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기대수명 1.8년 단축…우리나라는?

입력 2019.11.0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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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들어서 '미세먼지 나쁨'인 날이 점차 늘고 있다. 이런 추세는 12월과 1월을 거쳐 겨우내 지속하다가 3월부터 점차 수그러드는 현상을 해마다 반복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과 2월에 서울의 미세먼지(PM2.5) '나쁨'인 날도 20일이 넘어 사흘 가운데 하루는 외출을 자제할 정도로 대기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

미세먼지 흡입 담배 피우는 것과 유사

이처럼 미세먼지에 대한 노출이 증가하면서 단지 호흡기 건강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수명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대기오염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미국 보스턴의 보건영향연구소(Health Effects Institute)에 따르면 미세 먼지를 포함한 대기 오염은 흡연과 유사한 수준으로 기대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조건이 같을 경우 기대 수명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위험 요소는 식생활로 나타났다. 보건영향연구소에 따르면 무엇을 먹는가에 따라 개인의 기대 수명이 2년 8개월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두 번째로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암으로 기대 수명이 2년 4개월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세 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은 약 1년 8개 월정도 기대 수명을 단축해 1년 10개월의 감소 효과를 미치는 흡연과 비슷했다. 조금 단순화시키면 공기가 나쁜 국가에 사는 사람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만큼 기대 수명이 줄어든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마시는 물도 얼마나 위생적인가에 따라 기대 수명에 7개 월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미세먼지, 20개월 기대수명 단축

미세먼지의 농도나 구성 물질은 국가마다 조금씩 달라서 기대 수명에 미치는 영향도 조금씩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미세먼지의 입자 크기를 10 마이크로미터와 2.5 마이크로미터로 구분해 두 종류의 수치를 공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0 마이크로미터는 호흡기관에서 일부 걸러질 수 있지만 2.5 마이크로미터의 입자들은 폐와 혈관 등 몸속까지 깊이 침투하기 때문에 인체에 대한 유해성이 더 높다고 한다.

보건영향연구소가 올해 세계 185개 국가를 대상으로 대기 1㎥ 안에 포함된 미세먼지(PM 2.5)의 오염 정도를 기준으로 기대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현재 수준의 미세먼지가 기대수명(2016년 출생 기준)을 평균 20개월 정도 단축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185개 국가 가운데 기대 수명이 가장 많이 감소하는 국가는 방글라데시로 1.87년 정도 수명이 단축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집트도 기대 수명이 1.85년 정도 줄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한 국가로 조사됐다. 미세먼지가 기대 수명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10개 국가에는 북아프리카, 서남아시아 그리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주로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보이는 국가 가운데 하나인 인도의 대기 오염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도에서는 지난 2017년에 120만 명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나라, 기대수명에 미치는 영향 6개월

또 다른 신흥공업국가인 중국의 경우 미세먼지에 따른 기대수명 감소는 1.25년으로 조사됐다. 세계 평균인 20개월보다 약 5개월 밑도는 수준이다. 보건영향연구소는 중국은 이전에는 미세먼지 오염이 가장 심각한 국가였지만 정부의 노력으로 미세 먼지 농도가 급격하게 개선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조사대상 185개 국가 가운데는 23위로 여전히 대기 오염이 심각한 국가로 분류돼 미세먼지 저감 정책이 절실한 국가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세먼지가 기대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0.5년, 약 6개월 정도로 분석됐다. 2016년에 태어난 아이가 현재 수준의 미세먼지 농도에 지속해서 노출될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6개 월정도 빨리 사망한다는 얘기다. 일본은 0.33년으로 개월 수로 바꾸면 4개월 정도 수명이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전체 185개 국가 가운데 미세먼지가 나쁜 순위에서 132위, 그리고 일본은 169위를 기록했다. 거꾸로 대기 질이 좋은 순위로 보면 일본은 185개 국가 가운데 26번째로 공기가 깨끗했고 우리나라는 50위권을 유지해 상위 30% 안에 포함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웨덴, 공기 가장 깨끗한 국가

반대로 미세먼지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적은 국가는 북유럽의 스웨덴으로 분석됐다. 보건영향연구소에 따르면 스웨덴 국민은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 오염으로 인해 줄어드는 기대수명이 0.13년, 약 한 달 반 정도도 나타났다. 뉴질랜드와 호주도 0.16과 0.18년을 기록해 사실상 미세 먼지로 인해 수명이 줄어드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국가에 포함됐다.


