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금융위기 때 국책은행·공기업 임원은 채용청탁

입력 2019.11.11 (12:28) 수정 2019.11.1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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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의 국책은행과 공기업들이 여러차례에 걸쳐 외화 채권을 발행했는데요.

이 은행과 공기업 임원들이 해외 투자은행을 채권 발행 주관사로 선정하는 대가로, 자녀들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습니다.

먼저, 박영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최근 영국에 기반을 둔 국제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에 벌금 630만 달러를 부과했습니다.

고객사 임원의 자녀나 지인을 인턴이나 정직원으로 불법 채용해 주고, 대신 채권 발행 주관사로 선정된 것으로 조사됐다는 겁니다.

미 증권위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지난 9월 발표했는데, 채용 비리와 연관된 고객사에 국내 공기업과 국책은행이 익명으로 언급됐습니다.

바클레이즈는 2009년 4월 국내 한 공기업의 디시전 메이커, 즉 정책결정자의 자녀를 인턴으로 채용한 뒤, 10억 달러의 외화 채권 발행 주관사 중 한 곳으로 선정돼 수수료 12억 원을 받았습니다.

2009년 당시, 10억 달러의 외화 채권을 발행한 공기업은 모두 3곳.

발행 시기와 수수료 금액을 확인해보니, 단 한 곳의 공기업이 유력하게 남습니다.

해당 공기업은 규정에 따라 주관사 선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개인이 영향을 미칠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해당 공기업 관계자/음성변조 : "일부 관계자로부터 당시 그러한 사실이 없었다고 확인했으나, 이미 퇴사해서 연락이 되지 않는 다른 관계자에게 추가로 확인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이 공기업과 함께 채용청탁이 적시된 한국의 국책은행은 수출입은행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09년 15억 달러의 외화채권을 발행한 곳은 '수출입은행'이 유일합니다.

수출입은행 고위임원은 친구 아들을 정식 직원으로, 또 다른 고위관리는 친인척을 인턴으로 채용시켰다고 보고서는 적시했습니다.

바클레이즈는 이를 통해 수수료 115만 달러, 약 14억 원을 챙겼습니다.

당시 채권 발행에 관여한 수출입은행 임원은 5명인데, 4명은 퇴직한 상태.

수출입은행은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한국에서 시작된 이같은 형태의 채용 비리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확대됐다고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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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년 금융위기 때 국책은행·공기업 임원은 채용청탁
    • 입력 2019-11-11 12:30:50
    • 수정2019-11-11 12:35:40
    뉴스 12
[앵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의 국책은행과 공기업들이 여러차례에 걸쳐 외화 채권을 발행했는데요.

이 은행과 공기업 임원들이 해외 투자은행을 채권 발행 주관사로 선정하는 대가로, 자녀들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습니다.

먼저, 박영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최근 영국에 기반을 둔 국제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에 벌금 630만 달러를 부과했습니다.

고객사 임원의 자녀나 지인을 인턴이나 정직원으로 불법 채용해 주고, 대신 채권 발행 주관사로 선정된 것으로 조사됐다는 겁니다.

미 증권위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지난 9월 발표했는데, 채용 비리와 연관된 고객사에 국내 공기업과 국책은행이 익명으로 언급됐습니다.

바클레이즈는 2009년 4월 국내 한 공기업의 디시전 메이커, 즉 정책결정자의 자녀를 인턴으로 채용한 뒤, 10억 달러의 외화 채권 발행 주관사 중 한 곳으로 선정돼 수수료 12억 원을 받았습니다.

2009년 당시, 10억 달러의 외화 채권을 발행한 공기업은 모두 3곳.

발행 시기와 수수료 금액을 확인해보니, 단 한 곳의 공기업이 유력하게 남습니다.

해당 공기업은 규정에 따라 주관사 선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개인이 영향을 미칠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해당 공기업 관계자/음성변조 : "일부 관계자로부터 당시 그러한 사실이 없었다고 확인했으나, 이미 퇴사해서 연락이 되지 않는 다른 관계자에게 추가로 확인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이 공기업과 함께 채용청탁이 적시된 한국의 국책은행은 수출입은행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09년 15억 달러의 외화채권을 발행한 곳은 '수출입은행'이 유일합니다.

수출입은행 고위임원은 친구 아들을 정식 직원으로, 또 다른 고위관리는 친인척을 인턴으로 채용시켰다고 보고서는 적시했습니다.

바클레이즈는 이를 통해 수수료 115만 달러, 약 14억 원을 챙겼습니다.

당시 채권 발행에 관여한 수출입은행 임원은 5명인데, 4명은 퇴직한 상태.

수출입은행은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한국에서 시작된 이같은 형태의 채용 비리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확대됐다고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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