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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야심] “당신부터 불출마”…폭탄 돌리기 된 ‘용퇴론’
입력 2019.11.06 (18:52) 여심야심
[여심야심] “당신부터 불출마”…폭탄 돌리기 된 ‘용퇴론’
질문하는 기자도, 대답하는 국회의원도 머쓱해진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불출마하라는 당내 요구 있는데, 입장이 어떠신지요?" 친박계로 분류되는 재선의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이 5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당 강세 지역 3선 이상 의원들의 내년 총선 불출마를 촉구했습니다. 이 기자회견으로 졸지에 '용퇴' 대상이 된 의원들에게 저 질문을 했습니다. "인적 쇄신은 필요하지만...(불출마에 대해선)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최근 며칠 간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영입 문제로, 뒤숭숭해진 한국당. 이번에는 '용퇴론'으로 시끌시끌합니다. 김태흠 의원이 '인적 쇄신'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곧이어 초선 의원 모임이 예고된 데 이어, 6일엔 유민봉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유 의원의 기자회견 30분 뒤 황교안 대표의 인적 쇄신과 보수통합에 대한 기자간담회가 열렸습니다. 동시다발적으로 인적 쇄신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데, 의원들의 속내는 복잡합니다.


■ "누가 나가라 마라야!"…초·재선 중엔 용퇴할 사람 없겠어?"

김태흠 의원이 용퇴 대상으로 지목한 영남권과 강남 3구 3선 이상 의원은 16명. 이들 중 일부 의원들에게 입장을 물었습니다. 인적 쇄신의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했지만, 인위적 '물갈이'에는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습니다.

3선인 A의원은 선거 때만 되면 물갈이 얘기가 나오는데, 정치에서 조심해야 할 건 획일성과 경직성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획일적으로 3선, 4선 이상을 물갈이 대상으로 자르는 건 정치 유연성을 없애고,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4선인 B의원도 취지는 공감하지만, 그 방법은 동의할 수 없다, 공천은 유권자와 당원들의 몫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자의적으로, 또는 몇 사람이 결정하는 공천은 절대로 적합하지 않다며 상향식 공천 시스템과 경선 제도를 강조했습니다. 특정인이 "너 나가"라고 하는 건 민주적이지 않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용퇴론을 제기한 김태흠 의원을 향한 불쾌감을 드러낸 의원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4선인 C의원은 김 의원 본인은 불출마 선언을 안 하면서 왜 다른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냐며, 왜 중진 의원에게만 쇄신을 강요하느냐고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또 3선인 D의원은 초·재선 의원 중에는 용퇴할 사람이 없겠냐고 반문했습니다. 4선의 김정훈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공개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습니다. 김 의원은 기준 없이 특정 지역만 거론한 것도 문제이고, 감정 생기게 누가 '나가라 마라.' 할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불출마할 사람은 불출마하고, 험지 갈 사람은 가고, 그래도 안 되면 공천 절차에 따라 교체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김태흠 의원이 용퇴를 촉구한 대상에는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있는 영남권 원외 인사도 포함됐는데,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등이 거론됩니다. 이에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친박계를 정면 공격하는 것으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홍 전 대표는 20대 국회의원 공천을 앞두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진실한 친박' 한마디에 '진박 감별사'가 등장하고 '십상시' 정치를 했다고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또다시 공천의 계절이 왔고, 이제 친박에서 말을 갈아탄 그들이 개혁을 포장해서 벌이는 '정치 쇼'를 또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내가 '불출마'할 수 없는 이유는 말입니다"

드물지만 '3선 용퇴론'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의원도 있습니다. 3선의 E 의원은 선출직 기준을 '같은 지역 3선 연임 불출마'로 제한하는 제도를 제안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언젠가 공개 발언할 생각이라며, 불출마에 대한 나름의 소신이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의원은 이런저런 이유로 불출마 불가론을 폈는데 그들이 말한 사정은 이렇습니다. F의원은 자신이 20대 국회 초반, 건강상의 이유로 일을 제대로 못 했는데, 그런 만큼 꼭 내년 총선에 출마해서 일을 더 하라는 지역구 주민들의 요구가 있다고 했습니다. 지역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깁니다. G의원은 본인은 불출마해도 상관은 없다면서, 다만 지역구 인물난이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지역구에서는 웬만한 유명세로는 당선이 어려운데,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겁니다. 또 중진은 4선 의원 이상을 의미한다며, 3선이 아닌 '4선 용퇴론'을 주장한 3선 의원도 있었습니다.

