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철벽 관리…횡령·배임 기업에 이사 해임 요구

[앵커]

국민연금이 횡령과 배임 등 중대 범죄를 저지른 악질 기업에 이사 해임을 요구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문제가 있는 기업에 한해, 주주로서 적극적인 경영 참여를 하겠다는 건데, 경영권 침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홍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3월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습니다.

총수일가 갑질 비판이 클 때였습니다.

주총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득표에 실패한 건데, 불과 2.6%p 모자랐습니다.

지분 11.5%를 가진 2대 주주 국민연금의 반대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이처럼 정부가 적극적인 주주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보다 구체적인 적용 지침을 내놨습니다.

문제가 있을 경우 이사 해임까지 요구하기로 한겁니다.

대상은 횡령·배임 등 법을 위반하거나, 국민연금이 계속 반대한 사안을 강행한 기업 등입니다.

배당이 지나치게 적거나, 임원 보수가 과도한 경우에도 정관 변경과 사외이사 선임 등을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연금이 지분 10% 이상을 가진 일부 대기업의 경우, 외국인과 공조하면 사내이사를 해임할 수 있습니다.

[이동구/참여연대 변호사 : "배당을 잘해라. 임원의 보수를 너무 많이 주지 마라. 그리고 법령을 잘 지켜라. 이런 간섭을 함으로써 기업경영이 좋아진다는 것이고..."]

하지만 부작용 우려도 나옵니다.

[곽관훈/선문대 법·경찰학과 교수 : "기업하고 비공개 대화를 하다가 말을 듣지 않으면, 이 부분에 대해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주주 제안을 하겠다라고 한다면은 기업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지침 마련으로 국민의 노후자금이 투자된 기업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강화될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