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53년 만의 최악 물난리…“복구에 수천억원 예상”

입력 2019.11.14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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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전역이 폭설·폭우 등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세계적인 관광지이자 수상 도시인 베네치아가 53년 만에 최악의 침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과 로이터·dpa통신 등은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가 현지 시간 12일 오후 기준으로 최대 187cm까지 치솟았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194cm에 육박했던 1966년 이후 53년 만에 가장 높은 것입니다.

조수가 급상승하면서 전체 도시의 80% 이상이 침수된 것으로 당국은 파악했습니다.

조수의 급상승으로 도시 대부분이 물에 잠기면서 인적·물적 피해도 속출했습니다.

78살 남성이 집에 들어온 바닷물을 빼내려고 펌프기를 작동시키려다가 전기합선으로 감전사하는 등 2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유럽의 응접실'로 불리는 산마르코 광장과 성당 등 유명 건축물 피해도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산마르코 광장은 1m 이상 물에 잠겼고, 9세기에 세워진 비잔틴 양식의 대표 건축물인 산마르코대성당에도 바닷물이 들어찼습니다.

산마르코대성당이 침수 피해를 본 것은 천 200년 역사상 이번이 6번째라고 합니다. 이 가운데 네차례는 최근 20년 사이에 집중됐습니다.특히 값어치를 따지기 어려운 성당 내부의 중세 모자이크와 타일은 물론 성 마르코 유해가 안치된 지하실도 침수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산마르코대성당은 복음서를 쓴 성 마르코의 유해가 안치된 곳으로 유명합니다. 868년 처음 건축됐다가 화재로 소실된 뒤 천63년 재건축됐습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심의 역사지구도 바닷물에 휩쓸린 음식점의 집기와 각종 쓰레기 등으로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미국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명사들이 머물고 간 곳으로 유명한 그리티 팰리스 호텔도 저층이 침수돼 투숙객들이 새벽에 긴급 대피하는 등 소동이 일었습니다.

또 수해로 수상버스를 포함해 최소 60여 척의 선박이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국은 아울러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어제 하루 시내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습니다.

시 당국은 피해 규모가 수억유로(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중앙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베네치아는 비가 많이 내리는 매년 늦가을과 초겨울 조수가 높아지는 이른바 '아쿠아 알타'(조수 상승) 현상으로 시내가 정기적으로 침수됩니다. 통상 조수 수위가 100∼120㎝를 오르내리는 것은 일반적이며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구조화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근 수일째 호우가 지속한 가운데 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시속 100㎞의 강한 바람을 동반한 열풍으로 조수가 급상승하며 피해를 키운 것으로 기상당국은 파악했습니다.

베네치아 외에 알프스산맥을 낀 이탈리아 북부는 12∼13일 사이 40∼50㎝의 눈이 내려 교통이 통제됐습니다.

이탈리아 남부도 연일 이어진 강우로 수해가 났습니다.

나폴리 등 남부 일부 지역은 휴교령을 내렸고 마테라에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동굴주거지가 침수됐습니다. 시칠리아섬 주변 일부 도서는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 때문에 접근이 통제된 상태입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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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네치아 53년 만의 최악 물난리…“복구에 수천억원 예상”
    • 입력 2019-11-14 05:07:13
    국제
이탈리아 전역이 폭설·폭우 등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세계적인 관광지이자 수상 도시인 베네치아가 53년 만에 최악의 침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과 로이터·dpa통신 등은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가 현지 시간 12일 오후 기준으로 최대 187cm까지 치솟았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194cm에 육박했던 1966년 이후 53년 만에 가장 높은 것입니다.

조수가 급상승하면서 전체 도시의 80% 이상이 침수된 것으로 당국은 파악했습니다.

조수의 급상승으로 도시 대부분이 물에 잠기면서 인적·물적 피해도 속출했습니다.

78살 남성이 집에 들어온 바닷물을 빼내려고 펌프기를 작동시키려다가 전기합선으로 감전사하는 등 2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유럽의 응접실'로 불리는 산마르코 광장과 성당 등 유명 건축물 피해도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산마르코 광장은 1m 이상 물에 잠겼고, 9세기에 세워진 비잔틴 양식의 대표 건축물인 산마르코대성당에도 바닷물이 들어찼습니다.

산마르코대성당이 침수 피해를 본 것은 천 200년 역사상 이번이 6번째라고 합니다. 이 가운데 네차례는 최근 20년 사이에 집중됐습니다.특히 값어치를 따지기 어려운 성당 내부의 중세 모자이크와 타일은 물론 성 마르코 유해가 안치된 지하실도 침수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산마르코대성당은 복음서를 쓴 성 마르코의 유해가 안치된 곳으로 유명합니다. 868년 처음 건축됐다가 화재로 소실된 뒤 천63년 재건축됐습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심의 역사지구도 바닷물에 휩쓸린 음식점의 집기와 각종 쓰레기 등으로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미국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명사들이 머물고 간 곳으로 유명한 그리티 팰리스 호텔도 저층이 침수돼 투숙객들이 새벽에 긴급 대피하는 등 소동이 일었습니다.

또 수해로 수상버스를 포함해 최소 60여 척의 선박이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국은 아울러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어제 하루 시내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습니다.

시 당국은 피해 규모가 수억유로(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중앙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베네치아는 비가 많이 내리는 매년 늦가을과 초겨울 조수가 높아지는 이른바 '아쿠아 알타'(조수 상승) 현상으로 시내가 정기적으로 침수됩니다. 통상 조수 수위가 100∼120㎝를 오르내리는 것은 일반적이며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구조화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근 수일째 호우가 지속한 가운데 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시속 100㎞의 강한 바람을 동반한 열풍으로 조수가 급상승하며 피해를 키운 것으로 기상당국은 파악했습니다.

베네치아 외에 알프스산맥을 낀 이탈리아 북부는 12∼13일 사이 40∼50㎝의 눈이 내려 교통이 통제됐습니다.

이탈리아 남부도 연일 이어진 강우로 수해가 났습니다.

나폴리 등 남부 일부 지역은 휴교령을 내렸고 마테라에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동굴주거지가 침수됐습니다. 시칠리아섬 주변 일부 도서는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 때문에 접근이 통제된 상태입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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