취재에 응한 상당수 의원들은 '용퇴론'을 제기한 "김태흠 의원부터 불출마 선언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불출마 의사가 있는지, 김 의원에게도 물었습니다. 돌아온 답은 "중진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나도 당장 그만두고 싶지만 지역구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자칫 의석을 잃어버릴 수 있다"였습니다.

■ '불출마 선언' 도미노 될까, 다음은 누구?

'용퇴론'으로 당이 술렁이는 중에, 국회에서는 초선 비례대표인 유민봉 의원의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앞서 유 의원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후, 페이스북에 불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6일 기자회견은 공식적인 불출마 선언으로, 발언의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라고 유 의원은 설명했습니다. 유 의원을 시작으로 지금껏 거론되지 않은 인물들의 불출마 선언 도미노가 있을지 관심입니다.

유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내가 당선돼 당에 한 석을 더하는 것보다, 내가 희생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그 길을 가는 것이 당을 위한 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보다 정치 경험이 풍부하고 정치력이 큰 선배 여러분이 나서준다면 국민의 지지를 얻는 데 더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김태흠 의원이 제안한 '용퇴론'에 대해서는 그분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한다면 훌륭한 결단이라고 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다른 의원들의 불출마를 독려하는 것으로도 읽힙니다.

아직까지 유 의원에 이은 '2호 불출마' 움직임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지방선거 패배 직후 불출마 의사 내지, 불출마 가능성을 내비친 의원들은 여럿 있습니다. 당시, 6선의 김무성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사실상의 공식 선언입니다. 김정훈 의원은 지난해 페이스북에서 "적절한 시기에 책임 있는 정치적 입장을 밝히겠다"며 불출마 가능성을 나타냈고, 6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서도 "이번 정기국회가 끝난 후 적절한 시기에 신중히 검토하여 책임 있는 정치적 입장을 명확히 밝히겠다"고 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또 초선 윤상직 의원은 당시 성명서를 내고, 보수의 몰락에 대해 책임을 지고자 한다며, 보수 회생의 작은 밀알이 되기 위해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밖에 김순례, 김성태(비례), 성일종, 이은권, 정종섭 의원 등 초선 의원 5인방은 당시, 중진 은퇴를 촉구하는 '정풍 운동'을 벌이며, 자신들의 '조건부 불출마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성일종 의원은 지난해 6월 라디오 TBS와의 인터뷰 중, "보수 정치 실패의 책임을 지고 중진들은 모두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며 "그들이 책임지자고 하면, 초선 5인방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정종섭 의원은 지방선거 패배 후 당 쇄신 논의를 위해 열린 '초선 모임' 비공개회의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치는 말 그대로 살아있는 생물'이란 말이 있는 만큼, 1년도 더 지난 지금 이들 의원의 마음이 그때 그대로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고심 중이다",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바 없다"며, '불출마 약속(?)'에 선을 긋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들 가운데, 2호 불출마 자가 나올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 당 지도부는 헛발질…"민주당 '불출마 쇼' 아니냐" 볼멘소리도

인재 영입에 이어 인적 쇄신을 놓고 당내 심상치 않은 기류가 형성되자, 황교안 대표는 6일 오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했습니다. 그러나 황 대표는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 "국민 뜻에 합당한 인적 쇄신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총선기획단 중심으로 세부 계획을 세울 것"이란 원론적 발언만 되풀이했습니다. 논란이 된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영입 철회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도, 인적 쇄신 방향과 대상에 대한 당 대표로서의 구상을 밝히지도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기자들 사이에서는 '허무한 회견'이었다는 평가마저 나왔습니다.

