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FTA ‘RCEP(알셉)’ 타결…11개월 추락한 수출, 살아날까?

입력 2019.11.04 (23:12) 수정 2019.11.05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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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자유무역 암흑기에 ‘메가 FTA’ 타결 의미”
아세안은 29.2세…“젊은 시장 열린다”
전자상거래-지식재산권 보강…“한류 콘텐츠 안정적 확산”
인도 빠져 불완전…농산물 피해 우려도

7년 만에 드디어 타결된 RCEP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인도와 호주 뉴질랜드가 포함된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국가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포함됩니다. GDP와 교역량도 각각 세계의 3분의 1입니다. 자유 무역을 확산시키기 위한 RCEP은 이 지역 국가들의 오랜 숙원이었습니다. 오랜 진통 끝에 11월 4일 방콕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침내 타결됐습니다.

트럼프-시진핑의 자유무역 암흑기에...

이번 타결에 '다행이다'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미·중 무역갈등 등 자유무역이 퇴보하는 시기에 '메가 FTA'가 타결됐고 한국이 동참한다는 점은 다행스럽다는 것입니다. 또, 일본이나 중국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무역 제재를 시도할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안전판을 하나 더 확보했다는 것도 나름의 성과입니다.

아세안 중위연령 29.2세…기존 FTA 보강해 젊은 시장 연다

정부가 주목하는 것은 아세안 시장입니다. 2017년 UN 자료를 보면 아세안 국가 중위 나이는 29.2세에 불과해 한국 40.8세에 비해 11살 이상 어립니다. 인구가 젊다는 것은 시장이 커지고 있고, 한국 기업이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아세안 지역에는 한류 콘텐츠 수출도 활발합니다. 이미 아세안 각국과 FTA가 체결돼 있지만, 이번 RCEP을 통해서 지적 재산권과 전자상거래 부분이 보강됐습니다. 당국은 안정적인 한류 콘텐츠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나의 제품을 생산하면서 여러 국가를 거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들이 아세안과 중국 등 RCEP 회원국 곳곳에 생산 거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관세 부과에 애매한 점이 있던 이런 기업이 생산한 제품 역시 RCEP을 통해 특혜 관세의 적용 대상이 됐습니다.

한계도 분명…"곡물과 채소 등에 영향 가능성"

하지만 한계점도 분명합니다. 일본이 주도하는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비해 낮은 수준의 무역 자유화라는 점과, 중국에 이은 대국인 인도가 협정문 타결 선언에서 빠진 점이 그렇습니다. 인도는 자국 내의 여론 동향을 살피면서 관세 인하에 미온적입니다. 내년으로 예정된 최종 서명 전에 인도를 끌어들일 방안이 필요합니다.

또, 관세철폐 확대로 국내 산업과 농가에 피해가 없는지도 정부가 세심히 살펴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2017년 2월 '포스트-FTA 농업통상 현안 대응 방안'에서 "RCEP 협상이 타결될 경우 율무, 고구마, 녹두, 팥과 같은 곡물류와 배추, 당근 등과 같은 과채 채소류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사과, 배, 복숭아, 감, 감귤과 같은 품목은 검역으로 수입이 제한되고 있지만, 향후 RCEP 협상 타결이 검역에 영향을 주게 되면 과일류의 영향도 클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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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대 FTA ‘RCEP(알셉)’ 타결…11개월 추락한 수출, 살아날까?
    • 입력 2019-11-04 23:12:09
    • 수정2019-11-05 05:54:13
    취재K
“자유무역 암흑기에 ‘메가 FTA’ 타결 의미”<br />아세안은 29.2세…“젊은 시장 열린다”<br />전자상거래-지식재산권 보강…“한류 콘텐츠 안정적 확산”<br />인도 빠져 불완전…농산물 피해 우려도
7년 만에 드디어 타결된 RCEP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인도와 호주 뉴질랜드가 포함된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국가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포함됩니다. GDP와 교역량도 각각 세계의 3분의 1입니다. 자유 무역을 확산시키기 위한 RCEP은 이 지역 국가들의 오랜 숙원이었습니다. 오랜 진통 끝에 11월 4일 방콕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침내 타결됐습니다.

트럼프-시진핑의 자유무역 암흑기에...

이번 타결에 '다행이다'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미·중 무역갈등 등 자유무역이 퇴보하는 시기에 '메가 FTA'가 타결됐고 한국이 동참한다는 점은 다행스럽다는 것입니다. 또, 일본이나 중국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무역 제재를 시도할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안전판을 하나 더 확보했다는 것도 나름의 성과입니다.

아세안 중위연령 29.2세…기존 FTA 보강해 젊은 시장 연다

정부가 주목하는 것은 아세안 시장입니다. 2017년 UN 자료를 보면 아세안 국가 중위 나이는 29.2세에 불과해 한국 40.8세에 비해 11살 이상 어립니다. 인구가 젊다는 것은 시장이 커지고 있고, 한국 기업이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아세안 지역에는 한류 콘텐츠 수출도 활발합니다. 이미 아세안 각국과 FTA가 체결돼 있지만, 이번 RCEP을 통해서 지적 재산권과 전자상거래 부분이 보강됐습니다. 당국은 안정적인 한류 콘텐츠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나의 제품을 생산하면서 여러 국가를 거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들이 아세안과 중국 등 RCEP 회원국 곳곳에 생산 거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관세 부과에 애매한 점이 있던 이런 기업이 생산한 제품 역시 RCEP을 통해 특혜 관세의 적용 대상이 됐습니다.

한계도 분명…"곡물과 채소 등에 영향 가능성"

하지만 한계점도 분명합니다. 일본이 주도하는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비해 낮은 수준의 무역 자유화라는 점과, 중국에 이은 대국인 인도가 협정문 타결 선언에서 빠진 점이 그렇습니다. 인도는 자국 내의 여론 동향을 살피면서 관세 인하에 미온적입니다. 내년으로 예정된 최종 서명 전에 인도를 끌어들일 방안이 필요합니다.

또, 관세철폐 확대로 국내 산업과 농가에 피해가 없는지도 정부가 세심히 살펴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2017년 2월 '포스트-FTA 농업통상 현안 대응 방안'에서 "RCEP 협상이 타결될 경우 율무, 고구마, 녹두, 팥과 같은 곡물류와 배추, 당근 등과 같은 과채 채소류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사과, 배, 복숭아, 감, 감귤과 같은 품목은 검역으로 수입이 제한되고 있지만, 향후 RCEP 협상 타결이 검역에 영향을 주게 되면 과일류의 영향도 클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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