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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니 엄마니?”…‘알츠하이머’ 윤정희
입력 2019.11.12 (08:17) 수정 2019.11.12 (09:50)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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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니 엄마니?”…‘알츠하이머’ 윤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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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배우 윤정희 씨입니다.

남정임, 문희와 함께 이른바 '트로이카' 시대를 이끌던 전설같은 배우죠.

젊은 관객들에게는 윤정희 하면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2010)로 기억될 겁니다.

이 영화에서 윤 씨는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는 치매 할머니, 미자 역을 맡았습니다.

그해 칸 영화제에 초청됐고,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윤 씨가 영화 속 미자처럼 노인성 치매,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가 윤 씨의 투병 소식을 밝혔습니다.

병세는 심각합니다.

백건우 씨는 "연주복을 싸서 공연장으로 가는데 무대에 올라가기까지 '우리가 왜 가냐'는 식의 똑같은 질문을 100번은 반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요리하는 법을 잊어버려 재료를 막 섞어놓는가 하면, 밥 먹고 난 뒤 또 밥을 먹자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딸에게는 "나를 왜 엄마라고 부르느냐"고 묻는다고 합니다.

배우 윤정희는 1944년생으로 올해 75세입니다.

인기 절정을 달리던 1976년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던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와 결혼했습니다

결혼식은 프랑스 파리 이응로 화백의 집에서 조촐하게 치러졌습니다.

이후 두 부부는 공연과 기자간담회 등 거의 모든 공식 석상에 함께 했습니다.

늘 붙어 다녀서 휴대전화도 1대로 같이 쓴다고 했습니다.

[윤정희/영화배우 : "항상 같이 다닙니다. 저희들의 어떤 두 사람의 공통점은요. 저는 음악을, 음악 없이는 못 살고요. 제 남편은 영화 없이는 못 삽니다."]

모든 치매 환자 가족들과 마찬가지로, 남편 백 씨는 "아내가 아프고 난 뒤로 피아노 소리가 달라졌다"며 간병의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현재 윤 씨는 프랑스 파리 근교 딸 집에서 요양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팬들의 응원 댓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료 배우 한지일은 "16년 전 백건우 윤정희 잉꼬 부부와 함께"라는 제목의 사진을 공개하며 윤정희의 쾌유를 기원했습니다.

윤 씨가 새삼 환기시킨 노인성 치매 '알츠하이머병'은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이 병만은 걸리지 않았으면'하는 지구촌 노인층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이 됐습니다.

10여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데, 평생 쌓아온 기억과 관계들이 최근 순서부터 사라집니다.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개 첫 3년은 시간 개념을, 다음 3년은 공간 개념을 잃고, 그 다음 3년은 사람을 못 알아보게 된다고 합니다.

더 두려운 것은 종국에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게 된다는 점 그래서 '나를 잃는 질환'으로도 불립니다.

[임현국/여의도성모병원 가톨릭뇌건강센터장 : "후반기로 갈수록 행동 문제가 나옵니다. 예를 들면 사람 못알아보고 엉뚱한 말씀 하신다던지, 잘 안 씻는다던지..."]

한때 생소했던 이 병명을 알린 대표적 인물은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입니다.

1994년 담화문을 통해 “나는 인생의 황혼을 향한 여행을 시작한다"며 알츠하이머 발병 사실을 고백했습니다.

말년에는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는 것도 잊었다는 가족들 얘기에, 미국인들이 받은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영국의 첫 여성 총리 마거릿 대처도 알츠하이머를 앓기 시작한 뒤로 대중 앞에서 모습을 감췄습니다.

1979년부터 11년간 재임하며 강경 노조까지 굴복시켰던 '철의 여인'도 이 병을 비켜가지는 못했습니다.

국내 알츠하이머 환자는 약 54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지난해 정부가 집계한 '2018년 사망원인'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이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10위권 안에 들어왔습니다.

주로 70대에서 많이 발병하는데, 요즘은 '영츠하이머'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발병 시기가 당겨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기억 능력 상실이 더 빨리 찾아온다는, 일명 디지털 치매란 용어도 등장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디지털치매 자가진단법이 화제가 될 정돕니다.

▲ 외우는 전화번호가 5개 이하다. ▲ 전날 먹은 메뉴가 생각나지 않는다. ▲ 처음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전에 만났던 사람이었다. 등등을 체크해 보란 겁니다.

알츠하이머를 앓는 엄마 윤정희 씨에게 가장 필요한 건 사랑의 편지라고 윤 씨의 딸은 전해왔습니다.

모든 치매 환자들, 그리고 이들을 보살피는 가족들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뭘까요?

