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서도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 훼손…학생 간 충돌도

입력 2019.11.12 (11:48) 수정 2019.11.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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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가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와 현수막이 무단 철거되거나 훼손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고려대학교에서도 관련 대자보가 훼손됐다는 게시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습니다.

고려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가 훼손된 모습.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 캡처)고려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가 훼손된 모습.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 캡처)

고려대 재학생·졸업생 등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서울 성북구 안암캠퍼스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붙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가 훼손된 것을 목격했다는 게시글이 어제(11일)부터 잇따랐습니다.

훼손된 대자보는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이 어제 작성한 '홍콩 항쟁에 지지를!'이라는 제목의 글로,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있으며 홍콩 시위대의 요구는 정당하다는 주장이 담겼습니다.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붙은 게시물. 홍콩이 중국에 속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 캡처)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붙은 게시물. 홍콩이 중국에 속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 캡처)

한 고파스 이용자는 대자보가 훼손된 모습을 찍은 사진을 게시하며 "대자보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와 엉킨 채 정경대 후문 쓰레기통을 굴러다니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홍콩 시민의 요구가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 맞대응하는 대자보를 쓰라"라며 "여기는 당신네 나라처럼 마음에 안 들면 때려 부수고 납치하는 그런 곳이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고려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가 훼손된 모습.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 캡처)고려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가 훼손된 모습.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 캡처)

다른 이용자는 "중국인 한둘이 화난 목소리로 (말을 하며) 대자보 하나를 막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리는 걸 봤다"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자보를 중국 국적 유학생들이 훼손한 것인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가 붙은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앞에 모인 학생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 캡처)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가 붙은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앞에 모인 학생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 캡처)

논란이 커지자 고려대 총학생회는 입장문을 내고 "지난 11일 16시·20시·22시경 정경대 후문에 부착된 '홍콩 항쟁에 지지를!'이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총 세 차례에 걸쳐 의도적으로 훼손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대자보 훼손 행위가 반복될 경우 엄중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신과 다른 견해를 폭력적인 방법으로 탄압하는 비겁한 행위는 중단하고, 당당하게 글로써 반박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입장문고려대학교 총학생회 입장문

오늘 오전 11시쯤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가 붙은 정경대 후문 앞에서 학생들 간 대치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홍콩 항쟁에 지지를' 대자보와 홍콩 시위를 비판하는 '민주인가 폭행인가' 대자보가 게시판에 잇따라 부착되며 학생들 사이에 고성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 소속 재학생 한 모 씨는 오늘 오전 "(중국인 학생들에게) 대자보 위에 종이를 부착하면 안 된다고 하니까 나를 에워싸고 중국어로 조롱했다"며 "열댓 명이 휴대전화로 영상을 찍으며 달려왔다"고 밝혔습니다.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은 오늘 오후부터 정경대 후문 앞에서 학생들에게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응원 메시지를 받아 게시판에 부착하고 있습니다.

앞서 연세대에서는 최근 '홍콩을 해방하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설치됐다가 중국 유학생으로 추정되는 학생들에게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대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은 최근 학생들이 홍콩 시민들을 향한 응원 문구를 적을 수 있도록 중앙도서관 벽면에 '레넌 벽'을 설치했는데, "홍콩은 영원히 중국 땅"이라거나 중국 경찰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붙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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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대서도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 훼손…학생 간 충돌도
    • 입력 2019-11-12 11:48:46
    • 수정2019-11-12 16:04:01
    취재K
최근 대학가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와 현수막이 무단 철거되거나 훼손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고려대학교에서도 관련 대자보가 훼손됐다는 게시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습니다. 고려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가 훼손된 모습.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 캡처) 고려대 재학생·졸업생 등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서울 성북구 안암캠퍼스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붙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가 훼손된 것을 목격했다는 게시글이 어제(11일)부터 잇따랐습니다. 훼손된 대자보는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이 어제 작성한 '홍콩 항쟁에 지지를!'이라는 제목의 글로,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있으며 홍콩 시위대의 요구는 정당하다는 주장이 담겼습니다.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붙은 게시물. 홍콩이 중국에 속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 캡처) 한 고파스 이용자는 대자보가 훼손된 모습을 찍은 사진을 게시하며 "대자보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와 엉킨 채 정경대 후문 쓰레기통을 굴러다니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홍콩 시민의 요구가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 맞대응하는 대자보를 쓰라"라며 "여기는 당신네 나라처럼 마음에 안 들면 때려 부수고 납치하는 그런 곳이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고려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가 훼손된 모습.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 캡처) 다른 이용자는 "중국인 한둘이 화난 목소리로 (말을 하며) 대자보 하나를 막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리는 걸 봤다"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자보를 중국 국적 유학생들이 훼손한 것인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가 붙은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앞에 모인 학생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 캡처) 논란이 커지자 고려대 총학생회는 입장문을 내고 "지난 11일 16시·20시·22시경 정경대 후문에 부착된 '홍콩 항쟁에 지지를!'이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총 세 차례에 걸쳐 의도적으로 훼손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대자보 훼손 행위가 반복될 경우 엄중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신과 다른 견해를 폭력적인 방법으로 탄압하는 비겁한 행위는 중단하고, 당당하게 글로써 반박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입장문 오늘 오전 11시쯤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가 붙은 정경대 후문 앞에서 학생들 간 대치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홍콩 항쟁에 지지를' 대자보와 홍콩 시위를 비판하는 '민주인가 폭행인가' 대자보가 게시판에 잇따라 부착되며 학생들 사이에 고성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 소속 재학생 한 모 씨는 오늘 오전 "(중국인 학생들에게) 대자보 위에 종이를 부착하면 안 된다고 하니까 나를 에워싸고 중국어로 조롱했다"며 "열댓 명이 휴대전화로 영상을 찍으며 달려왔다"고 밝혔습니다.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은 오늘 오후부터 정경대 후문 앞에서 학생들에게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응원 메시지를 받아 게시판에 부착하고 있습니다. 앞서 연세대에서는 최근 '홍콩을 해방하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설치됐다가 중국 유학생으로 추정되는 학생들에게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대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은 최근 학생들이 홍콩 시민들을 향한 응원 문구를 적을 수 있도록 중앙도서관 벽면에 '레넌 벽'을 설치했는데, "홍콩은 영원히 중국 땅"이라거나 중국 경찰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붙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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