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선박’ 세계 두 번째로 개발했지만 팔지 못하고 방치…왜?

입력 2019.11.13 (21:45) 수정 2019.11.1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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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소 연료 전지로 가는 '배'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곳,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정부지원까지 받아 개발해 시운전을 끝낸지도 벌써 4년을 넘겼지만, 배는 여전히 부두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최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길이 20미터의 이 레저용 배는 부산의 한 중소기업이 개발한 국내 첫 수소 선박입니다.

50명을 태우고 8노트, 시속 15킬로미터 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정부 지원금이 40억 원 가까이 투입해 지난 2015년 개발해 시운전까지 마쳤습니다.

하지만 지난 4년 동안 이 배가 출항 한 번 못하고, 이렇게 발이 묶인 건 수소 연료 전지 선박의 운항을 위한 국내 법규 정비가 안됐기 때문입니다.

운항이나, 안전 규정, 육상 충전을 위한 구체적인 시행령이 없어 상업화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양향권/수소 선박 건조사 대표 : "우선 국내에서 한국 수소 연료 전지 선박법 개정을 이뤄져야 되고, 추가해서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시스템이 갖춰져야 합니다."]

문제는 소관 부처가 해양수산부와 산업자원부 등으로 나눠져 있다보니 책임지는 곳이 없다는 겁니다.

소관 부처에서는 '현재 있는 법 상으로는 어떤 규제 대상도 없지만 (수소 연료 전지 선박 운항을 위한) 기준이 되는 제도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내년 1월부터 우리나라도 국제해사기구, IMO의 온실가스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친환경 선박 도입을 서둘러야 합니다.

게다가 홍콩으로부터 수십 척의 배 건조와 기술 이전을 요청받았는데도 운항할 법규가 아직 없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팔지도, 달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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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소 선박’ 세계 두 번째로 개발했지만 팔지 못하고 방치…왜?
    • 입력 2019-11-13 21:59:56
    • 수정2019-11-13 2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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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소 연료 전지로 가는 '배'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곳,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정부지원까지 받아 개발해 시운전을 끝낸지도 벌써 4년을 넘겼지만, 배는 여전히 부두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최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길이 20미터의 이 레저용 배는 부산의 한 중소기업이 개발한 국내 첫 수소 선박입니다.

50명을 태우고 8노트, 시속 15킬로미터 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정부 지원금이 40억 원 가까이 투입해 지난 2015년 개발해 시운전까지 마쳤습니다.

하지만 지난 4년 동안 이 배가 출항 한 번 못하고, 이렇게 발이 묶인 건 수소 연료 전지 선박의 운항을 위한 국내 법규 정비가 안됐기 때문입니다.

운항이나, 안전 규정, 육상 충전을 위한 구체적인 시행령이 없어 상업화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양향권/수소 선박 건조사 대표 : "우선 국내에서 한국 수소 연료 전지 선박법 개정을 이뤄져야 되고, 추가해서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시스템이 갖춰져야 합니다."]

문제는 소관 부처가 해양수산부와 산업자원부 등으로 나눠져 있다보니 책임지는 곳이 없다는 겁니다.

소관 부처에서는 '현재 있는 법 상으로는 어떤 규제 대상도 없지만 (수소 연료 전지 선박 운항을 위한) 기준이 되는 제도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내년 1월부터 우리나라도 국제해사기구, IMO의 온실가스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친환경 선박 도입을 서둘러야 합니다.

게다가 홍콩으로부터 수십 척의 배 건조와 기술 이전을 요청받았는데도 운항할 법규가 아직 없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팔지도, 달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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