적어도 우리들의 따뜻한 시선만큼은 꼭 필요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 “내가 왜 니 엄마니?”…‘알츠하이머’ 윤정희
    • 입력 2019.11.12 (08:17)
    • 수정 2019.11.12 (09:50)
    아침뉴스타임
“내가 왜 니 엄마니?”…‘알츠하이머’ 윤정희
196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배우 윤정희 씨입니다.

남정임, 문희와 함께 이른바 '트로이카' 시대를 이끌던 전설같은 배우죠.

젊은 관객들에게는 윤정희 하면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2010)로 기억될 겁니다.

이 영화에서 윤 씨는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는 치매 할머니, 미자 역을 맡았습니다.

그해 칸 영화제에 초청됐고,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윤 씨가 영화 속 미자처럼 노인성 치매,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가 윤 씨의 투병 소식을 밝혔습니다.

병세는 심각합니다.

백건우 씨는 "연주복을 싸서 공연장으로 가는데 무대에 올라가기까지 '우리가 왜 가냐'는 식의 똑같은 질문을 100번은 반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요리하는 법을 잊어버려 재료를 막 섞어놓는가 하면, 밥 먹고 난 뒤 또 밥을 먹자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딸에게는 "나를 왜 엄마라고 부르느냐"고 묻는다고 합니다.

배우 윤정희는 1944년생으로 올해 75세입니다.

인기 절정을 달리던 1976년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던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와 결혼했습니다

결혼식은 프랑스 파리 이응로 화백의 집에서 조촐하게 치러졌습니다.

이후 두 부부는 공연과 기자간담회 등 거의 모든 공식 석상에 함께 했습니다.

늘 붙어 다녀서 휴대전화도 1대로 같이 쓴다고 했습니다.

[윤정희/영화배우 : "항상 같이 다닙니다. 저희들의 어떤 두 사람의 공통점은요. 저는 음악을, 음악 없이는 못 살고요. 제 남편은 영화 없이는 못 삽니다."]

모든 치매 환자 가족들과 마찬가지로, 남편 백 씨는 "아내가 아프고 난 뒤로 피아노 소리가 달라졌다"며 간병의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현재 윤 씨는 프랑스 파리 근교 딸 집에서 요양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팬들의 응원 댓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료 배우 한지일은 "16년 전 백건우 윤정희 잉꼬 부부와 함께"라는 제목의 사진을 공개하며 윤정희의 쾌유를 기원했습니다.

윤 씨가 새삼 환기시킨 노인성 치매 '알츠하이머병'은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이 병만은 걸리지 않았으면'하는 지구촌 노인층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이 됐습니다.

10여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데, 평생 쌓아온 기억과 관계들이 최근 순서부터 사라집니다.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개 첫 3년은 시간 개념을, 다음 3년은 공간 개념을 잃고, 그 다음 3년은 사람을 못 알아보게 된다고 합니다.

더 두려운 것은 종국에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게 된다는 점 그래서 '나를 잃는 질환'으로도 불립니다.

[임현국/여의도성모병원 가톨릭뇌건강센터장 : "후반기로 갈수록 행동 문제가 나옵니다. 예를 들면 사람 못알아보고 엉뚱한 말씀 하신다던지, 잘 안 씻는다던지..."]

한때 생소했던 이 병명을 알린 대표적 인물은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입니다.

1994년 담화문을 통해 “나는 인생의 황혼을 향한 여행을 시작한다"며 알츠하이머 발병 사실을 고백했습니다.

말년에는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는 것도 잊었다는 가족들 얘기에, 미국인들이 받은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영국의 첫 여성 총리 마거릿 대처도 알츠하이머를 앓기 시작한 뒤로 대중 앞에서 모습을 감췄습니다.

1979년부터 11년간 재임하며 강경 노조까지 굴복시켰던 '철의 여인'도 이 병을 비켜가지는 못했습니다.

국내 알츠하이머 환자는 약 54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지난해 정부가 집계한 '2018년 사망원인'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이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10위권 안에 들어왔습니다.

주로 70대에서 많이 발병하는데, 요즘은 '영츠하이머'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발병 시기가 당겨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기억 능력 상실이 더 빨리 찾아온다는, 일명 디지털 치매란 용어도 등장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디지털치매 자가진단법이 화제가 될 정돕니다.

▲ 외우는 전화번호가 5개 이하다. ▲ 전날 먹은 메뉴가 생각나지 않는다. ▲ 처음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전에 만났던 사람이었다. 등등을 체크해 보란 겁니다.

알츠하이머를 앓는 엄마 윤정희 씨에게 가장 필요한 건 사랑의 편지라고 윤 씨의 딸은 전해왔습니다.

모든 치매 환자들, 그리고 이들을 보살피는 가족들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뭘까요?

적어도 우리들의 따뜻한 시선만큼은 꼭 필요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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