한국당 지도부가 인적 쇄신에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당 안팎의 비판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이철희, 표창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정치쇼'로 깎아내리면서, 이후 민주당도 중진들의 불출마 움직임이 없는데, 왜 한국당만 문제 삼느냐고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초선 의원들이 7일 오전 모입니다. 김태흠 의원이 제안한 '3선 용퇴론'을 필두로, 당 쇄신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알려졌습니다. 초·재선 의원들은 중진의 솔선수범을, 중진은 초·재선부터, 중간에 낀 3선은 4선 중진부터 불출마를 외치는 이 상황에서, 초선 의원들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여심야심] “당신부터 불출마”…폭탄 돌리기 된 ‘용퇴론’
    • 입력 2019.11.06 (18:52)
    여심야심
[여심야심] “당신부터 불출마”…폭탄 돌리기 된 ‘용퇴론’
질문하는 기자도, 대답하는 국회의원도 머쓱해진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불출마하라는 당내 요구 있는데, 입장이 어떠신지요?" 친박계로 분류되는 재선의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이 5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당 강세 지역 3선 이상 의원들의 내년 총선 불출마를 촉구했습니다. 이 기자회견으로 졸지에 '용퇴' 대상이 된 의원들에게 저 질문을 했습니다. "인적 쇄신은 필요하지만...(불출마에 대해선)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최근 며칠 간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영입 문제로, 뒤숭숭해진 한국당. 이번에는 '용퇴론'으로 시끌시끌합니다. 김태흠 의원이 '인적 쇄신'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곧이어 초선 의원 모임이 예고된 데 이어, 6일엔 유민봉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유 의원의 기자회견 30분 뒤 황교안 대표의 인적 쇄신과 보수통합에 대한 기자간담회가 열렸습니다. 동시다발적으로 인적 쇄신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데, 의원들의 속내는 복잡합니다.


■ "누가 나가라 마라야!"…초·재선 중엔 용퇴할 사람 없겠어?"

김태흠 의원이 용퇴 대상으로 지목한 영남권과 강남 3구 3선 이상 의원은 16명. 이들 중 일부 의원들에게 입장을 물었습니다. 인적 쇄신의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했지만, 인위적 '물갈이'에는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습니다.

3선인 A의원은 선거 때만 되면 물갈이 얘기가 나오는데, 정치에서 조심해야 할 건 획일성과 경직성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획일적으로 3선, 4선 이상을 물갈이 대상으로 자르는 건 정치 유연성을 없애고,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4선인 B의원도 취지는 공감하지만, 그 방법은 동의할 수 없다, 공천은 유권자와 당원들의 몫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자의적으로, 또는 몇 사람이 결정하는 공천은 절대로 적합하지 않다며 상향식 공천 시스템과 경선 제도를 강조했습니다. 특정인이 "너 나가"라고 하는 건 민주적이지 않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용퇴론을 제기한 김태흠 의원을 향한 불쾌감을 드러낸 의원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4선인 C의원은 김 의원 본인은 불출마 선언을 안 하면서 왜 다른 사람에게 나가라고 하냐며, 왜 중진 의원에게만 쇄신을 강요하느냐고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또 3선인 D의원은 초·재선 의원 중에는 용퇴할 사람이 없겠냐고 반문했습니다. 4선의 김정훈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공개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습니다. 김 의원은 기준 없이 특정 지역만 거론한 것도 문제이고, 감정 생기게 누가 '나가라 마라.' 할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불출마할 사람은 불출마하고, 험지 갈 사람은 가고, 그래도 안 되면 공천 절차에 따라 교체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김태흠 의원이 용퇴를 촉구한 대상에는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있는 영남권 원외 인사도 포함됐는데,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등이 거론됩니다. 이에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친박계를 정면 공격하는 것으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홍 전 대표는 20대 국회의원 공천을 앞두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진실한 친박' 한마디에 '진박 감별사'가 등장하고 '십상시' 정치를 했다고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또다시 공천의 계절이 왔고, 이제 친박에서 말을 갈아탄 그들이 개혁을 포장해서 벌이는 '정치 쇼'를 또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내가 '불출마'할 수 없는 이유는 말입니다"

드물지만 '3선 용퇴론'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의원도 있습니다. 3선의 E 의원은 선출직 기준을 '같은 지역 3선 연임 불출마'로 제한하는 제도를 제안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언젠가 공개 발언할 생각이라며, 불출마에 대한 나름의 소신이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의원은 이런저런 이유로 불출마 불가론을 폈는데 그들이 말한 사정은 이렇습니다. F의원은 자신이 20대 국회 초반, 건강상의 이유로 일을 제대로 못 했는데, 그런 만큼 꼭 내년 총선에 출마해서 일을 더 하라는 지역구 주민들의 요구가 있다고 했습니다. 지역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깁니다. G의원은 본인은 불출마해도 상관은 없다면서, 다만 지역구 인물난이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지역구에서는 웬만한 유명세로는 당선이 어려운데,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겁니다. 또 중진은 4선 의원 이상을 의미한다며, 3선이 아닌 '4선 용퇴론'을 주장한 3선 의원도 있었습니다.

