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여심야심] 보수정당의 ‘박찬주 쟁탈전’…정녕 ‘갑질’은 없었나?
입력 2019.11.05 (18:00) 수정 2019.11.05 (18:16) 여심야심
[여심야심] 보수정당의 ‘박찬주 쟁탈전’…정녕 ‘갑질’은 없었나?
어제(4일) 하루 종일 화제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 있습니다. '공관병 갑질 의혹'에 휩싸여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지 2년 만에 다시 검색사이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바로 박찬주 전 육군 대장입니다.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1차 영입 인재'로 거론됐다가 보류됐는데, 억울함을 해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가 되레 화를 키웠습니다. 바로 "군인권센터 소장은 삼청교육대 교육을 받아야 한다" "감을 따는 건 공관병의 임무가 맞다" "아들의 공관 파티는 사회 통념상 이해해줘야 한다"는 발언들 때문입니다.

박 전 대장은 '갑질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을 이어갔습니다. "썩은 과일을 정리하는 과정에 옷에 곰팡이가 묻었는데 그걸 던졌다고 (모함)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공관병 생일 파티도 열어줬다"며 "부모가 자식 나무라듯이 한 게 갑질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이 주장, 어디까지가 사실일까요?

'갑질' 없었다?…공소장엔 '폭행 5회, 감금 1회'


한국당은 당초 '무리한 적폐수사의 희생양'이자 '안보 문제 전문가'로 박 전 대장을 영입하려고 했습니다. '갑질 의혹'에 대해선 이미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별건 수사'로 볼 수 있는 후배 인사 챙겨주기와 180만 원 상당의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지만 2심에서 대부분 무죄 판단을 받았다는 이유에섭니다.

그렇다면 과연 '갑질'은 없었을까요? KBS는 박 전 대장의 불기소 결정서와 박 전 대장 부인의 공소장을 살펴봤습니다.

이 서류에는 박 전 대장 부부의 부적절한 행동들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습니다. 모과 100개를 썰어 모과청을 만들게 하고, 감을 따서 곶감을 만들게 한 혐의, 자녀의 옷을 세탁하고 바비큐 파티 시중을 들게 한 혐의, 자녀의 운전기사 노릇을 하게 혐의, 과도하게 질책하고 노동을 강요한 혐의 등입니다.

하지만 검찰은 "일부 부적절한 행위는 있었다 해도 박 전 대장을 법리상 처벌하기가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비록 이런 사실이 있었다고 해도 직권남용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직권남용이란 직무권한 범위 내에서 그 권한을 남용하는 것인데 모과청과 곶감을 만들라는 것은 권한 범위 내에 있는 업무가 아니라고 봤습니다. 덧붙여, "다소 부당한 것으로 보일 여지는 있지만, 현역군인의 신분, 공관병의 임무 등을 고려할 때 군형법상의 '가혹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박 전 대장 부인 전 모 씨의 공소장은 다릅니다. 검찰은 군형법과 직권남용, 가혹 행위 등으로 처벌할 수 없는 행위들을 폭행과 감금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공관병에게 "썩은 토마토는 너나 먹으라"며 집어 던지고, 음식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물을 얼굴에 뿌린 혐의, 아들에게 부침개를 챙겨주지 않았다며 부침개가 든 봉지를 얼굴에 던지고, 화초가 냉해를 입었다며 공관병을 한 시간 동안 발코니에 감금한 혐의가 모두 포함됐습니다.

1심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지만, 검찰 수사결과로 볼 때 '갑질은 없었고 모함을 받았다'는 박 전 대장의 주장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박찬주 쟁탈전' 나선 우리공화당


기자회견 직후, 한국당 내부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5공화국 시대에나 어울리는 인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어젯밤 KBS와의 통화에서 "여론이 좋지 않아 당에 부담이 되니 인재 영입 철회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했고, 나경원 원내대표도 오늘(5일) 아침 "국민 공감 능력이 좀 떨어지시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당이 여론의 눈치를 보는 와중에 우리공화당이 나섰습니다. 우리공화당 홍문종 공동대표는 어젯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박찬주 대장을 우리공화당으로 모시게 됐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습니다. 우리공화당 영입 제의에 박 전 대장이 동의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박 전 대장의 말은 달랐습니다. 박 전 대장은 KBS와 통화에서 "우리공화당은 제 '마음의 고향'으로 오래전부터 입당 권유를 받아왔다"며 "홍 대표와 덕담 차원에서 오고 간 대화가 확대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만큼은 한국당에서 출마하려고 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보수진영 안팎에선 박 전 대장 논란을 이용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홍 대표의 '계산된 해프닝'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쇄신론 고개 드는 한국당


