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홍콩 경찰 실탄 쏴 위독…그것도 희생자 추모하는데

입력 2019.11.11 (11:35) 수정 2019.11.1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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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이 시위대에게 실탄까지 쏘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시위 첫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위 장소였습니다.

사건은 현지시각 오늘(11일) 오전 7시 20분쯤 홍콩 사이완호 지역에서 발생했습니다.

당시 홍콩 시위 첫 희생자인 홍콩 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 씨를 추모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AFP통신의 보도, 인터넷에 유포되는 영상을 종합해 보면 이렇습니다.

사진출처 : www.hongkongfp.com사진출처 : www.hongkongfp.com

홍콩 시위 참가자 2명,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1명 위독

해당 경찰은 흥분한 모습으로 시위대를 쫓아갑니다.

검은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경찰을 향해 다가옵니다.

시위자는 손을 내리고 있다가 이 경찰이 총을 꺼내 들자 잠시 손을 올려 저항할 뜻이 없음을 표했습니다.

그러나 경찰과 이 시위자는 갑자기 몸싸움을 벌입니다.

그러자 검은 모자와 두건을 쓴 또다른 시위자가 싸움을 말리려는 듯 두 사람에게 다가갑니다.

갑자기 경찰은 다가온 이 시위자의 가슴 부위에 실탄을 발사했습니다.

사진출처 : www.hongkongfp.com사진출처 : www.hongkongfp.com

결국, 이 시위자는 도로 위에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이후 이 경찰은 다가오는 또다른 시위자를 향해 실탄 2발을 더 발사해, 모두 합해 3발의 실탄을 발사했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습니다.

실탄에 맞은 시위자 2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병원 관계자는 이들 가운데 복부에 총상을 입은 21살 남성은 생명이 위중한 상태라고 합니다.

주위에 있는 시민들은 경찰을 향해 "살인자"라고 외쳤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최루 분무액을 쏘며 해산에 들어갔습니다.

사진출처 : www.hongkongfp.com사진출처 : www.hongkongfp.com

사진출처 : www.hongkongfp.com사진출처 : www.hongkongfp.com

9일 차우츠록 추모 집회, 출처 : 연합뉴스 9일 차우츠록 추모 집회, 출처 : 연합뉴스

홍콩 시위 첫 희생자 추모 계속돼

앞서 언급했지만, 이번 사건은 홍콩 시위 첫 희생자 추모 시위 장소에서 발생했습니다.

지난 9일 홍콩 도심 애드머럴티 타마르 공원에서는 주최 측 추산 10만 명이 모여 차우츠록 씨를 추모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차우 씨는 지난 4일 새벽 1쯤, 정관오 지역에서 최루탄을 피하려다 주차장 건물 3층에서 2층으로 떨어졌습니다.

머리를 심하게 다쳐 두 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8일 숨졌습니다.

이날을 전후해서부터 몽콕, 툰먼, 코스웨이베이, 카오룽통 등 홍콩 곳곳에서 차우 씨를 추모하는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계속되는 경찰의 강경 진압…시위대 부상자 속출

카오룽통 지역에서는 시위자가 경찰에 제압되는 과정에서 머리를 다쳐 피를 흘리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습니다.

경찰의 물대포와 최루탄, 시위대의 돌과 화염병의 공방으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경찰의 부적절한 언행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홍콩 명보의 보도를 보면, 지난 8일 툰먼 지역에 투입된 경찰은 추모 시위대를 향해 "바퀴벌레"라고 소리 지르며, "오늘 샴페인을 터뜨려 축하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홍콩 경찰 당국은 해당 경찰을 문책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비난 여론은 여전히 거센 상황입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홍콩 경찰 '송환법 저지' 야당 의원들까지 체포

8일 홍콩 경찰은 에디 추, 아우 녹힌, 레이몬드 찬 의원 3명을 체포했습니다.

지난 5월 입법회에서 여당 의원들의 송환법 개정 논의를 방해했다는 게 체포 이유였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또 다른 의원 4명도 체포될 수 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야권은 홍콩 정부가 혼란을 가중시켜 오는 25일 열리는 지방 선거를 취소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패트릭 닙 홍콩 정치체제 국장은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며 선거는 예정대로 치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차우츠록 사망· 야당 의원 체포· 시위 실탄 피격까지

지난 6월 9일 시작된 송환법 반대 시위는 이제 157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위대 규모는 작아졌지만, 경찰의 강경 대응으로 시위대는 게릴라식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체포된 시민은 3천 명을 넘어선 지 오래입니다.

홍콩의 학생들과 시민, 노동계는 오늘(11일) 총파업, 동맹휴학, 철시 등 '3파 투쟁'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시위대는 지하철 운행과 주요 도로 차량 통행을 방해하는 작전까지 세웠습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강경 진압 문제에 대해 경찰 감시 기구인 IPCC(경찰민원처리위원회)를 통해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위대는 그러나 독립 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달 31일 끝난 19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회의(4중전회)를 통해 법체계를 보완해 홍콩 통제를 전면적으로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이 이제 어떤 식으로 이 사태에 개입할지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오늘 벌어진 홍콩 경찰의 시위대에 대한 실탄 사격 또한 앞으로 홍콩 사태에 어떠한 변곡점으로 작용할지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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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11 11:35:07
    • 수정2019-11-11 14: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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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이 시위대에게 실탄까지 쏘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시위 첫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위 장소였습니다.

