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뒤흔든 ‘깜짝’ 트레이드, ‘문제 없다지만 정말 문제없나?’

입력 2019.11.11 (19:06) 수정 2019.11.1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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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프로농구 KCC와 현대모비스, 4대2의 선수 교환 단행
지난 시즌 모비스 우승선수 라건아와 이대성, 전주 KCC 행
윌리엄스·박지훈·김국찬·김세창은 현대모비스로….

남자프로농구(KBL) KCC와 현대모비스가 4대2의 선수 교환을 단행했다. 현대모비스의 라건아(30)와 이대성(29)이 KCC로 옮기고 그 대신 KCC의 리온 윌리엄스(33)와 박지훈(30), 김국찬(23), 김세창(22)이 현대모비스로 갈아타는 것이 이번 트레이드의 내용이다.

어떤 이는 충격적인 초대형 트레이드라 하고, 또 다른 이는 파격적인 선수 교환이라고 평했다. 이번 트레이드가 2019~2020시즌 한국프로농구 판도를 일거에 뒤집을 대형 폭탄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한국 귀화 전 이름이 리카르도 라틀리프인 라건아는 한국 농구를 가장 잘 아는 리그 원탑의 외국인 선수다. 이대성 또한 라건아와 함께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전 우승을 이끈 모비스의 핵심 선수였다.

지난 시즌 우승 주역임에도 불구하고 2명의 핵심 선수를 내보낸 현대모비스측은 '현재와 미래를 바꾼 것'이라는 말로 이번 트레이드를 설명했다. 내년에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이대성은 모비스를 떠나겠다고 공공연하게 자신의 의사를 밝혀왔고, 라건아도 2021년에 보유 기간이 만료돼 떠날 것이 확실하므로 팀의 미래를 생각해 젊은 선수들을 확보한 결단이라는 것이다.

모비스의 이런 입장과 설명은 언뜻 보면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KCC에 초점을 맞추고 보면 상황과 해석이 달라진다. 이번 트레이드로 KCC는 단숨에 우승 후부로 급부상했다는 데에 이견이 없을 만큼 독보적인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지난 시즌 현대모비스 통합우승의 주역들을 품에 안게 되면서 약점으로 지적받던 외국인 선수에 대한 고민을 한 방에 해결했다. 리그 최고의 슈터 가운데 1명으로 꼽히고 있는 이대성 또한 KCC의 우승을 이끌 핵심 자원으로 꼽힌다.

KCC는 기존 외국인 선수 조이 도시(36)를 찰스 로드(34)로 교체했다. 찰스 로드 또한 골 밑에서 라건아에 버금가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다. 게다가 특별귀화선수인 라건아가 한국 선수로 분류되는 KBL 규정에 따라 KCC는 또 1명의 외국인 선수를 추가로 보유할 수 있다.

조이 도시를 대체할 KCC의 새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 KCC 구단은 라건아가 특별 귀화선수로 분류되는 KBL 규정에 따라 라건아와 찰스 로드 외에도 또 한 명의 외국인 선수를 추가로 보유할 수 있다.조이 도시를 대체할 KCC의 새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 KCC 구단은 라건아가 특별 귀화선수로 분류되는 KBL 규정에 따라 라건아와 찰스 로드 외에도 또 한 명의 외국인 선수를 추가로 보유할 수 있다.

규정상 외국인 선수를 쿼터당 1명만 투입하는 조건은 다른 구단과 같지만, 체력 소모가 심한 장기레이스에서 사실상 3명의 외국인 선수로 외국인 선수의 체력을 안배하면서 시즌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은 KCC만의 확실한 강점이다.

KBL 최고의 외국인 선수와 이대성에 기존 선수인 이정현 송교창을 합하면, KCC선수로 대한민국 국가대표 농구팀을 구성해도 손색이 없다.

즉, 현대모비스 쪽에서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하지만, 이번 트레이드에서 가장 큰 혜택을 본 구단은 KCC 구단이고, 단숨에 강력한 우승 후보가 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서울 SK와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원주 DB, 인천 전자랜드 등에게는 날벼락 같은 상황일 수 있다.

KBL 규정 안에서 일어난 합법적인 트레이드이고, 이른바 특정 구단 '밀어주기'나 '짬짜미'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 한 번의 트레이드로 KBL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을 농구팬들에게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까.