이 밖에도 핀란드와 아이슬란드 그리고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와 북미의 캐나다 등이 대기 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적은 국가들로 분류됐다. 아시아에서는 브루나이가 유일하게 가장 공기가 깨끗한 상위 10개 국가 가운데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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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 기대수명 1.8년 단축…우리나라는?
    • 입력 2019-11-08 07:01:57
    취재K
11월 들어서 '미세먼지 나쁨'인 날이 점차 늘고 있다. 이런 추세는 12월과 1월을 거쳐 겨우내 지속하다가 3월부터 점차 수그러드는 현상을 해마다 반복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과 2월에 서울의 미세먼지(PM2.5) '나쁨'인 날도 20일이 넘어 사흘 가운데 하루는 외출을 자제할 정도로 대기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

미세먼지 흡입 담배 피우는 것과 유사

이처럼 미세먼지에 대한 노출이 증가하면서 단지 호흡기 건강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수명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대기오염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미국 보스턴의 보건영향연구소(Health Effects Institute)에 따르면 미세 먼지를 포함한 대기 오염은 흡연과 유사한 수준으로 기대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조건이 같을 경우 기대 수명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위험 요소는 식생활로 나타났다. 보건영향연구소에 따르면 무엇을 먹는가에 따라 개인의 기대 수명이 2년 8개월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두 번째로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암으로 기대 수명이 2년 4개월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세 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은 약 1년 8개 월정도 기대 수명을 단축해 1년 10개월의 감소 효과를 미치는 흡연과 비슷했다. 조금 단순화시키면 공기가 나쁜 국가에 사는 사람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만큼 기대 수명이 줄어든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마시는 물도 얼마나 위생적인가에 따라 기대 수명에 7개 월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미세먼지, 20개월 기대수명 단축

미세먼지의 농도나 구성 물질은 국가마다 조금씩 달라서 기대 수명에 미치는 영향도 조금씩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미세먼지의 입자 크기를 10 마이크로미터와 2.5 마이크로미터로 구분해 두 종류의 수치를 공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0 마이크로미터는 호흡기관에서 일부 걸러질 수 있지만 2.5 마이크로미터의 입자들은 폐와 혈관 등 몸속까지 깊이 침투하기 때문에 인체에 대한 유해성이 더 높다고 한다.

보건영향연구소가 올해 세계 185개 국가를 대상으로 대기 1㎥ 안에 포함된 미세먼지(PM 2.5)의 오염 정도를 기준으로 기대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현재 수준의 미세먼지가 기대수명(2016년 출생 기준)을 평균 20개월 정도 단축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185개 국가 가운데 기대 수명이 가장 많이 감소하는 국가는 방글라데시로 1.87년 정도 수명이 단축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집트도 기대 수명이 1.85년 정도 줄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한 국가로 조사됐다. 미세먼지가 기대 수명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10개 국가에는 북아프리카, 서남아시아 그리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주로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보이는 국가 가운데 하나인 인도의 대기 오염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도에서는 지난 2017년에 120만 명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나라, 기대수명에 미치는 영향 6개월

또 다른 신흥공업국가인 중국의 경우 미세먼지에 따른 기대수명 감소는 1.25년으로 조사됐다. 세계 평균인 20개월보다 약 5개월 밑도는 수준이다. 보건영향연구소는 중국은 이전에는 미세먼지 오염이 가장 심각한 국가였지만 정부의 노력으로 미세 먼지 농도가 급격하게 개선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조사대상 185개 국가 가운데는 23위로 여전히 대기 오염이 심각한 국가로 분류돼 미세먼지 저감 정책이 절실한 국가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세먼지가 기대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0.5년, 약 6개월 정도로 분석됐다. 2016년에 태어난 아이가 현재 수준의 미세먼지 농도에 지속해서 노출될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6개 월정도 빨리 사망한다는 얘기다. 일본은 0.33년으로 개월 수로 바꾸면 4개월 정도 수명이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전체 185개 국가 가운데 미세먼지가 나쁜 순위에서 132위, 그리고 일본은 169위를 기록했다. 거꾸로 대기 질이 좋은 순위로 보면 일본은 185개 국가 가운데 26번째로 공기가 깨끗했고 우리나라는 50위권을 유지해 상위 30% 안에 포함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웨덴, 공기 가장 깨끗한 국가

반대로 미세먼지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적은 국가는 북유럽의 스웨덴으로 분석됐다. 보건영향연구소에 따르면 스웨덴 국민은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 오염으로 인해 줄어드는 기대수명이 0.13년, 약 한 달 반 정도도 나타났다. 뉴질랜드와 호주도 0.16과 0.18년을 기록해 사실상 미세 먼지로 인해 수명이 줄어드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국가에 포함됐다.


이 밖에도 핀란드와 아이슬란드 그리고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와 북미의 캐나다 등이 대기 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적은 국가들로 분류됐다. 아시아에서는 브루나이가 유일하게 가장 공기가 깨끗한 상위 10개 국가 가운데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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