'조국 사태' 표창장 논란, 패스트트랙 공천가산점에 이어 인재영입 잡음까지, 지도부의 잇따른 자책골 때문일까요? 한국당에선 쇄신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김태흠 의원은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영남권과 서울 강남 3구 등 3선 이상 의원, 전·현직 당 지도부는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하거나 용퇴해 달라"고 포문을 열었습니다. 한국당 초선 의원들도 이런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모레(7일) 오전 모여서 의견을 나누기로 했습니다.

이런 식의 인재영입은 안 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김세연 의원은 페이스북에 "박 전 대장은 비례대표뿐 아니라 지역구 공천도 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논란이 새롭고 훌륭한 인재 영입을 가로막지 않도록 당 지도부가 조속히 사안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장제원 의원도 "한국당이 지지층만 바라보는 폐쇄적인 모습을 탈피해야 한다"며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과거형 인재가 아니라 외연 확장을 위한 미래형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 목소리들이 당내에서 얼마나 큰 힘을 얻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쇄신론에 대해 한 중진 의원은 "다른 사람에게 결사대에 지원하라면서 자기는 빠지겠다는 것 아니냐?"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쇄신의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아무도 쇄신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는 한국당, "우리 당엔 왜 (불출마선언을 한) 이철희, 표창원이 없느냐"는 자조 섞인 푸념까지 나옵니다. 당 지도부는 5개월 남은 총선까지 이 상황을 어떻게 뚫고 갈까요?
  • [여심야심] 보수정당의 ‘박찬주 쟁탈전’…정녕 ‘갑질’은 없었나?
    • 입력 2019.11.05 (18:00)
    • 수정 2019.11.05 (18:16)
    여심야심
[여심야심] 보수정당의 ‘박찬주 쟁탈전’…정녕 ‘갑질’은 없었나?
어제(4일) 하루 종일 화제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 있습니다. '공관병 갑질 의혹'에 휩싸여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지 2년 만에 다시 검색사이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바로 박찬주 전 육군 대장입니다.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1차 영입 인재'로 거론됐다가 보류됐는데, 억울함을 해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가 되레 화를 키웠습니다. 바로 "군인권센터 소장은 삼청교육대 교육을 받아야 한다" "감을 따는 건 공관병의 임무가 맞다" "아들의 공관 파티는 사회 통념상 이해해줘야 한다"는 발언들 때문입니다.

박 전 대장은 '갑질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을 이어갔습니다. "썩은 과일을 정리하는 과정에 옷에 곰팡이가 묻었는데 그걸 던졌다고 (모함)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공관병 생일 파티도 열어줬다"며 "부모가 자식 나무라듯이 한 게 갑질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이 주장, 어디까지가 사실일까요?

'갑질' 없었다?…공소장엔 '폭행 5회, 감금 1회'


한국당은 당초 '무리한 적폐수사의 희생양'이자 '안보 문제 전문가'로 박 전 대장을 영입하려고 했습니다. '갑질 의혹'에 대해선 이미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별건 수사'로 볼 수 있는 후배 인사 챙겨주기와 180만 원 상당의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지만 2심에서 대부분 무죄 판단을 받았다는 이유에섭니다.

그렇다면 과연 '갑질'은 없었을까요? KBS는 박 전 대장의 불기소 결정서와 박 전 대장 부인의 공소장을 살펴봤습니다.

이 서류에는 박 전 대장 부부의 부적절한 행동들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습니다. 모과 100개를 썰어 모과청을 만들게 하고, 감을 따서 곶감을 만들게 한 혐의, 자녀의 옷을 세탁하고 바비큐 파티 시중을 들게 한 혐의, 자녀의 운전기사 노릇을 하게 혐의, 과도하게 질책하고 노동을 강요한 혐의 등입니다.

