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스민에 웃고 울고…“인재 영입 어렵네”

입력 2019.11.04 (08:08) 수정 2019.11.04 (09:2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필리핀 출신, 다문화 전문가, 최초의 귀화 국회의원.

19대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소속으로 활동했던 이자스민 전 의원이 정의당에 입당했습니다.

보수에서 진보 정당으로 방향을 튼 이 전 의원의 파격 입당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작품으로 전해집니다.

심 대표와 이 전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함께 일하며 친분을 쌓았습니다.

그 때의 인연이 이번 입당을 성사시킨 배경이 됐단 후문입니다.

이 전 의원 영입으로 정의당은 일단 '다문화 어젠다' 선점엔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정, 즉 이주민은 2백 만 명이 넘습니다.

거대 양당에서는 뒤늦은 후회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민주당이 먼저 이런 생각을 못한 게 안타깝다"고 밝혔고,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우리와 함께 했지만 미처 잊고 있던 소중한 인재들을 다시 둘러봐야 한다"고 자성했습니다.

양당 모두 아쉬움을 보였지만 더 곤혹스런 쪽은 이래 저래 내홍을 겪는 자유한국당입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인 건 지난 2월 황교안 대표 취임 직후였습니다.

황 대표는 “이길 수 있는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며 인재영입위원회부터 꾸렸습니다.

전국 당협위원장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인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것도 이 즈음입니다.

하지만 8개월여 만에 나온 결과물은 시작부터 파열음을 냈습니다.

1호 영입으로 내세운 박찬주 전 육군 대장에 이어 이번엔 청년 몫의 영입 인사가 논란입니다.

[백경훈/'청사진' 공동대표/지난달 31일 : "청년들에게 미래 세대에게 공정한 그라운드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작은 역할이라도 맡아서 동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백 대표가 신보라 최고위원과 같은 단체 출신에 신 최고위원 보좌진 남편으로 확인되면서 인재가 아닌 '인맥 영입'이냐는 논란이 추가됐습니다.

신 최고위원은 어떤 역할도 안 했다고 해명했지만, 백 대표가 3년 전 입당한 이력도 드러나 '영입'이란 표현이 무색해 졌습니다.

한국당이 내세운 인재 명단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고맙다”(박용진 의원)는 평이 나왔고, 박지원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복은 타고난 것 같다”는 역설적인 칭찬을 덧붙였습니다.

자유한국당 내부서도 공개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홍준표 전 대표는 "한국당의 헛발질이 계속돼 답답하다"며, "정치 초년생(황대표) 밑에서 딸랑거리면서 국회의원이 한 번 더 하고 싶나"며 황 대표와 친박계를 우회적으로 겨냥했습니다.

사흘 전 색소폰 연주 영상을 선보이며 여유를 보이던 황 대표, 쏟아지는 당내 비판에 내부 총질을 그만하라며 단속에 나섰습니다.

[황교안/한국당 대표 : "싸우다 보면 이길 수도 있고, 실수할 수도 있죠? 여러분 이길 때만 박수 치고, 실수한다고 뒤에서 총질할 겁니까?"]

민주당도 인재 영입을 둘러싼 당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총선 공천을 앞두고 오늘부터 현역 의원 평가에 들어갑니다.

평가 결과 하위 20% 에 해당되는 의원들에겐 공천에서 감점을 주겠단 건데요,

이 '하위 20%'를 추릴 때 전체 의원 수에서 불출마자를 빼고 계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 전체 의원 128명 가운데 23명 정도가 하위 평가로 교체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져, 현역 의원들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조국 사태 이후 지도부 책임론 등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고강도 인적 쇄신으로 돌파하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 "선거가 다섯달밖에 안남았는데 지도부가 여기서 물러나라면 선거 포기하라는 얘기지 그게 합리적인 주장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번 총선 못이기면 나라 전체가 어려워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치권의 인재 영입이 시작되면 자주 거론되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중국의 고전 ‘삼국지’에서 유비가 제갈공명을 영입하기 위해 세 번이나 찾아가 결국 마음을 되돌렸다는 삼고초려(三顧草廬) 고사는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유비가 제갈공명을 만날 때 목욕 재계하고 예의를 갖췄다는 일화도 함께 회자됩니다.

그만큼 정성을 들이는 이유는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것이 순조롭게 돌아가기 때문이겠죠, 한국당은 이번 주로 예정하던 2차 영입 인사 발표 재검토에 들어갔습니다.

민주당도 현역 의원 평가를 거쳐 이달 중 영입 대상자 발표를 준비중입니다.

