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경제] 인류 달 착륙 50주년…우리도 ‘세계 최초’ 시설

입력 2019.11.12 (18:07) 수정 2019.11.1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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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디딘 지 올해로 50주년입니다.

달 탐사에 다시 불이 붙은 가운데, 우주 개발을 둘러싼 각국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들도 뛰어들면서 머지않아 우주 관광도 가능해질 거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산업과학부 손서영 기자와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손 기자, 달 탐사와 관련해 최근 우리나라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발표됐군요?

[기자]

네, 국내 연구진들이 진공 상태뿐 아니라 달 표면에 먼지까지 그대로 재현해 탐사에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습니다.

제가 현장을 다녀왔는데요.

높이와 폭, 길이가 4m 정도 되는 '지반열 진공챔버'입니다.

진공에 가까운 달 표면의 극한 환경을 재현해 각종 우주 장비를 시험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인공 달'인 셈이죠.

그동안 달의 진공 상태는 구현할 수는 있었지만 표면의 먼지까지 동시에 재현하는 데는 기술적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장근/한국건설기술연구원 극한환경연구센터장 : "월면토 미세먼지가 흩날리는 것을 방지,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을 이용해서 지반열 진공챔버를 개발했습니다."]

달은 태양풍을 통해 날아오는 전하 입자 때문에 흙먼지에 정전기가 계속 쌓이는데요.

때문에 주행 로봇 등이 달 표면에 내려왔을 때 먼지가 붙으면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실제와 유사한 조건에서 다양한 장비를 실험해보면 실패 확률과 오류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최근 달 탐사는 인류가 정착 가능한 기지 건설을 목표로 발전하고 있죠?

[기자]

네, 이번에 만들어진 시설도 달 기지 건설에 대비해 다양한 시험을 해본다는 데 의미가 있을 텐데요.

NASA 등 해외 연구기관들도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입니다.

구조물을 바로 찍어내는 3D 프린터도 기지를 건설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평가됩니다.

소형화시키면 발사체에 탑재하기 쉽고, 직접 들고 다니며 출력할 수도 있습니다.

[버나드 포잉/유럽우주국 국제 달탐사연구단 소장 : "지구에서 달로 건설 자재를 가져가는 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달 표면의 자원을 활용해서 기지를 건설하는 3D 프린팅 기술이 중요합니다."]

유럽우주국은 2040년 달 표면에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하는 '문 빌리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미 개발된 첨단기술을 지구와 전혀 다른 환경의 달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정착 프로젝트 성공의 관건으로 평가됩니다.

[앵커]

냉전 시대에는 달 탐사가 국력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면, 최근에는 안보나 경제적 측면에서 다시 경쟁이 불붙고 있죠?

[기자]

네, 특히 달의 경우 화성 등 우주 탐사를 위한 중간 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달 남극 지역에는 물이 많고 일조량도 풍부한 데다, 우라늄이나 백금 등 자원도 매장돼 있습니다.

미국은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해 '아르테미스' 일정을 공개하고 달 탐사를 재개했습니다.

2024년 최초로 달을 밟게 될 여성 우주인 등을 태우고 발사된 뒤 루나 게이트웨이를 거쳐 달에 착륙할 계획입니다.

러시아도 2031년 유인우주선을 착륙시키고 2035년에는 달에 기지를 완공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중국은 올해 1월 세계 최초로 '창어 4호'를 달 뒷면에 착륙시켰습니다.

[앵커]

손 기자, 그런데 최근에는 과거와 우주개발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고요?

[기자]

네, '뉴 스페이스' 시대 라고 하는데요.

우주 개발의 축이 이제는 국가에서 민간기업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민간기업도 우주 산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보는 겁니다.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과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가 대표적이죠.

영국의 '버진 갤럭틱'은 지난달 뉴욕 증권거래소에 우주 관광 벤처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상장까지 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민간 기업 중심의 우주산업 시장 규모가 2017년 우리 돈 약 395조 원에서 2040년에는 1,33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는 2030년쯤 달 착륙선을 발사한다는 계획인데, 이에 앞선 달 궤도선 발사도 계획보다 19개월 연기됐죠?

[기자]

네, 내년 12월 예정이던 달 궤도선 발사는 2022년 7월로 연기됐습니다.

당초 스페이스X 로켓으로 달 탐사 궤도선을 발사하고, 2030년 독자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로 달 착륙선을 발사할 계획이었는데요.

550kg으로 예상되던 궤도선 총 중량이 130kg 정도 늘어나면서 계획 변경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흩어져 있는 연구 인력과 예산을 모을 우주 연구개발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한편, 무작정 따라가는 연구가 아니라 이제라도 우리만의 '탐사 목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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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인트 경제] 인류 달 착륙 50주년…우리도 ‘세계 최초’ 시설
    • 입력 2019-11-12 18:14:27
    • 수정2019-11-12 18: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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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디딘 지 올해로 50주년입니다.

