02 08:33:35
    • 수정2019-11-02 08: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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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김정은 위원장 행보를 보면 관광, 건설현장에 관심이 많은 듯 합니다.

그 중에도 김 위원장은, 유난히 건축물에 대해 많은 지적을 하고 있는데요.

심지어 건설은 중요한 사상 사업과 같다는 말을 남기기까지 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왜 이렇게 건설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는 걸까요?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평양시 상원군에 있는 상원 시멘트연합기업소.

출근길, 나팔소리와 함께 선전원의 목소리가 공장 안팎에 울려 퍼진다.

["언제나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 당의 원대한 구상을 관철하기 위한 올해의 사업을 지원하여 줄 것을..."]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된 이 특집 프로그램은 지난여름, 상원 시멘트 연합기업의 시멘트 증산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당시 기업소에 내려진 국가 과업은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에 쓰일 시멘트를 보장하는 일.

정해진 기한은 9월 말이었지만 기업소 사람들은 시한을 한 달이나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황금철/상원 시멘트 연합기업 부기사장 : "물론 더 많은 시멘트를 증산해서 9월달 까지 보내주는 것도 우리가 증산 과제기 때문에 아름찬 과제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8월 말까지 양덕군 온천관광 지구 건설장에 보내 줘야만 건설자들이 경애하는 원수님의 의도와 구상을 실현할 수 있다.

양덕군 온천관광지구의 개발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2018년 8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하면서부터다.

탕 안 가득 채워진 온천수를 바라보며 흐뭇한 표정을 짓는 김정은 위원장.

이내 물이 흘러나오는 수도관 앞에 멈춰 서서 이곳을 온천 휴양지의 대표로 삼으라고 지시했다.

[북한 기록영화 ‘인민을 위한 헌신의 2018년’ : "나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의 풍부한 온천들을 다양하게 개발 ,이용하기 위한 문제를 두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왔소. 이번에 본보기를 하나 잘 꾸리고 전국 각지에 있는 온천장들도 다 일신하자는 것이 당의 구상이고 결심이오."]

이어 건설장엔 대형 종합설계도가 들어섰고, 김정은 위원장은 다시 한 번 현장을 찾아 건설을 독려했다.

온천 지구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기대가 높아질수록 건설에 필요한 자재들도 늘어갔다.

["발파! (발파!)"]

건설 원자재를 채굴하고 가공하는 기업소들이 덩달아 바빠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

그중에서도 상원시멘트기업소는 24시간 가동으로 증산에 나섰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8월, 목표했던 기간 안에 양덕군 온천관광지구로의 시멘트 수송을 마친 것이다.

[윤성철/상원 시멘트연합기업소 기사장 : "우리는 오늘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동지께서 우리 인민들에게 보다 유효하고 문명한 생활을 안겨주시기 위하여 직접 발기하신 양덕구 온천 관광지구 건설장에 필요한 시멘트를 전량 생산하여 이렇게 떠나보내게 됩니다."]

그밖에도 유리, 타일, 페인트 등 최근 북한에서 가장 활발하게 가동되고 있는 공장 대부분이 건설 자재 생산 공장이다.

이는 건설을 경제의 큰 축으로 삼고 있는 북한 당국의 정책과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정은이/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 "최근에 북한의 기업소들을 개별적으로 조사를 해보면 잘 돌아가는 공장과 잘 돌아가지 않는 공장들이 있는데 잘 돌아가는 공장들의 공통점은 시장적 수요가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인 거 같아요. 특히 건축과 관련된 자재들 예를 들면 타일이랄지 철근이랄지 이런 자재들을 생산하는 공장기업소들이 잘 돌아가고.."]

[김영희/한국산업은행 남북경협연구단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 정권 들어보면 건설 부분에 대한 투자가 높아요. 올해도 6.6%로 공업이라든가 농업이라든가 수산보다도 훨씬 많이 예산을 편성을 한 것은 그만큼 건설 부문에 북한당국이 돈을 많이 집중하고 있다는 거예요."]

건설, 건축을 통해 지도자의 업적을 쌓는 것은 북한에서 지속돼 온 현상이다.

1950년대, 김일성은 6.25 전쟁 직후 이른바 ‘평양속도’를 구호로 내걸고 폐허가 된 도시 재건에 집중했다.

1970년대 후계자 신분이던 김정일 역시 평양의 건설 사업을 주도하며 창광거리, 광복거리, 통일거리 등 대규모 거리를 조성했다.

[북한 기록영화 ‘위대한 전환의 1970년대’ : "천리마거리, 낙원거리들이 연이어 짧은 기간에 웅장 화려하게 일떠섰으니 1970년대는 우리 민족사에도 인류사에도 일찍이 없었던 일대 융성 번영의 시대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권력에 오름과 동시에 건설 사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집권 첫해인 2012년, 평양 10만 세대 건설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대규모 주택단지, ‘창전거리’

2016년, 당 창건 기념일에 맞춰 완공된 ‘미래과학자거리’는 53층 주상복합아파트 은하로 대표된다.

그리고 2017년, 김일성 생일 105년을 맞아 추진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려명거리까지.

김정은 시대의 건축물들은 평양의 스카이라인을 바꿨다고 할 만큼 화려하고 웅장하게 세워졌다.