'인사가 만사’라는 동서고금의 진리가 조국 정국을 지나 정치권 총선 정국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자스민에 웃고 울고…“인재 영입 어렵네”
    • 입력 2019-11-04 08:10:47
    • 수정2019-11-04 09:29:46
    아침뉴스타임
필리핀 출신, 다문화 전문가, 최초의 귀화 국회의원.

19대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소속으로 활동했던 이자스민 전 의원이 정의당에 입당했습니다.

보수에서 진보 정당으로 방향을 튼 이 전 의원의 파격 입당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작품으로 전해집니다.

심 대표와 이 전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함께 일하며 친분을 쌓았습니다.

그 때의 인연이 이번 입당을 성사시킨 배경이 됐단 후문입니다.

이 전 의원 영입으로 정의당은 일단 '다문화 어젠다' 선점엔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정, 즉 이주민은 2백 만 명이 넘습니다.

거대 양당에서는 뒤늦은 후회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민주당이 먼저 이런 생각을 못한 게 안타깝다"고 밝혔고,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우리와 함께 했지만 미처 잊고 있던 소중한 인재들을 다시 둘러봐야 한다"고 자성했습니다.

양당 모두 아쉬움을 보였지만 더 곤혹스런 쪽은 이래 저래 내홍을 겪는 자유한국당입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인 건 지난 2월 황교안 대표 취임 직후였습니다.

황 대표는 “이길 수 있는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며 인재영입위원회부터 꾸렸습니다.

전국 당협위원장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인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것도 이 즈음입니다.

하지만 8개월여 만에 나온 결과물은 시작부터 파열음을 냈습니다.

1호 영입으로 내세운 박찬주 전 육군 대장에 이어 이번엔 청년 몫의 영입 인사가 논란입니다.

[백경훈/'청사진' 공동대표/지난달 31일 : "청년들에게 미래 세대에게 공정한 그라운드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작은 역할이라도 맡아서 동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백 대표가 신보라 최고위원과 같은 단체 출신에 신 최고위원 보좌진 남편으로 확인되면서 인재가 아닌 '인맥 영입'이냐는 논란이 추가됐습니다.

신 최고위원은 어떤 역할도 안 했다고 해명했지만, 백 대표가 3년 전 입당한 이력도 드러나 '영입'이란 표현이 무색해 졌습니다.

한국당이 내세운 인재 명단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고맙다”(박용진 의원)는 평이 나왔고, 박지원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복은 타고난 것 같다”는 역설적인 칭찬을 덧붙였습니다.

자유한국당 내부서도 공개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홍준표 전 대표는 "한국당의 헛발질이 계속돼 답답하다"며, "정치 초년생(황대표) 밑에서 딸랑거리면서 국회의원이 한 번 더 하고 싶나"며 황 대표와 친박계를 우회적으로 겨냥했습니다.

사흘 전 색소폰 연주 영상을 선보이며 여유를 보이던 황 대표, 쏟아지는 당내 비판에 내부 총질을 그만하라며 단속에 나섰습니다.

[황교안/한국당 대표 : "싸우다 보면 이길 수도 있고, 실수할 수도 있죠? 여러분 이길 때만 박수 치고, 실수한다고 뒤에서 총질할 겁니까?"]

민주당도 인재 영입을 둘러싼 당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총선 공천을 앞두고 오늘부터 현역 의원 평가에 들어갑니다.

평가 결과 하위 20% 에 해당되는 의원들에겐 공천에서 감점을 주겠단 건데요,

이 '하위 20%'를 추릴 때 전체 의원 수에서 불출마자를 빼고 계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 전체 의원 128명 가운데 23명 정도가 하위 평가로 교체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져, 현역 의원들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조국 사태 이후 지도부 책임론 등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고강도 인적 쇄신으로 돌파하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 "선거가 다섯달밖에 안남았는데 지도부가 여기서 물러나라면 선거 포기하라는 얘기지 그게 합리적인 주장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번 총선 못이기면 나라 전체가 어려워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치권의 인재 영입이 시작되면 자주 거론되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중국의 고전 ‘삼국지’에서 유비가 제갈공명을 영입하기 위해 세 번이나 찾아가 결국 마음을 되돌렸다는 삼고초려(三顧草廬) 고사는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유비가 제갈공명을 만날 때 목욕 재계하고 예의를 갖췄다는 일화도 함께 회자됩니다.

그만큼 정성을 들이는 이유는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것이 순조롭게 돌아가기 때문이겠죠, 한국당은 이번 주로 예정하던 2차 영입 인사 발표 재검토에 들어갔습니다.

민주당도 현역 의원 평가를 거쳐 이달 중 영입 대상자 발표를 준비중입니다.

'인사가 만사’라는 동서고금의 진리가 조국 정국을 지나 정치권 총선 정국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