달 탐사에 다시 불이 붙은 가운데, 우주 개발을 둘러싼 각국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들도 뛰어들면서 머지않아 우주 관광도 가능해질 거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산업과학부 손서영 기자와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손 기자, 달 탐사와 관련해 최근 우리나라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발표됐군요?

[기자]

네, 국내 연구진들이 진공 상태뿐 아니라 달 표면에 먼지까지 그대로 재현해 탐사에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습니다.

제가 현장을 다녀왔는데요.

높이와 폭, 길이가 4m 정도 되는 '지반열 진공챔버'입니다.

진공에 가까운 달 표면의 극한 환경을 재현해 각종 우주 장비를 시험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인공 달'인 셈이죠.

그동안 달의 진공 상태는 구현할 수는 있었지만 표면의 먼지까지 동시에 재현하는 데는 기술적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장근/한국건설기술연구원 극한환경연구센터장 : "월면토 미세먼지가 흩날리는 것을 방지,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을 이용해서 지반열 진공챔버를 개발했습니다."]

달은 태양풍을 통해 날아오는 전하 입자 때문에 흙먼지에 정전기가 계속 쌓이는데요.

때문에 주행 로봇 등이 달 표면에 내려왔을 때 먼지가 붙으면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실제와 유사한 조건에서 다양한 장비를 실험해보면 실패 확률과 오류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최근 달 탐사는 인류가 정착 가능한 기지 건설을 목표로 발전하고 있죠?

[기자]

네, 이번에 만들어진 시설도 달 기지 건설에 대비해 다양한 시험을 해본다는 데 의미가 있을 텐데요.

NASA 등 해외 연구기관들도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입니다.

구조물을 바로 찍어내는 3D 프린터도 기지를 건설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평가됩니다.

소형화시키면 발사체에 탑재하기 쉽고, 직접 들고 다니며 출력할 수도 있습니다.

[버나드 포잉/유럽우주국 국제 달탐사연구단 소장 : "지구에서 달로 건설 자재를 가져가는 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달 표면의 자원을 활용해서 기지를 건설하는 3D 프린팅 기술이 중요합니다."]

유럽우주국은 2040년 달 표면에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하는 '문 빌리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미 개발된 첨단기술을 지구와 전혀 다른 환경의 달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정착 프로젝트 성공의 관건으로 평가됩니다.

[앵커]

냉전 시대에는 달 탐사가 국력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면, 최근에는 안보나 경제적 측면에서 다시 경쟁이 불붙고 있죠?

[기자]

네, 특히 달의 경우 화성 등 우주 탐사를 위한 중간 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달 남극 지역에는 물이 많고 일조량도 풍부한 데다, 우라늄이나 백금 등 자원도 매장돼 있습니다.

미국은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해 '아르테미스' 일정을 공개하고 달 탐사를 재개했습니다.

2024년 최초로 달을 밟게 될 여성 우주인 등을 태우고 발사된 뒤 루나 게이트웨이를 거쳐 달에 착륙할 계획입니다.

러시아도 2031년 유인우주선을 착륙시키고 2035년에는 달에 기지를 완공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중국은 올해 1월 세계 최초로 '창어 4호'를 달 뒷면에 착륙시켰습니다.

[앵커]

손 기자, 그런데 최근에는 과거와 우주개발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고요?

[기자]

네, '뉴 스페이스' 시대 라고 하는데요.

우주 개발의 축이 이제는 국가에서 민간기업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민간기업도 우주 산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보는 겁니다.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과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가 대표적이죠.

영국의 '버진 갤럭틱'은 지난달 뉴욕 증권거래소에 우주 관광 벤처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상장까지 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민간 기업 중심의 우주산업 시장 규모가 2017년 우리 돈 약 395조 원에서 2040년에는 1,33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는 2030년쯤 달 착륙선을 발사한다는 계획인데, 이에 앞선 달 궤도선 발사도 계획보다 19개월 연기됐죠?

[기자]

네, 내년 12월 예정이던 달 궤도선 발사는 2022년 7월로 연기됐습니다.

당초 스페이스X 로켓으로 달 탐사 궤도선을 발사하고, 2030년 독자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로 달 착륙선을 발사할 계획이었는데요.

550kg으로 예상되던 궤도선 총 중량이 130kg 정도 늘어나면서 계획 변경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흩어져 있는 연구 인력과 예산을 모을 우주 연구개발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한편, 무작정 따라가는 연구가 아니라 이제라도 우리만의 '탐사 목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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