예를 들어 시골 고스톱판일지라도 패를 잘못 내 상대편을 밀어주는 모양새가 되면 판을 뒤엎는 난리가 나기도 한다. 한 시즌 팀당 54경기를 치러 우승이라는 큰 목표에 도전하는 한국 프로농구 리그가 최소한 고스톱판보다는 공정하게(?) 운영되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2라운드도 채 마치지 않은 시즌 초반, 전격적으로 단행된 이번 4대 2 선수 맞교환은 꾸준한 선수단 육성보다 단 한 번의 트레이드가 우승 후보의 지름길이 되는 한국프로농구의 현주소를 드러낸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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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L 뒤흔든 ‘깜짝’ 트레이드, ‘문제 없다지만 정말 문제없나?’
    • 입력 2019-11-11 19:06:46
    • 수정2019-11-11 19:10:01
    스포츠K
프로농구 KCC와 현대모비스, 4대2의 선수 교환 단행<br />지난 시즌 모비스 우승선수 라건아와 이대성, 전주 KCC 행<br />윌리엄스·박지훈·김국찬·김세창은 현대모비스로….
남자프로농구(KBL) KCC와 현대모비스가 4대2의 선수 교환을 단행했다. 현대모비스의 라건아(30)와 이대성(29)이 KCC로 옮기고 그 대신 KCC의 리온 윌리엄스(33)와 박지훈(30), 김국찬(23), 김세창(22)이 현대모비스로 갈아타는 것이 이번 트레이드의 내용이다.

어떤 이는 충격적인 초대형 트레이드라 하고, 또 다른 이는 파격적인 선수 교환이라고 평했다. 이번 트레이드가 2019~2020시즌 한국프로농구 판도를 일거에 뒤집을 대형 폭탄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한국 귀화 전 이름이 리카르도 라틀리프인 라건아는 한국 농구를 가장 잘 아는 리그 원탑의 외국인 선수다. 이대성 또한 라건아와 함께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전 우승을 이끈 모비스의 핵심 선수였다.

지난 시즌 우승 주역임에도 불구하고 2명의 핵심 선수를 내보낸 현대모비스측은 '현재와 미래를 바꾼 것'이라는 말로 이번 트레이드를 설명했다. 내년에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이대성은 모비스를 떠나겠다고 공공연하게 자신의 의사를 밝혀왔고, 라건아도 2021년에 보유 기간이 만료돼 떠날 것이 확실하므로 팀의 미래를 생각해 젊은 선수들을 확보한 결단이라는 것이다.

모비스의 이런 입장과 설명은 언뜻 보면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KCC에 초점을 맞추고 보면 상황과 해석이 달라진다. 이번 트레이드로 KCC는 단숨에 우승 후부로 급부상했다는 데에 이견이 없을 만큼 독보적인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지난 시즌 현대모비스 통합우승의 주역들을 품에 안게 되면서 약점으로 지적받던 외국인 선수에 대한 고민을 한 방에 해결했다. 리그 최고의 슈터 가운데 1명으로 꼽히고 있는 이대성 또한 KCC의 우승을 이끌 핵심 자원으로 꼽힌다.

KCC는 기존 외국인 선수 조이 도시(36)를 찰스 로드(34)로 교체했다. 찰스 로드 또한 골 밑에서 라건아에 버금가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다. 게다가 특별귀화선수인 라건아가 한국 선수로 분류되는 KBL 규정에 따라 KCC는 또 1명의 외국인 선수를 추가로 보유할 수 있다.

조이 도시를 대체할 KCC의 새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 KCC 구단은 라건아가 특별 귀화선수로 분류되는 KBL 규정에 따라 라건아와 찰스 로드 외에도 또 한 명의 외국인 선수를 추가로 보유할 수 있다.
규정상 외국인 선수를 쿼터당 1명만 투입하는 조건은 다른 구단과 같지만, 체력 소모가 심한 장기레이스에서 사실상 3명의 외국인 선수로 외국인 선수의 체력을 안배하면서 시즌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은 KCC만의 확실한 강점이다.

KBL 최고의 외국인 선수와 이대성에 기존 선수인 이정현 송교창을 합하면, KCC선수로 대한민국 국가대표 농구팀을 구성해도 손색이 없다.

즉, 현대모비스 쪽에서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하지만, 이번 트레이드에서 가장 큰 혜택을 본 구단은 KCC 구단이고, 단숨에 강력한 우승 후보가 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서울 SK와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원주 DB, 인천 전자랜드 등에게는 날벼락 같은 상황일 수 있다.

KBL 규정 안에서 일어난 합법적인 트레이드이고, 이른바 특정 구단 '밀어주기'나 '짬짜미'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 한 번의 트레이드로 KBL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을 농구팬들에게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까.

예를 들어 시골 고스톱판일지라도 패를 잘못 내 상대편을 밀어주는 모양새가 되면 판을 뒤엎는 난리가 나기도 한다. 한 시즌 팀당 54경기를 치러 우승이라는 큰 목표에 도전하는 한국 프로농구 리그가 최소한 고스톱판보다는 공정하게(?) 운영되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2라운드도 채 마치지 않은 시즌 초반, 전격적으로 단행된 이번 4대 2 선수 맞교환은 꾸준한 선수단 육성보다 단 한 번의 트레이드가 우승 후보의 지름길이 되는 한국프로농구의 현주소를 드러낸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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