그밖에도 마식령 스키장, 평양 국제비행장, 과학기술전당 등 대규모 건설과 리모델링이 추진됐고, 이 모든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으로 자리매김 했다.

[북한기록영화 ‘자력으로 승리 떨쳐온 빛나는 역사’ : "이 땅위에 천지개벽이 눈부신 새 역사를 펼친 건설의 대번영기는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동지의 특출하고 세련된 영도가 안아온 자력갱생의 빛나는 결실입니다."]

[김영희/한국산업은행 남북경협연구단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주민들과 한 약속이 잘 먹고 잘 사는 사회 그다음에 문명국가였는데 전력을 비롯해서 특별히 인프라라든가 이런 것이 없어도 성과를 낼 수가 있고 그걸 가지고 주민들한테 보여주고 그다음에 체제 결속이라든가 주민들로부터 충성이라든가 이런 것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손쉽게 할 수 있는 업적이 될 수가 있어서 아마 여기에 가장 큰 중점을 두는 거 같아요."]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이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직 미완으로 남아 있는 건설현장이 있다.

바로 삼지연군이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 장소이자 김정일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는 삼지연. 2016년, 김정은 위원장은 삼지연군의 개발을 지시하면서도 삼지연이 가지는 의미를 거듭 강조했다.

[북한 기록영화 ‘북변의 전변을 안아오시려’ : "삼지연군은 위대한 장군님의 고향군이며 혁명의 성지입니다. 우리 혁명역사의 제1페이지에 아로새겨진 삼지연군을 혁명의 성지답게 훌륭히 꾸리는 것은 장군님의 전사, 제자들인 우리들의 마땅한 도리입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구상한 삼지연 개발은 정통성 상징 그 이상이었다.

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백두산 영웅 청년 발전소가 건설됐고, 혜산-삼지연 철길 공사도 진행됐다.

한파가 몰아닥친 한겨울에도 돌격대원들은 맨손으로 돌을 나르며 철로 공사에 투입됐다.

그러나 모든 공사를 최종 지휘 감독한 김정은 위원장은 삼지연 개발에 대한 만족감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다.

삼지연군에 세워진 여관과 종합상점들을 돌아보면서 마감이 엉성하다며 질타를 거듭했다.

[북한 기록영화 ‘북변의 전변을 안아오시려’ : "지금 삼지연읍 지구가 거리 형성을 비롯하여 꾸리기를 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 한심해지고 보기 싫게 되었습니다."]

10여 년 전에 건설한 건물들의 색깔이나 바꿔놓는 것을 보고 인민들이 뭐라고 하겠습니까. 정말 양심이 없습니다.

이후 돌격대는 물론 군인까지 총동원한 개발 사업.

삼지연엔 살림집은 물론 군 경기장, 공장과 병원까지 모든 것이 새롭게 건설됐다.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도 2018년에만 7차례나 삼지연군을 찾아 개발을 독려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마침내 북한당국은 삼지연군의 개발 모습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아직은 미완성이지만 형형색색 들어선 각종 건물들과 깨끗하고 넓게 포장된 도로.

그리고 큰 만족감을 표지하는 김정은 위원장.

[10월 16일, 조선중앙TV : "마침내 하늘 아래 첫 동네가 인민의 이상향, 산간의 이상 도시로 눈부시게 솟아올랐습니다."]

전문가들은 새롭게 공개된 삼지연의 모습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당국의 건설 사업이 주택이나 아파트 등 내부 건축에서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으로 옮겨 왔다고 분석한다.

[정은이/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 "개발도상국 같은 경우는 많은 그런 투자를 하지 않고도 소득을 얻을 수 있는 분야가 바로 관광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관광에 주목한 거 같습니다."]

지금은 제재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 실제로 계약이 맺어진 건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중국의 대북 투자가들의 투자 동향을 살펴보면 최근에는 호텔에 투자하고 싶은 그런 중국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늘어났습니다.

실제 북한은 삼지연군 개발 외에도 원산-갈마 해안지구로 대표되는 대규모 관광지 건설에도 총력을 다 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계획하고 선전하는 만큼의 대규모 건설은 지속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자력갱생을 외치며 자재의 국산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대형 건설물들을 건축하기엔 그 한계가 분명 하다는 것.

105층 높이를 자랑하며 평양의 상징물이라 할 수 있는 류경호텔도 30년째 완공되지 못하는 게 북한이 처한 현실이다.

[김영희/한국산업은행 남북경협연구단 선임연구위원 : "그런 것들은 국가재정이 투입되든가 외자 유치가 들어오든가 이래야 하는데 이제는 국가재정도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고 하니까 당연히 외자 유치를 받아서 할 수밖에 없는 상황. 만약에 국가재정으로 하게 되면 그것이 지금 대북제재 속에서 3년이 될지 4년이 될지 5년이 될지 6년이 될지 그 기간은 가늠할 수가 없는 거죠. 아무리 많은 인력을 투자 투입을 한다 하더라도 자금이 들어가서 그것 가지고 원부자재 생산을 해야 되고 이래야 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부분에 있는 거죠."]

[10월 30일, 조선중앙TV : "구장 시멘트 공장이 훌륭히 개건 돼서 준공되었습니다."]

지난 10월 30일, 현대화된 시멘트 공장의 준공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북한당국의 건설 사업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한 북한 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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