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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의 반격?’…5조 원대 사업 제주 제2공항 입지 ‘부적합’
입력 2019.11.08 (09:22) 수정 2019.11.08 (09:25) 취재K
‘철새의 반격?’…5조 원대 사업 제주 제2공항 입지 ‘부적합’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이란?

5조 원이 넘는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은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545만 ㎡(165만 평)의 광대한 부지에 2025년까지 5조 1,000억 원을 투자해 3,200m 길이의 활주로 1개와 계류장, 여객 터미널 시설을 갖춘 공항을 건설하는 사업입니다.

저비용 항공사의 등장으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자, 현재의 제주공항 외에 1개의 공항을 더 짓겠다는 겁니다.

제주공항과 함께 2개의 공항으로 2055년까지 4천만 명이 넘는 이용객을 수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한국항공대와 (주)유신의 사전 타당성 연구 용역을 통해 제주도 30개 후보지 가운데 성산읍 일대가 최적 후보지로 제시됐고, 2016년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도 거쳤습니다.

하지만 2015년 사전 타당성 용역 결과에 대해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에서 결과가 조작됐다며 부실 의혹을 제기하면서 제주에선 지금까지 제주 제2공항 사업을 둘러싼 찬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최대 현안입니다.

찬반 갈등 속에서도 국토교통부는 사업 고시를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마지막 관문으로 환경부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국토부에서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검토한 결과 공항 입지로 부적합해 다른 입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입지 부적합" 왜?


그 기준은 다름 아닌 사업 추진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조류 및 야생동물 충돌 위험 감소에 관한 기준'입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공항 주변 13km 이내에는 조류를 유인할 수 있는 시설의 설치나 철새 보호지역 지정 등은 승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검토 의견 -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검토 의견 -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하지만 제주 제2공항 예정지 13km 안에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와 종달리,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와 성산-남원 해안 등의 철새도래지가 있고, 양식장과 경작지 등 다양한 조류 유인 시설이 설치돼 있습니다. KEI는 "이러한 여건을 고려할 때 현재 계획 중인 입지는 이 기준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 기준을 만족하는 타 입지 대안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함'이라고 의견을 명시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5조 원 넘는 예산을 투입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인데, 국토부가 고시한 기준에 걸린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겁니다.

국토부는 한 달여 만에 이 내용을 보완해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환경부에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이 본안을 검토한 KEI는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다른 입지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다시 환경부에 냈습니다.

환경부는 철새도래지 보전과 조류 충돌 위험에 대한 추가 연구를 해야 한다고 최근에 국토부에 보완을 요구했고, 국토부는 충실히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입지 부적합 …국토부 다른 입지 대안 내놓을까?


하지만 전문 연구기관이 입지가 '부적합'하다고 했는데, 성산읍 지역이 아닌 다른 입지를 제시하지 않고 이 내용을 보완할 방법이 있을까요?

이 문제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닙니다. 2015년 입지를 선정한 사전 타당성 용역에선 철새도래지와 조류 충돌 문제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가 용역이 부실하다고 비판한 이유 중의 하나였습니다.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도 이 문제는 구체적으로 분석되지 않았고, 추후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만 제시됐습니다.

그동안 KBS는 3차례나 지역 뉴스를 통해 철새도래지와 조류 충돌 문제를 기획 뉴스로 보도했는데, 국토부는 철새도래지가 항공기의 이착륙 경로 바깥에 있어 진입표면에 걸리지 않고 고도를 분리하면 된다며 아무 문제 없다고 일축해왔습니다.

5조 원이 넘는 초대형 건설 국책 사업이 그동안 국토부가 애써 외면했던 철새에게 발목 잡히는 건 아닌지, 국토부가 내놓을 대안은 어떤 것인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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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08 (09:22)
    • 수정 2019.11.08 (09:25)
    취재K
‘철새의 반격?’…5조 원대 사업 제주 제2공항 입지 ‘부적합’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이란?

5조 원이 넘는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은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545만 ㎡(165만 평)의 광대한 부지에 2025년까지 5조 1,000억 원을 투자해 3,200m 길이의 활주로 1개와 계류장, 여객 터미널 시설을 갖춘 공항을 건설하는 사업입니다.

저비용 항공사의 등장으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자, 현재의 제주공항 외에 1개의 공항을 더 짓겠다는 겁니다.

제주공항과 함께 2개의 공항으로 2055년까지 4천만 명이 넘는 이용객을 수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한국항공대와 (주)유신의 사전 타당성 연구 용역을 통해 제주도 30개 후보지 가운데 성산읍 일대가 최적 후보지로 제시됐고, 2016년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도 거쳤습니다.

하지만 2015년 사전 타당성 용역 결과에 대해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에서 결과가 조작됐다며 부실 의혹을 제기하면서 제주에선 지금까지 제주 제2공항 사업을 둘러싼 찬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최대 현안입니다.

찬반 갈등 속에서도 국토교통부는 사업 고시를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마지막 관문으로 환경부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국토부에서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검토한 결과 공항 입지로 부적합해 다른 입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입지 부적합" 왜?


그 기준은 다름 아닌 사업 추진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조류 및 야생동물 충돌 위험 감소에 관한 기준'입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공항 주변 13km 이내에는 조류를 유인할 수 있는 시설의 설치나 철새 보호지역 지정 등은 승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검토 의견 -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검토 의견 -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하지만 제주 제2공항 예정지 13km 안에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와 종달리,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와 성산-남원 해안 등의 철새도래지가 있고, 양식장과 경작지 등 다양한 조류 유인 시설이 설치돼 있습니다. KEI는 "이러한 여건을 고려할 때 현재 계획 중인 입지는 이 기준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 기준을 만족하는 타 입지 대안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함'이라고 의견을 명시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5조 원 넘는 예산을 투입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인데, 국토부가 고시한 기준에 걸린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겁니다.

국토부는 한 달여 만에 이 내용을 보완해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환경부에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이 본안을 검토한 KEI는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다른 입지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다시 환경부에 냈습니다.

환경부는 철새도래지 보전과 조류 충돌 위험에 대한 추가 연구를 해야 한다고 최근에 국토부에 보완을 요구했고, 국토부는 충실히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입지 부적합 …국토부 다른 입지 대안 내놓을까?


하지만 전문 연구기관이 입지가 '부적합'하다고 했는데, 성산읍 지역이 아닌 다른 입지를 제시하지 않고 이 내용을 보완할 방법이 있을까요?

이 문제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닙니다. 2015년 입지를 선정한 사전 타당성 용역에선 철새도래지와 조류 충돌 문제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가 용역이 부실하다고 비판한 이유 중의 하나였습니다.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도 이 문제는 구체적으로 분석되지 않았고, 추후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만 제시됐습니다.

그동안 KBS는 3차례나 지역 뉴스를 통해 철새도래지와 조류 충돌 문제를 기획 뉴스로 보도했는데, 국토부는 철새도래지가 항공기의 이착륙 경로 바깥에 있어 진입표면에 걸리지 않고 고도를 분리하면 된다며 아무 문제 없다고 일축해왔습니다.

5조 원이 넘는 초대형 건설 국책 사업이 그동안 국토부가 애써 외면했던 철새에게 발목 잡히는 건 아닌지, 국토부가 내놓을 대안은 어떤 것인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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