취재에 응한 상당수 의원들은 '용퇴론'을 제기한 "김태흠 의원부터 불출마 선언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불출마 의사가 있는지, 김 의원에게도 물었습니다. 돌아온 답은 "중진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나도 당장 그만두고 싶지만 지역구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자칫 의석을 잃어버릴 수 있다"였습니다.

■ '불출마 선언' 도미노 될까, 다음은 누구?

'용퇴론'으로 당이 술렁이는 중에, 국회에서는 초선 비례대표인 유민봉 의원의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앞서 유 의원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후, 페이스북에 불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6일 기자회견은 공식적인 불출마 선언으로, 발언의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라고 유 의원은 설명했습니다. 유 의원을 시작으로 지금껏 거론되지 않은 인물들의 불출마 선언 도미노가 있을지 관심입니다.

유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내가 당선돼 당에 한 석을 더하는 것보다, 내가 희생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그 길을 가는 것이 당을 위한 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보다 정치 경험이 풍부하고 정치력이 큰 선배 여러분이 나서준다면 국민의 지지를 얻는 데 더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김태흠 의원이 제안한 '용퇴론'에 대해서는 그분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한다면 훌륭한 결단이라고 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다른 의원들의 불출마를 독려하는 것으로도 읽힙니다.

아직까지 유 의원에 이은 '2호 불출마' 움직임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지방선거 패배 직후 불출마 의사 내지, 불출마 가능성을 내비친 의원들은 여럿 있습니다. 당시, 6선의 김무성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사실상의 공식 선언입니다. 김정훈 의원은 지난해 페이스북에서 "적절한 시기에 책임 있는 정치적 입장을 밝히겠다"며 불출마 가능성을 나타냈고, 6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서도 "이번 정기국회가 끝난 후 적절한 시기에 신중히 검토하여 책임 있는 정치적 입장을 명확히 밝히겠다"고 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또 초선 윤상직 의원은 당시 성명서를 내고, 보수의 몰락에 대해 책임을 지고자 한다며, 보수 회생의 작은 밀알이 되기 위해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밖에 김순례, 김성태(비례), 성일종, 이은권, 정종섭 의원 등 초선 의원 5인방은 당시, 중진 은퇴를 촉구하는 '정풍 운동'을 벌이며, 자신들의 '조건부 불출마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성일종 의원은 지난해 6월 라디오 TBS와의 인터뷰 중, "보수 정치 실패의 책임을 지고 중진들은 모두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며 "그들이 책임지자고 하면, 초선 5인방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정종섭 의원은 지방선거 패배 후 당 쇄신 논의를 위해 열린 '초선 모임' 비공개회의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치는 말 그대로 살아있는 생물'이란 말이 있는 만큼, 1년도 더 지난 지금 이들 의원의 마음이 그때 그대로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고심 중이다",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바 없다"며, '불출마 약속(?)'에 선을 긋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들 가운데, 2호 불출마 자가 나올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 당 지도부는 헛발질…"민주당 '불출마 쇼' 아니냐" 볼멘소리도

인재 영입에 이어 인적 쇄신을 놓고 당내 심상치 않은 기류가 형성되자, 황교안 대표는 6일 오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했습니다. 그러나 황 대표는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 "국민 뜻에 합당한 인적 쇄신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총선기획단 중심으로 세부 계획을 세울 것"이란 원론적 발언만 되풀이했습니다. 논란이 된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영입 철회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도, 인적 쇄신 방향과 대상에 대한 당 대표로서의 구상을 밝히지도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기자들 사이에서는 '허무한 회견'이었다는 평가마저 나왔습니다.

한국당 지도부가 인적 쇄신에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당 안팎의 비판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이철희, 표창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정치쇼'로 깎아내리면서, 이후 민주당도 중진들의 불출마 움직임이 없는데, 왜 한국당만 문제 삼느냐고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초선 의원들이 7일 오전 모입니다. 김태흠 의원이 제안한 '3선 용퇴론'을 필두로, 당 쇄신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알려졌습니다. 초·재선 의원들은 중진의 솔선수범을, 중진은 초·재선부터, 중간에 낀 3선은 4선 중진부터 불출마를 외치는 이 상황에서, 초선 의원들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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