하지만 검찰은 "일부 부적절한 행위는 있었다 해도 박 전 대장을 법리상 처벌하기가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비록 이런 사실이 있었다고 해도 직권남용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직권남용이란 직무권한 범위 내에서 그 권한을 남용하는 것인데 모과청과 곶감을 만들라는 것은 권한 범위 내에 있는 업무가 아니라고 봤습니다. 덧붙여, "다소 부당한 것으로 보일 여지는 있지만, 현역군인의 신분, 공관병의 임무 등을 고려할 때 군형법상의 '가혹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박 전 대장 부인 전 모 씨의 공소장은 다릅니다. 검찰은 군형법과 직권남용, 가혹 행위 등으로 처벌할 수 없는 행위들을 폭행과 감금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공관병에게 "썩은 토마토는 너나 먹으라"며 집어 던지고, 음식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물을 얼굴에 뿌린 혐의, 아들에게 부침개를 챙겨주지 않았다며 부침개가 든 봉지를 얼굴에 던지고, 화초가 냉해를 입었다며 공관병을 한 시간 동안 발코니에 감금한 혐의가 모두 포함됐습니다.

1심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지만, 검찰 수사결과로 볼 때 '갑질은 없었고 모함을 받았다'는 박 전 대장의 주장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박찬주 쟁탈전' 나선 우리공화당


기자회견 직후, 한국당 내부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5공화국 시대에나 어울리는 인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어젯밤 KBS와의 통화에서 "여론이 좋지 않아 당에 부담이 되니 인재 영입 철회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했고, 나경원 원내대표도 오늘(5일) 아침 "국민 공감 능력이 좀 떨어지시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당이 여론의 눈치를 보는 와중에 우리공화당이 나섰습니다. 우리공화당 홍문종 공동대표는 어젯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박찬주 대장을 우리공화당으로 모시게 됐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습니다. 우리공화당 영입 제의에 박 전 대장이 동의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박 전 대장의 말은 달랐습니다. 박 전 대장은 KBS와 통화에서 "우리공화당은 제 '마음의 고향'으로 오래전부터 입당 권유를 받아왔다"며 "홍 대표와 덕담 차원에서 오고 간 대화가 확대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만큼은 한국당에서 출마하려고 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보수진영 안팎에선 박 전 대장 논란을 이용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홍 대표의 '계산된 해프닝'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쇄신론 고개 드는 한국당


'조국 사태' 표창장 논란, 패스트트랙 공천가산점에 이어 인재영입 잡음까지, 지도부의 잇따른 자책골 때문일까요? 한국당에선 쇄신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김태흠 의원은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영남권과 서울 강남 3구 등 3선 이상 의원, 전·현직 당 지도부는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하거나 용퇴해 달라"고 포문을 열었습니다. 한국당 초선 의원들도 이런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모레(7일) 오전 모여서 의견을 나누기로 했습니다.

이런 식의 인재영입은 안 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김세연 의원은 페이스북에 "박 전 대장은 비례대표뿐 아니라 지역구 공천도 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논란이 새롭고 훌륭한 인재 영입을 가로막지 않도록 당 지도부가 조속히 사안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장제원 의원도 "한국당이 지지층만 바라보는 폐쇄적인 모습을 탈피해야 한다"며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과거형 인재가 아니라 외연 확장을 위한 미래형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 목소리들이 당내에서 얼마나 큰 힘을 얻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쇄신론에 대해 한 중진 의원은 "다른 사람에게 결사대에 지원하라면서 자기는 빠지겠다는 것 아니냐?"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쇄신의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아무도 쇄신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는 한국당, "우리 당엔 왜 (불출마선언을 한) 이철희, 표창원이 없느냐"는 자조 섞인 푸념까지 나옵니다. 당 지도부는 5개월 남은 총선까지 이 상황을 어떻게 뚫고 갈까요?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

    현재 KBS사이트 회원계정의 댓글서비스 로그인 연동기능을 점검중입니다. 불편하시더라도 SNS 계정으로 로그인하신 후 댓글 작성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