사건은 현지시각 오늘(11일) 오전 7시 20분쯤 홍콩 사이완호 지역에서 발생했습니다.

당시 홍콩 시위 첫 희생자인 홍콩 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 씨를 추모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AFP통신의 보도, 인터넷에 유포되는 영상을 종합해 보면 이렇습니다.

사진출처 : www.hongkongfp.com
홍콩 시위 참가자 2명,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1명 위독

해당 경찰은 흥분한 모습으로 시위대를 쫓아갑니다.

검은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경찰을 향해 다가옵니다.

시위자는 손을 내리고 있다가 이 경찰이 총을 꺼내 들자 잠시 손을 올려 저항할 뜻이 없음을 표했습니다.

그러나 경찰과 이 시위자는 갑자기 몸싸움을 벌입니다.

그러자 검은 모자와 두건을 쓴 또다른 시위자가 싸움을 말리려는 듯 두 사람에게 다가갑니다.

갑자기 경찰은 다가온 이 시위자의 가슴 부위에 실탄을 발사했습니다.

사진출처 : www.hongkongfp.com
결국, 이 시위자는 도로 위에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이후 이 경찰은 다가오는 또다른 시위자를 향해 실탄 2발을 더 발사해, 모두 합해 3발의 실탄을 발사했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습니다.

실탄에 맞은 시위자 2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병원 관계자는 이들 가운데 복부에 총상을 입은 21살 남성은 생명이 위중한 상태라고 합니다.

주위에 있는 시민들은 경찰을 향해 "살인자"라고 외쳤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최루 분무액을 쏘며 해산에 들어갔습니다.

사진출처 : www.hongkongfp.com
사진출처 : www.hongkongfp.com
9일 차우츠록 추모 집회, 출처 : 연합뉴스
홍콩 시위 첫 희생자 추모 계속돼

앞서 언급했지만, 이번 사건은 홍콩 시위 첫 희생자 추모 시위 장소에서 발생했습니다.

지난 9일 홍콩 도심 애드머럴티 타마르 공원에서는 주최 측 추산 10만 명이 모여 차우츠록 씨를 추모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차우 씨는 지난 4일 새벽 1쯤, 정관오 지역에서 최루탄을 피하려다 주차장 건물 3층에서 2층으로 떨어졌습니다.

머리를 심하게 다쳐 두 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8일 숨졌습니다.

이날을 전후해서부터 몽콕, 툰먼, 코스웨이베이, 카오룽통 등 홍콩 곳곳에서 차우 씨를 추모하는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계속되는 경찰의 강경 진압…시위대 부상자 속출

카오룽통 지역에서는 시위자가 경찰에 제압되는 과정에서 머리를 다쳐 피를 흘리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습니다.

경찰의 물대포와 최루탄, 시위대의 돌과 화염병의 공방으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경찰의 부적절한 언행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홍콩 명보의 보도를 보면, 지난 8일 툰먼 지역에 투입된 경찰은 추모 시위대를 향해 "바퀴벌레"라고 소리 지르며, "오늘 샴페인을 터뜨려 축하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홍콩 경찰 당국은 해당 경찰을 문책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비난 여론은 여전히 거센 상황입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홍콩 경찰 '송환법 저지' 야당 의원들까지 체포

8일 홍콩 경찰은 에디 추, 아우 녹힌, 레이몬드 찬 의원 3명을 체포했습니다.

지난 5월 입법회에서 여당 의원들의 송환법 개정 논의를 방해했다는 게 체포 이유였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또 다른 의원 4명도 체포될 수 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야권은 홍콩 정부가 혼란을 가중시켜 오는 25일 열리는 지방 선거를 취소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패트릭 닙 홍콩 정치체제 국장은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며 선거는 예정대로 치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차우츠록 사망· 야당 의원 체포· 시위 실탄 피격까지

지난 6월 9일 시작된 송환법 반대 시위는 이제 157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위대 규모는 작아졌지만, 경찰의 강경 대응으로 시위대는 게릴라식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체포된 시민은 3천 명을 넘어선 지 오래입니다.

홍콩의 학생들과 시민, 노동계는 오늘(11일) 총파업, 동맹휴학, 철시 등 '3파 투쟁'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시위대는 지하철 운행과 주요 도로 차량 통행을 방해하는 작전까지 세웠습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강경 진압 문제에 대해 경찰 감시 기구인 IPCC(경찰민원처리위원회)를 통해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위대는 그러나 독립 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달 31일 끝난 19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회의(4중전회)를 통해 법체계를 보완해 홍콩 통제를 전면적으로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이 이제 어떤 식으로 이 사태에 개입할지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오늘 벌어진 홍콩 경찰의 시위대에 대한 실탄 사격 또한 앞으로 홍콩 사태에 어떠한 변곡점으로 작용할지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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